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알렉스 감발(Alex Gambal)
한 여름 밤의 버건디 랩소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밤만 되면 생각나는 와인이 있다. 도멘느 드 라 로마네 꽁띠의 ‘라 따슈’(Domaine de la Romanée-Conti, La Tâche)다. 연구소 앞의 테라스에서 시원하게 칠링해 마셨던 2006년의 여름밤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렇다. 부르고뉴의 정갈하고 시원한 드라이 피노는 그야말로 한여름의 와인이다. 더위에 노곤해진 정신을 번쩍 깨우는 산도와 감각적인 타닌, 새침한 피니시까지 온 몸의 감각을 깨우고 힐링시킨다. 프랑스 중동부의 부르고뉴 지방은 선선한 기후와 석회점토질 토양으로 피노누아와 샤르도네가 번성할 수 있는 최적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수백 년간의 포도 재배, 와인 양조 전통이 있고 그 노하우를 대대로 물려받은 우직한 생산자들이 있다. 전통과 역사성, 자연과 떼루아라는 프랑스적인 관념이 가장 깊이 뿌리내려 있는 곳이 부르고뉴 지방이다. 이런 곳에서 이방인이 적응하고 성장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달에 다룰 이 와인 회사가 더욱 빛을 발한다. 바로 미국인 알렉스 감발이 세운 메종 알렉스 감발 네고시앙 이야기다. 그는 속된 말로 ‘맨 땅에 헤딩’한 경우다. 선대로부터 사업과
- 손진호 칼럼니스트
- 2018-07-26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