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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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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교수의 상권분석과 마케팅 23] 상권분석을 위해 필요한 개념 살펴보기(1)

상권분석이 대중화돼가고 있지만 상권분석과 관련된 용어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첫 번째 이유는 과거에 만들어진 개념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변화가 반영되지 못한 경우를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학문적인 연구가 미흡하다보니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서 임의로 사용하면서 개념이 비정상적으로 확정된 사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인해 상권분석과 관련된 중요한 용어들이 정확하게 정의되지 못한 채 사람들의 대화나 책에서 등장하고 있다.
모든 학계와 산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의 정의는 한 개인에 의해 정리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의 합의와 관계기관들의 논의를 거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확정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론의 장이 만들어지려면 시간과 비용의 투자가 필요하고, 이런 과정을 주도할 사람이나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필자는 그동안의 집필과 연구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통해 기존의 개념에 부가해 상권분석과 관련된 주요 단어의 개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만약 이러한 정의가 부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독자가 있다면, 향후 상호 논의의 장을 만들어 정확한 개념을 정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상권이란?
상권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상업상의 세력이 미치는 범위’로 정의돼 있다. 법률에서도 상권에 대한 정의를 찾을 수 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조(정의) 12항에는 ‘영업지역’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이 법에서 영업지역은 상권이란 의미로 파악할 수 있는데, “가맹점사업자가 가맹계약에 따라 상품 또는 용역을 판매하는 지역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상권을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지역’이라 정의했다고 볼 수 있다.
국어사전과 법률 이 외에 다양한 관련문헌이나 논문 등의 상권에 대한 정의를 취합해 정리해 보면 <그림 1>과 같다. 즉 상권이란 단어의 개념은 ‘점포의 세력이 미치는 범위’부터 ‘매출액에 기여하는 고객의 분포 지역’까지 매우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상권은 영어 표현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business district, business area, business zone, trading area, marketing area’ 등이다. 번역을 하면 상업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만나서 상품과 서비스 거래에 이루어지는 공간적 범위라 할 수 있다.




이상의 정의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 가지 의문사항이 생길 수 있다. 과연 상권은 상가가 모여있는 범위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상가에 와서 구매를 하는 소비자의 거주 또는 근무 지역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호할 수 있다. 그래서 상권은 상가권과 상세권의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를 정리하면 <그림 2>와 같다.
상권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두 가지 의미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상세권을 이야기하면서 상권이라고 하기도 하고, 상가권을 상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상권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상황에 따라서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상권을 상가권의 의미로 사용한다면 상가건물의 집합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의사결정 대상이 될 것이며, 상권을 상세권의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개별 점포나 상가권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범위가 중요한 의사결정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상가권은 일반적으로 고정된 범위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건물이 신축되면서 변동이 생기는 상황이 종종 생기지만 대부분은 한번 정해지면 고정이 된다. 하지만 상세권은 유동적인 범위이다. 즉 가까운 곳의 거주자만이 이용하던 점포나 상가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원거리의 거주자들이 찾아오며 범위가 확장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지의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크게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을 갖는다.


오프라인 상권과 온라인 상권
그동안 고객을 기준으로 규정됐던 상권은 주로 오프라인 개념으로만 접근했다. 상권의 범위를 정할 때 주로 거리의 단위인 m나 km 등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권의 개념이 온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즉 상권을 ‘상가권’과 ‘상세권’으로 구분할 수도 있지만, ‘오프라인 상권’과 ‘온라인 상권’으로 상권을 구분하는 기준도 만들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상권이란 지리적 범위와 특성을 이용해 상권을 규정하는 개념인데 반해 온라인 상권이란 인터넷 또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상에서 고객을 규정하고 범위를 설정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온라인 상권은 오프라인 상권과 같이 물리적으로 범위나 크기를 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특히 지금까지 이런 개념을 정의하거나 이용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많은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서 온라인 상권이 명확하게 정의되고 개발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도권 고객들이 원거리에 위치한 지방 베이커리 브랜드를 찾는 비중이 급증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전주 풍년제과, 안동 맘보스 제과 등은 최근 2~3년 사이 엄청난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과거와 같은 오프라인 상권이라는 개념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가 알려지고 온라인으로 주문이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둘째, 좀 더 구체적인 통계를 이용해 개인 점포의 상권이 확장되는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림 4>는 강원도 속초의 전통시장인 ‘속초관광시장’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시장 내에는 치킨 골목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수의 점포 중에서 ‘만석닭강정’이라는 브랜드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런데 속초관광수산시장 내 닭강정 골목을 이용하는 고객의 거주범위를 거리 기준으로 살펴보면 <그림 5>와 같다. 즉 반경 5km 이내 거주자의 비중은 4% 이내임을 알 수 있다. 96% 이상의 고객은 반경 5km 외부에서 찾아오고 있다. 속초는 관광지이므로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닭강정 골목을 비롯해 속초관광수산시장 내의 모든 업종이 활성화된 것은 인터넷과 SNS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네이버에서의 만석 닭강정 관련 통계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결과적으로 속초관광수산시장이라는 전통시장에 위치한 닭강정 전문점의 상권은 대한민국 전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권의 확장은 단순히 오프라인 상권에서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온라인 상권이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6>는 온라인 구매자를 위해 꾸며진 만석 닭강정의 홈페이지이다.



최근 들어 지방에 위치한 소규모 점포들이 온라인 상권의 발달과 확장으로 인한 혜택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매우 적은 수의 현지 방문자만이 얻을 수 있었던 혜택이 인터넷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한번 구매 후 만족한 고객들은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 특성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온라인 상권의 발달과 확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호에서는 상권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후에는 입지의 개념, 상권범위, 상권분석, 상권분석의 목적, 상권분석의 변화 과정 등에 대해 연재 예정이다.

<2016년 2월 게재>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 교수

김영갑 교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산업발전포럼위원, 식품산업발전자문위원, 우수외식업지구 평가위원과 함께 한식재단의 해외 도시별 정보 전략조사 자문위원, 해외 외식·한식산업 조사모델 개발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외식창업론, 외식마케팅, 외식메뉴관리론, 상권분석론 등이 있으며, 현재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생교육원의 상권분석전문가 과정(오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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