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tworks_ 싱가포르] 싱가포르 유명 호텔들 자가격리 호텔이 되다

2020.05.08 09:30:08

   


전 세계적으로 여행이 금지된 이 상황에서 싱가포르의 호텔들의 객실점유율이 10~20%대를 기록하다 결국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해외에서 귀국하는 자국민들을 14일간의 격리 수용하기 위해 국가시설이 아닌 호텔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관관청을 통한 호텔 선정 입찰이 진행됐다. 입찰의 조건은 다양했지만 우선 격리자들이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곳(샤워시설 및 에어컨의 유무 등), 격리자들을 모니터할 수 있는 CCTV와 세큐리티팀, 그리고 3식이 모두 제공되기 위한 호텔 내 주방시설을 갖춘 곳들 등이다. 객실 요금은 1박당 약 150싱가포르 달러 정도로 이미 책정돼 있기에 이상의 조건에 맞출 수 있는 곳들이라면 5성호텔이든 3성호텔이든 모두 입찰에 지원할 수 있었다. 한국과 다르게 격리자들의 위한 비용은 전액 모두 싱가포르 정부에서 지급된다. 격리자들을 ‘왜 5성 호텔에 격리하느냐’라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왔으나 관계부처 장관으로부터 ‘이는 코로나19의 해외 유입이 지역 사회로 전파되는 걸 막고 낮은 점유율로 고전하는 싱가포르 호텔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과 함께 더 이상이 불만의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입찰을 통해 선정된 호텔들의 리스트를 살펴보니 국제적인 호텔 체인부터 로컬의 유명체인호텔까지 약 10여 개의 호텔이 현재 격리호텔로 사용되고 있으며 후보군 호텔까지 있어 그 수는 점점 늘어날 추세다. 


격리 호텔로 지정된 곳들은 계약기간동안 일반 고객은 받을 수 없기에 기존의 예약들을 다른 일정이나 자매호텔로 변경 또는 캔슬을 유도했다. 호텔의 직원들은 오퍼레이션에 필요한 최소인원을 남겨두고 모두 유급휴가와 자택근무에 들어갔다. 격리기간 중에는 하우스키핑과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체크인 전에 14일간 사용할 수 있도록 어메니티들은 미리 셋업해두고 부족한 물품은 요청시 복도에 놓인 작은 테이블 위에 배달돼 격리자들이 직접 픽업할 수 있도록 했다. 격리자들의 식사는 1회용 용기에 담아 식사시간에 맞춰 이 테이블 위로 배달된다. 최대한 격리자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프로토콜이 이뤄져 있다.


또한 호텔마다 격리자들을 위해 다양한 액티비티를 준비해 두고 있는데 SNS상에 그룹을 만들어 라이브 스트림을 통해 달고나 커피 만드는 법, 쿠킹클래스를 진행하고 라이브동안 만든 음식을 객실로 배달해 주기도 하며 퀴즈쇼, 댄스대결을 하며 우승자에게 상품을 보내주기도 한다. 또한 격리자들이 객실 안에서 보고 따라 할 수 있도록 댄스 클래스나 스트레칭 클래스를 실행한 곳도 있다. 격리자들도 제각각의 재능을 살려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예를 들어 매일 호텔 안 객실과 풍경을 그리는 건축가, 객실 발코니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바이올리스트, 객실에서 보이는 세상 밖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직접 자신들의 격리생활의 모습과 이런 기록들을 함께 SNS에 올리면서 호텔은 간접홍보의 효과를 얻기도 했다. 이로인해 격리호텔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붙기도 했다.


   


최경주

샹그릴라 호텔 그룹 싱가포르 어카운트 디렉터

아시아 퍼시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최경주 디렉터는 팬 퍼시픽 하노이에서 한국과 일본 마켓을 담당했고 현재는 샹그릴라 호텔 그룹에서 싱가포르 어카운트 디렉터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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