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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6 (화)

칼럼

[강규원의 Hotel Music] 호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표현하는 호텔 음악, 그 중요성에 대해


아주 어릴 적, 눈 내리는 어느 겨울 강원도로 가족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많은 터널을 지나 하얀 눈이 쌓인 설산을 보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Lisa Ono의 I Wish You Love이라는 곡이었다. 20년이 지난 오늘도 아직까지 듣고 있다. 이 날을 회상하는 날이면 나는 [노란색의 날]이라고 지칭하곤 했다. 그날의 분위기는 내가 느끼는 노란색처럼 아기자기하고 통통거리며 아늑했다.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선 기록해뒀던 사진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때 들었던 음악과 함께하면 그날의 분위기를 더 생생하게 느낀다.


공간에서 경험도 마찬가지다. 기억되는 경험은 분위기를 기억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호텔은 소비자에게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게 아닌,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레스토랑에서는 음식을, 바, 수영장 등의 퍼실리티(Facility)에서의 소비자는 오감을 느끼며 경험을 제공받는다. 그중, 청각을 통해 공간 안에서의 경험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그리고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호텔 음악’에 대한 다양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다루기에 앞서, 이번에는 가급적 쉬운 이해를 위해, 많은 질문을 받았던 일반적인 ‘호텔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호스피탈리티 음악의 시작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의 음악 사용은 1920년 처음 시도됐다. 사용의 목적은 적막한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1920~1930년도에는 가벼운 형태의 멜로디 위주의 연주곡이 대부분이며, 1900년대 중반이 돼서야 흔히 Easy Listening, Lounge Music이라 불리는 음악들이 호텔 안에서 연주됐다. Easy Listening라는 음악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기악곡이며, 구체적인 특성이 있는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이다. 한편 Lounge Music은 우주를 연상시키는 모호한 사운드에 다채로운 음향을 접목시켜 탄생된 ‘Exotica’라는 장르를 부드러운 팝 형태로 변형한 가벼운 엔터테인먼트성의 음악이다. 이 두 음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듣는 사람을 하여금 공간에 있다는 지각을 일깨워주는 ‘기능성’ 형태의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 21세기에 들어서며, Easy Listening, Lounge Music이라는 음악은 장르의 다양화, 음반 산업의 발전에 의해, 장르의 고유성을 나타내는 특징들이 모호해졌고, 결국엔 공간에서 사용되는 음악들을 Easy Listening, Lounge Music이라 칭하게 됐다.


장르와 사운드의 다양화에 따라 호텔은 기능성 음악을 넘어선 음악을 사용한 브랜드 전략을 선보였다. ‘맞춤형’ 음악을 마케팅에 적용하며 성공시키는, Branded Sound와 감성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전략이 생겨났는데 성공적인 사례로 스타우드의 W 호텔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2010년 자사의 컴필리에이션 음반을 제작했고, 이러한 접근은 브랜드를 대중에게 알리는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이었다. 그들은 전문 DJ를 고용해 그들의 브랜드에 음악을 더하고 청각적으로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대다수가 2016년 문을 닫은 W 호텔을 기억할 때 우바의 음악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음악은 하나의 브랜드를 기억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호텔은 단순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게 됐다.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진입장벽이 낮은 다양한 형태의 호텔들이 생겨났다. 그럴수록 브랜드 간의 차별화된 상품을 보여주는데 차별화된 서비스, 디자인, 조명 그리고 음악 통해 호텔마다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게 된 것이다. 호텔 안에서의 음악은 더 이상 적막을 깨어주는 목적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닌, 하나의 아이덴티티와 호텔 브랜딩을 보여주는 트렌드 문화로 발전하게 됐다. 





음악을 통한 소비패턴의 변화

호텔은 투숙객이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소셜미디어에 숙박에 대한 리뷰를 남기는 그 순간순간을 ‘경험에 기반한 여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경험들의 개별적인 부분을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 객실 청결이 있지만 사실 경험을 평가하는데 있어서는 호텔에 머무르는 시간동안 투숙객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됐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음악치료협회(The American Music Therapy Association)는 음악이 사람의 감정 변화와 기억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연구는 음악이 구매자의 기분, 서비스 평가, 구매 행동 외 많은 변수를 미치는 것에 대해 설명했고, 음악이 맥락과 상황에 알맞게 표현돼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다양한 공간이 존재하는 호텔 안에서는 목적에 맞는 음악을, 상황에 맞게 표현될 때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선보인다.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며 공간의 목적성을 가진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호텔은 전문 음악 컨설턴트를 고용하거나, 전문 회사와 컬래버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예로, 위 언급했던 W호텔이 있으며. 세계적인 호텔인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포시즌에도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음악들이 존재한다.


바로 알아 챌 수 없지만, 브랜드의 ‘분위기’를 기억한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 에피소드에 다루고자 한다. 2월호를 기대하기 바란다.


사진 출처_ MUSICSTYLING



강규원

MUSICSTYLING 한국 대표 컨설턴트

kyuwon@musicsty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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