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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8 (월)

홍주석

[홍주석의 MICE Guide] MICE, 관계를 팔아라!

 

오프라인, 관계 구축과 신뢰형성 효과 높아


2023년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 트뤼도 총리 등 G7 국가와 우리나라, 인도 등의 초청국까지 전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모였다. 이들은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시작된 뱅크데믹(은행+팬데믹)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한 제재 등에 관해 심층적인 논의를 진행했고, 향후 다자간 협력방안도 모색했다. 


5월 6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이뤄졌다. 이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 등 전 세계 203개국이 파견한 대표가 하객으로 참석했고, 우리나라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관식에 참석했다. 


IT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회의가 수월해지고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시청이 가능해진 지금, 왜 각국 정상들과 대표단은 오프라인으로 만나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일까? 각국 정상들이 바쁜 일정에도 직접 만나는 이유와 대표단이 찰스 3세의 대관식에 직접 참석하는 이유는 관계 구축을 위해서다. 관계 구축과 신뢰형성에서는 오프라인이 온라인보다 월등히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G7의 각국 정상들은 Face-to-Face 만남을 통해 서로 유대감을 구축하고 싶어 하며, 각국 대표단은 영국과 전 세계에서 아직까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국 황실과 친분을 쌓고 싶어 한다. 실제 유대감 형성과 오프라인 사절단 미팅을 통해 투자유치나 경제·기술 협력 강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한 사례는 많으며 민감한 이슈 해결에도 효과적이다.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경쟁 치열


이러한 관계형성의 중요성은 MICE산업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전 세계 도시와 국가들은 인지도 있는 국제회의 유치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2030 EXPO만 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산이 서로 유치를 위해 국가 및 기업 수장들이 직접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중이다. EXPO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규모 이상의 국제적인 행사 유치를 위해 중앙정부의 장·차관, 지자체 단체장, 해당 학/협회의 회장 등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국제회의 유치를 위해 이들과 함께 늘 최전선에 있는 기구가 컨벤션뷰로(CVB)와 전시컨벤션센터다. 서울, 부산, 제주, 광주, 대구, 대전, 강원, 경남, 경주, 고양, 수원 등 우리나라 전국의 주요 도시들이 컨벤션뷰로와 전시컨벤션센터를 보유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국제회의 유치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전국의 컨벤션뷰로 및 전시컨벤션센터 수가 늘어가는 지금 도시간 국제회의 유치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들은 국내경쟁과 함께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도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만남 통해 긴밀하게 정보 공유


컨벤션뷰로와 센터의 유치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웹사이트가 국제컨벤션협회(ICCA)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일 것이다. 여기에는 수십 년간의 학·협회 국제회의 히스토리가 있으며 그동안의 개최지를 비롯해 개최주기와 행사규모 등의 정보가 수록돼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는 전 세계 학·협회 국제회의의 국가별 도시별 통계수치와 국제회의 유치에 있어 접촉해볼 수 있는 키맨의 정보도 볼 수 있다. 이들은 ICCA DB 및 자체 CRM 시스템, 그리고 기사검색과 여러 웹사이트에서 자료를 찾아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여러 가지 매력적인 조건들로 주최자에게 접근한다.     


국제회의 주최자들도 해당 도시의 매력과 접근성, Venue 시설의 우수성, 임대가격, 주변 인프라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개최지를 결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와 함께 개최지 선택 시에 고려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해당 Venue와 도시에서의 제공 서비스, 그리고 담당자와의 신뢰 관계다. 도시와 Venue가 파는 것은 단순 회의장 및 시설과 도시의 하드웨어만이 아닌 ‘관계’다. MICE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잘 협력, 조정, 조화시켜서 총체적 관계를 형성, MICE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뷰로와 센터의 역할이다. 그렇기에 도시별로 MICE Alliance를 구축해 긴밀하게 협조하며 활동하고 있다.   

 

하드웨어 시설과 가격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이상, 주최자들은 그동안 관계를 구축해왔던 도시와 Venue에서 안정적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싶어 하며, 돌발 상황이나 예기치 않았던 문제 직면 시 해당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에 국제회의나 전시회가 도시를 바꿔 순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고정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개최한다. 


온라인상의 자료 외에도 국제회의 유치 담당자들은 조금이라도 정보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서로 간 협조를 한다. ICCA 기준의 국제회의들은 도시와 국가들을 순회하며 개최하는데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30년 이상 해당도시에 동일 행사를 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이에 유치담당자들은 서로 타 도시와 국제회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유치 팁을 주기도 한다. 매년 컨벤션뷰로 담당자들이 ICCA 총회에 참석해 네트워크를 다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도 자연스러운 관계 구축을 통해 서로 더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전시회, 지속적인 교류 통해 참가업체 유치


관계의 힘은 전시회에서도 빛난다. 전시회 성공 개최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참가업체 유치다. 참가업체는 전시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참가업체의 규모와 인지도에 따라 전시회 규모도 결정되며 전시회의 흥행과도 직결된다. 인지도 있는 다양한 참가업체가 참가해야만 전시회도 성공할 수 있고 바이어 초청과 참관객 모객에도 한결 수월해진다. 따라서 전시회 참가업체 유치 세일즈 담당자의 어깨는 항상 무겁다. 


참가업체는 전시회의 인지도와 전문성, 바이어의 퀄리티, 참가비용, 그리고 전시 주최자의 신뢰성 등을 판단해 전시회 참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 주최자와의 신뢰관계가 크게 작용한다. 역사가 깊은 전시회일수록 전시 영업직원과 참가 업체들 간의 유대감 형성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가 큰 힘으로 작용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가 힘든 부분이다. 전시회 영업직원은 담당 전시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그 산업에 대한 매커니즘을 꿰고 있으며 최신 트렌드에도 민감하고, 담당 업체들의 히스토리와 경쟁사와의 관계, 그리고 최근 고민하는 부분들도 함께 공유한다. 이러한 신뢰형성은 꾸준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며 단순 CRM의 DB 공유를 통해서는 한계가 있다. 

 

 

 

인센티브 관광, 온라인 플랫폼이 대체 못해


MICE를 구성하는 한 축인 인센티브 관광도 관계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IT기술의 발달과 MZ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해 이제는 천편일률적인 여행 패키지 상품보다는 FIT를 중심으로 한 테마 및 체험형 여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OTA 또는 메타서치 플랫폼 등을 이용해 여행을 계획하며 종종 항공, 숙박, 렌터카 등을 모두 따로따로 예약한다. 하지만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이 아직 대체 못하는 영역이 바로 인센티브 투어다. 
인센티브 투어는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단체를 대상으로 고도의 서비스를 요구하며 기업이 직접 여행코스와 프로그램 등을 정해서 요청한다. 기업이 직접 관여해 인센티브 투어 코스와 숙박시설 등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행사, DMC의 중간 매개체를 통해 개최지를 정하기 때문에 인센티브 관광 유치담당자들은 상시 여행사, DMC와의 관계 구축에 신경 써야 한다. 많은 경우 여행사, DMC에서 기업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실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여행사, DMC는 기업과의 친밀한 신뢰관계 형성을 통해 투어 총괄의 권한과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고 도시의 유치담당자들은 여행사/DMC와의 관계를 통해 인센티브 투어 유치에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벨류체인은 OTA 등의 플랫폼이 아직까지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MICE산업,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형성 통해 진행


국제회의 유치, 전시회 참가업체 유치, 인센티브 투어 유치는 그동안의 DB와 함께 히스토리 분석, 디렉토리 수집, MICE 박람회 또는 다양한 B2B 상담회를 통해 세일즈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와 기밀사항 등은 공식적인 데이터나 상담회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많은 정보들이 비공식적인 네트워킹 활동을 통한 적극적인 정보 수집과 환경 분석으로 이뤄지며 정보의 공개 정도는 상호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실제 많은 수의 국제회의와 인센티브 관광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담당자들이 끊임없이 정보를 찾고 주최자 및 의사결정자, 그리고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형성을 통해 유치된 사례가 많다. 


이제는 고객과 정서적 관계를 맺어야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관계가치의 시대다. 소비자에게 충성도를 요구하기 이전에 친근한 관계를 맺으며 애착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MICE 담당자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경험은 감가상각이 없으며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관계가치를 돈독하게 쌓아올릴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ChatGPT 등 AI의 발달과 디지털 기술의 빠른 성장으로, 자칫 모든 사업을 DB화해 사무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결국 사람만이 움직이고, 한번 구축된 신뢰관계는 여간해서는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특히 사람이 중심인 MICE산업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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