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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리조트

[Hotel Tripper Interview] 리넨 디자이너 영송 마틴의 호텔


Hotel Tripper Interview는 호텔 밖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되짚어보는 호텔의 의미. 그리고 무엇보다 호텔을 통해 들여다보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호에서는 리넨 디자이너로 전 세계 파티 트렌드를 뒤바꿔 놓은 영송 마틴을 만났다. 호텔의 주요 고객이면서, 직업적으로 호텔 공간을 기획하기도 하는 그가 생각하는 호텔이란 과연 어떤 곳일까.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
사진 속 마틴 영송이 앉아있는 곳은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 최상층에 위치한 파노라마 라운지. 이곳은 서울의 환상적인 스카이라인과 남대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토제닉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은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외관에 총 252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호텔에 비해 넓은 객실을 갖췄는데, 전부 주방 시설과 온돌 시설이 완비돼 가족들과 방문하기 적합하다. 더불어,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은  반려견 출입이 가능하니, 반려견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호텔의 ‘바우와우 패키지’를 눈여겨볼만하다.



세계적인 파티 플래너, 리넨 디자이너, 와일드 플라워 리넨 CEO를 비롯해 영송 마틴을 수식할 단어는 무한하다. 파격적인 리넨 디자인을 통해 전 세계 파티 트렌드를 바꿔놓은 그의 주요 클라이언트는 미셸 오바마, 엘튼 존을 비롯한 미국 셀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태양과 민효린의 결혼식 피로연 파티 기획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영송 마틴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클라이언트에 대해 묻자, 그건 언제나 가장 최근에 만났던 이들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각 클라이언트의 삶에서 한 번 뿐인 이벤트를 매번 만들어 나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사이, <호텔앤레스토랑>과의 인터뷰를 위해 한국을 잠시 들렀다는 영송 마틴과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의 파노라마 라운지에서  만났다. 이렇듯 바쁘게 전 세계를 넘나드는 그와 함께 아티스트로서의 삶과 호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계적인 리넨 디자이너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호텔 공간은 어떤 곳일까?




의상 디자이너로 시작해서 리넨 디자이너로, 미국의 파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로 꼽히고 있어요. 이렇듯 세계적인 파티 플래너가 됐는데, 자부심도 남다를 것 같아요.
제가 크게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처음으로 파티에서 리넨의 중요성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이에요. 이를 통해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전 세계 파티 문화가 바뀌었고, 한층 다채로워졌다고 생각해요. 리넨이 중요한 이유는 꽃을 비롯한 다른 데코레이션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습니다. 화이트 베이직의 리넨에 다양한 텍스쳐, 컬러, 패턴 등을 덧입혀 공간 무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죠.


전 세계 많은 이들, 그중 특히 셀럽들이 왜 영송 마틴에 매료됐다고 생각하나요?
나는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해요. 클라이언트가 누가 됐든지 간에, 그에게 있어 한 번 밖에 없는 중요한 이벤트에 제 혼신을 다합니다. 파티는 100%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틀 안에서 디자인해요. 파티 기획이란 그날의 주인공이 될 ‘신데렐라’가 원하는 것을 찾는 건데, 이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신데렐라가 되고 싶은지 알아보는 거죠. 일종의 심리학자처럼 클라이언트를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파티를 기획할 때 작업 방식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사실 전 굉장히 변덕스러운 성격이에요(웃음). 하루에도 생각이 얼마나 바뀌는지 모르겠어요. 머릿속에 계획을 잘 그려 놓고도 그 다음날 구상이 바뀔 수 있어요. 특히 내가 기획하는 공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에요. 미리 계획된 도면대로 그리는 것은 공학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스로 예술을 하는 파인 아티스트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품이든, 이벤트 공간이든,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파티라면, 가장 최근에 기획한 일이겠죠(웃음)? 얼마 전에 젊은 여성 클라이언트가 친구들과 즐길 생일 파티를 요청했어요. 클라이언트의 집에서 파티를 했는데, 새로 무언가를 가지고 오지 않았어요. 그 집에 이미 좋은 물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꺼내서 컨설팅을 해줬어요.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스스로 이미 가지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아름다운 건지 깨닫게 도와줄 수 있어 의미가 깊었습니다.



특별히 파티를 기획하기에 좋은 호텔, 혹은 공간이 있나요?
파티 기획자에게 호텔이나 특정 공간은 그저 ‘장소’일 뿐이죠. 파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파티를 떠날 때까지 모든 부분이 중요합니다. 제가 할 일은 파티에 온 사람들이 그 장소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로 멋지게 기획하는 일입니다. 그래도 파티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팁을 준다면, 클라이언트가 직접 원하는 콘셉트에 맞는 호텔을 미리 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겠네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국가별로 클라이언트들의 특성도 전부 다를 것 같은데요?
파티는 세계 어느 나라든 있죠. 그렇지만 여러모로 파티 문화가 제일 발달된 국가는 역시 미국이에요. 태생부터 다양성을 갖춘 나라기 때문에 그들은 낯선 문화나 콘셉트를 받아들이는 데 거리낌이 없어요. 그 외의 나라들은 비슷합니다. 유럽, 아시아의 어느 나라를 가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우리는 그렇게 안해요’라는 거에요.


국내에서는 롯데호텔과 협력해 웨딩 스타일링 컨설팅을 진행한 적이 있었고,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태양과 민효린의 웨딩 피로연을 기획한 바 있어요. 국내에서도 작업을 많이 하셨는데, 한국의 파티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의 경우에 클라이언트들이 뭘 봤을 때, ‘나 이거랑 똑같이 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개인의 독특한 정체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현재는 성장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 한국 사람들처럼 주체성 높은 민족도 없잖아요(웃음)? 이건 단지 파티일 뿐이니까요. 클라이언트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가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호텔을 경험했을텐데요. 마틴 영송이 개인적으로 호텔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호텔의 시설은 저한테 중요하지 않아요. 조금 낙후됐더라도 서비스와 지역의 아이덴티티가 담겨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네요. 정리하자면 첫째, 깨끗해야하고 둘째, 호텔리어는 호텔리어답게 서비스정신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나를 정말 집에 온 것처럼 가장 편하게 만들어주는 곳이 최고의 호텔이라고 생각해요.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그중 특히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한 곳이 있었나요?
멕시코의 ‘one & only’ 리조트가 생각나네요. 이곳에서는 호텔리어들이 빗자루 하나를 들고 다닐 때도,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겉에 패키지로 싸둬요. 고객이 지나가면 옆으로 살짝 비켜주기도 하고요.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작은 요소들이 진정한 5스타 호텔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WALDORF ASTORIA 상하이 호텔은 13시간을 비행해서 왔는데, 너무 잠도 잘 잤던 곳이에요. 특히 아침에 아메리칸 커피를 요청했는데 호텔에서는 섬세하게 미국 스타일로 핸드 드립한 커피를 준비해줬죠. 그 커피 하나만으로 서비스를 제대로 받았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반면 호텔에서 황당한 일도 겪은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국내 특급 호텔에서 속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방에서 작업을 마치고 차려 입지 않은 채로 급하게 호텔에 바로 간 적이 있었어요. 후줄근한 상태로 발렛 파킹을 요청했는데, 스스로 하고 오라길래  황당했죠. 좋은 호텔이란, 고객들이 어떤 모습이든 간에 특별한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게끔 해줘야 돼요. 좋은 예로 캘리포니아의 뉴코스트 포트에 있는 한 호텔은 집시들이 힘들게 돈을 모아서 몽땅 거기에 써요. 왜냐하면 누가 가든지 특별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서 가치가 있거든요. 특히 5스타 호텔이라면 응당 고객이 어떤 모습을 했든,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하는 곳이 돼야해요.



한국에 자주 출장을 오신다고 들었어요. 국내 호텔에 주고픈 팁이 있다면요?
출장으로 중국의 한 럭셔리 호텔에 묵었던 적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좋은 것들은 다 가져다 놓은 곳이었는데, 조명까지 너무 현란했어요. 개인적으로 눈이 약하고 예민해서 힘든 부분이었고, 결국 호텔을 옮겨야 했죠. 국내 호텔도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시설은 잘 돼있지만 인위적인 조명들이 조금 아쉬워요. 저도 들어오자마자 라이트 끄는 게 일이기도 하고요. 국내의 특급호텔에서 조명을 옅게 해주면 FIT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송 마틴의 인생에서 단 하나의 호텔을 뽑는다면 어느 곳일까요?
Delevingne Hotel에서 머물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작은 부티크 호텔이었는데, 1992년 즈음에 어린 아기를 데리고 묵었던 곳이에요. 그곳에서 아기를 데려온 것을 보고 코너 스위트 룸으로 새로 배정 받았어요. 집에 오기 싫을 정도로 너무 좋았죠. 조식을 먹는 곳은 마치 따뜻한 소굴 같은 분위기였는데, 지하실의 라이트도 포근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이에요. 아이를 싫어한다고 알려진 프랑스 사람들이 그렇게 배려를 해준 것도 놀라웠고요(웃음). 호텔 밖을 나갈 때 들어갈 때, 호텔리어들이 친절하게 인사해주고 가족처럼 지내서 마치 집같은 느낌이 들었던 곳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인터뷰 하면서 이런 질문 참 많이 받게 돼요(웃음). 그런데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 나니까, ‘여태까지 살던 대로 살자’라는 다짐을 합니다. 제가 언제나 그래왔듯 열정적으로, 일 열심히 하고, 많이 화내고(웃음), 많이 농담하면서 살아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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