[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Grandes Serres
필자가 국산 와인 생산을 조언하는 충북 영동군은 감으로도 유명하다. 옛부터 감골이라 불렸으며, 도로 가로수까지 모두 감나무라서 11월이 되면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가도를 걷는 느낌이 정겹다. 감을 따 그대로 익히면 홍시가 되고, 껍질을 깎아 처마에 널어 두면 곶감이 된다. 둘 다 꿀처럼 달콤하니, 겨울을 앞 둔 늦가을에 겨울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와인 세계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남도의 태양을 간직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추운 겨울에 몸을 덥힌다. 고향의 감처럼 프랑스 남불의 따스한 와인이 그리운 겨울의 초입에 독자 여러분을 론 와인의 세계로 초대한다. 정겨운 와인들이 주렁주렁 열리는 곳, 프랑스 론 산지 프랑스의 론(Rhone) 강은 알프스의 빙하에서 발원해, 레만(Leman) 호수와 리용(Lyon) 시를 지나, 남으로 흘러내려 비엔느(Vienne), 뚜르농(Tournon), 아비뇽(Avignon), 아를르(Arles) 등 유명한 유적 도시를 거쳐 까마르그(Camargue) 삼각지를 형성하며 지중해로 유입되는 큰 강이다. 수위 조절을 통해 유량이 풍부해, 물류 선박들이 오가는 상용 하천이다. 서력 기원을 전후해 지중해를 통해 이 강의 입구를 발견하고
- 손진호 칼럼니스트
- 2022-12-24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