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리박물관에 오면 처음 보는 곳이 조리도서관이다. 여기에는 2000여 권의 조리 관련 도서와 1000여 권의 논문이 전시돼 있다.(2021년 1월 기준) 이 책들은 셰프들이 평생 동안 보고 읽고 공부해서 손때가 묻은 귀한 책들이다. 책 한 권 한 권에 별별 이야기가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기증하신 분들하고 얘기해보면 기증할 때 딸을 시집보내는 것 같다고 하신 말씀이 이해가 간다. 사진 제공_ 한국조리박물관 셰프의 남다른 취미생활 1983년에 파리 갔을 때 교민들 사이에서 돈을 많이 번 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여행사를 운영하던 분은 해외여행이 자율화되면서 성지순례자들이 많이 찾아와서 돈을 벌었고, 다른 한 분은 식당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필자가 근무한 한림 식당). 나머지 한 사람은 재일교포로 한식을 하면서 벼룩시장에서 한국에 관련된 물품들을 매매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무기 구입에 가장 큰 목적을 뒀던 사람이다. 한국전쟁(6.25) 당시 입었던 군복부터 내가 봐도 한국의 전쟁 물품에 대해서는 없는 것이 없었다. 이 물품들을 보면 벼룩시장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파리의 벼룩시장은 상설로 운영이 되는데 지금 가도 정말 사고 싶은 것이
이탈리아에서는 물과 밀가루, 달걀을 넣어 만든 국수를 파스타라고 하는데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파스타는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서 이탈리아로 소개했다는 설이 있다. 스파게티는 1275년 중국 원나라에 이탈리아 상인이며 탐험가인 마르코 폴로가 실크로드를 경유해 원나라 세조를 알현하게 됐다고 한다. 이때 중국에서 면 요리를 대접했는데 이때 먹어 본 요리가 맛이 있어 귀국해 이탈리아식으로 면을 만들어 대중화시켰다는 설이 있다. 사진 제공_ 한국조리박물관 파스타 = 스파게티 스파게티는 사프고(Sapgo : 이탈리아어로 끈이라는 뜻)라는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로는 로마제국 때 잉여된 밀을 이용해 파스타를 만들어 건조해 저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파스타는 이미 르네상스 시대부터 스터프드(Stuffed)의 형태로 사람들이 먹고 있었지만 하나의 요리로 인정받지 못하고, 미네스트라(Minestra)*의 부속물 정도로 여겨지다가 19세기가 돼서야 전채(Antipasta) 다음 첫 코스로 정착되며 요리로 인정받게 됐다. 파스타의 영양학적 성분은 거의 탄수화물로 이뤄져 있으며 약간의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지방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커피는 전설에 따르면 6세기경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방목하던 산양이 날 뛰고 밤새 잠들지 못한 원인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커피 열매의 진실이 밝혀졌다고 전해진다. 그 후 13세기경에 아라비아에서 음료로 널리 보급됐고, 1605년 로마 교황 크레멘트 8세는 기독교인에게 커피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를 뒤로하고 1652년에는 런던에 커피숍이 3000개에 이르며 현재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세계인의 음료가 된 커피는 크게 3가지 도구로 만들어지는데 첫째. 커피를 볶는 과정을 하는 로스터(Roaster), 둘째. 원두를 분쇄하는 분쇄기(Grinder), 셋째. 커피를 추출하는 추출기(Extractor)로 나눌 수 있다. 사진 제공_ 한국조리박물관 우리나라 커피의 시초 우리나라에서는 1800년대 후반 서양요리와 함께 커피가 도입됐다. 고종은 러시아 공관에서 있었던 3개월 동안 양식을 처음 접하게 됐고, 궁으로 돌아간 후에도 양식을 러시아 공관에서 시켜먹다가 손탁(Sontag) 여사를 알게 된다. 손탁 여사는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처형으로 1886년에 경복궁 양식 조리사로 임명돼 양과자와 양식을 만들어 고종에게 제공했다. 이에 고종이 덕
본 글은 음식문화와 함께 발전해 온 주방도구를 소재로 유래와 용도 그리고 이에 얽힌 사연들에 대해 기술한 필자의 저서 <주방도구의 비밀(2020), 형설출판사>를 간추려 정리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12월호에 기재된 첫 번째 이야기, 오븐(Oven)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로 조리사의 분신(分身)과도 같은 ‘칼(Knife)’에 대해 정리하려고 한다. 조리사의 분신과도 같은 칼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있어서 식재료를 다듬고, 다지고, 자르는 용도로 쓰이는 칼은 조리사에게 있어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원시 농경문화시대에 얇은 돌의 양면을 갈아 사용된 석도(石刀)는 그 후 주조(鑄造)기술의 발달로 청동이나 철을 이용해 만들어졌고, 1900년대에 들어 스테인리스강(Stainless Steel)의 발명으로 식칼을 제조해 사용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전통 칼 우리나라에서 칼은 본디 ‘갈다’라는 의미의 ‘갈’에서 기인했다. 한국의 전통 칼은 현대식 칼과는 달리 검고 투박한 특징을 나타낸다. 어찌 보면 화공약품처리를 하여 매끈한 외관의 현대식 칼보다는 단조기술로 오랜 시간 두드려 만드는 과정이 조리사의 인생을 닮아 정감이 간다. 국가별로 식문화가 다른 관계로
주방도구의 비밀(Secret of Kitchen Tools)주방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 각종 조리 도구와 식재료의 저장시설을 갖춰 놓고 조리사의 기능적, 위생적 작업을 수행하는 장소다. 원래 주방은 신들에게 음식을 바치는 장소로 재단의 역할을 했던 것이 로마 시대를 거쳐 중세에 들어와 과학적인 조리 공간과 배치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급기야 대량 조리가 가능하게 됐다. 그리고 20세기에 넘어와 전기 및 가스 사용의 도입으로 주방은 점차 첨단화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곳에서는 음식문화와 함께 발전해 온 주방에서 사용된 도구를 소재로 이들의 유래와 용도 그리고 이에 얽힌 사연들에 대해 필자의 저서 <주방도구의 비밀, 형설출판사, 2020>을 토대로 간략하게 간추려 정리하고자 한다. 사진 제공_ 한국조리박물관 오븐의 시초 오븐은 밀폐된 공간에 재료를 넣고 열 또는 수증기를 이용해 굽기, 찌기, 건조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구다. 공기의 대류(Convection) 현상을 이용한 오븐은 연료나 열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 오래 전부터 주방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됐다. 사실 이러한 오븐은 도구(Tools)라기 보다는 기기(Equipment)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