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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토)

정승호

[정승호의 Tea Master 5] 티의 독특한 테루아 티 품질을 결정하는 자연 환경적인 요소, 테루아


테루아
와인을 생산하는 데 포도산지의 테루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듯 티에도 산지의 자연 환경적인 요소, 즉 테루아가 매우 큰 영향을 준다. 티의 품질에 굉장히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종자, 재배 시기, 그리고 ‘채엽(採葉)’의 방식 외에도 토양, 기후, 고도, 위도와 같은 테루아, 즉 재배지의 배경 환경적인 특성도 있다. 더욱이 각 지역은 고유한 농업적 특성도 띠고 있는데, 설사 동일한 차나무라도 그 특성에 따라 다른 향미의 티가 생산된다. 즉 차나무는 각기 테루아에 맞게 적응해 성장함에 따라 이로 인해 생성되는 함유 성분들도 매우 흥미로운 향미를 생성한다.


‘테루아(Terroir)’는 그 지역의 토양, 기후, 위도까지도 총체적으로 내포하고 있어 특정 지역의 배경 환경적인 특성을 정의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토양
차나무의 재배에 필수적 요소인 표토와 심토의 질은 지역마다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차나무는 다행히도 어떤 토질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놀라운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는 화산토의 퇴적층에서도 자랄 수 있다. 그런 차나무도 최적의 성장 조건이 있다. 수소이온농도지수(pH)가 4.5~5.5인 산성토다. 왜냐하면 산성도 식물이 토양으로부터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차나무가 성장하는 데 이상적인 장소는 토양에 질소, 칼륨,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부식층이 두꺼운 곳이다.


그 밖에도 차나무의 원뿌리는 깊이 1.8m의 지점에서 단단한 암석등 고형체를 움켜쥐어야 하므로 토양은 석회토나 점토가 아니라 모래 성분이 많아 비교적 밀도가 느슨한 사질토(沙質土)가 제일 좋다. 차나무는 성장에 많은 강우량을 필요로 함에 따라 재배에 가장 적합한 토양은 침투성과 배수성이 좋고 여기에 ‘수분 보유율’도 좋은 곳이다. 따라서 산악 지역이 가장 이상적인 재배지다.


•기후
차나무는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 가장 잘 자란다. 차나무가 성장하는 데 최적의 장소는 건기가 3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고 평균 강우량이 약 1500mm 이상인 곳이다. 또한 평균 기온은 섭씨 18~20도, 일조 시간은 최소 5시간 이상, 상대 습도는 70~90%일 때 가장 이상적이다. 차나무는 서리와 추운 날씨의 환경 조건에는 저항력이 낮다.


특별히 추위에 강하도록 개발된 특정한 품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차나무는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면 동사한다. 또한 연중 기온이 너무 낮아도 차나무는 매우 느리게 성장한다. 기후 변화는 차나무에 이득이 되는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향미를 발생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날씨 변화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는 잎 속에 든 엽록체의 활동을 억제하고, 엽록소의 보유량을 증가시키는 반응을 촉진해 티의 향미를 보다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찻잎을 갉아먹는 일부 곤충은 티의 향미를 더욱더 향상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타이완의 우롱차인 동방미인(東方美人)에 독특한 향미를 더해 주는 곤충으로 ‘소록엽선(小綠葉蟬, Empoasca fomosana paoli)’이 대표적이다.


•해발고도
아시아에서는 고산 지대의 험준한 비탈지에서 다원을 접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고산 지역에서는 비할 데 없을 정도로 뛰어난 품질의 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나무는 따뜻한 낮 대신에 추운 밤이 길게 드리워지는, 계절에 따라서는 계절 내내 안개로 뒤덮여 일조 시간이 하루에 불과 몇 시간밖에 되지 않는 등 고지대에서 보이는 척박한 기후 조건으로 인해 성장에 장애를 받지만 대신에 그 결실로 풍부한 향미를 내는 훌륭한 방향성 물질들을 찻잎에 생성해 간직한다.


해발 고도 1000m~1500m인 지역은 차나무의 성장에 이상적인 곳으로서 건기에도 안개가 자주 껴 갓 돋아난 새싹이 성장에 필요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인도의 다르질링에서와 같이 타이완에서도 최고 품질의 찻잎은 해발고도 약 2000m의 지역에서 수확된다.


•위도
위도 또한 차나무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차나무의 성장 리듬이 위도에 따른 일조량 등의 요인으로 어느 정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차나무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위도가 낮은 적도 부근 지역에서는 찻잎을 일 년 내내 수확할 수 있다. 반면 북위 또는 남위 16도 이상의 고위도 지역에서는 5주 이상의 긴 기간에 하루에 일조 시간이 불과 11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는 차나무가 성장이 느려지면서 점차 ‘휴면기’로 접어든다. 차나무는 이 휴면기를 거치면서 봄에 새로이 성장할 무렵에 그동안 분비한 방향성 성분들을 찻잎에 더욱더 농축시키고, 그해의 첫 수확물로 생산된 신차에 우아한 맛을 강화해 준다.



세계의 명차 52_ 바오종(包種茶, 포종차, BAO ZHONG) 청차


원산바오종(文山包種, Wen Shan Bao Zhong)이라고도 하는 바오종차는 타이완 북쪽에 있는 원산산(文山)의 산지 마을인 핑린현에서 나는 특산품이다. 청나라 시대에 황실에 바치는 진상품을 목화로 만든 종이에 감싸 보냈던 것에서 유래돼 바오종(包種, 포종)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바오종은 10~20% 정도로만 산화시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녹차와 비슷하지만 풍기는 향은 완전히 다르다. 또한 찻잎은 대부분 기다랗게 휘말려 있지만 드물게는 공 모양으로 뭉쳐져 있는 경우도 있다. 바오종은 타이완과 중국에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최근에는 그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마시는 법 300㎖ 용량의 서양식 티팟에는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⅓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했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 & 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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