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ZMB는 Hong Kong-Zhuhai-Macau Bridge의 약자로서 2018년 7월 1일 개통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대교다. 총 투자금액이 159억 달러(17조 원)에 이르고, 그 길이가 55km로서 홍콩, 주해, 마카오 3개 도시를 잇게 된다. 보다 나은 경제, 물류, 관광 효과를 위해서 홍콩과 마카오의 중국 반환(1997년) 이전 시기인 1983년에 논의가 시작됐고, 사전 가치 평가, 투자 분석 및 조달에 관한 조율을 통해 2009년 12월 착공 후 8년 반 만에 개통 예정에 있다.
주해는 마카오 옆에 붙어있는 광동성 중남부 지역의 도시이고 심천과 함께 경제 특구로 지정돼 있다. 그동안 주해는 홍콩에서는 마카오를 거쳐야만 갈 수 있는 도시여서 가까운 듯 먼 도시로 취급돼왔다. 마카오도 페리와 헬리콥터만이 유일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폭우경보나 태풍경보라도 발효가 되면 발이 묶이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게다가 가장 저렴한 옵션인 페리비용이 편도 5만 원정도 해서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기는 어려운 이웃 도시다. 차량을 통해서 주해를 거쳐 마카오까지 가는 육로 옵션이 있기는 하지만 반도를 둘러서 많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대략 4시간 반 정도 소요가 된다. 하지만 HKZMB가 개통하면서 그 시간이 40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이러한 획기적인 시간 단축으로 인해 많은 변화들이 기대되는 가운데, 홍콩 관광산업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긍정적인 부분 중 하나는 홍콩, 마카오, 주해지역의 연계 프로그램 구성의 수월함이다. 그동안 홍콩과 마카오 사이 이동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국경을 넘는 여정이어서 두 목적지 이동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많은 MICE 그룹들이 홍콩과 마카오 중 한 군데만 골라서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증가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홍콩 호텔들의 높은 평균 가격과 마카오의 대규모 호텔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500명 이상 대규모 인센티브 그룹들은 대부분 마카오로 넘어가는 트렌드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형성됐다. 하지만 새로운 다리를 통해서 대형 버스로의 이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두 목적지를 동시에 고려해 더욱 풍성한 일정을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장점은 높아진 홍콩 접근성으로 인해 주해를 비롯한 광동성 거주 중국인들과 마카오인들의 쇼핑 관광수요 증대이다. 크로스 보더(국경) 셔틀버스가 주해/마카오-홍콩 구간을 운행할 예정이고, 일부 구간은 몽콕이나 침사추이와 같은 곳까지 바로 연결될 예정이기 때문에 더 많은 인구 유입을 통한 경제적 긍정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중국 관광객 유입이 홍콩에서 사회적 이슈가 됐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반가워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장점으로 언급된 좋은 접근성이 호텔들의 입장에서는 위험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동 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체류 기간이 짧아지고, 그에 따라 투숙 기간이 줄어들어 호텔 수요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호텔들이 있다. 홍콩섬에 위치한 호텔들 보다는 중국인 대상으로 영업을 많이 하는 구룡반도의 호텔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홍콩패싱’에 대한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HKZMB의 시작 지점이 공항 근처기 때문에 항공여객 허브인 홍콩 공항을 이용하면서도 홍콩 시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마카오나 주해로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공항 근처 지역인 통총 (Tung Chung)에 Sheraton Hong Kong, Tung Chung(228객실)과 Four Points by Sheraton, Tung Chung(1006객실)이 2019년 4분기 오픈을 목표로 개발 중이어서 시내 호텔 수요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현실이다.
2018년 6월 기준 홍콩에는 290여 개의 호텔(7만 9920객실)이 있고(Hong Kong Hotel Association 기준), 마카오에는 73개 호텔(2만 9725개 객실)들이(Macau Hotel Association 기준) 운영되고 있고, 두 지역 모두 현재 개발 중에 있는 호텔 프로젝트들이 많아서 객실 공급 증가가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HKZMB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게 전체 파이의 증대와 함께 3개 지역의 고른 발전이 이뤄져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운영·개발 중인 호텔 비지니스에도 상승효과를 가져다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창훈그랜드 하얏트 홍콩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