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M 76] 콘셉트가 확실한 호텔_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 프레사인 서울 명동 김선경 총괄총지배인

2020.02.28 09:30:09


호텔의 격전지인 명동에는 한집 건너, 숙박시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별다른 특징없이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한 호텔들. 호황기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고객에게 다시 선택받기는 어렵다. 그래서 호텔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콘셉트다. 콘셉트가 명확한 호텔은 고객에게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선택받을 수 있다.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의 라인 캐릭터룸처럼. 이밖에도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은 물론 프레사인 서울 명동에는 고객의 발길을 끄는 콘셉트가 있다. 국내 몇 안되는 일본 호텔 브랜드, 그곳에서 보기 드문 여성 클러스터 총지배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선경 총괄총지배인을 만나 위기를 극복하는 호텔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Q. 클러스터 총지배인이 되기까지의 이력이 궁금하다.

첫 직장은 세종호텔이었다. 주로 레비뉴, 원가, 자금 관리, 회계 분야에서 20년을 넘게 근무했다. 그리고 2016골든 튤립 M 호텔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장을 하면서 전체관리를 맡았다. 그 과정에서 마스터리스 유치 및 유동화, 국내외 자산 운용사와의 계약, 프레사인을 오픈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통한 개발형 펀드 호텔 PM업무까지 두루 진행했다.

 

Q. 그러고보니 총지배인님은 소위 말하는 관리통이다.

최근 나와 같이 관리통 총지배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관리통 총지배인의 장점은 경영을 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세일즈에만 집중하게 되면 경영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같은 경우 객실 판매가 OTA를 통해 이뤄지니 나와 같은 관리통들도 운영의 총 책임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항상 말한다. 어느 정도 해야 BP가 되고 또 이 상품을 판매하면 얼마가 남는지 손익 개념을 가지고 판매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팀장 정도가 되면 경영의 감을 가지고 세일즈할 수 있도록 한다. 그것이 관리통 총지배인의 차별점 아닐까?

 

Q. 일본 호텔 브랜드들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대부분 일본 사람이 총지배인을 맡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계 호텔에서 현지인을, 그것도 여성이 총지배인을 하는 것은 드문 경우 아닌가?

오픈하고 2년 여의 시간이 지나니 신뢰가 생겼다. 처음 일본 총 책임자가 나에게 꼭 총지배인처럼 일은 한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일본에서도 여자 총지배인은 극히 드물다. 또 프레사인 같은 경우 일본에는 많이 있는 브랜드지만 해외 론칭 첫 사례이므로 총지배인을 맡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래서 영업을 잘 알지 못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는 독려가 있어 잘 맡아 진행하고 있다.


소테츠는 한국에 대한 사랑이 큰 기업이다. 그래서 한일관계가 어려운 시기에도 한국에 진출했다. 스텝들도 열심히 하니 한국인에 대한 신뢰도 있어 나를 믿고 맡겨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Q. 몇 년 전 일본 브랜드 호텔들이 한국에 많이 진출해 화제가 됐었던 적이 있었다. 그들과 비교했을 때 소테츠 호텔그룹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일본 직원들이 한국에 와 근무하고, 한국 직원들이 일본에 가서 근무하는 크로스 업무가 있다. 실제 가서 업무에 보니 말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람, 일본 문화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직접 생활해보며 체득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교육도 진행하는 등 R&D에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는게 큰 장점이다.


Q. 소테츠의 한국 진출 1호점인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은 오픈 전 골든 튤립 M 호텔로 영업했었다. 어떤 점이 달라졌나?

골든 튤립 M 호텔은 건축적인 측면에서도 용적률이 딱 맞게 잘 지은 건물이었다. 그리고 호텔 콘텐츠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는데 보통 호텔들이 캐릭터 룸을 꾸밀 때 많아야 2~4개를 하지만 이곳은 14층 전체를 라인 프렌즈 캐릭터 룸으로 하고 10층 이상은 모든 객실에 히노끼 욕조를 설치했다. 관리가 매우 힘듦에도 히노끼 욕조를 전 객실에 넣었다는 것은 호텔의 격전지 중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다른 콘텐츠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은 골든 튤립 M 호텔의 좋은 점을 가져오면서 일본의 격조 높은 서비스를 더했다. 17층에 야경을 보면서 스파를 즐길 수 있도록 스파도 유치했다

 

말이 나온 김에 콘텐츠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는데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만나는 시간을 더 길게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 라커를 설치함으로써 컨시어지 서비스를 줄이고 스텝들이 보다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소테츠 호텔에는 3S 정신이 있다. 고객 만족(Satisfaction), 안전(Safety), 스마트(Smart, 앞선 서비스)가 그것인데 언제나 우리 호텔에 왔을 때 안전함을 느끼고 만족하며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3S 정신에 부합해 호텔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Q. 1호점과 함께 3호점인 프레사인도 함께 맡고 있는데 이곳의 장점은 무엇인가?

일본에는 이미 프레사인 호텔이 많은데 콘셉트 자체가 주요역에서 5~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호텔이다. 3호점 프레사인도 명동에서도 중심거리에 위치,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로비에 스킨, 로션, 클렌징 제품 등 퀄리티 있는 제품을 마음껏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대부분의 객실에 욕조를 비치, 입욕제, 마스크팩도 함께 제공하며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어메니티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키오스크 체크인체크아웃이 80% 이상이다 보니 고객들에게 좀더 프렌들리한 서비스가 가능하고 전 스텝들이 일본어에 능통하다.


요즘 저렴하지만 멋진 상품을 칩식(Cheap CHIC) 상품이라고 하는데 프레사인이 바로 이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콤팩트하나, 좁은 것 같지만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는 호텔, 바로 프레사인이다.

사실 프레사인은 지난해 10월 오픈했는데 한일관계가 악화됐을 때다. 걱정도 많았지만 첫해 90%를 했다. 올 사람은 다 온다는 얘기다. 그래서 안전하고 안심하고 갈 수 있는 호텔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객 안전에 집중하고 고객이 불편해하는 것을 한번 더 체크했다. 물론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더욱 서비스를 잘 할 수밖에 없는 것도 있었다.

 

Q. 프레사인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 많은 호텔인 것 같다.

우선 최첨단 아이티를 접목했다는 점이다. 부티크나 디자인 호텔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에 최첨된 IT를 융합시켰다. 키오스크로 체크인체크아웃을 하고 싶어도 불편한 호텔들이 많은데 프레사인의 키오스크는 사용하기 너무 편리하다. 일본의 기술을 커스터마이징해 한국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캐시리스(Cashless), 노 페이퍼 호텔이라는 점과 객실 내 익스프레스 체크아웃 버튼이 있어 짐을 맡겨두지 않았다면 객실에 키를 두고 이 버튼을 누른 후 프론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퇴실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고객의 50%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호텔에서 각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락커다. 짐을 맡기는 서비스가 없는데 컨시어지 서비스의 대응책이 뭘까 고민하다가 개인 락커를 만들어 언제든 짐을 넣고 뺄 수 있도록 했다. 락커도 일반 알루미늄 소재가 아닌 나무 목재로 감성있는 디자인을 함으로써 프레사인 로비 콘셉과 딱 맞게 진행해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Q. 1호점과 3호점을 한국 시장에 잘 안착 시켰는데 어떤 부분에 주력해 왔나?

현재 일본에 소테츠 호텔이 80여 개가 넘는데 브랜드는 프레사인, 요코하마 쉐라톤베이, 포켓이 있고 한국에 론칭한 더 스프라지르가 있다. 프레사인의 경우 일본에 멤버십이 있고 일본 고객이 잘 아는 브랜드라 일본 고객이 많은데 고객층을 하나의 컬러로 가면 리스크가 많아 이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비율 역시 줄였다. 그리고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국적화하면서 고객 컬러를 다양화 하는데 주력했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Q. 요즘 코로나19로 많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25년 동안 호텔리어 생활을 해왔는데 형태만 다르지 호텔산업 자체가 리스크를 포함하고 있다. 사스, 메르스, 사드, 한일관계... 그동안 굉장히 많은 리스크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역경을 극복해오지 않았나. 코로나19도 생각했던 것보다 커졌지만 언젠가는 이것도 극복될 것이고 학습효과도 얻고 잘 이겨낼 수 있는 내성이 생긴다고 본다.


대처의 경우 비용을 들여서라도 방역을 통해 고객 안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마스크도 무료로 나눠 드리고 손소독제도 펌핑하는 것을 꺼려해 스프레이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청소 용역사 분들에게 마스크, 소독제, 장갑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스텝의 안전을 위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Q. 일본계 호텔의 여성 총지배인이라는 드문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 총지배인으로서 남다른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가 많이 알고 있듯이 리츠칼튼이 고객이 왕이라고 이야기 하고 이를 많이 따랐는데 이제는 고객에게 충성을 다하는 시대는 갔다. 고객에게 캐주얼 서비스를 하더라도 친근한 서비스를 하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또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부고객 있다면 내부고객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용역사도 같은 파트너사라고 생각해 내외부 고객이 같이 만족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호텔이 돼야 한다

 

소테츠는 한국에 진출해 국내 호텔산업에 많은 부분 공헌했다고 생각한다. 키오스크의 경우도 많은 호텔들이 하려 했지만 무용지물로 끝난 경우가 많은데 잘 진행됐고 직원들의 크로스 업무도 스텝 개개인에게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본에서 투자한 호텔이 한국에 잘 정착했는데 현재 프랜차이지의 규모의 경제를 실천하는 단계로 호텔의 표준화, 국제화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Q. 호텔의 격전지인 명동에서 오랫동안 호텔리어로 생활한 만큼 호텔업계가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을텐데?

호텔마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객실 크기나 호텔에 들어가는 것들은 모두 비슷하지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기 호텔만의 색깔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호텔에 있는 히노끼욕조도 그렇고 캐릭터룸도 관리가 힘들다. 돈도, 시간도, 인력도 든다. 하지만 이것도 힘들다고 빼고 저것도 힘들다고 빼면 콘텐츠가 없다. 옆집과 똑같으면 장사가 잘 될 수 없다.


명동을 호텔의 격전지라고 하고 고객이 빠져나간다고 푸념하지만 명동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호텔을 많이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좋은 지역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제살깍기 말고 콘텐츠에 대한 고민과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호텔 역시 지금 시기가 비수기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차분이 현재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떤 아이디어가 있나?

서울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7080거리, 도성길 걷기, 정동야행 등 행사가 많은데 이는 내외국인에게 서울을 알릴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관광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나 역시 우리 호텔과 함께 서울을 브랜드화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예를 들어 현재 호텔 레스토랑에 매달 그림을 바꿔 전시하고 있는데 이는 그림을 걸고 싶은 이들에게 장소를 제공하며 협업하는 좋은 사례다. 이처럼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연회장이 빌 때 미래 유명 아이돌들의 연습장으로 해보는 것이 어떨까? 또 호텔을 가상체험 공간으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즉 호텔을 단순히 의식주만 제공하는 공간이 아닌 문화의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것이다. 이전 캐릭터룸에서 AR을 시도한 적이 있는데 캐릭터품에서 AR을 통해 수많은 캐릭터들이 내 주위를 둘러싸며 환호나는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아 추억이 되는 것이다. 호텔도 사차산업과 융합돼 단순히 객실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기술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상품을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그동안 내국인 비중도 높아지고 특히 동남아 관광객들이 라인 캐릭터를 매우 좋아하며 타이완의 경우 우리나라와 성비수기가 반대다. 인도네이사, 말레이시아는 겨울에 스키장 경험을 위해 우리나라를 많이 방문한다. 이렇게 고객 컬러를 다양하게 바꿔왔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한류가 핫하다. 사실 우리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지만 우리에게는 히노끼 욕조와 라인 상품이라는 콘셉트가 확실히 있기 때문에 우리부터 확신을 갖고 판매하자고 말한다. 특히 이런 콘셉트를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좋아해 이들을 통해 SNS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올해는 소테츠 진출 3년째 되는 해로 한국 현지화의 적응시간은 마쳤다. 따라서 4, 5호점을 준비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물론 현재 3개의 호텔이 모두 OCC 90% 이상으로 잘돼 올해 기대가 컸는데, 코로나19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이런 경우를 많이 겪어 와서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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