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과 함께하는 세계의 디저트] 견과류(Nuts)_ 4편 - 땅콩(Peanuts)

2021.11.07 09:00:15



 

이번 호에서는 영원한 최고의 간식, 땅콩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맥주와 함께 먹고, 따로도 먹고, 땅콩은 분명 최고의 간식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땅콩은 사실 채소류에 속한다. 식물학적으로 밤, 도토리, 헤이즐넛과 같은 대부분의 견과류는 과일의 씨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땅콩은 다르다. 땅콩은 완두콩이나 렌틸처럼 콩과에 속하는 채소지만 땅콩 안의 단백질은 나무에서 열리는 여타 견과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땅콩은 러너(runner), 버지니아(Virginia), 스패니시(Spanish), 발렌시아(Valencia) 이렇게 4개의 기본 품종으로 나뉜다.

 

땅콩의 역사는 남아메리카에서 아시아로, 대서양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그리고 북아메리카로 돌아온다. 땅콩나무는 아마 페루나 브라질 등지의 남아메리카에서 유래됐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줄 화석자료는 없지만 남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길게는 3000년 전부터 땅콩모양으로 도자기를 만들거나 땅콩으로 항아리를 장식하기도 했다. 빠르게는 기원전 1500년경부터 잉카인들은 땅콩을 제물로 여겼고 영혼의 삶을 돕기 위해 미이라와 함께 묻곤 했다. 브라질 중앙부의 부족들 역시 의식에 사용되는 흥분제로 땅콩을 옥수수와 빻아서 사용하기도 했다.

 

유럽의 탐험가들은 땅콩을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했다. 스페인인들이 신대륙을 탐험하기 시작하자, 땅콩은 멕시코에서까지 재배됐다. 탐험가들은 땅콩을 스페인으로 가지고 돌아갔고 그곳에서부터 땅콩은 무역상인들과 탐험가들에 의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전해졌다. 땅콩은 많은 아프리카인들에게 영혼을 가진 몇 가지 식물 중의 하나로 여겨졌다.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서 땅콩은 그 적응력을 인정받아 빠르게 지역음식문화에 녹아 들었다. 대서양의 노예무역을 통해 아프리카인들이 1700년대에 땅콩을 처음으로 북아메리카에 가지고 들어왔다.

 

땅콩은 ‘땅에서 있는 코코아 씨’로 불리며 북쪽으로는 아즈텍 제국까지 퍼져 나갔다. 기록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800년대 초에 들어서야 땅콩이 상업작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땅콩은 버지니아에서 처음 재배됐고, 주로 기름과 음식의 코코아 대체제로 사용됐다. 당시 땅콩은 가축이나 빈민들의 음식으로 치부됐고 재배나 추수도 어려웠다고 한다. 땅콩은 돼지들에게 먹이는 사료였던 만큼 백인들에게 땅콩은 좋은 음식으로 보지 않았다. 남북전쟁의 남부연합군들은 그들의 식량이 바닥났을 때가 돼서야 땅콩을 입에 댔다고 한다.

 

이와 상관없이 땅콩생산은 19세기 전반부에 꾸준히 성장했다. 땅콩은 남북전쟁 중 북부군이 그들의 고향으로 들여가면서 더욱 퍼져 나갔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양측은 고단백질의 땅콩을 많이 섭취했다. 땅콩의 인기는 1800년대 후반 P.T. 바넘의 서커스 유랑단이 전국을 돌아다니는동안 행상인들이 구운 따뜻한 땅콩을 팔면서 치솟았다. 곧 행상인들은 카트에서 구운 땅콩을 팔기 시작했고 야구경기 때에도 인기 있는 간식이 됐다. 이때까지 땅콩의 떨어지는 품질과 균일성이 수요를 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1900년경에 노동력을 절감시켜주는 장비들이 땅콩을 심고, 경작하고, 추수하고, 나무에서 따고, 알맹이를 까고 씻어내는 등의 수고를 덜기 위해 개발됐다. 이런 기계들의 도움으로 땅콩은 기름, 소금을 뿌린 구운 땅콩, 땅콩버터나 사탕 등의 용도로 그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 인기는 한때 남부에서 목화와 그 규모를 앞다툴 정도였다.

 

 

이쯤에서 땅콩버터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Pinda Kase’라고 불리는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 1783년도에 수리남에 존재했다. 이는 좀 더 고체화된 형태였지만 치즈처럼 잘라서 바를 수 있었다. 땅콩을 가루로 갈아서 사용한 것은 고대 아즈텍이나 잉카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래가 어떻게 됐건, 매주 피넛버터 젤리샌드위치를 먹는 필자에게 피넛버터가 없는 아침은 상상할 수 없다.

 

미국과 같은 영어권 국가에서 땅콩재배는 매우 중요하다. 아시아에서 땅콩은 농업의 중심이 됐고 중국은 현재 전 세계 1위의 생산국이다. 땅콩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견과류지만 잘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많은 음식이 땅콩을 필요로 한다. 땅콩 그 자체, 땅콩기름, 땅콩 밀가루(글루텐을 함유시키지 않는 요리들에 사용한다), 땅콩 프로틴, 땅콩 관련 음료 그리고 그 외의 땅콩을 이용하는 전 세계 여러 전통음식까지. 땅속에서 자라는 일개 식물에서 노예들이나 먹는 음식으로, 그리고 이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인정받는 작물, 땅콩. 여러분들은 이제 땅콩이 전과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경란 칼럼니스트 cookielab20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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