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BTS의 부산 공연 등의 이슈로 호텔의 바가지요금 논란이 화두에 올랐다. 호텔의 적정 가격 논란은 매년, 매 연휴 혹은 휴가철, 특정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존재해왔다. 그런데 ‘바가지’라고 표현하기에는 매번 해당 객실이 ‘없어서 못 가는’ 일이 벌어졌다. 누군가는 그 가격에도 가치를 느껴 예약을 했고, 이를 예약하지 못한 이들은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다.
가격은 시장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급증한다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당연한 논리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당연한 명제가 유독 호텔업계에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을까?
여기에 그동안 국내 호텔의 ADR이 해외 호텔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는 시장 구조에 대한 업계의 지적이 많았던 터. 실제로 국내 호텔의 ADR이 소비자 물가, 인건비, 1인당 국민소득의 상승세가 꾸준했음에도 20년째 동결은 고사하고, 현재가치로 환산했을 때 오히려 값어치가 떨어지고 있다.
가격은 곧 호텔의 가치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비즈니스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수익은 투자로 이어지고, 투자를 통해 양질의 직원 교육, 서비스 역량 증대, 고퀄리티의 서비스 제공, 다시 수익 증가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사업의 영속성은 수익이 창출됐을 때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는 호텔들. 호텔의 가격 결정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Part 1. 국내 호텔 객실가의 현주소
-호캉스와 인바운드 관광 재개로 제자리 찾는 호텔 객실 가격
-공급에 비해 수요가 탄력적인 객실, 소비자 수요에 민감할 수밖에
-20년간 정체된 객실 가격으로 후퇴하고 있는 국내 호텔의 가치
-특정 시장에 국한돼 형성돼 온 국내 ADR
Interview_ 한국생산성본부 경영컨설팅센터 조동욱 컨설턴트
Part 2. 제값과 가치 높이는 가격 책정
-가격 결정은 과학, 데이터 기반으로 한 정확한 수요 예측이 핵심
-가격으로 결정되는 호텔의 가치, 자체적으로 정의내릴 수 있어야
-RM, 단순한 세일즈 영역 아닌 호텔의 커머셜을 이끄는 중심으로
-호텔은 사치재라는 인식의 개선 요구돼
Interview_ 대구 메리어트 호텔 노상덕 총지배인
Part 1. 국내 호텔 객실가의 현주소
호캉스와 인바운드 관광 재개로
제자리 찾는 호텔 객실 가격
칠흑같이 어두웠던 팬데믹의 터널도 드디어 끝이 났다. 코로나19의 반사 이익으로 발생한 내국인 호캉스 열풍은 트렌드를 지나 하나의 여가 문화로 자리잡고 있고, 2년 넘게 텅 비어 있었던 명동 일대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2017~2021 국내여행 숙박시설 이용 추이’를 보면 2017년 국내여행객의 호텔 이용률은 17.2%로 1위인 펜션(24.5%)에 크게 뒤졌으나 호캉스 붐이 일면서 2019년에 처음으로 23.8%의 점유율로 1위를 탈환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29.7%로 전년 대비 6.2%p 수직상승해 대세임을 증명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9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33만 7638명으로, 지난 동기대비 2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속적으로 그 수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인트라바운드는 물론 인바운드까지 호조에 들어선 호텔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며 고객맞이에 분주하다. 그런데 연말을 앞두고 ‘호텔 바가지요금’이 다시금 화두에 오르고 있다. 매해 관광지나 관광지 숙소에 대해서는 바가지요금 논란이 존재했던 터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낮아졌던 객실가와 비교했을 때 상승폭이 유독 크게 느껴진 탓인지, 그렇지 않으면 호텔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인지 지속적으로 호텔 가격 이슈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3년 만에 재개된 ‘서울세계불꽃축제’로 여의도 일대의 특급호텔 객실가가 100만 원대에 오른 것과 BTS의 공연으로 부산 지역 내 전반적인 호텔 가격이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9배까지 증가해 화제가 됐다. 이에 주요 언론에서는 이러한 가격 인상을 호텔의 ‘근거 없는 바가지요금’, ‘소비자를 기만하는 폭리’라 지적하며 특급호텔의 가격 상승폭을 제한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텔 객실은 엄연한 시장의 상품으로 상품의 가격은 시장 논리에 의해 정해지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호텔 객실 가격이 이렇게 널을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급에 비해 수요가 탄력적인 객실
수요에 따라 오르내리는 ADR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호텔 객실의 경우 공급보다 수요가 탄력적인 상품이다. 또한 객실 판매는 특정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해당 날짜가 지나버리면 다시 판매할 수 없는, 비저장성과 소멸성의 특성이 있다. 때문에 정해진 시간 내에 객실을 판매해야 하는 호텔 비즈니스에 있어 매출 극대화를 위한 ‘가격 결정(Pricing)’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다.
서울세계불꽃축제도, BTS 콘서트도 객실의 수요를 증가시켰던 요인이었다. 연말, 연휴, 휴가철에 ‘특수’라는 표현이 붙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평소보다 몇 배의 값을 치르긴 했지만 여의도도, 부산 일대의 호텔도 결국 만실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로 한 끼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고, 천만 원대에 육박하는 특급호텔 호화객실이 팔리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한국생산성본부 경영컨설팅센터 조동욱 컨설턴트(이하 조 컨설턴트)는 “호텔은 새로운 제품, 즉 객실이 만들어지는데 2~3년의 시간이 걸리고 수요에 맞춰 그때그때 공급량을 조절하기 힘든 상품이다. 반면 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무궁무진하다. 한 마디로 공급은 비탄력적이고 수요는 탄력적이기 때문에 수요의 영향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시기에는 늘 객실이 100만 원대를 웃돌았다. 다른 대내외적인 이슈나 행사가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그간의 물가와 국민소득을 고려하면 국내 특급호텔의 ADR이 20년 전과 다를 바 없이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년간 정체된 객실 가격으로
후퇴하고 있는 국내 호텔의 가치
해외 호텔에 비해 국내 호텔의 객실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다는 이야기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같은 인터내셔널 브랜드임에도 서울과 도쿄의 호텔 객실가가 다르고, 심지어 국내에서도 동급의 글로벌 체인이더라도 서울과 지방의 금액이 많게는 10만 원 내외까지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그동안의 전국 호텔들의 명목 ADR 형성 추이(<그래프 1>)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서울 5성 호텔의 ADR은 2001년 약 20만 원에서 2021년 약 24만 원으로 4만 원정도 올랐다. 2001년 ADR 기준, 연평균 0.8% 성장한 셈이다. 한편 같은 명목 ADR을 가계 구매력 지표인 가계총처분가능소득과 함께 2001년을 기준으로 지수화(<그래프 2>)한 경우, 2001년과 비교했을 때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은 2.3배 높아졌음에도 서울 5성 호텔은 1.2배 정도 수준으로 사실상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주 5성 호텔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조 컨설턴트는 “제주 5성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동안 워낙 내국인 호캉스 특수를 많이 누렸던 터라 ADR이 급격히 오른 데다, 내국인 수요가 70%인 탓에 전반적으로 등락폭이 심한 점을 고려해 나머지 ADR들만 놓고 보면 움직임은 거의 비슷한 흐름이다. ADR은 지난 20년 간 높아지지 못하고 정체돼 있는데 가계의 소득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런데 이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ADR로 환산해보면(<그래프 3>) 2001년을 기준으로 전부 아래 곡선을 그리고 있다.
즉, 국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년에 2%씩 오르고, 가계소득이 여유로워진 반면, 객실 가격이 동결돼 상대적으로 호텔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뜻이다. 호텔 입장에서는 사실상 2001년만큼의 수익도 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몇 년간 국내 호캉스 유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원인 중에 단순히 호텔이 저렴해졌기 때문인 점도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한편 국제적인 수준을 비교해 봐도 한국 호텔들의 ADR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 <그래프 4>를 보면 2019년의 싱가포르 ADR은 2008년에 비해 약 2배 이상 성장했고, 미국의 경우 2001년을 기준으로 1.5배가량 높아졌다. 그러나 한국은 두 국가에 비해 1.1배, 즉 10%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그친 것이다. 전 세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체인과 아시아태평양을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물가, 소득수준 이외에도 인건비를 비롯해 물가로 인한 고정비 증가 등 호텔 운영의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이러한 상황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호텔을 운영해 온 것이다. 전통적으로 고정비 비율이 높은 호텔은 수익성이 낮다고 하지만 영업이익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는 이렇듯 가격 형성이 잘못돼 온 배경이 있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가격 결정에 있어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돼야 할 터. 그런데 국내 호텔은 그러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특정 시장에 국한돼 형성돼온 국내 ADR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고, 호텔 객실은 공급이 비탄력적인 한편 수요가 탄력적인 상품이다. 그동안 국내 호텔 수요에 영향을 준 요인을 살펴보면 호캉스 열풍이 시작되기 전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호텔을 찾았기 때문에 내외국인 투숙 비율에 따라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조 컨설턴트는 “한국호텔업협회에서 제공한 국적별 호텔당 투숙객 수 및 비율에 따르면 2015년까지 내국인이 50% 중반대였으나 2019년에는 72%까지 높아졌다. 코로나 이후로는 90%를 넘고 있다. 대체적인 흐름으로는 2015년 전까지 외국인 주도, 2016년부터는 내국인 주도의 시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바탕 2015년까지 방한 외래관광객 수를 살펴보면 국내 호텔 ADR 형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역시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따라서 국내 호텔 ADR 형성 과정은 일본인 주도기, 중국인 주도기, 내국인 주도기로 나눠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주요 호텔 수요에 따른 ADR 변화(<그래프 6>)를 살펴보면 일본인 주도기에는 숙박비 지출이 높은 일본인들의 여행 특성에 의해 전반적으로 ADR이 높아졌다. 반면 숙박비 지출이 낮은 중국인들이 대거 입국한 2013년부터는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내국인 호캉스 열풍이 시작된 2016년부터 조금씩 상승하다 팬데믹 동안 최고점을 기록한 흐름이다. 국제관광이 재개되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유입이 더딘 만큼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소를 찾는 경향이 있는 중국인 관광객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호캉스의 수요를 통해 객실가를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해외여행 니즈가 강한 국내 관광객들이 아직까진 해외보다 국내를 찾고 있다. 이에 조 컨설턴트는 향후 2~3년이 우리나라의 호텔 이용 문화를 확립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호캉스 열풍이 최고조에 오른 지금, 전략적인 가격 정책으로 호텔 객실가의 당위성을 높여놓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유다.
앞서 전반적인 국내 호텔의 ADR 형성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관광 수요 변화 이외 국내 호텔 ADR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호텔 객실은 기본적으로 공급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탄력적인 수요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그런데 국내의 경우 탄력적이지 않아야 할 공급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일이 있었다. 바로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2016년부터 호텔 공급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객실 위주의 특색 없는 비즈니스급 호텔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공급과잉이 일어났고, 결국 제 살 깎아 먹기식의 저가 경쟁이 시작됐다. 물론 이로 인해 객실가가 낮아진 탓에 현재의 호캉스 붐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국내 호텔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객실 가격 전략을 전반적으로 쇄신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 호텔들의 객실가가 낮게 형성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호텔 ADR과 관련된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대개 당해의 ADR이 전년도의 OCC에 영향을 받는 일이 많았다. OCC가 높아지면 다음 해의 ADR이 높아지는 식으로 OCC 대비 ADR의 상승이 1년 후행하면서 일어나더라. 이는 곧 가격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수요 예측이 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RM이 중요해지면서 최근 RM 부서들이 많이 늘었는데 가격 결정은 예전 방식 그대로 하는 듯 보인다. 단순히 작년의 객실 판매량을 근거로 올해 객실가를 정하는 것은 RM이 아니다. RM은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여의도나 부산 호텔들의 객실이 높은 가격에도 예약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나. 비단 단기 이벤트뿐만 아니라 올림픽, 월드컵 등 중요한 국가적 이벤트나 MICE 행사 유치 등 여러 이슈로 객실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가격 결정의 방식이 더욱 고도화돼야 한다.
그렇다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객실 가격 결정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최근 호텔 컨설팅 시 Attribute-Based 판매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속성기반 판매 방식으로 개별 객실의 컨디션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디럭스 룸이라도 층수나 뷰, 세부적으로는 구조상 조금씩 다른 객실 크기라든가, 엘리베이터와의 거리 등에 따라 상품을 차별화 시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객실마다 가격이 달라지게 되면 OTA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같은 객실이더라도 인기가 좋은 방을 가지고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를 전략적으로 잘 이행하고 있는 곳이 글로벌 인터컨티넨탈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국내에 적용되려면 객실의 특성도 파악돼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값어치를 맞춰가는데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미 국내 호텔 소비자들은 관련 커뮤니티 정보를 통해 어느 호텔의 어떤 층, 어떤 호실이 좋다는 정보를 꿰뚫고 있기 때문에 객실의 캐릭터를 명확히 설정한다면 객실마다 다른 가격을 책정해도 충분히 소구력이 있을 것이라 본다.
앞으로 가격 결정에 있어 주목해야 할 시장이 있다면?
국내 호텔의 객실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시장을 크게 4개로 나눠진다. 가장 먼저 외국인 레저 단체의 경우 과거와 같은 중국인 단체 수요는 이제 없을 것이며, 이외 단체도 당분간은 회복되기 힘들어 보인다. 반면 외국인 레저 FIT의 경우 최근 한국에 대한 관심과 보복소비, 강달러의 영향으로 대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부분 구매력이 낮은 개별 관광객일 가능성이 크고, 이들에겐 호텔 이외 대체재가 많다. 외국인 비즈니스는 근무형태 변화,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 등으로 개인은 물론 MICE 행사들도 재개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내국인 호캉스 수요다. 당분간은 내국인 주도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이들이 해외로 이탈하기 전까지가 관건이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로 폐업한 호텔이 증가, 공급이 줄어들어 객실 가격을 조절하기엔 긍정적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내국인 호캉스 수요는 어떠할 것으로 전망하나? 이에 대해 호텔에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 부탁한다.
최근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객실 가격이 계속해 오르고 있다. 기존 호캉스 열풍이 소득수준 대비 객실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하면 가격이 오를 경우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체재가 너무 많은데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해외 관광의 접근성까지 낮아져 같은 값이면 해외여행을 간다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2~3년간은 해외여행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 이 시기를 잘 보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긍정적인 부분은 그래도 이전에 비해 특급호텔 소비 연령대가 낮아진 한편 소득수준은 늘었다는 점이다. 콘텐츠만 매력적으로 갖춘다면 지금 수준에서 객실 가격이 더 오른다고 해도 OCC가 받쳐줄 것으로 예측된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기식의 호캉스를 즐긴 FOMO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걸러질 것이기 때문에 국내 호텔 문화를 제대로 안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그렇게 된다면 적정 가격을 찾아 원만한 가격 결정권을 호텔이 쥐게 될 것이다.
Part 2. 제값과 가치 높이는 RM 접근법
가격 결정은 과학
데이터 기반으로 한 정확한 수요 예측이 핵심
호텔의 가격은 곡 비즈니스 수익성으로 연결되고, 이는 사업의 영속성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국내의 경우 가격을 결정함에 있어 가장 핵심이 돼야 할 수요 예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조 컨설턴트의 분석에 따라 그동안 호텔들이 참고해왔던 데이터가 전년도의 OCC 정도(<그래프 7>)였으니 매년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았고, 정확한 근거 없이 터무니없는 가격 등락이 이뤄진 탓에 일관성 없는 가격 정책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 노상덕 총지배인(이하 노 총지배인)은 “그동안 국내 호텔이 제값을 받지 못했던 이유 중 가장 큰 잘못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고 본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서로가 제 살 깎아 먹기식의 가격 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고수해왔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며 “과감한 가격 정책이 선행돼야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도 개선될 것이다. 시장에 고단가 상품을 제시할 수 있는 배포가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정확한 수요 예측을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RM 전문가들로부터 들어왔던 바다. 듀에토(Duetto)의 편정범 아시아 총괄대표(이하 편 대표)는 “호텔 비즈니스가 선진화돼 있는 북미의 경우 GM의 오른팔과 왼팔은 RM Director와 Finance Director일 정도로 호텔 운영에 있어 RM은 핵심인 부서다. RM 미팅에 호텔 오너가 참석하는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라고 전하면서 “그러나 아직 국내의 경우 RM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터라 가격 결정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요 예측과 관련해 발전돼 있는 시스템들이 많다. 데이터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OTA Insight 이희라 한국총괄대표(이하 이 대표)는 “국내 호텔들은 아직까지 가격 결정 시 다이나믹 가격 결정(Dynamic Pricing), 즉 수요에 의해 변동되는 가격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격 책정이 확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기존의 오너사와 매니지먼트의 경험이나 감에 의해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따라서 호텔의 오너사와 매니지먼트는 RM에 대한 투자, 비단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좋은 시스템과 훌륭한 RM 매니저가 있다면 가격 인상에 대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격으로 결정되는 호텔의 가치
자체적으로 정의내릴 수 있어야
상품의 가격은 곧 가치를 의미한다. 가성비, 가심비라는 말이 있듯 모든 상품들은 가격에 따라 그 값어치가 결정되기 마련이다. 비즈니스에 있어 수익성을 높이려면 제값을 매기는 것에서 나아가 같은 상품이더라도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다. 계속해서 강조되듯 호텔은 한정된 공급 대비 수요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수요가 높아졌을 때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품 구성과 이에 적절한 전략이 요구된다.
편 대표는 “호텔의 ADR을 올리기 전에 가장 기본적으로 RM이 해야 할 일은 ‘Yielding’이다. 수익성이 낮은 요금부터 예약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해외 호텔들은 Yielding 경험이 풍부해 물량만 많고 수익성은 없는 코퍼레이트 물량이나 홀세일 비즈니스는 받고 있지 않다. 그러나 국내 호텔 매니저들은 수요가 오르면 판매 가격을 먼저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고려하기보다 점유율을 채우는데 급급한 모양새다. 그렇게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공해 ADR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고객이 가격에 민감하다고 하지만 요즘 고객들은 가치에 민감한 이들이다. 국내 호캉스 문화가 대중화되며 럭셔리 호텔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럭셔리 경험은 계속해 늘어나고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우리는 럭셔리를 누릴 수 있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최저가 경쟁만 일삼고 있는 형국이다. RM이 해야 할 역할이 많지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호텔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값어치를 매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몇몇 특급호텔들은 이번 코로나19 기간에 비어 있는 객실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대신 객실을 비울지라도 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당장의 운영이 힘들지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 번 낮아진 객실 가격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브랜드의 가치는 유지하고, 대신 제값에 호텔을 선택하는 프리미엄 고객들에게 더 높은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은 통해 럭셔리 호캉스 수요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동안 인근의 호텔 객실료가 낮아지는 동안 유지된 가격에 브랜드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환율에 따라 가격 저항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활용해 국가별로 가격 책정을 달리하는 호텔들도 있다. 이처럼 건강한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같은 객실이더라도 최대한의 값어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이 모색돼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게 되는 사례다.
RM, 단순한 세일즈 영역 아닌
호텔의 커머셜을 이끄는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호텔에 많은 난제를 안겨 줬지만 극심한 경영난으로 기존의 수익구조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것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더 이상 무의미한 최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호텔에 주도권이 쥐어진 가격 결정을 위해 RM 부서를 신설하는 호텔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RM 부서의 역할도, 구성원도 제각각인 상황.
편 대표는 “요즘 들어 RM 부서를 신설하는 호텔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전략적인 RM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RM 담당자가 커머셜 전반의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 그런데 국내 호텔들은 세일즈, 마케팅, RM 부서가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하며 “호텔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제한된 리소스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이 제한된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RM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 기회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RM 매니저는 다른 부서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가치를 상승시키는 전략이 하루 이틀 만에 완성되는 것이 아닌데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는 터라 제대로 된 전략이 나오기 힘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어 세일즈, 마케팅, 그리고 RM을 하나의 팀으로 묶을 것을 조언하고, ADR을 중심으로 호텔의 궁극적인 목표인 RevPar를 극대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호텔의 가격을 높이는 데는 반드시 그에 따른 서비스 질이 보장돼야 한다. RM은 호텔의 다양한 부서와의 소통을 통해 시장 수요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고, 가격 인상에 맞는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호텔의 커머셜 팀을 이끄는 중심이 돼야 한다.”고 설명하며 “RM의 역할이 그저 혼자 숫자를 보고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RM은 호텔 매출전략을 담당하는 커머셜을 중심으로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호텔의 커머셜 구성원들에게 매출과 수익 창출을 위해 RM이 왜 중요한지 교육하고, 커머셜 조직이 함께 뭉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이끄는 리더의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텔은 사치재라는 인식의 개선 요구돼
이렇듯 호텔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선행돼야 할 일들이 많은 가운데 한편으론 호텔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나 소비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호텔, 특히 특급호텔을 사치재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유독 특급호텔에 대한 가격 저항이 큰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5월, 가스업계의 올림픽이라는 2022 세계가스총회(WGC)가 대구에서 개최, 전 세계 80개 국가에서 외국인 4500여 명을 포함한 약 2만 명의 인원이 대구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당연히 객실 수요가 밀집될 수밖에 없었는데 숙박료 인상을 비난하는 각종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대구시에서 직접 객실료 인상에 대한 공지를 내렸다는 것이다.
노 총지배인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정도로 상한선을 뒀으면 좋겠다는 권고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한하는 일이다. 세계가스총회와 같은 국제적인 이벤트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도시를 알리고 호텔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지원은 커녕 운영에 제한을 두는 것은 우리의 가능성을 스스로 옭아매는 처사”라고 지적하며 “당시 가격도 이미 호텔들의 다이나믹 가격에 익숙한 외국인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환율까지 고려하면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니었다. 호텔을 여전히 단순한 사치재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호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건강한 수익구조는 비단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호텔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데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 편 대표는 수익성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확한 RM을 통해 한창 성수기 때의 3성급 호텔 객실을 1박에 200만 원까지 세일즈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같은 컨디션의 객실임에도 어떤 호텔은 20만 원의 값어치가 매겨지는가 하면, 다른 호텔은 200만 원에도 객실이 어필되는 일이 생긴다. 객실 가격이 올라가면 객실의 가치도 제고되고, 직원들의 자부심 또한 높아진다. 200만 원짜리 객실에서 서비스하는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는 당연히 좋아질 것이고, 이는 좋은 퀄리티의 서비스로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연말과 새해, 명절 특수를 앞두고 있고 인바운드가 활발히 재개되고 있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내국인 호캉스 문화를 건강하게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호텔업이 고질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우리 호텔의 가치를 높이는 데 손 놓고만 있지는 않았는지 제대로 돌아봐야 할 때다.
글로벌 체인 호텔로서 오픈 당시, 국내 호텔 객실가가 해외에 비해 낮은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지금까지 지켜봐 온 전반적인 호텔업계의 ADR 형성 과정과 그 구조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한국에 오기 전 2012년까지 7년 동안 일본에서 한국 호텔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2010년 전후, 당시 리츠칼튼이나 만다린과 같은 럭셔리 호텔의 ADR이 대략 45~50만 원 선이었다. 비즈니스호텔도 6~10만 원 정도였는데 현재는 럭셔리 호텔의 경우 8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비즈니스호텔은 15~20만 원으로 10년 새 2배의 요금이 올랐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고작 10~20% 정도 인상이 최고인 수준이다. 혹자는 호텔 요금이 비싸져서 과소비를 부추긴다고 하지만, 2025년 1인당 GDP가 4만 달러로 예상되고 있는 나라치고 우리나라만큼 아직 호텔 요금이 낮은 곳도 없다고 본다.
그동안 대구는 국내 호텔 중에서도 가장 낮은 객실 가격 형성으로 시장성이 낮게 평가돼왔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현재 미국대사관에서 공식적으로 공표하고 있는 미군들의 숙박 버짓을 살펴보면 서울과 부산은 230달러인데 비해 대구는 129달러로 책정돼 있다. 이마저도 최근에는 환율의 영향으로 10달러 낮아졌다. 한국의 제3의 도시라고 하는 대구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원인은 간단하다. 대구지역 평균 ADR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기 때문이다. 공급이 과잉되다 보니 제 살 깎아 먹기식의 가격 경쟁을 오랫동안 고수해온 결과다. 그런 점에서 문제는 우리 호텔리어들에게 있다고 본다. 관성에 젖어 그동안 받던 요금을 그대로 받아온 탓이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은 오픈 초기부터 저가 가격 경쟁과는 별개의 가격 정책을 펼쳐왔다. 때문에 미군들의 숙박도 정해진 버짓보다 훨씬 상회하는 요금으로 유치하고 있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은 가격에 맞춰 서비스를 퀄리티를 떨어트리는 일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그만한 값어치를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운영의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의 ADR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이야기한다면?
그동안 대구 호텔의 ADR은 10만 원 초반대에서 움직이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대구 메리어트 호텔은 주중 23만 원, 주말에는 40만 원대까지 객실 가격이 형성돼 있다. 먼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5성급 브랜드로서 그에 걸맞은 브랜드 스탠더드 요금 정책에 따라 가격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더하고 있다. 특히 대구 일대에서 특급호텔의 조식을 즐길만한 곳이 없다는 점을 파고들어 조식 퀄리티를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럭셔리 소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고객층이 늘어가고 있다. 호텔은 고객이 일상에서 누리지 못하는 아쉬운 것들을 호텔 라이프를 통해 느끼게 함으로써 만족도가 높아진다. 때문에 이에 걸맞은 마케팅과 호텔의 소프트파워를 어떻게 구사하느냐가 관건으로 대구 메리어트 호텔도 이와 같은 전략을 계속해 고민하고 있다.
내국인 호캉스 열풍으로 특급호텔들의 ADR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호텔들의 유동적인 가격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됐는데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월드컵 경기장 인근의 텐트촌이 1박에 55만 원이더라. 카타르는 국토 면적이 경기도와 비슷한 작은 나라로 호텔 객실이 3만 개가 조금 넘는다고 한다. 당연히 숙박비는 껑충 뛰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박시설이 부족해 텐트촌을 만들었는데 그 가격이 55만 원인 것이다. 이처럼 국제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 숙박시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카타르 텐트촌에서도 50만 원을 받는데 우리라고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다. 국내 호텔 요금이 비싸 우려가 된다는 일각의 주장들은 기우에 불과하다. 같은 소득 수준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도시들과 비교해 보면 답이 금세 나온다. 단지 국내의 좁은 시야로만 호텔들을 평가하는 것은 호텔의 성장을 저해할 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내 호텔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들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부탁한다.
아직도 국내 호텔의 GM, RM, 세일즈 스태프들이 2010년도 호시절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호텔리어들의 몫이므로 호텔의 수익성에 대한 마인드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주변 호텔이 그렇게 하니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식의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호텔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과감하게 시장에 고단가 상품을 제시해야 할 때다.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그에 걸맞은 고단가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각오를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