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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9 (토)

호텔&리조트

[Feature] 호텔의 새로운 가치를 정의하다… 2024 호텔업 등급제도 개편안 전격 해부

 

국내 호텔업 등급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지난 12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24 호텔업 등급제도 공청회’를 개최하고 등급평가기준 및 지표 개선안을 발표했다.

 

1971년 도입된 등급제도는 2015년 대대적으로 개편이 이뤄졌고, 이후 지표 개정이 부분적으로 진행돼 왔다. 이번 개편은 성급별로 분리돼 있던 현장평가 기준을 통합하고, 주관적 평가요소를 객관화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청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기존 성급별 상이했던 평가표를 하나의 통합 평가표(700점 만점)로 일원화하고,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항목들을 구체적인 수치와 명확한 기준으로 재정립했다. 아울러 ‘필수항목’을 명확히 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등급을 보류하는 제도를 강화했다.
 

2015년 이후 대대적인 개편 이뤄지는 호텔 등급평가
시설 중심에서 서비스 품질 중심으로

국내 호텔업 등급제도는 그동안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첫째, 1성급부터 5성급까지 각기 다른 평가기준과 배점을 적용해 등급 간 연계성이 떨어졌다. 둘째, 평가항목이 ‘우수’, ‘양호’, ‘보통’, ‘미흡’ 등과 같은 정성적 기준으로 평가돼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 셋째, 물리적 시설에 중점을 둬 실제 고객이 경험하는 서비스 품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현장평가, 암행평가, 불시평가 등 다양한 평가방식 간의 연계성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번 공청회에는 약 200명 이상의 호텔 사업자, 호텔리어, 학계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공청회 좌장으로 참석한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Hospitality경영학부 변정우 명예교수에 따르면, 4~5성급 호텔은 세탁서비스, 고객 개인정보 보호, 유자격자 고용 배점 등 전문성 있는 부분에서 기존 평가안의 현실적 조정을 원했고, 1~2성급 호텔은 평가 총점 완화를 요구했다.


불시 평가, 통합 기준, 안전 강화 등
숫자가 아닌 품질로 평가한다


이번 등급제도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성급별로 분리돼 있던 평가기준을 하나의 통합된 기준표로 일원화한 점이다. 700점 만점의 현장평가는 공용공간 서비스 부문, 객실 및 욕실 부문, 식음료 및 부대시설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다. 공청회 패널로 참석한 영진사이버대학 평생교육처장 고상동 관광영어학과 교수는 “5성급을 기준으로 한 하나의 평가표로 통합 사용함으로써 성급별 비교분석과 벤치마킹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된 현장평가 기준표 도입(700점 만점)
통합된 기준표는 1성급부터 5성급까지 동일한 항목과 배점으로 평가하되, 등급별로 달성해야 할 총점 기준을 차등적으로 적용한다. 총점 1000점에서 5성급은 총점의 90%(900점) 이상, 4성급은 80%(800점) 이상, 3성급은 65%(650점) 이상, 2성급은 50%(500점) 이상, 1성급은 40%(40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해당 등급을 받을 수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등급관리국 정민영 국장은 “이번 개편에서는 관광호텔업의 등급에 따라 구분돼 있던 평가기준을 단일화했다.”며 “이에 따라 관광호텔 1~4성급의 배점 비중이 다소 상향됐으며, 1~3성급의 결정기준은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존 평가점수가 신청 등급 기준에 미달할 경우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호텔업체의 시간적·비용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변 교수에 따르면, 이번 통합 평가 기준은 1성급도 잘하면 5성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그러나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 현실적으로는 1~2성급이 3성급으로, 3성급이 4성급으로 이동하는 정도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일부 3성급 호텔은 4성급으로 올라갈 수 있음에도 3성급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호텔의 경영 전략과 관련이 있다. 변 교수는 “3성급을 고집하는 호텔들은 비즈니스 호텔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호텔들은 주로 비즈니스 고객을 타깃으로 하며, 간단한 조식과 깔끔한 객실만 제공하는 것을 핵심 서비스로 삼는다. 4성급으로 올라갈 경우 추가적인 식음료 업장 운영, 부대시설 확충, 서비스 인력 증원 등 운영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반면, 고객들이 실제로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의 편안한 숙박 경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체인 호텔들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 정체성에 따라 의도적으로 특정 등급을 유지하려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변 교수는 “해외 호텔 체인들 중에는 자사의 브랜드 포지셔닝에 맞게 특정 성급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관된 서비스 수준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객관적 평가기준 강화 및 필수항목 조정
개편된 평가기준에서는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항목들을 객관화해 평가의 신뢰성을 높였다. 고 교수는 “새 등급평가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정성적인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정량적인 기준표로 변경한 부분”이라며 “평가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정성적인 평가에서의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해 정량적인 지표관리로 세분화, 구체화시킴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대외적인 신뢰성이 구축됐다.”고 덧붙였다.


객실 내 가구 구비 여부는 종류별 개수로, 객실 편의용품은 품목 수로, 호텔 직원의 외국어 능력은 구사 가능 언어 수 등으로 구체화했다. 특히 정 국장은 “객실 소음 측정의 경우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의 소음도의 인체 영향 기준을 참고해 평가를 진행하며, 소음측정기를 활용할 예정”이라며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필수항목도 조정해 각 성급별로 반드시 갖춰야 할 시설과 서비스를 명확히 했다. 5성급 호텔의 경우 3개 이상의 식음료업장 설치와 조식 제공이 필수항목으로 지정됐으며, 4성급은 2개 이상의 식음료업장과 조식 제공, 3성급은 1개 이상의 식음료업장과 조식 제공이 필수항목이다. 1~2성급은 조식 가능 공간과 서비스 제공 여부가 필수항목으로 정해졌다.


다만, 일부 항목은 국내 호텔 현실을 반영해 기준을 완화했다. 정 국장은 “현행 등급평가에서는 관광호텔 4성과 5성급 호텔에 룸서비스를 필수항목으로 지정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이후 음식 배달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으로 호텔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따라 룸서비스를 필수항목에서 제외하고, 호텔의 자율 운영에 맡기되 5성급은 최소 16시간, 4성급은 최소 9시간 이상 운영 시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공청회에 패널로 참석했던 메이필드 서울 호텔 김영문 대표는 “이번 개편은 우선 절차적 측면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진 것 같다.”며 “재평가 제도의 개선으로 신청 등급을 받지 못하면 다시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고, 불시 평가도 수검자 입장에서 많은 부담감을 줄여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았던 룸서비스 보류 항목 제외로 지방이나 외곽지역 호텔들이 불필요한 인력을 24시간 대기시키는 불합리함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암행평가와 불시평가 기준 개편
한편 서비스 품질을 실질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평가 제도를 개편했다. 모든 등급의 관광호텔에 대해 중간점검 방식을 불시평가로 일원화했다. 기존에는 관광호텔 4~5성급은 암행평가, 그 외 등급은 불시평가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개선된 방식에서는 모든 호텔에 불시평가 방식을 적용한다. 등급 유효기간 중간 3개월을 중간점검 기간으로 설정하고, 중간점검 실시 2~3일 전 호텔에 불시평가 진행 계획을 통보한다.


이전에는 4~5성급 호텔의 경우 암행평가를 통해 결과만을 통보받는 방식이었으나, 개선된 불시평가 방식은 호텔이 다음 등급결정평가를 대비할 수 있도록 컨설팅 기능을 부여한다. 호텔이 서비스를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계기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등급결정 평가 단계에서는 여전히 예약 및 상담 서비스, 현관 및 주차 서비스, 로비 및 프런트데스크 서비스, 객실 서비스, 식음료업장, 부대시설 및 비즈니스센터, 체크아웃 및 배웅 등 7개 영역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변 교수는 암행평가와 불시평가에 대한 용어 정의부터 실제 운영 방식까지 심의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암행평가를 불시평가로 할 것인지에 대한 용어 정의부터 실질적인 운영 방식까지 세부적으로 논의됐다.”고 밝힌 변 교수는 “‘불시’라고 하면 사전에 알리지 않고 방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외국 사례들을 살펴보니 그날 저녁 방문 계획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루 이틀 전에 알려주되 정확한 시간은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불시평가는 공용 공간 서비스 부문, 객실 및 욕실 부문, 식음료 및 부대시설 부문 등 3개 영역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특히 현장에서의 실제 서비스 품질과 시설 관리 상태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필수항목 충족 여부에 따른 등급보류 제도 정비
새 등급제도에서는 필수항목 미충족 시 등급을 보류하는 제도를 강화했다. 필수항목은 호텔 서비스의 기본 품질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로,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다른 항목의 점수가 높더라도 해당 등급을 부여받지 못한다.


정 국장은 “필수항목은 성급별로 유지돼야 할 서비스 및 시설 기준을 바탕으로 설정되며, 해당 항목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평가점수와 관계없이 등급 보류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 기준에는 침대 및 침구류 관리상태, 고객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포함되며, 시설 기준으로는 식음업장 개수, 부대시설 제공 여부, 연회시설 등이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전 관련 필수항목이 대폭 강화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정 국장은 “이용자의 생명안전(Life Safety)은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최근 호텔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등급평가에서도 안전 관련 필수 항목을 한층 강화해 보다 철저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선을 통해 필수항목으로 지정된 사항으로는 △객실 청결 및 환기 상태, △객실 내 비상시 안내지침서 구비 여부와 △비상대피안내도 부착 여부, △화장실 청결 상태, △식음료업장 청결 상태, △주방 청결 및 식재료 보관 상태, △객실 보안시설 설치, △비상상황 대응 준비 상태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위생안전 등의 강화로 인한 부담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은 호텔 업계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개선해 나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해 도입에 반대하는 운영자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직원 복지 향상도 심사항목에 포함된 것은 최근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방향성을 제시해 준 것 같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개편 방향성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국제적 정합성과 한국형 평가 시스템
이번 등급평가 기준 개선을 위해 미국 AAA의 다이아몬드 등급제, 유럽 Hotelstars Union의 Hotelstars 등급제, 미국 Forbes사의 등급제 등 해외 사례들이 광범위하게 조사됐다. 한국의 호텔등급평가가 다른 국가 및 기업의 등급평가와 차별화되는 점은 대부분의 해외 등급평가가 민간 주도형인 반면, 한국은 정부 주도형이라는 점이다. 변 교수는 한국 호텔업 등급제도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주한미군들이 휴가 때 한국에 머물지 않고 일본 오키나와 등으로 가는 것을 보고 외화획득을 위해 워커힐 호텔을 건립했다.”며 “당시 민간사업자들에게는 ‘호텔’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했기에 투자를 꺼렸고, 이에 관광공사를 만들어 정부 주도로 호텔을 짓고 운영했다.”고 회고했다.


구체적인 차이를 보면, 한국의 호텔등급제도는 시설 중심의 정량평가로 객실 크기, 부대시설 등 하드웨어 부분이 약 70%를 차지하고 서비스는 30%에 불과하다. 반면 포브스 평가는 서비스 중심의 정성평가로, 고객 경험과 맞춤형 서비스 등 디테일한 부분이 75%를 차지한다.


평가 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변 교수는 “우리는 호텔이 사전에 평가를 신청하고 준비할 시간이 있지만, 포브스는 100% 암행평가를 통해 일상적인 호텔 운영 상태를 평가한다. 우리는 현장방문과 1박 2일 암행평가를 총 5명의 평가요원이 진행하는 반면, 포브스는 2박 3일 동안 단 1명의 평가요원이 평가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평가의 투명성과 실효성 제고다. 변 교수는 “심사 평가자들의 주관적 개입을 줄이고, 호텔산업의 환경변화에 맞춰 평가 지표를 개선했다.”며, “객실면적 평가의 불필요한 항목 삭제, 허위서류 제출에 대한 감점, 대테러 관련 지표 개선 등을 통해 더욱 객관적인 평가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정 국장은 정부 주도형 평가 시스템의 본질을 강조했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호텔의 기본적인 시설 기준과 서비스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한국의 실정에 맞는 평가 시스템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개편된 등급제도는 호텔산업의 경영 환경과 서비스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면서도, 핵심적인 서비스 품질과 안전 관련 사항은 강화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취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호텔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한 현실적인 기준 적용이 주목할 만하다.

 

호텔 등급제도의 신뢰성 강화
공정성과 객관성의 새 기준 세워

 

 

정 국장은 평가의 일관성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평가지표 90개 중 약 30개의 지표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조정했으며, 주관적 판단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 매뉴얼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요원 간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평가와 불시평가에서 평가요원 간 점수 차이가 20% 이상 발생하거나, 암행평가에서 30% 이상 차이가 발생할 경우 재평가를 실시한다는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했다.


또, 공정한 평가를 위한 이의제기 체계도 마련됐다. 동일한 등급을 신청한 상태에서 2번 연속 등급보류를 받은 경우,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으며 호텔업등급결정 심의위원회에서 등급 보류 결정의 타당성을 심의하게 된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현장 평가요원과 암행/불시평가요원의 배정을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한국관광공사가 분담해 진행하기로 했다. 평가요원 배정은 무작위로 이뤄지고, 배정된 평가요원이 해당 호텔과 사전 고용관계가 있거나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평가에서 제외된다는 철저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변화 기준은?
새 등급제도에 거는 기대와 우려


호텔업 등급제도의 전면 개편은 국내 호텔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운영자들은 바뀐 기준에 맞춰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하며, 이로 인한 비용과 혜택이 예상된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서비스 품질 향상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새로운 등급 제도에 맞추기 위해 우선 새로운 심사 기준표로 모의 심사를 진행해 봐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진한 부분이 무엇인지 도출해 내고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개별 호텔들의 사정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준비 사항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청회에 참석한 호텔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번 개편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각자의 상황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등급별로 관심사가 다른 점이 눈에 띄었는데, 변 교수에 따르면 4~5성급 호텔들은 세탁서비스 제공, 고객 개인정보 보호 지표, 유자격자 고용 등 전문성 측면의 조정에 관심을 보였고, 1~2성급 호텔들은 평가 총점의 완화 등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변 교수는 특히 1~2성급 호텔의 상황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모텔 사업자들이 관광진흥기금 혜택을 받기 위해 관광호텔로 등록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관광진흥기금은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사업자들이 1~2성급 호텔 등록을 원하고, 그에 따라 평가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로운 등급 제도 도입으로 호텔 운영 비용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 대표는 “위생, 안전, 종사원 복지 등의 분야에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증가되는 비용은 호텔별로 매우 상이할 것이다. 추가 투자되는 부분이 기존 시설의 개선과도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등급별로 비용 영향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성 호텔들은 이미 해당 분야에 선제적인 투자를 해온 곳이 많기에 심사 기준을 맞추는 데 큰 비용 발생이 없겠지만, 성급이 낮아지면서 비용 발생이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김 대표는 “이 비용 증가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호텔 운영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필수 비용으로 전환되는 것”이라며 “이 비용은 고객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요구에 대응하는 비용이라 생각한다.” 강조했다. 즉, 새로운 기준에 맞추기 위한 투자는 결국 호텔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개편은 소비자들에게도 직접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객관화된 평가 기준과 안전·위생 관련 필수항목 강화로 인해 호텔 이용 시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의 최소 기준이 명확해졌다. 특히 정 국장이 언급한 대로 호텔 이용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보안시설, 주방 위생 상태, 안전 관련 법규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온라인 리뷰나 평점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들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국내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도 호텔 서비스 품질 향상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호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국내 관광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준비하는 호텔산업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은?


정 국장은 디지털 환경 변화를 반영해 “활용도가 낮아진 항목은 통합하거나 삭제하고,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에 배점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ESG 경영 확산을 고려해 “종사원 복지 향상 및 친환경 경영 관련 가점 항목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호텔산업의 변화에 대해 주목할 만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과거 20년 동안은 객실만 팔면 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업계가 완전히 무너진 후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이제야 호텔산업만의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대표는 호텔 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로 인력 문제 해결을 꼽았다. 외국인 인력 채용 확대, 시니어 인력 교육 프로그램 개발, 호텔 서비스에 특화된 로봇 개발 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분간은 개편된 제도를 그대로 사용해도 무리가 없지만,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고 교수는 “학생들에게 등급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가르치고, 학회에서 등급평가 전문가 특강을 실시하는 등 학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호텔산업은 ICT의 발전에 따라 불가피하게 변화해야 한다. 호텔 인력 수급 부족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스마트 환경 속에서 성숙하게 서비스를 경험하기를 원하며, 이는 호텔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변 교수는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호텔산업은 IT 측면에서 다른 산업보다 뒤처져 있었지만, 이제는 혁신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대형 호텔은 스마트 호텔 시스템 도입 여건이 충분하지만, 중소형 호텔의 경우 경제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객실 규모에 따라 디지털 전환의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객실이 2000~3000개인 라스베가스 호텔에서는 키카드 대신 스마트폰을 활용한 시스템이 효율적이지만, 500개 미만의 호텔에서는 아직 그런 투자의 경제성이 낮은 편”이라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이번 호텔업 등급제도 전면 개편은 국내 호텔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소비층의 요구를 반영해 평가 요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세대별 변화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변 교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순히 시설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고객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외국의 많은 나라와 같이 민간 평가제도의 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다만 현재의 정부 주도 평가제도와 글로벌 평가 기업들의 평가를 서로 보완하는 체계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2023년부터 관련 연구용역과 호텔등급심사위원회를 통해 업계, 소비자, 관련 협회 등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온 것으로, 공청회를 통해 다각도의 검토와 의견 수렴 후 최종안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호텔등급제도는 고객 만족, 서비스 품질, 안전, 산업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끊임없이 진화해야 할 것이다. 향후 디지털 전환, ESG 경영 확산, 인력난 해소 등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업계, 학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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