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bby_ Wow Space
호텔 건축설계를 진행하다 보면 당연하게도 국내외 호텔을 여러 가지 이유로 종종 방문하게 된다. 호텔을 둘러볼 때 제일 큰 관심사는 고객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주 출입구와 Lobby 공간인데 그 중에서도 Lobby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공용 공간 배치는 실제 호텔 건축설계 과정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다. 2015년 도쿄에 있는 호텔을 견학할 당시 우연히 2014년 12월 오픈한 Aman을 방문했을 때 Lobby에서 받은 공간적인 감흥은 3년이 지난 지금에도 쉽게 잊혀 지지 않고 있다.
Aman은 도쿄의 대표적인 경제1번지 마루노우치에 위치한 오테마치타워 최상부의 6개 층을 사용하는 Aman Hotel&Resorts의 첫 번째 Urban Luxury Hotel이다. 타워 1층 로비에 들어서서 한참을 호텔 출입구를 찾다가 한켠에 위치한 Entry Lobby 내의 셔틀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에 도착하니 전면에 조그마한 리셉션이 위치해 있다. 리셉션을 지나 Lobby에 들어서면 30m 정도 높이의 엄청나게 큰 오픈된 공간이 고객을 압도하고, 중앙에 넓게 펼쳐진 수공간 위에는 Ikebana Display(일본식 꽃꽂이)와 기모노를 입고 일본 전통악기를 켜는 연주자가 섬세하게 고객을 맞이하고 있어 상반된 공간의 연출이 호텔에 대한 이미지를 처음 방문한 고객의 뇌리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됐다.
이러한 공간의 연출은 인테리어 디자인 이전에 구조적으로 제약돼 있는 타워 건축물의 한계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Lobby의 구성방식
호텔 건축설계에서 Lobby를 배치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전통적으로 1층에 두는 방식이다. 호텔이라는 건축물이 처음 탄생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지어지는 거의 대부분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주출입구에서의 고객 접근성 및 인지성, 지하층에 위치하는 직원 서비스 영역과의 연계 및 효율성이 충분히 검증된 일반적인 방식이다.
두 번째는 호텔 단독이 아닌 상업시설+호텔시설, 업무시설+호텔시설 등과 같이 복합건축물인 경우 중간층에 Lobby를 위치시키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코트야드 메리어트 판교 등이 대표적인데 저층부에 다른 용도의 건물이 위치하고 그 위 층에 Lobby부터 부대시설, 객실층 등으로 구성된다. 이 경우에 1층에 Lobby가 위치한 경우와 비교해 별도의 Entry Lobby 및 중간층에 위치한 Lobby까지 고객들을 바로 이동시킬 수 있는 셔틀 엘리베이터가 추가돼야 한다.
세 번째는 건축물의 최상층에 위치시키는 경우다. 보통 Sky Lobby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중간층에 위치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복합건축물인 경우에 적용되거나 초기 건축계획 시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케이스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가 전자라면 파크하얏트 서울은 후자의 경우라 할 수 있다. 파크하얏트 서울의 경우는 계획부지가 280평으로 특급호텔이 들어가기에는 작은 제약조건과 1층의 차량 진출입구, 공개공지 등의 기본적인 구성을 제외하면 너무 작은 Lobby 공간을 확보할 수밖에 없어 최상층(24F)에 위치하게 됐다. 고객의 관점에서는 높은 곳에서 수려한 주변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호텔 운영자의 경우에는 F&B, 객실로 공급되는 식자재, 린넨 등이 지하층에 위치한 Back Of House로부터 엘리베이터로 운반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직원들 역시 엘리베이터 이외에 계단 등의 별도동선을 통해 이동이 어려워 크게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다.
Lobby의 변화사례
전통적으로 호텔의 Lobby는 주출입구와 함께 브랜드의 이미지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으로 구성되고 디자인돼 왔다. 반면에 최근에 와서는 화려한 디자인이 일반인들이나 젊은층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진입장벽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발생되고 이는 호텔 내 F&B 수익하락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중규모 호텔의 트랜드인 Life Style Hotel, Boutique Hotel 중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다르게 구성한 방식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올 6월 홍대에 오픈한 Ryse Hotel의 경우 다양한 F&B, 플래그십 스토어를 1층에 포진시키고 4층 일부 공간에 Lobby를 배치함으로써 홍대를 방문하는 젊은층이 자유롭게 건물 안으로 유입하도록 계획한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뉴욕 소호 초입에 위치한 The James Hotel 역시 1층을 레스토랑, 패션숍 등으로 채우고 호텔 출입구는 도로면에 조그마하게 구성,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이 건물이 호텔인지 인지하기 어렵게 계획했다. 반면에 3층에 로비공간을 띄움으로 해서 호텔 브랜드의 이미지를 조형적으로도 나타낸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호텔 Lobby의 구성에서 벗어난 색다른 건축적인 시도가 반복될수록 고객의 입장에서는 좀 더 새로운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고 국내 호텔 건축물들의 다양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이사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