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 티(Tea)는 서양에서 오직 차나무의 찻잎으로만 우린 음료를 지칭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차(茶)는 찻잎, 차나무, 찻물을 모두 지칭하고, 찻잎이 아닌 식물을 우린 음료도 차라고 표기하므로, 본 지면에서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찻잎을 사용한 상품을 ‘티(Tea)’로 표기한다. • 단, 중국 티의 이름은 우리나라 한자어 ‘茶’의 독음을 원칙으로 표기하고,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른 이름도 병기했다. 단, 일본 티의 이름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다. 농작물의 품질과 특성은 그 산지의 천혜의 자연 환경에 크게 좌우를 받는다. 티 또한 다른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그 품질과 특성이 산지의 테루아적인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여기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차 산지인 4대 차구의 테루아 특성과 그 산지를 대표하는 티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중국차의 테루아 중국은 북쪽으로는 온대, 남쪽으로 아열대의 기후에 걸쳐 있을 정도로 광활한 영토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륙에서 차나무는 아열대 기후대의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에 걸쳐 분포하고 있고, 그 재배지는 2016년 기준 약 220만ha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티 생산량이 최고로 많은 지역은 주로 중국 남동부의 푸
중국에서 티는 봉건주의가 융성기를 맞은 당대(唐代) 이후 융성과 침체를 거듭하면서 크게 발전하게 된다. 티의 세 시대 중 제2기인 송(宋代)에서는 티의 생산과 소비에 큰 변혁이 일어났고, 원나라의 침략으로 티 문화는 1세기 동안 침체기를 맞았다가, 제3기인 명대(明代) 이르러 오늘날의 티 준비 방식으로 다시 발전한 것이다. 특히 청대(淸代)에 이르러서는 서양과의 무역을 통해 티가 전 세계로 전파되기 이른다. 여기서는 중국의 근대화와 함께 발전한 티의 시대 양식들을 소개한다. 티의 제2기, 송(宋) 중국은 송대(宋代, 960~1279)에 이르러 티의 생산과 소비에서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 당대는 그동안 티를 병차로 만들어 보관했다가 때에 맞춰 부숴 끓여서 마셨던 시대라면, 송대는 티를 갈아서 휘저어 마시는 시기, 즉 ‘격불(擊拂)의 시대’였던 것이다. 이 시대에는 건조 찻잎을 맷돌로 갈아 고운 가루 형태로 만든 뒤, 이 가루차를 체로 걸러 사발에 넣고 비취색의 거품이 일 때까지 대나무로 만든 ‘차선(茶筅)’으로 휘저어 마셨다. 이러한 방식을 오늘날에는 ‘격불 방식’이라고 한다. 이 시대에 불교 승려들은 그와 같은 티의 양식을 일본으로 처음으로 전파했는데, 그
중국은 세계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일대 변화를 몰고 온 대발견들의 종주국이었다. 티 역시도 중국에서 약 5000년 전 최초로 발견됐다. 티는 처음에 우연히 발견돼 그 약리적 효능으로 의약품으로 사용됐지만, 오랜 역사를 통해 지금은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는 오늘날 세계에서도 유일하게 6대 차류를 생산하고, 각 산지별로 다양한 티들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의 티 역사, 테루아, 가공 방식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티의 발견 티(tea)는 기원전 2737년경 중국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전설에 따르면 농경을 주관하는 신농(神農) 황제가 백성들을 위해 약리적 효능을 자신의 몸으로 시험하던 중 이상 증세에 시달렸다. 마침 우연히 나뭇잎이 떨어진 물을 먹고서는 몸이 회복됐는데, 알고 보니 그 나뭇잎이 바로 오늘날의 찻잎이었다는 이야기다. 이 전설로 미뤄 볼 때 티는 중국에서 적어도 약 4000년에 걸쳐서 약용으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최초의 티마스터인 육우(陸羽, Lu Yu, 733~804)의 저서 『다경(茶經)』을 통해 기록한 바에 따르면 티를 널리 마시기 시작한 것은 주대(周代, B.C. 1046~B.C. 256)
오늘날에는 티의 6대 분류 외에도 향긋한 꽃 향, 청량한 과일 향, 매캐한 훈연 향 등 다채로운 향들을 즐길 수 있는 티들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티들은 꽃이나 착향료 등으로 가향·가미한 플레이버드 티로 지금은 순수 티보다 오히려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더 높다. 여기서는 찻잎에 가향·가미 작업을 가한 플레이버드 티와 훈연 과정을 거친 훈연차 등에 대해 알아본다. 플레이버드 티 오늘날에는 기존의 6대 분류의 티에 꽃이나 과일, 또는 향신료용 꽃을 섞거나 향을 배게 한 새로운 종류의 티, 즉 가향·가미차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티들을 통틀어 ‘플레이버드 티(Flavored Tea)’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플레이버드 티는 엄격하게 ‘가향차(Scented Tea)’와 ‘가미차(Flavored Tea)’의 두 종류로 세분된다. 먼저 가향차는 찻잎에 ‘향신료’를 혼합하거나 향을 풍기는 ‘꽃’을 넣어 만든 것이다. 이와는 달리 가미차는 ‘인공 향미료(Synthetic Flavorings)’나 ‘과일에서 추출한 천연 방향유(Essential Oil)’를 뿌려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플레이버드 티는 엄격하게는 가향차와 가미차로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서양인들은 녹차와 홍차가 각기 다른 품종의 차나무로부터 생산된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티는 산화 과정의 여부, 산화의 정도, 발효의 여부 등 그 가공 방식에 따라 크게 여섯 종류로 분류된다. 여기서는 각기 다른 가공 방식으로 생산되는 티의 6대 분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가공 방식에 따른 티의 분류 티는 찻잎을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여러 분류로 나뉜다. 그런데 서양에서 분류하는 방식과 티의 원산지인 중국에서 분류하는 방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서양에서는 백차(白茶, White Tea), 녹차(綠茶, Green Tea), 우롱차(烏龍茶, Wulong, Oolong Tea), 보이차(普洱茶, Pu er, Pu-erh Tea), 홍차(紅茶, Black Tea)로 보통 다섯 가지로 분류하지만 중국에서는 백차, 녹차, 홍차, 청차(靑茶, Blue Tea), 흑차(黑茶, Dark Tea), 황차(黃茶, Yellow Tea)의 여섯 가지로 분류한다. 여기서 우롱차와 보이차는 중국식 분류법에서 각각 청차와 흑차에 속한다. 이러한 티의 분류 기준은 산화 여부, 산화 정도, 발효 여부다. 예를 들면 산화를 완전히 억제시킨 비산화차인 녹차, 산화
중국이나 인도, 그리고 스리랑카, 케냐 등 대부분의 티 생산지에서는 차나무로부터 찻잎을 따는 채엽 과정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왜냐하면 채엽은 티의 품질을 결정하는 첫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티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여성들이 섬세한 수작업으로 찻잎을 수확해 고품질의 티를 생산한다. 여기서는 그 채엽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채엽 기술 차나무로부터 찻잎을 따는 ‘채엽(採葉, Picking tea leaves)’ 과정은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매우 정교한 기술이다. 모든 농산물의 가공식품이 그렇듯 원재료는 최종 가공식품의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찻잎 또한 원재료로서 최종적으로 가공되는 티의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채엽 작업에 나선 사람들은 요구되는 채취 방식에 따라 찻잎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섬세하게 쥐고 찻잎에 상처가 나지 않게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그들의 등에 메고 있는 가방이나 대바구니에 그 찻잎들을 집어넣는다. 수확기와 티의 품질 그런데 찻잎은 그 자란 정도에 따라 방향성 물질의 함유량이 모두 다르다. 예를 들면 새싹인지 다 자란 찻잎인지에 따라 티의 향미를 결정짓는 성분들의 함유량이 다른 것
다원의 시초 일반 농가에서 차나무를 소규모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4세기경부터다. 그리고 차나무를 대규모로 재배하는 농장이 처음으로 등장한 곳은 중국의 쓰촨성(四川城)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전에는 야생에서 아주 오래 자란 차나무로부터 사람들이 찻잎을 수확했다. 윈난성(云南城)에서는 그런 오래된 차나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들 차나무의 찻잎은 희귀한 티나 독특하고도 고품질의 티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는 다원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각 나라마다 매우 독특한 농업 형태속에서 차나무들이 영세 농가의 소규모 농장에서부터 중규모의 다원(Gardens), 기업형인 대규모의 ‘재배 단지(Estate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운영 형태와 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어떤 곳은 수 헥타르 미만인 곳에서부터 또 어떤곳은 수천 헥타르 이상인 곳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도 매우 다양하다. 또한 계단밭 방식에서부터 듬성듬성하게 단순히 산재한 방식에까지 그 운영 형태도 다양하다. 이러한 곳에서는 차나무들이 보통 1헥타르(약 2.47에이커)당 5000~1만 5000그루가 심겨 있다. 그리고 각 나라마다 운영 형태도 다른데 중국에서는 영세 농가들이 소규모의 농장
테루아 와인을 생산하는 데 포도산지의 테루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듯 티에도 산지의 자연 환경적인 요소, 즉 테루아가 매우 큰 영향을 준다. 티의 품질에 굉장히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종자, 재배 시기, 그리고 ‘채엽(採葉)’의 방식 외에도 토양, 기후, 고도, 위도와 같은 테루아, 즉 재배지의 배경 환경적인 특성도 있다. 더욱이 각 지역은 고유한 농업적 특성도 띠고 있는데, 설사 동일한 차나무라도 그 특성에 따라 다른 향미의 티가 생산된다. 즉 차나무는 각기 테루아에 맞게 적응해 성장함에 따라 이로 인해 생성되는 함유 성분들도 매우 흥미로운 향미를 생성한다. ‘테루아(Terroir)’는 그 지역의 토양, 기후, 위도까지도 총체적으로 내포하고 있어 특정 지역의 배경 환경적인 특성을 정의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토양 차나무의 재배에 필수적 요소인 표토와 심토의 질은 지역마다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차나무는 다행히도 어떤 토질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놀라운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는 화산토의 퇴적층에서도 자랄 수 있다. 그런 차나무도 최적의 성장 조건이 있다. 수소이온농도지수(pH)가 4.5~5.5인 산성토다. 왜냐하면 산성도 식
차나뭇과 30속 가운데 하나인 동백나무속(Camellia)의 상록수인 차나무. 이 차나무는 야생 상태에서 높이 약 30m까지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지만 오직 찻잎만을 티로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차나무는 원산지인 중국 윈난성 시솽반나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해 오늘날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여기서는 차나무의 재배와 관련해 대표적인 세 품종, 재배종 등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차나무의 세 품종 동백나무속의 차나무로 공식 기록된 것은 오늘날 200종이나 되는데, 티를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것은 그중에서도 오직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종 뿐이다. 이 종은 다시 세 변종(이하 품종이라 한다)으로 나뉘는데 중국의 시넨시스, 인도의 아사미카, 캄보디아의 캄보디엔시스이다. •시넨시스 품종 먼저 중국 윈난성이 원산지로 알려진 카멜리아 시넨시스 종 시넨시스 품종(Camellia sinensis var. sinensis)이 있다. ‘시넨시스(Sinensis)’는 라틴어로서 티(Tea)가 처음으로 발견된 나라인 ‘중국(China)’을 뜻한다. 이 시넨시스 품종은 티 생산에 오래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
티의 제3기인 명대의 17~18세기 티는 육상 무역 루트로는 중앙아시아와 터키를 넘어 이집트에까지, 해상 무역 루트로는 네덜란드 상인에 의해 아라비아 반도를 경유해 아덴만, 홍해를 지나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으로까지 전파됐다. 바야흐로 티 문화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 속에티 문화가 융합되면서 새로운 문화들도 탄생됐는데 이 번호에서는 동양의 이국적인 식음료인 티가 서방 세계로 전파돼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는 티 문화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간략히 소개한다. 티 문화의 ‘일대(一帶)’ 티 문화의 제3기인 명나라 시대(1368~1644)에 이르러서는 육상 무역 루트, 즉 티 문화의 ‘일대(一帶)’도 더욱 더 확장됐다. 일대(一帶)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무역 루트를 일컫는 용어다. 17세기에 이르면서 중국의 티는 무역상인 카라반의 활동으로 러시아, 이란, 터키, 이집트에까지 전파됐는데, 특히 러시아에서는 찻물을 끓이는 찻주전자인 사모바르(Samovar)가 발명되면서 티를 마시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됐다. 사모바르로 티를 우리는 방식은 물을 가득 채운 중앙부의 용기를 석탄으로 가열하고 그 위에 놓은 조그만 찻주 전
약 5000년 전에 중국에서 티가 발견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오늘날에 이르면서 티를 준비해 마시는 방식은 시대 지역마다 매우 다양하게 발달했다. 이번 호에서는 ‘티의 종주국’이라 할 중국에서 티가 발견되고 티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살펴본다. 당의 압축차가 계승돼 최고조로 발달 당나라 시대에는 티가 육상 무역 루트로 운반됨에 따라 보관과 편리를 위해 다양한 형태로 압축됐다. 이러한 딱딱한 압축차를 ‘긴압차(緊壓茶)’ 또는 ‘연고차(硏膏茶)’라고 하는데 송에 이르러서는 그 제조 기술이 최고조로 발달했다. 특히 푸젠성(福建省) 지역에서 생산돼 황제나 황족에게 헌상 되는 최고급의 티인 용단봉병(龍團鳳餠)이 대표적이다. 용단(龍團)은 황제나 친왕이나 성주에게 바치는 것이었고 봉병(鳳餠)은 황족이나 학사나 스승에 바치는 것이었다. 이러한 용단이나 봉병은 용이나 봉황의 인印을 찍어 주로 헌상됐다. 또 하나의 혁신, 가루차의 등장 그런데 송나라 시대(960~1279)에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 넘는 또 하나의 형태인 가루차, 일명 말차(抹茶)가 등장했다. 이 가루차는 찻잎을 딴 뒤 토기 항아리에 넣고 창고에서 수개월 동안 보관 및 건조 한 뒤 고운 가루 형태로 만
약 5000년 전에 중국에서 티가 발견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오늘날에 이르면서 티를 준비해 마시는 방식은 시대 지역마다 매우 다양하게 발달했다. 이번 호에서는 ‘티의 종주국’이라 할 중국에서 티가 발견되고 티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살펴본다. 티의 기원 중국의 전설에 따르면 티는 기원전 2737년경 중국의 황제인 신농이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물이 든 주전자에 찻잎이 우연히 떨어져 그 우러난 물을 마시고 건강상의 효능을 알아차리면서 백성들에게 널리 전파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찻잎의 사용이 단순히 신화의 차원에서 벗어나 역사의 기록으로서 최초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 1122년의 <시경詩經>에서였다. 이후 기원전 1세기부터 기록된 중국 최고(最古)의 약학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티가 ‘눈을 밝게 하고 몸에 기쁨을 주는 자극적 특성이 있다.’고 그 약 효능을 최초로 언급했다. 이때부터 티는 중국에서 주로 의약적 효능으로 마셔 왔다. 티, 약에서 음료로 그런데 2세기경에 이르자 중국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티를 단순히 건강상의 효능으로 마시는 데서 벗어나 티 그 자체를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이 당시에는
홍차의 정통적인 가공 방식인 오서독스 방식에서 찻잎은 위조 과정을 거친 뒤에는 찻잎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들을 거친다. 지난 호의 위조 과정에 이어서 이번에는 찻잎의 색상, 향미,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인 유념, 산화, 건조의 과정에 대해 간략히 알아본다. 유념(揉捻, Rolling) 위조 과정을 거친 찻잎은 유념 과정에 들어간다. 유념 과정은 찻잎의 세포벽을 파괴해 그 속에서 스며나오는 방향유 속의 산화 효소가 나오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는 다음의 산화 과정이 보다 더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는 사전 과정인 셈이다. 전통적인 유념 과정은 손으로 휘말고 비틀었지만, 오늘날에는 유념기기로 찻잎에 다양한 세기로 압력을 가한다. 이때 유념 과정이 과도하면 찻잎이 윤기가 없어지고 변색되고 너무 약하면 향미가 약한 티가 만들어진다. 산화(酸化, Oxidation) 이렇게 유념 과정을 통해 효소가 배어 나온 찻잎은 곧바로 산화 과정에 들어간다. 산화 과정은 이 효소가 산소와 접촉해 ‘효소 산화Enzymatic oxidation’라는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 산화 과정이 티의 맛과 향, 그리고 색상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일반적으로 홍차의 가공 방식은 정통적인 가공 방식인 ‘오서독스(Orthodox)’ 방식과 기계적인 방식인 CTC 방식의 두 가지로 나뉜다. 찻잎의 개성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모양과 상태로 만들기 위해 그 목적에 맞게 두 방식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 여기서는 먼저 오서독스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오서독스 방식이란? 19세기 영국인들은 인도에서 차나무를 재배하면서 티를 가공, 생산했다. 처음에는 중국인 기술자들을 고용해 전적으로 생산했지만, 점차 도구들이 개발되면서 기계화의 작업으로 변모했다. 오늘날 이러한 기계화의 작업은 총 여섯 단계로 보통 진행된다. 생잎의 수분 함량을 적당히 줄이는 위조(萎凋, Withering), 위조된 잎을 비벼서 말리는 유념(揉捻, Rolling), 로터베인(Rotorvane)에 잘리고 찢어져 뭉쳐진 찻잎을 고르게 체에 놓은 뒤 진행되는 산화(酸化, Oxidation), 적당한 상태에서 산화를 중단시키기 위해 가열하고 말리는 건조(乾燥, Drying), 등급에 따른 분류(分流, Sorting), 끝으로 포장 작업이다. 이러한 과정들에는 각종 설비들이 동원되지만, 각 과정에는 전통적으로 사람이 직접 손으로 찻잎의 개성을 살리고
티에는 다양한 종류들이 있다. 크게 백차, 홍차, 녹차, 청차, 흑차의 다섯 가지로 분류되는데, 그 이름에는 모두 색상명이 붙어 있다. 이렇게 이름이 붙은 데는 찻잎이 산화와 발효 과정을 거치면다양한 색상의 티가 만들어지는 것과 관련이 깊다. 이번 호에서는 티에 그토록 아름답고도 다양한 색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티의 색상 변화 찻잎은 여느 식물의 잎과 같이 본 줄기에서 따면 일정 시간이 지나 색상에 변화가 일어난다. 이는 다른 식물과 마찬가지로 찻잎에 산화효소가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차나무를 재배하는 다원에서는 인부들이 찻잎을 수확하면 모두 한자리에 모아 제일 먼저 찻잎의 색상이 변화하는 것을 막는 작업을 한다. 찻잎이 산화 효소의 작용으로 색소와 타닌 성분이 산화해 찻잎 단계에서 색상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결국 찻잎과 티(찻물)의 최종 색상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산화 과정인 것이다. 따라서 다원에서는 원재료인 찻잎 단계에서부터 색상 변화(산화 과정의 진행)를 통제하지 못하면 원하는 종류의 티를 만들기가 어려워진다. 그런데 옛날 서양인들은 홍차와 녹차의 색상이 그 산화 과정으로 인한 결과였던 사실을 몰랐던 이유로 단지 홍차와 녹차가 다른 나무에
산지마다 다른 티의 판매 체인 티 산지에서는 저마다 각기 다른 판매 체인의 양식을 보인다. 중국에서는 생산부터 품질 등급 판정에 이르기까지 지방 정부의 엄격한 관리를 거쳐 판매, 수출되는 반면 일본에서는 생산, 유통, 소매 판매가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세분화돼 있다. 또한 홍차 대국인 인도에서는 모든 티의 집하지인 콜카타의 전문 경매 시장을 통해서 판매된다. 여기서는 각 산지별로 다른 모습인 티의 판매 체인에 대해 간략히 알아본다. 중국 티의 ‘정부 중심’ 판매 체인 티의 본산지인 중국은 오늘날 공산주의 국가로 오래전부터 정부 주도로 티의 생산과 수출, 그리고 판매가 이뤄져왔다. 1995년 티 무역이 자유화되기 전에는 모든 수출용 티들이 각 티별로 전문 지식을 갖춘 정부의 관료가 일일이 다원을 방문해 검사를 통해 등급을 매겼다. 다원의 관리자나 농장주들은 그들의 판결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런데 무역이 자유화되면서 품질 검사에 관해 일부 절차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출과 판매 과정에서는 엄격한 검사를 거친다. 그리고 심사를 통해 품질과 등급, 원산지 등의 상품 표시가 문서로 작성된다. 특히 국영 다원에서 생산돼 이렇게 등급이 매겨진 모든 티들은 2000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