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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레스토랑&컬리너리

[Dining Trend_ 300호 특집] 돌고 도는 트렌드!? 현재의 외식 핫이슈, 그땐 어땠을까?

유행은 돌고 돈다. 중학교 때 유행하던 가방이 현재 중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을 때, 뼈저리게 느낀다. 이는 외식업계도 해당되는 말이다. 혹자는 5년을 주기로 다이닝 트렌드가 돌고 돈다고 얘기하고, 어떤 이는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다가 어느 순간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고도 말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비슷한 모습으로 트렌드가 돌고 돌지만 그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300호를 맞아 현재와 과거, 공통된 이슈거리를 찾아서 정리했다. 약 10년 전 기사부터 6년 전 기사까지 굵직굵직한 기사들을 훑어보면 돌고 도는 이슈 속에서 다양하게 변화돼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기한 문제들은 더 심각한 상태가 됐으며, 충분한 발전을 기대했던 산업 역시 미미하게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업계 유망 소식을 전달하며, 앞으로도 외식업계에 눈과 귀가 될 수 있는 <호텔&레스토랑>이 될 것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과거와 현재, 외식업계 이슈를 되짚어 보자.

취재 오진희 기자



과거엔 싱글족, 현재는 혼밥/혼술족

현재 국내 외식시장의 핫 트렌드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단어가 있다. 바로 ‘혼밥, 혼술’족. 혼자 밥 먹고 술 마시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 약 10년 전에도 이와 같은 붐이 있었다. 2006년 4월 출간된 <호텔&레스토랑>에는 ‘싱글족’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쌔씨(Sassy)족’에 대한 언급이다. “쌔씨족은 싱글(Single)이면서 돈이 많고(Affluent) 직업적으로 성공한(Successful) 사람이면서 외적으로도 멋있는(Stylish) 젊은(Young)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며, 이들이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는 메뉴와 레스토랑을 소개했다. 과거 기사를 통해서 2006년에는 싱글족 마케팅을 ‘쌔씨족’이라고 불리는, 보다 세분화된 타깃층을 잡고 진행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이제는 더 이상 혼자 하는 식사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쌔씨족’뿐만 아니라 다양한 ‘혼밥족’들을 위해 분식부터 햄버그 스테이크 집까지 많은 레스토랑이 1인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분식 프랜차이즈인 ‘죠스떡볶이’는 최근 1인 고객 증가에 맞춰 나홀로족을 위한 ‘매운떡볶이, 진짜찰순대, 수제튀김’ 세 가지로 구성된 1인 세트 메뉴를 출시했다. 다양한 메뉴를 먹고 싶지만 양이 많아 주문하지 못하는 혼밥족을 겨냥한 것이다.
‘원할머니보쌈 족발&국수반상’은 1인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한상차림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 인기 메뉴인 보쌈과 국수를 두세 가지 반찬과 함께 내는 메뉴다. 원할머니국수, 명태비빔국수, 옛날육개장국수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보쌈 외에 국수와 왕만두가 결합한 ‘만두반상’과 국수와 밥으로 구성된 ‘국수반상’도 있다. 가격은 1만 원대다.
후쿠오카식 햄버그 스테이크를 선보이고 있는 ‘후쿠오카 함바그’는 특수 제작된 1인 스톤에 고기를 구우면서 먹는 메뉴를 운영하고 있으며, 1인 화로구이 전문점 ‘오마에’는 회전 초밥집처럼 테이블에 회전레일을 설치해 원하는 고기 부위를 골라 1인 화로에 구워먹을 수 있게 했다. 혼자서 고기를 먹기 힘든 1인 고객을 겨냥했다.
이처럼 1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혼자 밥 먹는 행위’는 특수한 층만의 생활이 아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레스토랑에서 혼자 밥을 먹고,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 1인 가구는 20~30대로 소비 주체를 변화시켰고, 1인 가구 고객을 위한 전용식당까지 등장시키며 경제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한식 세계화, 기내식 ‘한식’에 대한 관심 여전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일어날 때쯤, 정부는 ‘한식 세계화’를 내세웠다. ‘한식 세계화’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 2007년 12월 기사를 통해 세계 입맛의 통로, 기내식에서의 ‘한식’ 위치를 알 수 있었다. 기사에는 “1997년 대한항공에서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선보인 이후 국내 항공사에서부터 최근 국 항공사에 이르기까지 한식 메뉴를 승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에서 보이는 ‘한식’에 대해 언급했다. 더불어 KLM네덜란드 항공사와 한국전통음식점 용수산과의 기내식 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 용수산을, 현재에는 ‘운산’을 운영하고 있는 김윤영 대표는 “한국의 맛 중 ‘개운한 맛’을 표현하려고 연구했다.”며, “외국인들이 꺼리는 마늘냄새나 숙성된 맛을 최대한 보완했다. 우리나라 겉절이의 경우 샐러드 개념으로 바꿔 야채와 드레싱으로 나눠 숙성된 냄새나 야채의 처짐 현상을 보완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신선한 야채 본연의 느낌을 살렸다.”고 밝혀 기내식 한식에 대한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도 기내식 중 ‘한식’의 질을 높이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07년부터 매년 아시아나가 취항 중인 노선의 해외 기내식 업체 조리사들을 국내로 초청해 한식 조리 교육과 실습을 통한 한식 기내식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영국, 호주, 중국 등 총 5개 지역 6명의 조리사를 초청했으며, 총 교육 이수자는 전 세계 36개 기내식 업체, 58명의 해외 조리사들로 늘었다.
2007년 KLM네덜란드가 용수산과 기내식 제휴를 맺었다면, 2009년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은 당시 밀레니엄 서울힐튼 박효남 총주방장(現 세종호텔 총주방장 및 전무이사)을 한국 스타 셰프로 임명하고 한식을 선보였다. 루프트한자의 스타 셰프 프로그램은 2000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독일행 국제 노선의 장거리 항공편에 한해 최초급 호텔과의 협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명 셰프를 스타 셰프로 선정해 해당지역 특유의 별미를 기내식 메뉴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 에어프랑스 KLM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삼청각과 ‘기내식 서비스 협력협약’을 체결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삼계탕과 불고기를, 캐세이패시픽항공은 비빔밥을 기내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기내식 한식이 점점 더 많은 루트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8월 여행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 스캐너에서 재밌는 ‘한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스카이스캐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 638명 중 55%가 가장 선호하는 기내식 요리로 한식을 선택했으며, 42%는 가정식의 기내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기내식을 준비해두면 가장 좋을 것 같은 셰프’로 백종원(1위, 33%), 샘킴(2위, 24%)이 뽑혀 친근감 있는, 집밥 같은 기내식 ‘한식’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내식 한식이 세계적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여행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 까다로운 위생규정, 한정적인 공간과 시간 속에서 집밥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어떻게 기내식에 녹여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더불어 한식 기내식으로 큰 인기몰이 중인 ‘라면’이 골칫거리로 전락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어제 오늘 일 아냐

2007년 방영된 MBC <커피프린스 1호점>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지역이 있다. ‘커피프린스 길’로 불리는 홍대 메인 상권이다. 홍대 상권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고, 임대료는 계속 치솟기 시작했다. 높아진 임대료에 인근 상수동, 합정동, 연남동, 연희동까지 밀려나가면서 여기저기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생겨나게 됐다. 결국 크고 작은 클럽과 개성 있는 옷가게,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카페가 있던 ‘커피프린스 길’은 텅텅 빈 상권이 돼 버렸다. ‘젠트리피케이션.’ 도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개발이 가속되고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주민이 바깥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텅텅 비어버린 홍대 메인 상권, 이들은 대체 얼마나 임대료가 오른 걸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홍대/합정 인근 소규모 매장은 3.3㎡(약 1평)당 임대료가 약 22만 4500원이다.
홍대 상권에서 잘나가는 ‘걷고 싶은 거리’에 있는 가게를 보면 전용면적 26.4㎡(약 8평) 1층이 보증금 약 1억 원에 월세 200~380만 원, 권리금 5000만~2억 원이다. 전용면적 33㎡(약 10평) 규모 1층 테라스 형 점포는 보증금 약 5000만 원에 월세 230만 원, 권리금 2억 3000~2억 5000만 원이다. 단독주택 개조 골목에 들어선 매장은 전용면적 60㎡(약 18평) 남짓한 2층 가게가 보증금 약 2000~3000만 원에 월세 230~250만 원, 권리금은 7000~8000만 원이다. 평당 임대료를 봤을 때 종로·광화문이나 남대문 등 서울 도심(17만 2600원)에 비해 30% 이상 비싼 셈이다.
2009년 11월 <호텔&레스토랑>은 ‘치솟은 자릿세에 밀려나는 외식업장’에 대해 이야기하며, ‘외식업 입지선정전략’을 게재했다. “매출 실적이 좋더라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영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점포가 생기는가 하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영업장도 많이 발생한다.”며, 외식업장의 입지 선정은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알리고 있는 것. “임대료는 보통 아파트 전세 시세와 비슷하다.”며,“ 건물주에 따라 임대료의 격차가 다른데, 점포 입점 시 건물주가 개인인 경우 보다 법인인 곳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전했다.
현재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업장뿐만이 아니다. 최근 핫 플레이스로 인정받고 있는 ‘연남동/연희동’ 일대는 작은 빌라가 밀집돼 있는데, 이곳 주민들은 ‘핫한 업장’들 때문에 시끄러우며 길거리는 더러워지고 집값까지 오른다는 불만을 터뜨린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상승하는 것뿐만 아니라, 업장을 내쫓아 업장의 명성을 가로채는데도 활용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맛집’이라고 알려진 밥집에 간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면서까지 먹는 곳이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주인이 바뀌어있더라 똑같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바뀐지 몰랐다. 알고 보니 임대료를 갑자기 올려 감당할 수 없으면 나가라고 했다더라. 그리고 건물주와 잘 아는 사람이 그곳에서 같은 메뉴를 팔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중소기업중앙회은 중소기업
중앙회 회장단과의 정책 간담회를 통해 ‘젠트리피케이션 해소’를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을 개선해 임차기간을 현재 5년에서 7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고치자.”며, “상권가에서 자율적 협약을 통해 임대료가 급상승하지 않도록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성동구는 ‘지속가능 발전 정책 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과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성동구는 현재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상생을 실천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조례를 추진했다. 지난해 9월 공포한 조례에 따라 성동구는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혹은 예상 지역을 ‘지속가능 발전 구역’으로 지정, 주민 중심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대전 대흥동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대전문화연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집담회를 대전NGO센터에서 개최했다. 사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해지고 많아질수록 소시민들의 생존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에 큰 변화가 일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작은 골목 단위까지도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일어나 골목 문화, 지역 문화를 망가뜨리고 사라지게 하고 있다는
평이다.


레스토랑 예약문화, ‘예약쇼핑’으로 변질돼

과거 실시간 온라인 예약사이트가 등장하고, 외식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갈 때쯤 ‘레스토랑의 예약문화’는 선진 외식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 받았다. 2010년 11월 <호텔&레스토랑>은 선진국에서는 당연시 되고 있는 레스토랑 예약문화에 대해 보도하면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첫 선을 보인 15년 전에는 외국 유학파 등 극소수의 사람들만 예약을 했었지만 현재는 예약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바람직한 외식 예약문화 정착과 외식산업 발전은 정(+)의 관계에 있으며 예약문화가 정착될 때 레스토랑 좌석 점유율과 회전율을 매니지먼트하며 매출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고 전한다. 더불어 “레스토랑은 공간 구성 및 메뉴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데 온라인상에서는 레스토랑의 다양한 정보를 담아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온라인 예약의 장점과 “예약을 해놓고 오지 않는 고객, 룸 배정을 받기 위해 예약인원을 부풀리는 고객, 예약시간보다 늦게 오는 고객들이 더러 있어 업계에서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레스토랑 예약문화 운영에 대한 어려움도 밝혔다.
예약사이트가 늘어나고 외식업계에 예약문화가 자리 잡히나 싶었더니, ‘이게 웬걸’ 레스토랑 예약 손님은 어느 순간 ‘노쇼족’이라는 골칫덩이가 돼 버렸다. 애석하게도 국내 레스토랑 예약문화는 우려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예약이 꼭 지켜야하는 약속이 아닌 ‘쇼핑’으로 전락해 버려, 연말연시 대목으로 불리던 시기는 노쇼율이 70%에 달하기도 했다. 노쇼 현상은 국내 외식업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한국인을 망신시키는 일이 돼버렸다. 국내 소비자들 중 80%는 예약부도를 낸 경험이 있으며, 위약금 물리는 국내 식당은 25% 뿐이다. 이 마저도 환불해달라는 등 항의가 빗발쳐 레스토랑 이미지를 지키는 데 쉽지 않다고 전한다.
태국에서 한국인은 ‘띵똥(태국어로 정신 나간 사람)’으로 불리며, 태국 푸껫 파통 해변가 식당에서는 한국인 예약을 받지 않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푸껫 관광 경찰의 업무 중 하나가 ‘한국인 관광객이 현지 업주와 예약 문제로 마찰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란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옛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코리안 타임’에 이어 ‘노쇼’가 한국을 대표하는 단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2016년 3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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