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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목)

호텔&리조트

[Hotel Issue] 연대와 협력 필요한 호텔 노사_ 제2의 서막, 코로나 구조조정 - ①


평소에도 인건비 고민이 끊이질 않는 호텔의 시름이 날로 깊어져가고 있다. 그나마 코로나19의 버팀목이었던 고용유지지원금이 최초 3월 신청을 기준으로 6개월의 지원기간이 오는 9월 끝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광산업을 코로나19 특례위기업종으로 지정한 가운데, 아직까지 현실적인 어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관광사업체를 대상으로 지원금 연장 지원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답은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그동안 일부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 감행해 오던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국내 호텔업계에도 조금씩 수면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코로나19의 고통을 분담해오며 연대와 협력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기도 했던 호텔업계. 코로나 위기 제2의 서막인 구조조정 난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정리해고의 움직임 보이고 있는 호텔업계

지난 6월 18일, 롯데호텔이 ‘시니어 임금제도’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호텔업계 최초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그동안 유·무급휴직, 임금삭감 및 동결 등은 시도해왔지만 명예퇴직은 이번이 처음이라 업계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롯데호텔을 기점으로 호텔업계의 새로운 구조조정 바람이 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시니어 임금제도는 기존 임금피크제도에서 노동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제도로 총 3가지 옵션을 제공했다. 제도는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만 58~60세 직원을 대상으로 △통상임금 100% 지금 △하프 임금제도(주 20시간 근무 후 통상임금 50% 지급) △명예퇴직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동안 롯데호텔은 그룹차원에서 그동안 임원 급여 10~20% 반납, 무급휴가 권장, 유급휴직, 주 4회 근무 등 코로나19 경영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전에 들어가자 전반적인 경영 유지를 위해 기존의 조직구조를 조금씩 개편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편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는 정리해고의 신호탄이 터졌다. 지난 7월 1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 힐튼 서울 노동조합 최대근 위원장을 필두로 사측의 정규직 90명 규모 인력 감축 시도를 비판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 측은 코로나19 이후 모든 직원들이 연차소진, 유·무급휴가, 급여유예, 가족돌봄휴가 등 사측의 고통을 공동부담하고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 동참해왔으나, 이러한 노동자의 노력을 무시한 채 오로지 인력감축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계획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동안 노조는 여러 차례에 걸친 교섭을 통해 사측의 경영악화 개선을 위한 재무구조혁신안 및 임금동결을 제안해 왔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강력하게 유감을 표하고, 수년간의 경영 실패를 코로나19 재난 상황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비판했다.


이처럼 그동안 호텔이 마련한 자구책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무너지자 이제는 정리해고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특급호텔의 움직임, 특히 정리해고 계획이 실행된다면 전반적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힐튼호텔이 101년 호텔 체인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의 직원 22%(약 2100명)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전에는 하얏트 호텔이 약 1300명 규모로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압력에 의한 구조조정 있었던 IMF

호텔업계에서 이러한 구조조정은 IMF 이후 처음이다. 당시만 해도 노사관계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노조 측이었고, 매년 연례행사처럼 치룬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상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철저하게 보장받던 시절이라 갑작스런 사측의 구조조정 단행에 많은 분쟁이 있었다.


1998년 7월호 <호텔앤레스토랑> 기사 ‘있자니 치사하고 나가자니 막막하고, 국내호텔 고용조정 실태와 문제점’에 따르면 IMF 극복방안 중 최우선으로 꼽고 있는 것이 인원감축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호텔들이 일정비율이나 수를 정해놓고 무작정 인원을 줄이거나 임금삭감을 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반발이 컸다고 한다. 이때 인원감축 대상자는 비노조원이면서 간부들, 고임금자면서 호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서장이나 그에 속한 직원들이었다. 그리고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호텔은 ‘작전’에 돌입,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퇴사해줄 것을 강요하다 여의치 않으면 한직이나 노동자의 기술과는 무관한 엉뚱한 부서로 발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보다 더 노골적인 방법으로는 ‘경로당’, ‘서포트팀’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부서를 만들어 배치, 아무런 일거리를 주지 않거나 반대로 감당하지 못할 일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전문 기술 소유자는 조기 퇴직하는 조건 아래 용역형태로 존속시키는 사례도 있었다고. 이런 방식으로 대개의 직원들은 굴욕감을 이기지 못하고 호텔 측의 의도대로 옷을 벗었다. 


다른 사례로 한 특급호텔에서는 계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여금을 포함해 6개월분의 가산금을 주겠다며 강제퇴직 대상자 65명을 선정, 40명은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퇴직했으나 나머지 25명은 반발했던 일이 있었다. 이에 호텔은 이들을 대기발령과 경비 등의 부서로 전환 배치, 압력을 가하면서 대기 발령 3개월 후 미보직시 자동 면직된다는 규정을 신설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방노동위원회 제소결과 사측이 패소한 사례로 남았다. 이처럼 당시까지만 해도 정상적인 절차와 방식이 아닌 압력에 의한 구조조정이 비일비재 했다. 그렇게 IMF의 여파로 1998년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시내 소재 27개 특급호텔 총 종사자(비정규직 포함) 1만 6485명 중 8.34%인 1375명이 구조조정을 통해 감소됐다.




고용유지위해 힘 합치는 노사정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사태에서는 노사 간의 협의만으로 경영 악화를 막아내기엔 어려움이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며 팬데믹 위기가 경제위기로까지 번지고 있어 국가적 조치 및 경사노위의 연대가 필요했던 가운데 가장 먼저 고용노동부가 3월 16일부터 ‘관광·공연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고시’를 제정, 6개월간 휴업·휴직수당을 보장해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90%까지 확대했다. 옥좨오던 숨통을 그나마 터줬던 지원으로 4월 한 달간 호텔을 포함한 여행업체 총 4914곳이 지원금을 신청했고 이는 메르스의 약 17배 규모로 나타나 코로나19의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호텔업계의 노사도 발 빠르게 뭉쳤다. 지난 3월 24일, 호텔업협회와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이하 관광서비스노련)이 호텔 산업의 보호와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업무공동협약을 맺은 것이다. 관광서비스노련 전주환 사무처장은 “코로나19로 호텔업이 전반적으로 힘든 가운데 제일 먼저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은 불보듯 뻔했다. 그러나 사측과 노동자가 모두 힘든 상황인 만큼 상생의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여 MOU를 제안했다.”고 업무협약의 취지를 설명하며, 앞으로 관광서비스노련과 정부 관계 부처, 업계 협회와 잦은 대화를 통해 위기를 해결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4월 10일, 노사 간의 협약대로 노사정 간담회가 마련됐다. 호텔업협회는 경영계를, 관광서비스노련은 노동계를 대표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함께 호텔업 피해 현황을 공유하고 노사의 제안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노동계는 “기본적인 임금 수준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임금의 70%인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생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후 문화체육관광부 이외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타 관련 부처와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경영계도 “고용유지지원금만으로는 경영 유지의 한계가 있어 4대 보험 감면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하고, 호텔의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이 법인단위로만 신청할 수 있게 돼 사업 단위로 운영되는 호텔업의 경우 제도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해서는 사업 단위로 운영되는 호텔도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덧붙여 “현재 호텔은 1~2년의 인턴을 거쳐 정규직 전환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코로나19로 정규직 전환이 불가피한 인턴 사원들이 많고, 비정규직인 이들의 보호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불가하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사회보험 감면 및 보조금 등 제도적 적용이 가능하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회보험 감면에 대해서는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경우 6개월 유예 가능하도록 창구를 열어놨으니 협회 등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호텔업의 경우 이직이 잦아 신규채용이 많은 편인데 신규채용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이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호텔업의 특성을 감안해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볼 것”이라고 답변했다.

상생과 연대의 아이콘이 된 호텔업
노사 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업계 자체 내 노력이 활발했던 가운데 워커힐 호텔 앤 리조트가 국내 5성급 호텔 최초로 유급휴직 임시 휴업 결정을 과감히 내린데 이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다. 이러한 사측의 배려로 노조는 노동 쟁의를 자제하는 방식으로 노사협력을 진행, 특별한 잡음 없이 노사 간 원만한 결정을 내린 사례로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극복 고용유지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어려운 상황에 노사 간 좋은 상생의 모델을 제시한 호텔업 현장을 찾아 현재 호텔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노사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서였다.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호텔업계 노사가 어려운 시기에 가장 모범적으로 함께 마음을 모았다.”면서 “사측은 무급휴직이나 연차휴가를 강제하지 않고 휴업으로 일자리를 보전, 노조는 노동쟁의 대신 협력적 노사관계에 합의했으며 구조조정 대신 고용유지로 일자리를 함께 지키자는 결의를 다졌다. 여러분이 보여준 ‘연대와 상생’의 힘이 호텔업계를 넘어 서비스업과 제조업, 전 업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였을까. 간담회 이후 노사가 고용유지 협약을 체결한 사업장에는 임금감소분의 일부를 지급하고 휴업과 휴직 중에도 노동자 지원이 끊이지 않도록 하는 ‘고용유지자금 융자’ 및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융자와 프로그램은 비정규직인 호텔 사내하청업체 직원들도 혜택 받을 수 있다. 또한 서면브리핑을 통해서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 단기 인력 수요에 맞는 인력채용 허용, 협력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지원책 마련, 호텔 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조치 등이 언급돼 호텔업 노사의 상생 노력이 긍정적인 시너지로 발휘되기도 했다.



관광업계 집중 논의 통해 고용유지방안 모색
노사정 간담회에 이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를 중심으로 업종별위원회 ‘관광·서비스산업위원회’가 6월 19일 정식 발족했다. 위원회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급감하고 사업체 종사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관광·서비스업계의 고용 시장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고자 한다. 

우선적으로는 호텔, 면세점, 여행자 노동자들의 고용실태를 파악, 실효성 있는 고용유지방안을 모색하며 정규직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에 취약한 외주·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에 대한 해법도 찾을 계획이다. 회의체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광표 소장을 위원장으로 노동계(팔래스호텔 유승환 노조위원장, 롯데면세점 윤혜림 노조위원장, 모두투어 김종탁 노조위원장), 경영계(한국호텔업협회 정오섭 사무국장, 한국면세점협회 홍주표 사무국장, 한국여행업협회 최창우 국장), 정부(문화체육관광부 조현래 관광산업정책관, 고용노동부 김영중 노동시장정책관), 공익(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김남조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권현지 교수, 노무법인 삼신 송현기 공인노무사), 담당 경사노위 구은회 전문위원으로 구성, 출범일로부터 1년 동안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고용유지방안을 모색한다.

호텔업 코로나19 고용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6월 26일, 제2차 관광·서비스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텔·면세점·여행업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안건으로 논의됐다. 주된 내용은 호텔의 고용형태별 고용 증감이 확인돼야 관련 정책 대안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 비정규직을 계약 해지하지 않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도입돼야 한다는 점, 대량 구조조정 위기를 피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12월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점 등이 거론됐다.



내일 연대와 협력 필요한 호텔 노사_ 
제 2의 서막, 코로나 구조조정 - ②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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