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와 함께 베트남하면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 두말 할 나위 없이 하롱베이일 것이다. 엄마 친구들은 한 번씩 다녀왔다는 대표적인 효자여행상품 명소로 통한다. 하노이에서 약 160㎞(차로 약 3시간 반 정도 소요) 떨어진 하롱베이는 크고 작은 1969개 섬으로 이뤄졌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이후 지금까지도 전 세계 곳곳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베트남 대표 관광명소다.
한국에서는 2003년 9월경 대한항공 TV광고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롱베이의 멋진 풍경들과 함께 크루즈 선의 깃발이 펼쳐지는 장면을 담은 광고는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했고 하롱베이에 한국관광객 방문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대한항공 측 자료에 따르면 2002년 1000여 명에 불과했던 월평균 탑승객 수가 광고 후인 2003년에는 2000명대로 늘어났고, 본격적인 광고 효과가 나타난 2004년에는 월평균 탑승객이 4000명대로 증가하는 등 방문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한 LCC항공사가 인천-하이퐁(하롱베이에서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 차로 약 1시간 정도 소요) 루트를 열면서 하노이를 거치지 않고도 하롱베이를 관광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하롱베이나 관광지 주변에 놀 거리가 부족한지라 ‘하노이&하롱베이’ 관련 관광 상품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관광객들의 하롱베이 관광코스를 살펴보면 보통 하노이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거나 1박 2일 상품을 이용한다. 하롱베이 관광 후 크루즈가 아닌 주변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돌아오는 상품이다. 특히 당일치기의 경우 투어 후 바로 하노이로 돌아가야 하기에 크루즈, 점심, 동굴 투어 등 서너 시간 투어가 고작이다. 부푼 기대를 안고 갔지만 왕복 7시간 정도 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녹초가 돼 실망만 하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유럽관광객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보통 1박 2일, 길게는 2박 3일(1박은 호텔, 1박은 크루즈 내)정도 하롱베이에 머무른다. 이들은 여유롭게 관광도 하며 크루즈 안에서 밤을 지새우는 등 잊을 수 없는 영화 같은 시간을 즐긴다. 젊은 여행자들은 크루즈를 전세로 빌려 광란의 선상파티를 즐기는 경우가 많고 현지인들은 웨딩 리셉션 장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고객의 감성을 자극해서 소비로 연결되는 형태의 수요층이 두텁다. 이런 수요에 맞게 특급호텔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특급 크루즈들도 운행 중이다.
현재 하롱베이에 운항중인 약 200여 개 크루즈선 사이에서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파라다이스 크루즈는 총 2개 크루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파라다이스 럭셔리 호(17개 객실)와 파라다이스 피크 호(8개 스위트객실)인데, 크루즈 안에 스파 및 자쿠지, 레스토랑과 바, 그리고 썬덱 및 테라스 시설을 갖춰 운항하고 있다. 특급 호텔처럼 품격 있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고급 크루즈다. 선상에서 쿠킹 클래스, 낚시, 티타임, 칵테일 파티, 타이치 수련, 인근 섬과 천연동굴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승객들이 지루할 틈이 없고 식사 또한 모두의 기호에 맞게 베트남 및 인터내셔널 메뉴가 함께 제공되며 해산물 및 바베큐 선상파티까지 즐길 수 있다.
한국 여행업체에 따르면 ‘하노이&하롱베이’상품은 이미 10년 넘게 판매되고 있어 웬만한 사람들은 한 번씩 다녀왔을 정도로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난 10년간 변함없이 같은 상품으로 어필하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 특성상 저렴한 상품의 수요가 많아 질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이제는 한국 여행업계에서도 좀 더 다양한 마켓 수요를 찾아서 새로운 상품으로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쳐 한국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하롱베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
최경주
팬 퍼시픽 하노이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