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닌슐라 호텔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럭셔리’의 대명사인 페닌슐라는 녹색 롤스로이스 팬텀(Rollys-Royce Phantoms) 14대를 최초로 도입했고, 자체 헬리콥터 및 데크(Deck)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호텔들에서 제공할 수 없는 15분 헬리콥터 시내 투어를 접목한 식사, 에프터눈티, 브런치, 스파 패키지들을 운영하며(60만 원~200여 만 원), 고객들의 특별한 경험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페닌슐라 홍콩이 고객 경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 ‘페닌슐라 요트’를 론칭했다.
19m 길이의 요트는 침실, 큰 라운지, 두 개층의 데크가 있고, 최대 15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기본 패키지로는 ‘로맨틱 하버 선셋 크루즈’가 있는데, 저녁 6시 30분에 출발해서 두 시간동안, 홍콩 시내 시그니처 볼거리인 Symphony of Lights를 요트에서 감상하고, 간단한 다과, 칵테일, 와인 및 음료를 제공하며, 가격은 성인 1인당 HK$1400(20만 원)로 책정됐다.
이러한 패키지 옵션 외에 이용객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서 대여할 수 있는데, 시간 당 대여비가 HK$1만 5000(220만 원). 최소 4시간을 이용해야하는 조건이 있으니, 한 번 이용하면 최소 88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웨딩촬영이나, 소규모 파티 및 가족 행사를 진행하는 장소로서 역할도 하고, 호텔 측에서 준비한 다양한 메뉴를 선상에서 골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요트 위에서 페닌슐라 스파에게 제공하는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독특한 서비스다.
페닌슐라 홍콩이 홍콩 최초로 롤스로이스, 헬리콥터, 요트라는 럭셔리 3단 콤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홍콩에 있는 특급 호텔이 요트를 소유해서 운영한 건 처음이 아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 오너사가 소유하고, 호텔이 관리 운영을 했던 ‘그랑크뤼(Grand Cru)’라는 46m 길이의 대형 요트가 있었다. 세개 층으로 구성돼 6개의 객실과 최대 80명 연회 & 200명 칵테일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요트였고, 호텔 자체 케이터링팀이 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홍콩 부호들이나 기업 VIP들이 종종 파티를 여는 목적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높은 유지비와 경제 상황과 맞물려서, 2010년대 초반 처분하게 됐다.
Mandarin Oriental, Island Shangri-la 및 Swire 그룹도 자체 보트를 가지고 있지만, 페닌슐라 요트과 같이 고객 서비스용이 아니라, 대부분 내부 직원 복지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부서 단합회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하고(요트 타고 바다에 가서 수영하고 식사도 한다), 직원 개인으로부터 사용 신청을 받아 추첨 후 공지한다. 간간히 막판에 다른 직원의 예약이 취소된 경우가 있으면 인사부에서 전체 이메일로 공지하고, 가장 먼저 답한 사람에 한해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줘, 필자도 종종 주중 예약이 취소되면, 지인들을 모아서 야간 요트를 즐기며 빅토리아 하버 야경을 즐기던 특별한 추억들도 있다. 완전히 무료이고, 캡틴과 캡틴 보조직원에게 준비한 음식을 나눠주고, 팁을 조금 챙겨주면 된다. 홍콩 호텔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든 복지 혜택이 아닐까 싶다. 요즘에도 가끔씩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에서 근무 중인 전 동료들이 예약을 하면, 초대 받아서 보트를 타는데, 최근에 보니, 보트가 약간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바뀌어 아쉬웠다.
페닌슐라 호텔 요트의 경우에도 수익성에 대한 부분보다는 ‘최고’ 럭셔리라는 브랜딩/마케팅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크지 않은 중소형 요트를 운영하며 비용적인 부분을 최소화하고, 범접할 수 없는 럭셔리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 90년의 역사를 지닌 호텔 그룹이 아직 10개 조금 넘는 호텔을 운영하는 건, 모기업의 인내심과,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확실하게 전달하겠다는 굳은 신념이 있지 않을까? 아직은 본받을 게 많은 홍콩의 호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송창훈
그랜드 하얏트 홍콩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