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M 58]호텔, 인생에 둘도 없는 소중한 동반자 - L7 명동 배현미 총지배인

2016.07.07 14:33:03


L7 명동은 롯데호텔에서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기존 롯데호텔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 그런데 이 곳의 총지배인 역시 롯데호텔 최초의 여성 총지배인으로 파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배현미 총지배인은 L7 명동과 참으로 잘 어울린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밝고 화사하게, 진심에서 우러 나오는 서비스를 보여주는 배현미 총지배인은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여성 총지배인으로서, 또 가고 싶은 호텔, 또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서 호텔과 총지배인이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성 호텔리어를 비롯한 모든 호텔리어들의 롤 모델로, 30여 년간 호텔에 몸담으면서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 호텔리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배현미 총지배인을 만나 호텔리어의 삶, 그리고 L7 명동에 대해 들어봤다.

취재 서현진 기자 | 사진 조무경 팀장


배현미 총지배인은 1986 롯데호텔서울의 Front Desk Clerk(Cashier)으로 입사, 990년부터 2012년까지 동 호텔과 롯데호텔 월드 객실부에서 성장했고 롯데호텔 본사 서비스 개선팀 Head Manager, 롯데호텔서울 객실팀장에 이어 롯데호텔 L7 명동 TFT 팀장 후 2015년 8월부터 현재까지 롯데호텔 L7 명동의 총지배인을 맡고 있다.


Q. 기업문화가 보수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롯데호텔에 최초의 여성 총지배인으로 선임되며 주목도 많이 받고 자부심도 남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저보다 훌륭한 여성 선배들이 많았는데 저에게 이런 기회가 오니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갖고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1986년 입사해서 30년동안 차근차근 최선을 다해 해야 할 일과 보람찬 일을 찾아서 해왔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첫 번째 여성 대리, 과장, 팀장 등 직책을 받을 때마다 부족함을 느
꼈고 계속 역량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여성 상사가 없다 보니 문제에 봉착해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면 혼자 많이 외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선배들, 동료들과 함께 진심으로 어려움을 나누고 도움을 받으며 한 발자국씩 나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후배들은 저를 모델로 삼아 장점을 취하며 부족한 면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잘 해내야 후배들에게도 좀 더 많은 기회가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즐기며 일하고, 무엇이든 잘 해내고 싶습니다.


Q. 30여 년 동안이나 호텔에 근무해 지금의 자리에 오신만큼 총지배인님의 ‘호텔’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에게 호텔이란 ‘인생에 둘도 없는 소중한 동반자’입니다. 30년 동안 저의 일상은 호텔에서 모두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일 청결하게 정돈된 최상의 상태로 반가운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는 편안한 집처럼, 호텔은 나에게는 소중한 삶의 일부분입니다. 새로운 이들을 만날 때면 친근하고 따스한 인사로 편안함을 선사하고 혹시 불편한 것은 없는지 늘 인사를 건내기도 하며, 떠날 때는 또 만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진심어린 환송을 하곤 합니다. 오늘은 어떤 고객들이 찾아줄지 설레는 마음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Q. 그렇다면 총지배인님 인생에 한 점을 찍은, 가장 기억에 남는 호텔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래 전 일본 뉴오타니 호텔에 갔을 때 정원이 그 호텔의 역사를 느낄 수 있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반백이었던 도어맨이 멋진 승용차가 도착하자 반갑게 젊은 신사에게 인사를 건네며 서로 안부를 나누는 것을 보고 다른 직원에게 “연세가 많으신 분이 도어맨이시네요?”라고 묻자 직원은 “저분은 저희 호텔의 자산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이 호텔에서 재직하셨는데 방금 지나간 저 고객님의 아버님 때부터 알게 돼 어릴 때부터 가족같이 인사는 나누는 사이입니다. 이제는 성인이 돼 가업을 이어받은 모회사 회장님이 됐는데 여전히 단골 고객이며 가족같이 서로 안부를 챙깁니다.”라고 설명해줬습니다. 그 순간 정말 마음이 따스해지면서 그 도어맨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소중히 여기며 최선을 다했기에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호텔의 정책도 인상 깊었습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직원을 소중한 자산으로 아끼고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업의 이념이나 가치를 고객이 느끼는 순간, 그 호텔의 팬이 되지 않을까요?


Q. 도어맨의 이야기는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호텔리어가 행복해야 훌륭한 서비스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호텔리어가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비스업이 본인의 적성에 맞아야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서비스업이 노동이 아닌 보람으로 다가와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나에게 화를 내거나 무리한 요구를 할 때는 개인을 비난하거나 못 마땅히 여겨 그렇다기 보다는 호텔에 대해 요구를 하는 것임을 염두해 둬야 합니다. 즉 내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순간은 나 개인보다 호텔리어로서 서비스를 제공해야합니다. 상처받지 말고 고객의 입장에서 한 번 더 고려해 “ 고객이 불편할 수도 있겠구나. ” 라고생각하면 많은 위로가 됩니다.
물론 직원을 보호하는 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잘 보내야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며 성장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호텔리어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으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몇 가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1986년 롯데호텔서울 객실팀에 있으며 단골고객이 많았습니다. 일본의 도어맨처럼 저에게도 3대가 저를 통해 롯데호텔을 이용했고 또 그들과 가족같이 서로 안부를 물었던 소중한 고객이 기억에 많이 납니다. 또 객실예약 근무당시 저에게는 고객 정보를 빼곡히 담은 ‘ 비밀 노트 ’ 가 있었습니다. 이 비밀노트는 저를 찾아 예약하는 고객들의 취향정보나 특이사항을 담은 것으로 몇 해를 거치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를 찾는 고객에게 연락이 올 때면 인사를 나누는 사이 비밀노트를 펼쳐 지난번 머물렀던 객실번호와 특이사항을 즉시 말하고 선호할만한 객실 타입 등을 안내하곤 했는데 고객들은 매우 놀라며 반가워합니다. 요즘에는 전산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니 당연하게 느껴지겠지만 당시에는 정말 한 땀, 한땀 정성들인 서비스였습니다.
예전에는 객실예약 사무실 한 벽면에 전체를 차지하는, 엄청나게 큰 SpaceInformation이라는 White Broad가 있었습니다. 이는 일자별 객실예약 가능여부와 접수 가능한 요금을 공지하는 알림판으로 일일이 손으로 쓰고 지우고 했어야 했습니다. 담당지배인은 그 알림판에 객실을 Open & Close하거나 기준 요금을 공지하는 것이 주 업무였으며 직원 모두는 그 알림판대로 예약을 접수할 수 있었습니다.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프론트 데스크나 판촉은 전화로 또는 급히 객실예약 사무실로 뛰어와 알림판을 수시로 보고가곤 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비효율적이라고 느꼈던 저는 호텔 오픈 이래 이용해왔던 객실예약컨트롤 방식을 과감히 컴퓨터 화면 속에 넣었습니다. 자유게시판처럼 공란을 만들어 객실예약에 관련된 사항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면 모든 직원들은 전화나 사무실로 급히 뛰어올 필요가 없이 화면을 보며 예약을 접수하고 고객을 응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는 현재까지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기존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열정을 다했고 그 결과 현장의 많은 부분이 효율적으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이 모두 내 스스로 일할 때 ‘ 성취감 ’ 이라는 가치를 최고의 선물로 두고 매진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과제에 봉착했을 때 너무 힘들어 피하고 싶은 순간들도 많았지만 무사히 일을 마쳤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그 무엇보다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게 해줬기 때문입니다.


Q. 오랫동안 호텔에 근무해온 경험이 총지배인님의 호텔 경영에 오롯이 담겨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총지배인님께서 호텔 경영에 중요하게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선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하며, 안전하고 깨끗하며 편안한 잠자리와 친근한 서비스도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어떤 가치를 느끼며 업무에 임하느냐에 따라 추구하는 서비스가 고객에게 만족을 주기도 하고 불평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호텔은 본인의 업무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가치를 느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진심을 다합니다. 직원들이 불필요한 일을 하거나 고객이 아닌 다른 부가적인 일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해결해 주려 합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호텔이 고객에게 사랑받는 호텔이 될 수 있고 다시 찾는 호텔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Q. 현재 몸 담고 계신 L7 명동이 궁금합니다. 호텔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롯데호텔에서 새롭게 선보인 L7 호텔은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시설과 친근하면서도 정감 어린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는 호텔입니다. 정구호 패션 디자이너를 비롯해 아티스트 ‘ 토드 홀로우백(Todd Holoubek) ’ , 사진작가 ‘ 사이이다 ’ , 하진영 파라스코프 대표 등이 브랜드 개발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하 3층, 지상 21층의 스탠다드, 슈페리어, 스위트 3가지 타입, 총 245실 규모로 한류 열풍을 느낄 수 있는 서울 시내 쇼핑의 중심지이자 경복궁, 인사동 등 주요 관광 명소와 인접한 명동에 위치한 만큼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트렌드 세터들과 관광객들의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가 되는 호텔입니다.


Q. 하지만 L7을 둘러싼 지역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곳입니다. L7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입니까?
주변 지역의 경쟁은 정말 치열합니다. 중구 소재 L7 호텔 주변에는 현재 약 60여 개 호텔, 약 50여 개의 게스트 하우스가 있으며 지속적으로 호텔들이 속속 오픈할 예정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주변에 신생 호텔들이 생겨나고 있어 가격 출혈경쟁이 심해 점점 더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온라인 예약 사이트를 통해 가격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고 그렇다 보니 비슷비슷한 환경의 호텔들은 서로 가격을 낮추며 출혈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L7은 처음부터 주변 경쟁호텔들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비즈니스호텔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 론칭했으며 젊은층을 타깃으로 트렌디한 호텔로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젊고 감각적이며 산뜻하고 밝은 이미지를 주고자 유니폼은 옥스포드 셔츠, 네오플랜 조끼, 진, 슬립 온을 착용합니다. 친근한 서비스를 모토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패션과 스타일에 관련된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연계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총지배인님을 롤 모델로 삼고 있을 많은 후배 호텔리어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이 기본입니다. 대부분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서 외국어 능력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현재 관광흐름이나 트렌디한 새로운 소식에 민감해야 고객들과의 대화를 편안하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서비스라는 영역이 딱 선을 지어서 여기까지라고 규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 많다보니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고객과 상황을 살펴 늘 편안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페셔널한 감각을 키우도록 노력하고 기본에 충실한 디테일을 갖추려다 보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일을 사랑하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만나는 반복되는 고객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행복한 여행과 중요한 비즈니스를 하러 오는 소중한 이들입니다. 그들은 여러분들의 미소와 세심한 배려에 감동하고 다시 오고 싶어 할 것입니다. 스스로 즐기는 이들은 보다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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