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김의 French Gastronomy Choice] Gout de France(구 드 프랑스) 세계 속의 프랑스 미식 대축제 개최

2017.05.18 22:25:21

5대륙 2000여 명의 셰프, 2000여 개의 메뉴 선보여


Goût de France/Good France
구 드 프랑스/굿 프랑스

지난 3월 21일, 제 3회 ‘구 드 프랑스’ 행사가 개최됐다. ‘구 드 프랑스’ 또는 ‘굿 프랑스’라 불리는 이 축제는 ‘잘 먹는 것Bien-manger’을 모토로 ‘프랑스 미식’의 가치를 요리를 통해 같은 날 세계 곳곳에서 즐기는 축제다. 
프랑스 미식을 세계로 알리는 거대한 축제 ‘구 드 프랑스’의 역사는 무려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2년 오늘날 프랑스 요리의 아버지로 알려져있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Auguste Escoffier는 <에피쿠로스의 만찬les Diners d’Epicture>이라 불리는 축제를 시작했다. 같은 날, 전세계의 다양한 도시에서 같은 메뉴의 음식을 즐기는 축제였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 9일 최초로 개최된 ‘구 드 프랑스’의 모티브가 됐으며 오늘날에는 프랑스 외무부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셰프 알랭 뒤카스가 주관한다.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된 프랑스 식문화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국가적 차원의 행사가 된 것이다.



올해로 제3회를 맞은 ‘구 드 프랑스’ 행사에는 첫해에 비해 거의 두 배정도 늘어난 숫자의 셰프들과 레스토랑들이 참가했다. 5대륙의 150개국, 2000여 명의 셰프들이 2000여 개의 프랑스 요리 메뉴를 선보였으며 약 25만 명이 세계 곳곳에서 ‘프랑스 미식’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이 행사는 세계 레스토랑 뿐 아니라 프랑스 대표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 에꼴 페랑디École Ferrandi, 알랭 뒤카스 에뒤까씨옹Alain Ducasse Éducation 등과 150개국의 해외주재 프랑스 대사관들도 대거 참여했다.


Healthier and more natural, more respectful of the Planet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보호의 중요성


‘구 드 프랑스’의 참여 방법은 온라인 신청 후 프랑스 정부에 의해 선정되는 각국의 셰프이 다음의 규칙에 의거해 정해진 날 선보여질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첫째, 메뉴 선정으로는 프랑스 정통 정찬 코스를 존중해야 한다. 평균 8코스를 기본으로 크게 아페로, 전식, 메인, 치즈 코스, 후식으로 나눠진다. 둘째, 재료 및 요리방법 선택이다. 사용되는 요리의 재료는 각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제철 재료여야만 하며 지방, 설탕, 소금을 되도록 적게 사용한 건강한 요리를 선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익금의 5%를 각 참여국 국민의 건강과 환경보호 활동단체에 기부해 그들의 활동을 지지한다.
이렇듯 ‘구 드 프랑스’는 국제적인 축제를 통해 단순히 프랑스 미식문화를 알리는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세계 많은 이들에게 ‘자연스런 요리Naturalness Cuisine’를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지역의 제철 식재료 사용으로 ‘지구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 이는 지난 4월호에 소개된 셰프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가 추구하는 요리에 대한 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Image of French gastronomy
프랑스인의 자부심, 프렌치 미식문화


<3월 21일 개선문에서 개최된 구 드 프랑스 개최식, 셰프 알랭 뒤카스, 에로 외무부 장관 및 관련자들 >


세계에는 수많은 종류의 요리와 미식문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세계 속의 프랑스 요리와 미식문화의 존재감은 가히 독보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특정한 나라의 요리를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자국 요리를 이렇게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 수 있는 그들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프랑스 요리를 공부하고 현재 프랑스에서 지난 수 년간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 답을 찾아보자면, 그것은 바로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그들의 요리와 미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프랑스 요리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까지 등재돼 있는 것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삶의 즐거움과 우아함 그리고
인생에 대한 낙관적인 생각과 기쁨을 표현해 주는 프렌치 요리다. 
By 알랭 뒤카스


The Objectives of Goût de France
요리와 교육을 통한 프랑스의 관광 발전



프랑스인들의 자국 미식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구 드 프랑스’의 목적은 무엇일까?
지난 3월 7일, 프랑스 외무성에서 ‘구 드 프랑스’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스 외무부장관인 무슈 쟝 마르크 에로Jean-Marc Ayrault, 셰프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셰프 기 사브아Guy Savoy 그리고 라 리스트의 대표이자 현現 프랑스 관광진흥공사 대표인 필립 포르Philippe Faure 대사가 무대에 함께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 ‘구 드 프랑스’의 공식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았다.


프랑스 관광 발전 촉진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특별한 만찬 행사 구 드 프랑스는 참여하는 셰프들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통해 프랑스의 매력을 대외적으로 한층 강하게 알리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 요리의 다양함과 강한 매력에 가치를 부여하다.


프렌치 요리에 더 높은 이상(또는 가치)과 색을 부여
현대적인 의미 - 21세기 프랑스 요리는 세계 무대를 배경으로 주도적인 방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참가하는 요리사들은 그들만이 지닌 전통적인 요리 방법을 이용해 프랑스 요리와의 조화를 추구할 것이다.

특별한 의미 - 활력, 현대성, 책임감: 프랑스를 위한 긍정적인 가치를 표방하게 될 행사에서는 프랑스 미식 문화를 모두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한 제철 식재료만을 가지고 지방, 설탕, 소금을 되도록 적게 사용한 건강한 요리가 선보여질 것이다.

출처_ ‘구 드 프랑스’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제3회 ‘구 드 프랑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번 행사에서 관광, 레스토랑, 호스피탤리티뿐만 아니라 ‘교육’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이번에 참여한 전 세계 71개의 요리학교들이 그 좋은 예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는 20개국의 35개의 캠퍼스에서 2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 행사에 함께 했다고 한다. 무려 100개국 이상의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셰프, 알랭 뒤카스와 기 사브아는 프랑스 요리를 배우고 돌아가는 학생들이야 말로, 프랑스 요리와 미식문화를 세계 곳곳에 전도할 수 있는 다국적의 프랑스 민간대사가 된다고 믿고 있다. 셰프 기 사브아의 경우 현재 그의 레스토랑 기 사브아 - 모네 드 파리Resteaurant Guy Savoy - Monnaie de Paris에서 10명의 실습생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물론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다국적 학생들이다.


교육의 과정을 통해 지식과 우정이 겸비된 방법으로 프랑스 요리를 세계에 알리다.
By 기 사브아


French gastronomy in the world
세계속의 프렌치 미식



지난 3월 21일, ‘구 드 프랑스’에 참여한 약 2000명의 셰프 중 80%는 프렌치가 아닌 외국인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25명의 셰프들이 참여했으며, 그 외 일본은 35명, 중국은 70명의 셰프가 참가, 대륙의 거대한 스케일을 과시했다. 그 외에 눈여겨볼 점은 최근 세계 미식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브라질에서는 194명의 셰프가, 그리고 폴란드에서 163명의 어마어마한 수의 셰프들이 참여했으며 이날, 에티오피아에서도 ‘구 드 프랑스’의 축제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세계 2000여 개의 레스토랑과 71개의 요리학교, 150개의 해외 주재 프랑스 대사관 등의 참여 외에도 이번 해에 흥미로웠던 점은 ‘구 드 프랑스’ 행사가 해상과 상공에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3월 21일, 칠레와 중국의 해상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뽀낭Ponant의 럭셔리 크루즈 및 에어 프랑스의 기내식 등이 ‘구 드 프랑스’를 제공하며 축제를 이어갔다. 
참여한 레스토랑의 종류 또한 고급스런 프렌치 오뜨 퀴진부터 편안한 비스트로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한식과 프렌치 퀴진의 절묘한 조화로 맛스런 메뉴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르 꼬숑Le Cochon을 포함해 랩 24Lab XXIV, 더 그린 테이블The Green Table, 테이블 34Table 34 등이 서울에서, 그리고 부산의 르꽁비브le Convive, 세종시의 레스토랑 서승호Restaurant SUHSEUNGHO 등 3개 도시의 총 25명의 셰프가 참여했다. 이 중 몇몇의 레스토랑들은 이날 ‘구 드 프랑스’ 행사 준비를 위해 레스토랑 휴일을 조정하는 등 이번 행사 참여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열정을 보였다.

1년에 하루, ‘요리’(프랑스 요리)라는 주제로 세계의 많은 이들이 하나가 돼 축제를 즐길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무엇보다 각국 셰프들의 요리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노하우’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왠지 따뜻함마저 느껴진다. ‘구 드 프랑스’ 또는 ‘굿 프랑스France’를 시작으로 ‘굿 월드Good World’라는 행사를 기획해 1년 내내 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와 식문화를 배우고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 본다.
자신들의 강점을 정확히 알고, 그 자부심과 긍지를 지렛대로 삼아 자국의 문화를 세계화 시키려하는 프랑스의 대범한 시도에 살짝 부러운 마음으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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