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호텔들이 즐비하고, 세계적인 호텔 그룹의 글로벌 본사나 아시아 태평양 본사가 있는 홍콩. 필자는 홍콩 호텔리어 동료들에게 항상 ‘너희는 운이 정말 좋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호텔 경영학을 공부하고 나면 수준 높고 다양한 기회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환경이 너무나 당연스럽게 느껴지는지 그 소중함을 덜 느끼는 것 같다. 이렇게 경쟁력 높은 홍콩 호텔 시장에 자리를 잡고 근무하는 한인 호텔리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홍콩 밖에서 경력직으로 이직한 경우도 있고, 홍콩 내 대학에서 호텔 경영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후배들도 있다. 홍콩 이공대(The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에 재학하는 한국인 학생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고, 홍콩 중문대(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에 입학하는 학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홍콩 내 한국인 예비 호텔리어들의 증가에 발맞춰, ‘나눔포럼’이라는 비영리 단체가 호텔업 분야 워크숍을 주최했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것들 말고도 호텔 산업 안에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선배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나누자는 취지의 행사다. 해외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코트라 K-Move에서도 협찬을 했고, 필자는 5명의 멘토들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나눔포럼’은 홍콩 박완기 법정변호사와 헤지펀드 대표인 이대영 대표에 의해 2017년 홍콩에서 세워진 비영리 단체다. 두 창립자와 다섯 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시작한 북클럽에서 출발한 나눔포럼은 현재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100여 명에 달하는 전문가들 및 직장인들과 수많은 대학생들이 모여 각자의 꿈, 경험, 아이디어를 나누며 보다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쌓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올 해부터는 홍콩을 넘어 서울, 싱가포르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더 많은 아시아 주요도시들에서 나눔을 실천하고자 준비 중이다. 워크숍뿐 아니라 소규모 멘토링 프로그램인 카페인 토크(Cafe-in Talk), 캐주얼 네트워크 행사인 M&M(Meet & Mingle)을 정기적으로 주관, 현업 종사자들과 학생들간의 커넥션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는 호텔판촉부문 멘토로 참석한 필자를 비롯해 그랜드 하얏트 홍콩의 김수진 레스토랑 매니저(식음료부문), 페닌슐라 홍콩의 한슬기 Guest Relations Manager(객실부문), 인터컨티넨탈 홍콩 오너사인 GCP Hospitality의 함인철 Asset Operations Controller(호텔자산관리부문), 홍콩 부티크 호텔 그룹인 Ovolo의 김규백 Acquisition & Development Manager(호텔인수 및 개발부문)이 참여, 학생들이 호텔업에 대해 보다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줬다. 각자 다른 배경을 통해 호텔에 입문했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멘토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30여 명의 학생들은 똘망똘망한 눈으로 몰입했다. ‘인턴십 및 취업 노하우’ 같은 1차원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호텔리어로 일하면서 업계를 떠나고 싶었던 적이 있는지’, ‘워라밸이 있는지’, ‘호텔의 꽃은 식음료나 객실과 같은 오퍼레이션이라고 생각하는지’, ‘호텔에서 근무하면 좋은 점이 무엇인지’ 등의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멘토들의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했다. 중국이나 한국의 국제학교를 졸업해 중국어, 영어, 한국어가 유창한 학생들이 많아서인지, 한국뿐만 아니라 홍콩을 포함한 해외 취업에 관심이 많았다. 다양한 국가에서 근무한 경험(한국, 두바이, 싱가포르, 중국, 캐나다)이 있는 멘토들의 실제 경험담을 나누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필자 개인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험담들을 나누며 멘토링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지만, 이번 워크숍은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던 자리였다. 본인에게는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으며 홍콩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이러한 활동이 활발히 진행돼 예비 호텔리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송창훈
그랜드 하얏트 홍콩
스위스 호텔학교를 졸업하고 북경 켐핀스키,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을 거쳐, 현재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서 판촉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