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이하 SLH)는 이름처럼 스몰 웰메이드의 럭셔리 호텔을 엄선해 멤버십을 구성한 소프트 브랜드다. 약 30년 전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 80개국의 534개 호텔, 그리고 4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SLH는 호스피탈리티 잡지 <Hotels Magazine>에서 선정한 소프트 브랜드 중 가입 객실 수 기준 12위에 랭크됐는데, 콘셉트를 ‘작은 럭셔리함’으로 한정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향력 있는 규모를 갖췄다. 지난 4월 5일, 2019 부산 호텔쇼를 위해 한국을 찾은 SLH의 아태지역 부사장 마크 웡을 만났다. 호텔업계에서 럭셔리 마켓이 부족한 한국 시장에서 마크 웡은 어떤 가능성을 보았을지, 그의 비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
SLH는 소프트 브랜드, 혹은 어필리에이션 프로그램(Affiliation Program)으로, 전 세계 독립호텔을 하나의 멤버십 단위로 묶어주는 브랜드다. SLH는 브랜드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스몰 럭셔리’, 혹은 ‘럭셔리 부티크’에 한정해 멤버가 될 호텔을 선정한다. 선정 기준은 기본적으로 럭셔리함, 그리고 오너의 철학이 호텔에 얼마나 가닿았냐 하는 것이다. SLH 멤버 호텔의 평균 객실은 약 46개, 그리고 필수 부대시설에 대한 기준은 없지만 고객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요구한다. 뉴욕의 Refinery, 방콕의 137 Pillars, 그리고 도쿄의 The Tokyo Station이 대표적인 SLH의 멤버 호텔이다.
www.slh.com
방한한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에 평소에 자주 오는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물색하기 위해 2019 부산 호텔쇼를 찾았다. 부산에 온 건 거의 15년 만이지만, 서울에는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서울에 SLH의 멤버인 명동 호텔 28, 아트파라디소 관련 업무와 SLH의 새로운 멤버로 참여할 한국의 호텔관련 종사자들과의 미팅을 위해서다.
그간의 경력,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알려 달라.
광고와 마케팅 관련 에이전시에서 근무한 경험을 시작으로, 호스피탈리티 업계에서는 하얏트 호텔에서 다년간 마케팅 및 로열티 프로그램 담당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분야를 맡았고, 소프트브랜드 Preferred Hotels에서 업무를 진행했던 총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SLH 아태지역 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SLH로 옮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Prefered Hotels는 SLH와 규모가 유사한 소프트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 두 브랜드의 차이점도 궁금하다.
SLH 아태지역의 헤드쿼터는 원래 호주에 있었는데, 2009년 싱가폴로 옮기게 되면서 부사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Preferred Hotels와 SLH의 차이점이라면 SLH는 스몰 럭셔리, 즉, 작고 특색 있는 호텔을 엄선해서 선발한다. SLH 멤버가 된 호텔의 평균 객실 수 50개라는 것만 봐도 짐작 가능할 거다. Preferred Hotels의 호텔은 객실 수가 더 많고 규모가 크다고 생각하면 된다. SLH는 독립호텔과 파트너십을 맺고, 체인호텔과 달리 럭셔리를 기반으로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SLH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80개국, 534개 호텔을 멤버로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태지역 SLH의 규모와 특성은 어떠한지?
현재 SLH 아태지역의 멤버 호텔은 약 100곳이 포함됐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특성이라고 하면 고객에게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유럽 같은 경우에는 도시와 교외지역 호텔의 카테고리 구분이 명확한 반면, 아태지역 SLH의 호텔에서는 ‘올드 앤 뉴’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도쿄스테이션 호텔 같은 경우에 1914년 도쿄역을 리모델링해 호텔로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 아태지역에 600개 호텔 멤버를 보유하는 것이 목표다.
SLH 멤버십 호텔이 다수 포진된 아태지역 국가나 지역은 어디인가?
멤버가 가장 많이 포진된 곳은 태국으로 총 20개, 2위는 일본으로 12개가 있다. 중국에 10개, 말레이시아 6개, 싱가폴 4개, 그 외에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 한국의 SLH 멤버는 아까도 언급했듯 호텔 28과 아트바라디소 두 곳으로, 개수로 따지면 5~6위 정도 될 것이다.
반대로, 아직 SLH 멤버가 많지 않지만, 눈여겨보는 지역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도 여행을 많이 다니며 새로운 영감을 주는 지역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 다녀왔다. 아직까지 중앙아시아는 일반적으로 관광지가 아니라고 여겨지는데, 지금 주목할 만한 발전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석유가 중요한 산업인 나라에서 새로운 마켓을 찾는 와중에, 국가 차원에서 관광산업을 추진하는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랜딩 비자도 추진 중이라고 알고 있다. 이외에도 부탄, 미얀마, 등 새로운 곳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 경험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다면, 같은 지역을 되돌아가는 것보다, 숨겨진 지역을 발굴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SLH는 2018년 11월에 하얏트와 본격적으로 멤버십 제휴를 맺었는데,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얻었는지 궁금하다.
아직 기간이 채 반년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SLH와 하얏트는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하얏트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SLH 멤버 호텔과 하얏트의 포인트를 교환 가능하게 해주는 제도다. 멤버십 가입 여부에 관한 선택권은 SLH 멤버 호텔 측에게 온전히 맡겨뒀다. 우리는 역시 멤버 호텔에게 이익을 주는 경우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실제로 현재 530여 개의 호텔들 중, 200개 호텔이 하얏트와의 멤버십 프로그램에 조인했고, 실제로 참여하고 있는 호텔에 따르면 대형 글로벌 체인 하얏트의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한다.
한국은 아직 럭셔리 호텔이 많지 않다. 이곳에서 럭셔리 호텔 시장의 가능성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한국 여행객들 자체로 럭셔리 많이 가지만 한국을 찾아오는 인바운드 쪽에 가능성이 더 많다. 한국을 찾아오는 중국, 일본의 여행객에게 역시 럭셔리 수요들이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브랜드 호텔이 위주로 돼 있다. 그렇지만 한국 시장은 작은 럭셔리 호텔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독립호텔들이 많다. SLH 관심 있는 한국 호텔 운영자에게 조언한다면?
OTA에만 의존하지 않고, 로컬커뮤니티와 교류해 경험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나 독립호텔은 자체적인 예약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결국 OTA를 통한 가격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OTA 외에 다른 여행사 및 다른 판매 채널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와의 교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패키지를 만들기를 바란다. 특히 한국의 독립호텔 오너들이 다양한 해외의 판매채널에 눈을 뜨면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