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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목)

레스토랑&컬리너리

[김성옥의 Erotic Food] 실비단 옷을 벗으면... 스테미나를 위한 음식


한국의 발레리나, 現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의 식(食)
지난 11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2300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오네긴’ 내한공연을 마친 뒤 관객들은 무대에 선 강수진 단장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10여 분 이어진 환호에 강 단장은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하지만 ‘강철나비’ 강 단장도 고별공연에서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한 지 30주년이 되는 강 단장은 내년 7월 ‘오네긴’ 공연을 끝으로 은퇴한다. 강 단장은 서울 출신의 발레무용가로, 선화예고와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를 졸업했다. 1986년 동양인 최초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했으며, 솔리스트로 선발돼 수석 발레리나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에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최고 여성무용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요 출연 작품으로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마타하리>, <오네긴>, <춘희>, <카멜리아의 여인> 등이 있다.
지난 3일간의 공연은 무대를 떠나는 강 단장이 한국 관객에게 미리 인사하는 자리였다. 발레리나 강수진이 한국 관객에게 건넨 작별인사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동료 무용수 30여 명과 스태프 20여 명은 강 단장에게 차례로 장미꽃 한 송이씩 선사하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마지막 날 공연에서 강 단장은 50세를 앞둔 나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날아올라 우아한 몸짓을 보여줬다. 발레리나의 수명은 짧다. 20대의 발레리나는 우아한 한 마리 백조 날갯짓같이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어느 누구도 40대 후반의 발레리나를 생각하지 못한다. 그만큼 고단도의 몸짓과 날아오르듯이 가벼운 몸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 단장이 발레를 위해 나이 50이 되도록 삼겹살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해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육식을 해야만 에너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채식을 해도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강 단장을 보면 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스테미나 음식에 대한 오해
일상에서 많이 하게 되는 고민은 ‘먹는 것’에 관한 고민이다. 대부분 아침식사는 ‘무엇을 먹느냐’의 선택이 아니라 ‘먹느냐 마느냐’의 선택일 것이고, 점심식사는 ‘오늘은 또 무엇을 먹느냐?’에 관한 선택이 많다. 오후시간 즈음 이것 저것 다양한 아이템을 떠올려보는 것이 저녁식사다.
아침, 점심, 저녁만큼이나 중요하게 선택해야 하는 음식으로 ‘섹스에 좋은 음식’이다. ‘섹스에 좋은 음식’이란 흔히 보신탕, 장어구이 등 정력을 증강시키는 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음식 중 정력에 좋은 스테미나 식을 의미한다. 사람마다 자신의 힘을 만들고 느끼게 하는 음식들이 다르다. 누군가는 시원한 연포탕의 낙지는 꼭 살아있는 낙지로 끓여야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육회를 넉넉히 먹고 나면 힘이 솟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전후반 60분 풀타임을 뛰기 위한 스테미나를 비축하기 위해 정력 증강 음식을 부지런히 먹는다.
정맥하지 않은 잡곡류와 현미, 콩류, 호두, 잣, 참깨, 낙지와 문어, 뿌리채소인 마, 우엉과 연근 등이 좋은 음식으로, 마늘 양파 생강 등의 양념과 인삼 구기자 복분자 등의 약재가 좋다고 익히 알고 있다. 이러한 음식을 한두 번 먹기보다는 평소 꾸준히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 절대 비아그라가 아니므로 섹스 직전에 아무리 마늘 양파를 먹어봤자 지독한 입 냄새만 날 뿐이다.


사랑을 나눈 후 좋은 음식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을 하면, 강 단장은 공연 전에도 가볍게 먹을 수 있을만한 ‘날아갈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점심’이라는 음식을 주문한다. 누구나 다 이렇게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을 하기 전후에는 이러한 식사를 권한다.
섹스 전후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포만감으로 소주에 삼겹살 구워가며 먹는 건 아무래도 에로틱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되도록 가볍고 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좋다. 저녁식사 후 위를 적당히 비우고 가벼운 칵테일과 신선한 과일샐러드, 좋은 향이 나는 아로마 티, 허브티 등을 준비하면 제법 럭셔리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섹스 후에는 열기를 식히도록 시원한 매실차나 오미자차 등이 좋으며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배나 후숙 과일인 사과 등을 준비한다. 숙취한 다음날에는 필히 해독을 위한 음식인 맑은 콩나물국이나 황태국을 먹는 것처럼 뜨거운 섹스를 나눈 다음날에는 피로회복에 좋은 음식이 꼭 필요하다. 이때에는 부드럽고 영양가 높으며 비타민이 풍부하며, 소화 흡수가 용이한 음식들이 좋다. 토마토, 케일, 오렌지, 바나나, 당근 등의 과일 야채주스, 전복이나 흑임자를 넣어 끓인 죽, 버섯스프, 싱싱한 야채샐러드가 좋겠다. 쌀밥에 맑은 된장국, 담백하고 부드러운 새우살 계란찜 등도 매우 좋은 선택이다. 아무리 강한 육체의 소유자라도 매번 좋은 컨디션으로 섹스에 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일 선녀가 실비단 같은 옷을 벗어놓고 목욕을 하고 나와도 나무꾼이 옷을 감추기 두렵다면, 나무꾼은 나무만 패는 사람이 되리라. 사랑하기 좋은 이 계절에 오늘 식사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고민 해보자. 그리고 오늘 저녁은 날아갈 듯한 가벼운 식사를 준비하고, 사랑할 때 힘이 되는 속삭임을 만들자. 하늘을 날아오르듯 즐거운 밤이길 기대한다면, 다음날의 회복 음식까지 포괄하는 종합식단을 준비하자. 회복음식으로 연포탕은 어떨까? 연포탕을 준비하며 남자에게 전화를 한다. “여보! 오늘 일찍 들어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2015년 12월 게재>




김성옥
동원대학교 호텔조리과 교수

식품기술사. 조리기능장. 영양사 등 식품, 조리에 관련한 자격증 국내 최다 보유자로 현재 외식경영학회 부회장, 한국관광음식협회 부회장, 조리학회 이사, 한식세계화 프로젝트 및 해외 한국홍보관 책임연구원, 농림축산식품부, 문화관광부, 관광공사, 노동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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