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보이는 파스텔 색상의 하늘을 보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봄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부터인지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앗아간 침략자임과 동시에 사람들과의 분리를 강요하는 독재자처럼 군림합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여러 종류의 재난이 있었지만 서서히 사람들의 피를 말리게 하는 고약한 녀석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자가 격리 8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몇 주 동안은 창살 없는 감옥에 있어야 하는 답답함을 시작으로 쉴새 없이 들려오는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 때문에 극심한 우울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엄습해 오기도 했습니다. 인간을 적응의 동물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이런 삶도 오래 지나다 보니 어느새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실 때가 되면 10주차 이상 지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당초 이탈리아는 4월 10일 되면 록 다운이 해제되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예측을 했지만, 쉽게 잡히지 않는 코로나의 불길은 현 시점에도 매일 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부는 이로 인한 경제적인 쓰나미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이동 봉쇄 명령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했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유럽인들에게는 마스크 문화는 익숙하지 않고 프라이버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탓에 확진자의 동선을 일일히 파악하는 한국의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어 이곳의 피해규모는 더욱 큽니다. 이번 호에서는 커피 이야기를 잠시 접어두고 현재 코로나19 감염율과 치사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이탈리아 현지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최초 감염자는 비즈니스 때문에 중국 여성과 접촉했던 독일인 회사원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후 이탈리아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부부가 최초의 바이러스 확진자로 알려지면서 이탈리아는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두 자리 수 이하의 감염자로 평온함을 간직하던 유럽과 이탈리아는 2월 말부터 무섭게 확진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더니 결국에는 3월 7일 전국적인 계엄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재로는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형태의 점포도 문을 열수가 없습니다. 시민들 역시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슈퍼마켓에 갈 때는 확인증을 작성해야만 이동할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3월 17일 현재 시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