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tworks_ 호주] 부시 터커

2018.08.12 09:10:46


이번 호에서는 호주역사의 산증인인 원주민들의 전통음식을 뜻하는 ‘부시 터커’라 불려지는 부시 푸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일전에도 필자가 언급한 적이 있으며, 예로부터 호주의 원주민들이 즐겨먹던 전통음식은 6만 년 전부터 원주민들의 삶과 역사를 대변하던 것이다. 영국인들이 호주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들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식문화’였으나, 영국인 이민자들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1970년대가 돼서야 그들이 갖고 있던 음식의 역사를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원예학자들이 그들의 자연을 탐구하던 일련의 활동이 그들이 가지고 있던 식재료에 대한 탐구에도 전파돼 이것이 상업적인 접근으로 이어진 후 지속적인 개발, 생산이 이뤄진 것이다. 이에 이번 글을 통해 부시 푸드의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로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캥거루의 고기다. 캥거루는 특히 남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육류중의 하나로 캥거루 고기만을 따로 판매하는 음식점이 즐비할 정도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의 함량이 높으며 오메가6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어 육식을 즐기는 호주인들에게 특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두 번째로는 핑거라임인데, 주로 퀸즈랜드와 뉴사우스웨일즈주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을 가진 캐비어와도 유사한 생김새를 한 이것은 실제로 감귤류 종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로 부시 터커 중 항산화성분이 있는 그린샐러드로 우리에게 익숙한 시금치와 유사하다고 알려진 ‘워리걸 그린’이 있다. 주로 삶는 물에 데쳐서 먹으며, 이것은 원주민들뿐만 아니라 호주에 처음 온 영국인들 또한 즐겨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넷째 레몬머틀은 시트러스향이 강하고 레몬보다 더 시큼한 향을 가진 레몬머틀나무에서 나는 열매다. 주로 퀸즈랜드에서 생산되고 있는 이것은 식용뿐만 아닌 샴푸와 세정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다섯째 호주산 복숭아로 잘 알려져 있는 ‘Quandong’으로 이곳에서는 디저트의 재료로 널리 쓰이고 있는 과일이다. 잼과 쳐트니를 만들 수 있으며, 비타민C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노던 테러토리의 사막한가운데에서는 원주민들이 드라이하게 건조시켜 저장식품으로 즐겨 먹던 부시토마토가 재배된다. 종류가 무려 100여 가지에 이르며, 비타민C, 미네랄, 칼륨을 함유하고 있지만, 100여 개 전부다 식용인 것은 아니다.


여섯 번째로 태즈매니아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베리류 중에서 스노우베리가 있는데, 단맛 뿐아니라 살짝 바삭한 식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맛과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아이스크림과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다만 대량 생산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Sea Celery라고 불리 Sea Parsley가 있는데, 호주를 처음 발견했던 제임스쿡 선장도 스프에 같이 넣어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식물이다. 원주민들 또한 그들의 스프나 스튜에 다진 것을 넣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호주에서 자라난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곱 번째는 마카다미아넛으로 호주는 세계적으로도 마카다미아넛의 최대생산지로 유명한 곳인데, 무려 30%가 넘는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고 로스팅한 후에 버터제조에도 사용되며 초콜릿의 중요한 재료로도 쓰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Wattleseed는 호주에서 자라는 아카시아의 한 종류로 구우면 헤이즐넛과 비슷한 풍미가 나고, 반죽은 팬케이크와 케이크, 그리고 비스킷 등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으며 초콜릿을 비롯한 디저트, 제과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또 고기를 재울 때 향신료로서의 역할까지 가능하다.



이렇게 알아본 부시 푸드(위에 언급된 것뿐만 아닌 그이외의 모든)는 원주민들이 개발하고 계승, 유지해 온 ‘그들만의 식문화’ 그 자체다. 한때 영국인이민자들에 의해 소멸될 위기에 놓인 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호주정부에서도 부시 푸드에 대한 계승과 발전, 유지를 논하고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것들을 현재의 호주퀴진에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도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호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부시 푸드에 관심을 갖고 많이 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용승
쉐라톤 시드니 온 더 파크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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