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이 가까워지면서 호텔 취업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호텔이 코로나19의 호캉스 트렌드에 발맞춰 외국인 고객 마케팅에서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변화를 꾀했듯이 호텔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 특히 학생들의 취업 니즈 또한 변화하기 마련이다. 어떤 점은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고, 어떤 점은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 상황, 이에 호스피탈리티 업계만을 위한 전문인력 매칭사이트 호텔인네트워크에서는 호텔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간의 인력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해 올해 3월, 총 5일 동안 호텔 및 관광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총 86명의 답변을 얻었으며, 호텔 및 관광을 전공하는 2~3학년의 답변이 총 80%를 차지했다.
이번 지면에서는 설문조사와 학교 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현재 호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취업 현주소를 알아보고자 한다.
자격증, 인턴 경력, 어학 점수
여전히 정략적 스펙 우선시
알바몬과 잡코리아가 실시한 2020년도 하반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준생의 80.4%가 취업에서 정량적인 스펙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63.1%를 차지하는 1위가 자격증이었으며, 2위로는 인턴 경력이 42.1%로 높았고, 순서대로 어학점수, 학점, 학벌이 뒤를 이었다. 호텔인네트워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호텔· 관광 전공 대학생 대상 취업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항목도 마찬가지였다. 52.9%를 차지한 1위는 어학 공부였으며, 2위는 관련 업계 아르바이트, 3위는 인턴십 및 실습이었다. 전통적으로 호텔, 관광업계에서 요구하는 어학 실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악화가 지속되고, 고용 유연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해당 직무에 적합한 경력사원을 수시채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호텔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 경력직 채용을 우선시하고 있다. 사람인에서 실시한 기업 397개사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최근 2년 동안 경력 채용이 신입보다 2배나 높다는 전망을 내비쳤다. 이에 호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유의미한 경력을 채울 수 있는 인턴십 제도와 실습처럼 경험적인 측면에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격증 준비도 빠뜨릴 수 없다. 특히 F&B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조주기능사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획득해 전문성을 키우기도 한다.
숭의여자대학교 호텔관광과 이근수 교수(이하 이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취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 와중에도, 호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어학 점수를 우선시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토익 및 오픽과 제2의 외국어, 예컨대 중국어나 일본어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귀띔하면서, “그렇지만 정량적인 어학 점수보다는 실질적으로 호텔에서 요구하는 서비스 정신을 키우는 것을 중요시 여겨야 한다고 지도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어학 능력 및 인턴십 경험, 자격증도 중요하게 생각해 준비하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는 서비스 마인드 함양 또한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중임을 알 수 있다.
취업 정보는 취업사이트와 학교에서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 중요해
취업 준비 시 정보를 얻는 채널은 기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호텔인네트워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반수에 살짝 못 미치는 44.2%의 학생들이 취업사이트를 이용한다고 답했고, 뒤를 이어 39.5%의 학생들이 학과 게시판 및 교수님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둘을 합치면 약 85%에 해당하는 숫자이니 과반수이상이 코로나19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정보를 취득하고 있는 것이다. 채용 공고가 제일 많이 올라오고, 접근하기 쉬운 편리성이 주된 이유였다. 이 교수 역시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취업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에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해 나의 취업 준비는 어떻게 바뀌었을까?’를 읽어보면, 2위에 해당하는 33%의 인원이 ‘취업 카페, 사이트 등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자 오히려 호텔인네트워크와 같은 취업사이트 및 플랫폼이 활황을 띠게 된 것이다.
덧붙여 재미있는 결과도 있다. 1위를 차지한 ‘기업의 블로그, SNS, 유튜브 채널 등을 방문하는 횟수 증가’다.
호텔인네트워크의 설문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는가?’는 물음에 ‘취업 희망 기업 홈페이지’가 53.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엔데믹이 찾아오더라도 한번 편리함을 맛본 SNS 등 기타 플랫폼을 무시할 수 없는 바, 채용을 앞두고 있다면 호텔의 SNS와 유튜브를 재정비해 보다 친근하게 다가서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위인 학과 게시판과 교수님을 통한 취업 정보 취득도 시선을 모은다. 학생들은 ‘신뢰성’, ‘빠르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정보’를 이유로 든다. 아무래도 친근한 공동체인 학과 게시판이나 단체 메신저 방에 올라오는 정보가 신속하고 편리하며, 전문가인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정보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학과 게시판 뿐만 아니라 과사무실에서 직접 학과 단체 메신저방에 올려주는 정보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하며 “그뿐만 아니라 해외 호텔 취업을 염두한 학생들 은 대사관이나 무역공사의 게시판을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취업사이트와 SNS 운영을 이용해 호텔을 홍보하고, 학과와의 협업으로 호텔리어를 꿈꾸는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력서 관리 여전히 어려워!
학생들이 학교에 바란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취업 준비 시 듣고 싶은 강의는 무엇이고, 또 학교는 어떻게 학생들의 응답에 부응하고 있을까. 학생들은 ‘이력서 작성 및 면접 준비 관련’이라고 일컫는다. 실제로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함께 신입직 취업준비생 1187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준생 74.6%가 취업 도우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도움을 받고 싶은 부문은 1위가 이력서, 자기소개서 첨삭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언택트가 활성화 되면서 온라인에서 채용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아졌고, 직접 대면하지 않더라도 희망하는 직무의 멘토와 충분히 대화를 나눠볼 수 있음에도 1위가 이력서 작성 및 면접 준비 관련이라는 것은 많은 사실을 시사한다. 우선 확대된 온라인 시장만큼 정보도 너무 많아졌는데, 다수는 잉여정보다.
취업 도우미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호텔인네트워크 이정한 대표(이하 이 대표)는 “다양한 채널이 있어도 호텔 관련 제대로 된 정보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복수응답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38.4%라는 많은 수의 취준생들이 ‘어떤 정보를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취업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취업 시 내 얼굴이 되는 이력서와 면접 또한 연장선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온라인 정보를 얻고 여러 스펙을 쌓아 이력서를 작성하고, 여러 번의 수정 및 보완을 하더라도 이 이력서가 과연 호텔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일만한 페이퍼인 것인지 확실치 않은 셈이다.
면접은 더욱 난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적인 만남이 제한되면서 많은 면접 스터디가 축소되거나 많이 사라졌고, 온라인으로 실시하게 돼 실제 면접과 같은 느낌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이 교수 역시 “호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도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이력서 첨삭 및 면접 준비”라고 말하며 “때문에 학교에서는 이전부터 관련 교과목을 생성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 교수가 재직 중인 숭의여자대학교에서는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AI를 이용한 면접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학생이 AI와 면접을 진행하면 AI가 지니고 있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피드백을 건네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교과목도 빼놓을 수 없다. 검증된 강사가 나서서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검토해 주고, 직접 쓰는 것을 도와 성공적인 취업에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학교뿐만 아니라 호텔 또한 관광사업 일자리 박람회 등 여러 채용 박람회를 통해 호텔리어를 꿈꾸는 취준생들과 소통해 오고 있는 가운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호텔 취업에 요구되는 이력서 및 인재상을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 실제로 ‘호텔인네트워크 채용 플랫폼에서 가장 보고 싶은 정보’ 항목에서 1위인 ‘채용정보’의 뒤를 이어 ‘이력서 첨삭 & 면접 대비 등 취업 준비’가 31.8%에 달했다. 신뢰성 있는 취업 프로그램에 대한 니즈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호텔인네트워크에서도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예비 호텔리어들이 호텔에 적합한 스펙을 고르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때문에 컨설팅은 대부분 넣을 건 넣고, 뺄 건 빼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여러 인턴십, 아르바이트를 했으면 그중 호텔에 맞는 경험을 고르고,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배웠는지 어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호텔인네트워크 마케팅팀 김정은 팀장(이하 김 팀장)은 “이러한 경험을 스토리로 꿰어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편이며, 반응 또한 좋다.”라고 귀띔했다.
채용 설명회를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오프라인이 어렵다면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열어도 좋다. 실제로 여러 기업에서 시도하는 형태다.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면 채용 플랫폼과 연계해 준비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호텔과 학교를 연계해 학생들이 원하는 호텔에 매칭시켜주는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하며 “또한 실무자 대상으로 진행했던 미니포럼을 호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제는 취업이 ‘고용’이 아니라 근로자와 기업 간의 ‘파트너십’이 되면서 서로 원하는 곳을 ‘매칭’해주는 양질의 정보 제공 및 시스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인력의 미스매칭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호텔 취업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는 예비 호텔리어들에게 더욱 더 친근한 업계, 가고 싶은 업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친근하고 편안한 면접 요구돼
예비 호텔리어 다수를 차지하는 MZ세대는 수평적인 업무환경을 중시하는 세대이니만큼, 면접을 보고 기업을 판별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도 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면접관의 태도가 입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편이냐는 물음에 취준생 10명 중 8명이 ‘면접관 태도 영향이 있다’라고 밝혔으며, 그중 41%의 취준생은 ‘매우 크게 영향을 주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양상 때문일까. 채용공고와 정보를 온라인으로 확인하는 것에 익숙하고, 재택근무를 좋아하는 세대의 흐름과 다르게 대면 면접을 선호하는 모양새다. 호텔인네트워크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생들도 별반 바르지 않았다. 과반수를 훌쩍 넘는 77.6%의 인원이 ‘대면 면접’을 선호한 것이다. 이유로는 ‘대면으로 만나야 진심을 전할 수 있음’이 가장 높았고, 2위로 ‘나를 더 잘 어필할 수 있어서’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채용박람회가 줄어들고 오프라인으로 채용공고나 채용정보를 알 수 있는 매체 및 스터디가 줄어들었지만, 내가 일할 수도 있는 기업, 나와 함께 일할 수도 있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고 자신을 어필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현재 예비 호텔리어들이 바라는 면접은 어떤 광경일까. 호텔인네트워크 설문조사를 더 읽어보면, ‘면접 시 어떤 점을 보고 그 기업을 판단하게 되는가?’라는 물음의 응답을 찾아볼 수 있다. 1위가 ‘면접관의 태도 및 인품, 대화 스타일’이었으며, 공동 2위가 ‘기업이미지와 분위기, 면접 질문유형, 면접 체계’였다. 전반적으로 인성적인 측면과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MZ세대의 특성이라고 알려진 워라밸에 기반한 ‘연봉 및 복리후생’은 3위로 앞선 항목보다 낮은 순위에 속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과 면담을 진행하다 보면, 호텔의 연봉을 물어보는 학생은 간간이 있지만 워라밸을 비롯한 복리후생을 질문하는 학생들은 보기 드물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다른 기업에서는 면접의 중요성을 알고 다양한 시도를 실시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경우 면접 절차에 지원자와 비슷한 연령대의 MZ세대 면접관을 배석해 시선을 모았다. 지원자뿐만 아니라 면접관도 실질적으로 같이 일할 법한 실무자급 인재를 두고, 지원자가 입사할 시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방증인 셈이다. 또한 관리자급 인사만이 참여한 면접보다는 또래의 실무진을 투입할 경우 지원자들도 조금 더 편하고 진솔한 태도로 면접에 임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실제로 호텔인네트워크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가장 좋지 않았던 & 어려운 면접관의 태도는?’이라는 질문에 1위가 ‘예의를 지키지 않은 면접관’, 2위가 ‘압박 면접 및 질문’, 3위가 ‘딱딱한 분위기와 무시하는 태도’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토대로 예측하자면, 경직되고 딱딱한 면접 분위기 및 수직적인 면접관을 선호하지 않는 셈이다.
이 대표는 “이제는 면접관 뿐만 아니라 면접자도 기업의 면접을 보는 흐름이다. 서로간의 예의를 지키고, 원하는 니즈도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호텔인네트워크에서는 이번 ‘호텔·관광 전공 대학생 대상 취업관련 설문조사’의 연속으로 호텔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담은 설문조사를 실무자들에게 실시할 예정이기도 하다. 덧붙여 이 대표는 “다수의 호텔이 무겁고 엄중한 분위기의 면접을 진행하며, 준비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어느 한 기업에서 면접을 본 취업준비생의 말에 따르면, 면접 장소에 도착했는데 테이블 위에 회사소개서가 올려져 있어 놀랐다고 전하더라.”고 말하며 “이제는 고용 주체인 호텔 또한 회사소개서 및 회사 PPT 발표를 통해 지원자를 유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와 의견을 종합해 봤을 때, 면접 시 면접관을 통해 경험한 느낌과 이미지가 그 기업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기업 또한 취업준비생에게 오히려 ‘취업 당할 수 있는’ 흐름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근무 조건은 천차만별
#브랜드 #해외호텔 #정규직
호텔인네트워크 설문조사 중 ‘취업 시 고려하는 요소’ 항목의 1위는 단연코 ‘근무조건’이었다. 약 1%라는 근소한 차이로 ‘연봉’이 뒤를 잇기는 했지만 연봉보다 복리후생 등 근무조건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워라밸이 중요시되는 시대적 가치를 예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도 나오기 마련이다. 이 교수는 “학생들은 연봉, 복리후생보다는 아직 호텔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이 추세”라고 이야기하며 “특히 메리어트나 하얏트와 같은 해외 체인 호텔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있는 해외 체인 호텔에서 근무하면 추후에 해외 근무의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해외 체인 호텔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떤 기업’에서 이 호텔을 운영하는 지 확인해야 한다고 전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름은 유수의 해외 체인 호텔이지만, 한국에 들여온 기업의 내구성이 탄탄한 지 살펴보라는 조언이다.
설문조사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20%의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3위로 ‘기업의 브랜드’를 취업 시 고려하는 점이라고 일컫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또한 브랜드뿐만 아니라 호텔의 성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호텔인네트워크의 취업 커뮤니티인 ‘호락호락’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문은 ‘3성급이나 4성급에서 시작하면 5성급으로 가기 어려운지’ 물어보는 형태를 띠고 있다.
고용 형태 또한 중요 요소 중 하나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실시한 ‘구직활동 시 고려 요인 TOP 5’ 설문조사 응답자의 59.4%는 취업 시 원하는 고용형태로는 ‘반드시 정규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규직·비정규직인지도 자주 물어오는 편”이라고 이야기하며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은 고용형태와 직무가 다수”라고 덧붙였다. 앞서 MZ세대 직원 내부마케팅 내용을 담은 4월호 Hotel Insight 지면에서도 ‘MZ세대 직원의 경우 막대한 불확실성, 불안감, 압박감 중에서 가장 최고로 치는 것이 예측가능성’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렇듯 호텔 취업을 노리는 학생들 또한 직업을 고를 때 지속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는 것이다. 직무도 빼놓을 수 없다. 직무 전문성을 길러 더 좋은 기업으로 가려는 세대의 특성상 그 기업의 원하지 않는 직무를 맡는 것보다는 미래를 생각해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직무로의 발령을 원하는 셈이다. 이 교수는 “최근 들어 다양한 직무보다는 원하는 직무에 가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특히 F&B업장을 지원하는 학생의 수가 확연히 줄었다.”며 “대부분 백오피스 혹은 프런트 데스크를 원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고용의 안정성을 원하는 면과 일견 ‘멀티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직무 방향성보다는 ‘원하는 직무’에 초점을 둔 이들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다.
‘꿈’ 있는 예비 호텔리어들 맞이할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 기대돼
호텔 또한 이러한 취업준비생들의 니즈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취준생들의 요구에 모두 응답하기는 어려운 시기인 셈. 우선 3년 간 호텔업계에 직격탄을 던진 코로나19 사태는 호텔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에 전반적으로 자금난 및 인력난 현상을 만들어냈다. 특히 외국인 수요가 중요한 관광 및 호텔업계는 더욱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엔데믹의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처럼 공채로 직원을 다수 채용하는 것보다는 일정에 맞춰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편이며, 여러 업무를 두루두루 해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 추세다.
특히 ‘호캉스’가 대중화되면서 호텔 측에서는 내국인 마케팅을 통해 활기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러니한 지점이 생겨났다. 효자 트렌드인 호캉스 때문에 기존에는 아무나 가지 못할 환상의 공간으로 여겨졌던 호텔이 일견 친근해지며, 호텔리어에 대한 환상을 품은 이들이 줄어드는 웃지 못할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 교수는 “2012년 시행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으로 인해 호텔이 많아졌지 않나. 호텔이 이전보다 덜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라고 말하며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호텔업계의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여행사의 사무직이나 항공사의 지상직 승무원을 바라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이 대표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감정 노동 강도도 세고, 급여가 다른 업계에 비해 낮아 이제는 호텔이 인기 있는 취업처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호텔 취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예비 호텔리어를 유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전망 또한 존재한다. 이 교수는 “아직 호텔리어의 꿈을 간직한 채 노력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설문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취업 분야와 그 이유’를 묻는 항목에서 57.6%가 호텔·리조트 분야를 택했다. 선택한 이유를 살펴보면 ‘꿈’이라고 대답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현재 인력난으로 어려운 호텔업계더라도, ‘꿈’을 가지고 호스피탈리티 산업에 열정을 느끼는 취업준비생들이 다수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예비 호텔리어를 꿈꾸는 학생들의 니즈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가끔은 다른 업계의 채용체계 및 문화를 살피기도 하면서 호텔만의 취업 프로세스를 돈독히 해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다가올 엔데믹 이후의 호텔업계의 채용 흐름 또한 긍정적인 방향성을 띨 것이라고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