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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목)

호텔&리조트

[Map of Hotel] 호재와 악재 사이의 명동_ 팬데믹 위기로 혜안이 필요한 시점을 맞이하다 - ①


호텔 경영의 아버지이자 근대 호텔의 왕으로 불리는 스타틀러(E. M. Statler)는 성공적인 호텔 경영의 비결로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했다. 고정자산을 상품으로 하는 호텔 산업의 특성상 한번 기반을 튼 자리는 옮기기 쉽지 않고, 위치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운영 전략, 타깃 고객이 명백히 나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서울의 심장, 중구에 위치한 명동은 호텔 사업가들의 노른자 중 노른자 땅이다. 덕분에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은 호텔이 운영에 뛰어들어 그야말로 호텔 격전지가 된 명동인데, 그렇지 않아도 힘든 경쟁 속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동안 누렸던 외국인 관광객 호재가 내수 관광으로 수요를 돌려야 하는 이때, 도리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그간 코로나19 이외에도 많은 위기들을 맞이했던 명동. 이번 팬데믹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서울은 몰라도 명동은 아는 관광객들
서울의 중심부이자 주요 지역으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는 중구는 다양한 문화유적, 남산, 명동 등 관광 콘텐츠가 풍부한 곳이다. 특히 K-Culture, 한류의 핵심인 명동은 관광특구로서 ‘명동’이라는 이름 자체만으로 높은 지명도를 자랑, 강남이 개발되기 전부터 VIP 고객을 대접하던 곳으로 오랜 역사를 이어 온 특급호텔부터, 2000년대 이후 급격히 늘어난 외래관광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중소형호텔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한편 지금처럼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지이기에 앞서 70~80년대 충무로에서부터 시작하는 명동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인근 직장인과 청춘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사보이호텔을 중심으로 이어진 스탠드바와 다방, 호프집은 청춘들의 만남의 장소였으며, 유네스코길 양쪽으로는 양복점과 맞춤 옷가게 등 패션과 관계된 여러 상점들이 즐비해 있어 예나 지금이나 패셔니스트들의 성지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명동은 자본주의의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곳, 최신 유행의 전시장이자 대형 백화점이 있고, 금융권의 비즈니스가 활발히 이뤄지는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모든 것이 집약된 곳으로 대변됐다.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하기에 여건이 좋았던 명동은 올림픽, 국제회의, 정상회담 등 굵직한 행사를 유치하며 2000년대부터 물밀 듯 밀려오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사보이호텔 객실팀 김명희 부장은 “90년대는 사보이호텔뿐만 아니라 명동의 모든 호텔들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다. 전체 고객의 80% 이상이 일본인 고객이었고, 레저 고객은 물론 한일 간 비즈니스도 활발했던 시기라 지금보다 비즈니스고객이 많았다. 사보이호텔에는 20년 동안 연중 200일 이상 투숙했던 일본인 고객도 있었을 정도”라고 귀띔한다.

그렇게 호텔업계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울 수 있었던 것은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례법’이다.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를 붙잡기 위해 2012년과 2013년 두 해 동안 건축인허가를 받은 호텔이 2017년까지 중구에만 30개, 약 6000여 객실이 증가했다. 그리고 특히 특급호텔에만 집중돼 있었던 국내 관광숙박업의 다소 기형적인 객실 구성과 높은 단가가 지적되며 중소형 비즈니스호텔 볼륨이 급격히 확장, 호텔 격전지가 된 명동은 점차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된 지역으로 변모돼 갔다. 

비대한 3성급 포지션과 낮아지는 수익성
호텔 상권으로서의 명동은 중구의 소공동, 충무로, 명동, 남산동, 회현동의 핵심 명동과 넓게는 인근의 을지로, 충무로, 북창동까지 명동으로 분류한다. 아무래도 ‘호텔 in 을지로’나 ‘충무로’ 보다 ‘명동’ 프리미엄을 붙임으로써 호텔에서 펼칠 수 있는 홍보·마케팅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명동 상권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이에 「한국호텔산업분석보고서」는 ‘명동’과 ‘인근 명동’으로 상권을 나누고 있는데, 먼저 명동에는 2018년을 기준으로 ADR 7만 원~11만 원대의 Midscale 호텔 객실 수가 35.3%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ADR 20만 원~30만 원대의 특급호텔이 27.5%의 비중을 차지했다. 평균 객실 점유율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70~80%를 꾸준히 유지하는 수준을 보였으나 ADR은 2012년 21만 9872원에서 2017년에 14만 553원을 기록, 지속되는 공급과잉과 가성비 경쟁으로 RevPAR 역시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전체 호텔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한편 인근 명동 상권은 2018년 기준, Midscale 호텔이 66%, ADR 7만 원 미만의 Economy 호텔이 12.3%를 차지해 중저가 호텔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객실점유율은 2012년 92.3%의 최고 기록 이후 83.3%까지 내려왔고, ADR은 15만 2773원에서 급락하기 시작, 2015년 최저가로 7만 9295원까지 떨어진 이후 10만 원대로 오르지 못하고 9만 원 이하의 요금으로 가격대가 형성됐다.

일본인 관광객 위주로 성장한 명동
명동을 방문하는 내외국인 수요 구성비는 외국인 87.8%, 내국인 12.2%(「한국호텔산업분석보고서」 2017년 자료 기준)를 차지해 역시 외국인이 수요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레저 83.1%, 비즈니스 16.9%로 방문 목적도 뚜렷하게 나뉘어 전체 명동 상권의 가장 큰 수요 군은 전체 수요의 72.5%를 차지하는 외국인 레저 관광객이다. 인근 명동 지역도 마찬가지. 한 명동 호텔 총지배인은 “결국 명동과 인근 명동 상권 내 고객은 ADR에 따라 달라진다. 명동과 인근 명동은 객실 크기와 같은 호텔 컨디션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명동 객실 가격이 약 2~5만 원 정도 높게 책정돼 있다. 때문에 명동은 어느 정도 나이대가 있는 중장년층 외국인 관광객이 많고, 외곽으로는 비교적 가격에 민감한 젊은 층의 수요가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인근 명동 지역은 가격만 맞추면 흡수할 수 있는 고객을 겨냥해 ADR 경쟁이 치열해져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그마저도 홍대로 눈을 돌리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며 ADR 정책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국가별 방한 외국인 비율은 2012년 이후 일본의 아베노믹스 전략으로 인한 엔저 현상이 지속되기 전까진 일본인 관광객의 경제적 파급력이 막강했으나, 2010년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비자를 발급함에 따라 요우커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일본인 관광객이 다소 감소했다고 해도 여전히 명동 방문 외래 관광객은 일본과 중국이 투톱을 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중화권 관광객의 발길도 잦아들고 있다. 솔라리아 니시테츠 서울 명동의 방지미 총지배인(이하 방 총지배인)은 “명동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목적은 쇼핑과 먹거리, 두 가지다. 투숙은 비율적으로 2박이 절반을 차지하며 가장 많고, 그 다음이 3박이다. 대개 투숙객들은 명동에 머물면서 쇼핑과 먹거리를 즐기고, 걸어서 동대문과 인사동 정도 갔다가, 하루 정도 시간이 비면 홍대나 가로수길 쪽으로 다녀오는 패턴”이라면서 “특히 최근에는 K-Beauty의 영향으로 명동 일대 화장품 가게가 활황이었다. 한국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인데 오히려 일본에서 유명세를 타 인기 있는 곳들이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위치가 중요하다더니
팬데믹으로 직격탄 맞은 명동 호텔들
이렇듯 최근 명동거리는 이곳이 일본인지, 중국인지 모를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관광으로나 비즈니스로나 너무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 명동은 국내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많은 호텔 오너와 기업, 특히 일본계 호텔 기업에서까지 명동에 호텔을 오픈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관광이 워낙 외부 여건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산업이다 보니 호텔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국호텔산업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과 2017년, 명동 객실점유율이 각각 73.5%와 70.8%로 전년 대비 약 10% 정도 급감해 동 기간 중 가장 낮았는데 이는 2015년 메르스와 2017년 사드의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 방문객 수는 2017년 감소율이 2015년에 비해 전년 대비 24.2%의 큰 폭으로 감소세를 보여 전체 외국인 입국객 감소가 명동 방문객 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와 사드와 같이 굵직한 이슈 이외에도 크고 작은 한-중-일 간 국제 정세는 명동 호텔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한일 관계는 여러모로 민감한 사안이라 작년 일본 불매운동이 있었을 시기에는 일본계 브랜드들의 타격이 심하기도 했다. 한 호텔 세일즈 매니저는 “한일 관계는 미디어에서도 예민하게 다루는 이슈라 실제로 상황이 심각하지 않음에도 과장돼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도 한창 국내의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됐을 시기에 한국이 정말 안전한 것이냐 묻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문의가 많았다. 예약취소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면서 “명동이라는 상권 특성상 이런 여러 가지 사안들이 세일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하면서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일 [Map of Hotel] 호재와 악재 사이의 명동_
팬데믹 위기로 혜안이 필요한 시점을 맞이하다 - ②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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