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과 함께하는 세계의 디저트] 마들렌(Madeleine)

2020.02.23 09:31:21


아마 마들렌은 우리 가슴과 삶 속에 자리 잡은 많은 프랑스의 물건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마들렌은 와인, 치즈,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 그 자체를 의미하는 디저트라 할 수 있으며 고급 베이커리에 가건 동네 빵집에 가건 한국의 그 어떤 제과점에 가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디저트다.


마들렌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간단히 마들렌을 정의하자면 계란, 밀가루, 설탕으로 만든 부드러운 작은 스폰지 케이크다. 가느다란 가장자리와 한쪽은 매끄럽고, 다른 한쪽은 울퉁불퉁한 특유의 조개껍데기 모양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아침에 커피와 따뜻하게 데워서 먹거나, 영국에서 오후에 마시는 하이 티와 같은 구티(Ggouter)’와 함께 오후에 먹기도 한다.


다른 특산물처럼 마들렌 역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작은 금빛의 케이크는 17세기부터 왕과 서민들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고, 1920년대 초기에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마르셀 프루스트에 의해 프랑스 문화의 일부로 영원히 남게 됐다. 마들렌은 막달라(Mary Magdalen, 막달라 마리아, 예수의 제자)의 프랑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코메르시 지방과 관련돼 있다. 아마 마들렌의 레시피를 위해서 거액의 돈이 지불됐고, 코메르시에서 마들렌은 그들의 특산물 케이크로 팔았을 것이다. 구전돼 오는 마들렌에 관한 다른 유래는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모든 수녀원과 수도원이 폐지되기 직전의 상황으로 몰리자, 수녀들이 레시피를 제빵사들에게 팔았다는 것이다. 다른 유래로는 폴란드의 폐위된 왕의 요리사였던 마들렌 폴미어(Madeleine Paulmier)’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다. 이 유래에 따르면, 사위인 루이 15세가 이 작은 케이크의 맛에 매료돼 케이크의 이름을 그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루이 15세의 아내 역시 그 맛에 반해 베르사유 궁전의 사람들에게 마들렌을 소개했다고 한다.


마들렌에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이 많지만, 이 디저트의 관한 객관적인 역사도 존재한다. 특히 마들렌과 프루스트와의 관계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프루스트의 유명한 소설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은 시간을 분석하는 매개체가 된다. 소설에서 마들렌을 먹는 행위는 감각적인 활동인 동시에 기억의 실타래를 푸는 자각적인 활동이기도 하다. 음식에 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 특히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에 대한 추억은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특히 필자는 음식이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이분법적인 체계를 깰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음식에 관한 향수에 대해 특히 공감한다. 누구나 자신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몸에 밴 맛과 냄새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독자들에 묻고 싶다. 당신의 마들렌의 추억은 무엇인가? 필자에게는 월병이 이러한 추억의 매개체인 것 같다.


마들렌은 이미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비공식적인 프랑스의 국민과자다. 프루스트의 취미는 라임향의 틸리아차(Tilleul)에 마들렌을 적셔서 먹는 것이었다고 한다. 마들렌을 저녁 식후 디저트로 먹는다면 이 추운 날씨에 우리의 미각을 따뜻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셸 이경란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 대표
Univ. of Massachusetts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오랫동안 제과 분야에서 일해 왔다. 대한민국 최초 쿠키아티스트이자 음식문화평론가로서 활동 중이며 현재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경란 칼럼니스트 cookielab20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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