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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월)

칼럼

[강규원의 Hotel Music] 성공적인 음악 컨설팅 방법에 대해

지난 호에서는 직관적이며,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음악’ 트렌드의 변화를 담아냈었다. 흥미로운 주제로 긍정적인 주변의 후기들을 들으며, 앞으로의 기고에는 음악이라는 예술적 요소를 글로 풀어낼 계획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예술은 글로 표현할 때 무형의 형용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형태의 글은 필자의 의도와 다르게 독자의 상상력에 따라 새로운 해석으로 글이 이해되는 경우가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알리고 글을 시작하겠다.

 

 

‘앙상블’이란 무엇일까?


‘앙상블(Ensemble)’이란, 사전적 의미로 ‘함께’, ‘동시에’라는 뜻에서 의미가 진화해 ‘통일·조화’를 나타내는 용어라고 한다(네이버 사전 참조). 학부 때(필자는 해외 음대를 졸업했다.) 음악 앙상블 수업을 들어 본 적이 있었는데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을 연주하는 학생들이 과제로 받은 음악을 자신의 악기로 연주하며 다른 악기들과 합을 맞춰 앙상블을 만들어야 하는 수업이었다.


일반 앙상블 수업과 다를 바 없이, 필자의 담당 교수는 매주 하나의 음악에 대해 자신의 악기를 가지고 자신의 테크닉을 뽐내 연주하되, 다른 악기들과 어울릴 수 있게 준비하도록 지도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내가 들어본 음악 수업 중, 제일 쉬워 보이는 듯하면서도 제일 어려운 수업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 연주 테크닉을 보여주는 것은 과제를 시작하기에 있어 쉬운 접근이었으나, 나의 연주가 다른 친구들의 악기와 어울려 앙상블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한 번은 나와 다른 친구들의 앙상블 연주를 들은 교수가 나에게 물었다. “학생은 이번 과제를 준비하며 함께하는 다른 연주자들의 어떤 해석을 알게 됐고, 또 어떻게 이해했나요?”


사실 혼자 연주하는 것이 익숙했던 나는 함께하는 다른 연주자들의 해석을 알고 싶지 않았고, 만약 안다 하더라도 결국은 듣기좋은 음악을 연주한다면 그것이 ‘훌륭한 앙상블’이기에 상대방의 해석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교수의 지적 이후 반강제적으로 음악에 대해 함께하는 연주자들의 의견과 생각, 그들의 해석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자주 가졌고,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모두 각기 자라온 환경과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의 호불호가 존재하며, 어떤 특정 음악이 한 사람에게는 긍정적이고 즐겁고 행복한 이미지를 남기는 반면,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특정한 경험 때문에 불편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따라서 나는 그때 ‘아, 음악이라는 학문, 예술에 대해 경솔하고 간과했구나.’를 느끼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깊이 있고 진정한 음악이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좋은 음악이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됐다. ‘음악이라는 학문은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며, 음악을 통한 하나의 앙상블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인지되는 타인의 이해도와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앙상블은 공간 음악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단어의 의미를 더 확대시켜 적용된다. 공간 음악 컨설턴트는 무척 추상적이고 정확한 답을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직업이 아니다. 공간의 음악 브랜딩을 위해 클라이언트와 함께하는 시간과 대화 속에서 해석의 접점을 통해 앙상블을 찾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의 맞춤형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몇 백 개의, 많으면 몇 천 개의 음악들이 모여 플레이리스트를 이루고 이 음악들의 플로(Musical – Flow)가 하나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각인될 수 있도록 앙상블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얼마 전 필자가 진행한 프로젝트 경험을 하나 공유하자면, 오픈 예정 호텔의 음악을 컨설팅하고 큐레이션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호텔 담당자가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 시안을 나에게 보내주고 첫 샘플을 요청했다. 시각적인 요소로만 인지 가능한 인테리어, 라이팅(빛) 톤, 배치된 사물들의 오브제들을 통해, ‘내가 손님이 돼 이 공간을 방문한다면 어떤 경험을 제일 먼저 하고 싶을까?’라며 먼저 상상하는 것이 컨설팅 프로세스의 첫 접근이다. 깊고 심화적으로 들어가 공간의 시각적 톤에 맞춰 ‘차갑고-쿨하게’, 또는 ‘따듯하고-아늑하게’라는 키워드를 부여했는데 이조차도 주관적인 단어다. 막상 공간 오픈 후, 내가 느꼈던 공간의 쿨함은 방문 손님에게 따듯하고 아늑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함께 인지, 앞서 다수의 가능성을 두고 선곡해야 한다. 각기 다른 해석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져 청각에 의해 하나의 이미지가 만들어질 때 성공적인 음악 컨설팅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강조하고 싶다.

 

필자는 많은 성공과 실패 경험을 통해 지금 우리가 공간에서 듣는 맞춤형 음악을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디자인하지만, 아래 이야기하는 방법만을 통해 우리 모두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이 공간과 어울려 좋아하는 공간에서 들릴 수 있게 쉽고 빠르게 디자인하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방법은 필자의 경험을 통해 맞춤형 음악을 제작하기 위해 첫 기준을 세우는 방법으로 세부적인 요소들은 주관적인 해석과 이해를 통해 음악으로 녹여 내길 바란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앙상블’이 존재한다면, 더욱이 성공적인 접근이라는 것을 꼭 인지하기 바란다.

 

성공적인 공간 음악 컨설팅 방법


“‘호텔 음악’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올라?”라는 질문을 호텔과는 거리가 멀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어느 측근에게 물어봤다. 솔직히 필자 스스로에게 호텔 음악에 대한 첫인상을 백번이고 천번이고 물어보고 필자가 3자 입장을 상상하며 답한다고 해도 호텔 음악을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이다 보니 정확한 답을 얻을 순 없을 것 같았다. 

 

“음 클래식?” 그리고 되물었다. “왜?” 그리고 돌아오는 아주 심플한 답변. “호텔은 럭셔리하고 고상한 공간이잖아. 그럼 당연히 클래식 아니야?” 

 

고상하고 럭셔리함을 표현해 주는 음악이 클래식이라는 것은 대체 언제부터 정형화됐던 것일까? 검은색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연주하는 클래식 연주자의 이미지의 연속성을 가지고 고상하고 럭셔리함을 음악으로 풀어냈을 땐 클래식 음악이 답인 것일까?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경험을 상상하라

 

브랜드의 창시자와 브랜드 스토리의 백그라운드를 이해하는 것은 음악의 큰 틀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 브랜드의 시작이 유럽지역/미국 지역 아니면 국내 로컬 브랜드인지는 음악을 통해 고객에게 여행을 하는 듯한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인지 아니면 내 집처럼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인지를 먼저 캐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요즘같이 여행이 힘든 상황에서 ‘여행’ 경험을 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콘셉츄얼한 공간에 맞춤형 음악을 제공하기 위해 큰 아웃라인을 잡는 좋은 방법으로 지난해의 재미있던 프로젝트의 기억을 공유하고자 한다.

 

캐나다 퀘벡의 역사가 담긴 F 호텔을 디자인했을 때, ‘퀘벡’이라는 단어를 통해 제일 먼저 나에게 다가왔던 이미지, ‘성(Castle)’을 음악적으로 풀어낸 경험이 있다(아마 그 이유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봤던 퀘벡의 성 때문인 것 같다). 유럽피안(European) 색과 추운 국가를 담아내는 차가운 톤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것을 풀어냈던 것으로 전체 아웃라인을 잡고, 성(Castle)의 웅장함, 우아함, 동시에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이 성에 사는 어느 왕과 왕비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포근함의 이미지 또한 표현하고 싶었다. 솔직히 야기하자면 호텔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제작 과정에서 필자가 퀘벡의 성에 사는 어느 공주라고 상상하며 만들어냈다.

 

시각적 요소를 형용사로 풀어내라


‘시각’이라는 감각은 인간의 오감 중 심플하고 직관적인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의 인테리어와 공간의 톤을 보는 것이다. 시각을 통해 생각나는 모든 형용사를 나열해봐라. 예를 들어, 인테리어의 실버톤이 눈에 보인다면 필자는 차가움, 뾰족함, 현대 감성의, 시크함, 시원함, 몽환적 정도의 형용사를 나열할 것이다. 각 형용사가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를 악기에 빗대 생각해 보자. ‘뾰족함’을 전자음으로, ‘차가움’을 리듬으로 표현하겠다. 만약 전체적으로 형용사가 맞아떨어지는 음악을 알고 있다면 더 쉬울 수도 있겠다! 필자가 내세운 형용사에 걸맞는 음악으로 Chillout 계열의 라운지 음악의 대표 주자로 ‘Schwarz & Funk’의 음악을 선택할 것이다. 그들의 음악 중에서도 ‘Schwarz & Funk – Miles Away’가 대표 음악이 될 것이다. 들으며 공간을 상상해봄으로써 더욱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강규원
MUSICSTYLING 
호텔 전문 음악 컨설팅 회사 한국 대표
보스턴 버클리 음대에서 퍼포먼스와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공간 콘텐츠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으며, 국내 호텔 오픈 프로젝트에 BGM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공간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효과, 중요성, 임팩트에 대해 널리 알리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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