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Leader] 창학 70주년, 대학로 제2캠퍼스 조성으로 새 시대 연다 정화예술대학교 한기정 총장

2021.07.06 11:07:07

 

정화예술대학교가 창학 70주년을 맞은 해에 총장으로 취임한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정화예대는 한국전쟁으로 고통 받던 전쟁미망인과 고아들에게 미용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미용고등기술학교로 출발했다. 반세기를 넘는 기간 2만여 미용인을 배출해 낸 명실상부 최고의 미용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해왔고, 2008년 대학으로 전환됐다. 


현재는 정화의 설립이념에 기반한 미용예술학부와 사회복지학부, 문화·예술·관광산업의 접점 명동이라는 지역사회에 기반한 항공호텔관광학부, 호텔조리·디저트학부, 영상미디어학부, 공연예술학부, 실용음악학부의 7개 학부 21개 전공에 입학정원 1,892명을 보유한 도심형 특성화 전문대학으로 성장했다. 이는 학령인구 급감과 함께 많은 대학이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불과 십여 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나의 경우, 2008년 정화예술대학으로 제2의 창학을 선포하고, 2011년 창학 60주년을 맞던 해까지 총장직을 수행했었고 이번에 다시 재신임됐다. 개인적으로는 더할 나위없는 영광이지만 총장이라는 역할의 무게를 경험해봤고 최근 대학들이 직면한 현실과 사회적 요구를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두 번째인 만큼 누구보다 정화예술대학교를 잘 이해하고, 또 더 잘 이끌어가기 위한 고민도 클 것이다. 임기 동안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대학을 운영할 계획인가?

대학의 설립정신과 교육이념을 계승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70년 역사를 지켜온 정화의 정체성 그 자체이며,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돼 줄 것이라 생각한다.

 

정화의 설립자이자 초대 교장이셨던 故 권정희 선생은 일본에서 미용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사업을 하던 중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가게 됐다.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전쟁미망인들을 보게 됐고,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했던 그들에게 미용을 통한 자립의 삶 나아가 자아실현을 통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공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한 것이 정화의 출발이었다.

 

1970~80년대 고등기술학교들이 전문대학으로 전환될 당시 정화도 변화의 기회가 있었으나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먼저 생각해 고등기술학교 체제를 유지했다. 사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자랐기에 우리 대학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무엇을 지켜야할 것인지에 대한 나름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많은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시대를 지나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세상이 됐다. 2년제와 4년제의 구분없이 모든 대학이 직업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넘어 학생들의 ‘삶’ 자체에 접근하고 싶다. 스펙만을 키워 사회 부품을 양산하는 교육에 머물지 않고, 사람과 삶의 가치, 일과 직업의 가치를 조화롭게 구현할 수 있는 정화만의 행복교육을 구현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최근 대학로 제2캠퍼스를 추진 중인데 소개 부탁한다. 

우리 대학은 현재 명동역을 중심으로 한 명동캠퍼스와 회현역을 중심으로 한 남산캠퍼스로 운영되고 있다. 뷰티, 방송 및 공연예술, 관광 분야 전공 영역을 보유한 우리 대학은 한류의 중심지 명동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상암, 대학로, 이태원, 청담 등과 인접된 최적의 지리적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는 도심형 대학이다. 학생들에게는 지역사회가 곧 캠퍼스이자 미래의 취업처로 이어지는 교육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캠퍼스가 들어설 위치는 대학로 동숭동 일대다. 교지 선정 과정에서 가장 심사숙고했던 것은 학생들에게 주어질 교육환경과 여건의 문제였다. 대학로는 공연장을 비롯한 문화예술기관, 단체 등이 포진돼 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거리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지역사회를 캠퍼스로 살아있는 현장경험과 실무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현장교육에 기반한 맞춤형 산학 클러스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시도가 문화예술을 접점으로 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화예술대학교의 다양한 학부 중 특히 항공호텔관광학부와 호텔조리·디저트학부에 남다른 애정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필요한 교육에 대해 알기 위해 직접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셨는데, 이 두 학부에 대해 자랑을 한다면?

항공호텔관광학부는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14년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하이난항공, 펜퍼시픽항공, 에티하드항공, 비엣젯항공 등 국내외 굴지의 항공사 승무원 및 지상직을 비롯해 그랜드워커힐호텔, 신라호텔, 메리어트호텔, 서울드래곤시티호텔 등 유명호텔, 여행사, 리조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졸업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교육과정은 항공과 호텔 산업 분야를 전반적으로 공부한 후 진로 및 취업 방향을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편성했고, 토익특별반, 항공사모의면접팀, 기내특화팀 등 비교과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전공 역량을 배양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역사회 MOU 산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현장체험학습에 현실적 어려움이 따라 안타까움이 컸다. 이에 최근에는 하이에어와 연계해 모든 재학생을 대상으로 무착륙 비행체험을 진행했다.


호텔조리·디저트학부는 굴지의 호텔, 세계 음식문화의 집산지 이태원 등 지역사회의 핵심 산업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학부로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2018년 외식산업관을 준공해 1:1실습이 가능한 전문 실습환경을 구축했고, 청와대 조리장 경력의 현직 셰프, 유현수 셰프, 미카엘 셰프 등을 특임교수로 임용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실습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나는 미용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미용사면허증을 일찌감치 취득한 바있는데, 호텔조리·디저트학부를 구상하면서 조리사자격증도 취득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관련 산업 분야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은 무엇인지 등을 알고 싶었다. 트렌드에 따라 움직이는 대학이 아닌 트렌드를 앞서가는 대학이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학부 명칭에 ‘디저트’를 독립적으로 사용한 대학도 우리 대학이 유일하다.


창학 70주년을 맞이하며 앞으로의 100년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정화예술대학교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신임 총장으로서의 포부를 이야기한다면?
4차 산업혁명으로 집약된 기술과 일자리 환경의 변화, 그리고 지구촌의 일상을 바꾼 코로나19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대학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며 고등교육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현실적 도전과 혁신, 엄중한 책무로 대학교육의 제 역할과 새 비전을 만들어가야 할 매우 중요하고도 어려운 시기임에 틀림없다. 총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총장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포부라기보다는 각오가 새롭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대학현장 속에서 새로운 비전과 대응전략을 모색해 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다.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으며 책임과 성취를 통한 솔선수범의 마음으로 오롯이 대학 발전 하나에 전념할 것이다. 


정화 70년의 아성을 넘어 새로운 정화 100년의 꿈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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