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세계 그룹의 공격적인 호텔 사업 확장 움직임과 롯데호텔그룹의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과 같이 대기업들의 호텔 투자 및 운영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럭셔리 호텔에서부터 비즈니스 호텔 및 부티크호텔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호텔이 오픈했고 또 오픈 예정에 있다.
홍콩의 대기업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자체 호텔 매니지먼트 자회사를 두고, 직접 경영 및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호텔 사업 부서를 둔 한국의 대기업들은 주력 사업이 제조 및 유통업인 반면, 홍콩의 기업들은 부동산 개발이다. 자산 규모 기준 10대 기업 중 8개 회사가 부동산 개발 업자들인데, 모두 호텔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세일즈 사무소가 있어서 익숙한 Harbor Plaza Hotel Management는 아시아 최고 부호 리카싱 회장의 Cheung Kong Property가 2003년에 설립한 호텔 자회사로 4성 호텔인 Harbor Plaza 와 로컬 5성 호텔인 Harbor Grand 브랜드 총 9개를 운영 중에 있다. 두 브랜드 모두, 홍콩 내에서 가성비가 좋은 호텔로 인정받고 있고, 한국 여행객 및 기업고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이다.
Sun Hung Kai Properties의 경우에는 5성급의 Royal Garden과 Royal Plaza, 4성급의 Royal Park 등 10개 미만의 많지 않은 호텔들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호텔 투자 스케일은 상당히 크다. 홍콩의 상징적인 두 건물인 IFC(International Finance Center)와 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er)의 개발에 직접 관여해, 포시즌스 호텔 홍콩(Four Seasons Hong Kong)과 리츠칼튼 홍콩(Ritz-Carlton Hong Kong)의 오너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해 리츠칼튼 푸동, 북경 세인트 레지스, 항저우 파크 하얏트 등과 같은 럭셔리 스케일부터 홍콩 내 노보텔, 크라운플라자, 홀리데이인 등의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600개 객실 규모의 Hotel VIC on the Harbor를 새롭게 오픈해 한국 시장에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Sino Hotels Limited도 홍콩, 싱가폴, 호주에 3600개 객실의 호텔들을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계 Ng 패밀리(홍콩에서는 재벌가족을 칭할 때 성을 따서 부른다.)가 1970년에 설립한 홍콩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개발회사, Sino Group의 자회사이고,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호텔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997년에 싱가포르의 명물 Fullerton Building을 인수해 Fullerton Hotel로 탈바꿈 시켜 2001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호주의 Westin Sydney를 인수했고, 홍콩에서는 Conrad Hong Kong의 오너다. 직접 개발, 운영 하는 호텔들도 있는데, 신기하게도 특정 브랜드를 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각 호텔의 특성과 위치에 따라서 다른 이름을 지었다. Royal Pacific과 Island Pacific은 로컬 5성 호텔이고, City Garden 호텔은 4성, The Pottinger와 The Olympian은 부티크 콘셉트의 라이프스타일 호텔이다. Conrad 호텔의 경우에는 곧 Fullerton 호텔 브랜드로 변경 예정이라는 루머가 있었는데, 거의 확정된 분위기다.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Conrad보다 밀리는 Fullerton 호텔로 변경이 되면 시장 판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New World Development도 호텔업에서는 큰 손이다. 부동산 개발뿐만 아니라, 중국내 백화점 사업 및 다른 서비스업에 투자를 많이 해온 회사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홍콩을 포함해서, 하얏트 리젠시 침사추이(Tsim Sha Tsui)와 샤틴(Shatin)의 오너이기도 하고, 그룹 내에 자체 호텔 운영사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브랜드는 Rosewood. 1979년에 설립된 미국계 럭셔리 호텔 브랜드, Rosewood는 2011년에 New World Hospitality(현재의 Rosewood Hotel Group)로 9000억에 가까운 금액에 인수됐다. 그 해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투자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당시 New World Development 회장의 딸인 Sonia Cheng이 CEO로서 이미 New World와 Penta 호텔 브랜드를 운영 중이었다. Penta 호텔은 Rosewood와 마찬가지로 2006년에 New World Hospitality에 인수된 유럽계 브랜드다. Rosewood Hotel and Resort의 인수를 통해서 2013년에 New World Hospitality 그룹명을 Rosewood Hotel Group으로 변경, 럭셔리, 업스케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인을 완성했다. Rosewood Beijing의 경우에는 북경 최고의 호텔로 손꼽히고 있고, 2018년 4분기에 오픈 예정인 Rosewood Hong Kong도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외에도 Jardine Matheson(만다린 오리엔탈), Swire(어퍼하우스), Wheelock(니콜로, 마르코폴로), China Resource(세인트 레지스 홍콩)와 같이 럭셔리 호텔들을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기업들이 있다. 호텔은 부동산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이들 늘고 있는데 홍콩 상황을 보면 딱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송창훈
그랜드 하얏트 홍콩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