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김의 French Gastronomy Choice] 세계 미식인들의 더욱 풍요롭고 즐거운 미식생활을 위하여!

2020.03.05 09:40:27

미식가이드북들의 가이드북 라 리스트(La Liste)
CEO 필립 포르 프랑스 대사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미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각종 가이드북과 레스토랑 리뷰 사이트 상의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식가이드북들의 가이드북으로 평가받는 것이 있다. 바로 라 리스트가 그것. ‘라 리스트는 기존의 모든 자료를 조사 및 집약해 최고의 레스토랑 1000곳을 선정해 신뢰성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전세계여행자들과 미식가들에게 레스토랑 선택의 지침을 마련하고자 당시 프랑스 관광청 회장이었던 필립 포르(Philippe Faure) 대표가 이끄는 다분야 전문가 팀에 의해 창안된 프로젝트다.


해를 거듭하며 전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높여가고 있는 라 리스트. 특히 라 리스트 랭킹에 오르는 우리나라 레스토랑들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라 리스트 2020 행사가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되며 국내 미식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라 리스트 대표, 필립 포르 프랑스 대사를 만나 미식과 파인다이닝, 라 리스트에 대해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Chapter 1. 라 리스트와 세계

 

Q. 회장님은 그동안 정치, 외교뿐 아니라 프랑스 및 전세계 미식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관련 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이력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공적으로는 주 멕시코, 주 모로코, 주 일본의 프랑스대사, 프랑스 외교부차관과 프랑스관광청(ATOUT France) 회장직을 거쳐 현재에도 프랑스 외교관직에 있으며 오랜 기간 프랑스 외교업무를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프라이빗 섹터(Private Setor)에서는 레스토랑가이드 고미요(Gault&Millau)와 글로벌 리딩 보험회사의 사주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라 리스트를 설립한 CEO, 프랑스 및 해외 유명 글로벌 기업들의 고문이사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5년 당시 프랑스 외무부장관이었던 로렁 파비우스(Laurent Fabius) 장관과 함께 프랑스 최대 미식 축제인 구드 프랑스(Goût de France)’의 공동 설립 및 주최자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셰프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와 함께 올해 6월 개최되는 파리 푸드 포럼(Paris Food Forum)의 공동대표로 임명됐습니다. 이 포럼은 인류의 건강과 환경, 미래를 생각하는 올바른 먹거리 생산과 소비에 대한 고찰을 전세계 500 여 명의 미식업계 인사들과 함께 나누는 프랑스 정부 주도의 의미 있는 미식 행사로 지구 식량문제 해결 방안(How to Feed the Planet), 음식이 주는 즐거움(The pleasure of Food), 음식과 건강의 관계(Food and Health), 지속가능한 식량 대안(Sustainable Food) 같은 중요한 토픽을 다룰 예정입니다.


이 포럼에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셰프, 저널리스트, 사상가와 과학자분들을 초청할 것입니다.




Q. 2015년 라 리스트를 론칭했습니다. 그 배경 및 론칭 취지는 무엇입니까?

세계에는 그 나라에만 국한된 레스토랑 가이드는 많습니다만, 우리는 전세계인이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가이드 구축을 지향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전세계 여행자들의 레스토랑 길잡이가 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라 리스트는 앱을 통해서 1000여 개의 월드 톱 1000 레스토랑과 약 23000개 이상의 파인레스토랑 및 가성비 좋은 레스토랑들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여러분이 오늘 서울에서 모스크바나 혹은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간다 해도 라 리스트 앱을 통해 현지의 멋진 레스토랑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Q. <호텔앤레스토랑>2015년부터 라 리스트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저는 본 지면을 통해 20171월부터 기고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라 리스트가 론칭한 20177, <호텔앤레스토랑> 지면에서도 회장님의 라 리스트 론칭 관련 메시지를 전한바 있는데요. 그동안 라 리스트는 어떻게 성장해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2015년 창립부터 투명성과 객관성이 보장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 랭킹 및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라 리스트의 성장은 다양한 세계 주요 미디어 매체에서의 소개, 라 리스트 앱 유저의 증가, 라 리스트 시상식 개최국 수의 증가 등에서 알 수 있습니다. 첫해 뉴욕타임즈, 르몽드, BBC뉴스 등 서구의 주요 미디어를 중심으로 소개됐던 라 리스트 뉴스는 현재 아시아, 남미, 아랍권, 아프리카 등 세계 5대륙의 다양한 나라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의 유명 TV 뉴스 채널과 TV 쇼 등에서도 라 리스트의 1위 셰프들과의 인터뷰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12월 파리에서 개최돼온 라 리스트 글로벌 시상식 행사 역시 지난 2년 사이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한국 등으로 그 범위를 넓혔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나라에서 라 리스트의 셰프들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라 리스트의 젊은 에너지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또한 오는 4월 부터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에서 유럽을 포함 한 전 세계 수출용 자동차에 라 리스트 레스토랑 콘텐츠를 기본 프로그램으로 장착할 예정입니다.

 

Q. 미식의 본고장 프랑스와 유럽에서의 라 리스트의 입지, 그리고 일본, 중국, 한국 등 라 리스트 시상식이 진행되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라 리스트는 첫 글로벌 가이드로서 많은 나라에서 환영받고 있습니다. 특히 라 리스트가 다수의 나라에서 그들의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서구권의 유일한 가이드 매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미식과 미식 트렌드에 관심이 높은 아시아권 나라들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입니다.


Q. 세계적으로 미쉐린 가이드를 필두로 명성 있는 가이드들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견해와 이들과 라 리스트의 차별 전략이 궁금합니다.

각각의 평가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특히 항상 회자되고 있는 시스템의 공정성을 논의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라 리스트의 평가 방식은 그들과 큰 차별을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가이드북들이 고용된 전문가의 평가를 반영했다면, 우리의 평가방식은 가이드, 잡지, 온라인상의 리뷰, 신뢰할 수 있는 블로거의 의견 등을 종합해 평가합니다.


우리는 다수의 의견을 종합하는 것이 단일 의견을 반영하는 것보다 정확하다고 믿습니다. 전문가가 방문했을 시점의 단편적 경험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닌, 여러 의견의 종합으로 평균화된 평가시스템제도(가중 평균 : Weighted Average)입니다. 이외에도 다국적 미식 전문가들로 이뤄진 라 리스트 국제자문위원회(International Advisory Board)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레스토랑을 발굴, 라 리스트를 통해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특히 최근 한국에서는 미쉐린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미식 가이드들의 이러한 논란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이러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장 정확하게 고찰해볼 수 있는 것은 당사자인 미쉐린일 것입니다. 저는 다만 오랜 기간 미식분야에서 쌓아온 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과 상식선에서 이 문제를 공유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 등에서 불거진 일련의 일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선정방식의 문제는 120년이나 된 오래된 유럽식 개념과 방식을 그대로 아시아에 적용하며 일어난 부작용이 아닐까 합니다. 100년쯤 전의 유럽에서는 고용된 미식가들을 통해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것이 용이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좋은 레스토랑의 개수도 적었고, 그중 소수의 훌륭한 레스토랑들은 이미 지역의 소수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현대에는 과거와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파인레스토랑들이 존재합니다. 그 모든 곳을 일일이 평가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재정이 필요할까요? 그중 1년에 20%만 평가한다고 해도 말입니다.




Q. 라 리스트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함께 이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레스토랑의 정보를 얻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믿을 수 있는 정보인가?’일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얻은 정보가 공정한 기준에 의해 선정됐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라 리스트가 시작된 출발점이 바로 공정성에 대한 필요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공정한 기준에 의해 선정된 레스토랑들의 정보를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전달 방식, 즉 객관성을 갖춰야한다는 고민에서 창안된 알고리즘 방식을 구축했습니다. 그것은 195개국에서 가능한 많은 신뢰성 있는 정보들을 취합해 평균치를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라 리스트는 우리의 모토와 방식을 고수하기 위한 재정적 독립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 리스트는 가치 있는 정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라 리스트 앱을 통해 레스토랑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라 리스트는 앞으로도 리딩 글로벌가이드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세계 미식인들의 더욱 풍요롭고 즐거운 미식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Chapter 2. 라 리스트와 한국


Q. 많은 사람들이 유럽과 아시아는 미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미식(Gastronomy)은 단순히 좋은 음식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셰프의 조리예술로 승화된 음식을 맛보는 과정과 즐거움이 이뤄내는 앙상블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현대 세계의 미식문화는 각각의 문화, 역사, 그리고 환경 및 기호에 따른 독창성을 가지면서도 과학의 발달로 더욱 활발한 국제교류가 가능해짐으로써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비슷한 미식 체험이 가능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미식, 음식문화에서 추구하고자하는 관심과 열망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을 방문하시면서 한국의 파인다이닝을 경험하셨을텐데요.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셨나요?

한국에서의 일정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체류 내내 한식을 중심으로, 프랑스요리, 중식, 일식 등을 맛봤습니다. 라 리스트 한국 1위 레스토랑 라연의 한식부터 굉장히 다이내나믹했던 분위기의 숯불갈비집까지 매우 다채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모두 훌륭했습니다. 한 나라의 보편적 식문화는 시장이나, 길거리음식, 동네의 작은 식당 등에서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거리에서 본 수많은 종류의 길거리 음식, 대중식당에서부터 고급정통식당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식문화와 식재료가 인상 깊었습니다. 다음에 한국에 다시 가면 더 많은 음식들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2019131일 라 리스트 제 1회 한국 시상식





Q. 한국의 미식 및 파인다이닝에 대한 평가와 함께 오늘날 세계 무대에서의 가능성에 대한 견해에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 미식 및 한국 셰프들의 활약은 이미 세계무대에서 빛나고 있으며,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라 리스트에서도 매해 한국의 레스토랑들이 월드 톱 1000 레스토랑(World’s Top 1000 Restaurants)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최상의 레스토랑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습니다. 근현대사적으로 한국은 격동의 시간을 거쳐왔음에도 전통요리와 모던 퀴진을 단시간에 조화롭게 발전시켜온 점은 매우 인상 깊습니다.


세계적인 한류 문화 붐과 함께 한식문화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이와 더불어 뉴욕, 런던, 도쿄와 같은 해외 주요 미식시장에서는 현지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국 셰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며 많은 기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한국미식문화의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한국 미식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대중적인 파인레스토랑 문화 정착안정된 시장 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요리를 발전시켜가는 셰프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이를 수용하고 즐길 수 있는 고객들의 시너지가 안정된시장을 구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너지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형성될 때 한국의 미식 및 파인다이닝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라 리스트의 앞으로 나아 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또 한국에서 라 리스트가 어떤 가이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십니까?

앞으로 여행자들의 보다 풍요로운 로컬레스토랑 경험을 위해 라 리스트 앱(La Liste App)의 핑크 카테고리, 즉 가성비 좋은 레스토랑 가이드 부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라 리스트의 골드(월드 톱 1000) 또는 실버 카테고리(파인레스토랑)의 레스토랑은 미식가들에게 훌륭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지만,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로컬레스토랑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고퀄리티의 로컬레스토랑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라 리스트가 한국의 많은 유저들에게, 현재 전문가와 고객리뷰가 공존하는 유일한 글로벌 가이드로서 한국의 해외여행자들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편리한 레스토랑 길잡이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호텔앤레스토랑>에서 라 리스트 관련 다양한 소식들을 접하게 될 독자 분들께도 한 말씀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호텔앤레스토랑> 본 코너에 글을 기고하고 있는 스테파니 김 디렉터와 지면을 할애해주신 <호텔앤레스토랑>에 감사드립니다. 현재 한국고객들의 라 리스트에 대한 관심과 사용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라 리스트 선정 레스토랑에서 직접 체감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레스토랑인 프랑스의 레스토랑 기사브아(Guy Savoy)에 의하면 몇 해 전부터 그의 레스토랑을 찾는 한국 손님이 급격히 늘어 외국인 손님 중 한국 손님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호텔앤레스토랑>을 통해 라 리스트와 라 리스트의 셰프들을 소개한 이후 일어난 일이죠. 이는 다른 공동 1위인 셰프 에릭 리퍼트(Eric Ripert)의 뉴욕 르 베르나댕(Le Bernardin)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두 셰프님들과 함께 <호텔앤레스토랑> 독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스테파니 김
라 리스트 아시아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
스위스에서 미국인 고등학교(TASIS) 졸업 후 스위스의 유명 호텔경영대학 Les Roches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 홍콩, 도쿄에서 파이낸스, 마케팅, 컨설팅 등 여러 분야에 경력을 쌓았다. 현재 파리에서 세계 최초의 레스토랑 리뷰 애그리게이터인 라 리스트에 재직 중이며 그 외에도 프랑스와 아시아의 음식문화 교류 및 관광협력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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