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석의 MICE Guide] 종합마케팅 플랫폼 전시회

2020.05.18 09:30:20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Mobile World Congress)는 관련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MICE 업계 관계자들에게 있어서도 이슈가 되는 전시회다.  


2018년 CES의 전시면적은 278만㎡며 참가업체는 4473개, 총 참가자수 18만 2198명, 해외 참가자는 6만 3784명이었다. 매년 CES가 개최되는 때면 하루 150~300달러 하는 호텔이 400~800달러까지 오르는데 그럼에도 주요 호텔은 일찍이 만실이 된다. 전 세계에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항공편 또한 금새 풀 부킹된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 방문객 어소리티는 CES의 경제적 효과가 라스베이거스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만 2억 9000만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추정하며, 지역을 넘어 미국 전역 및 글로벌 경제활동,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모바일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MWC는 2017년 기준 전체참가자 10만 8000명, 해외참관객이 8만 6400명을 기록했으며 참가업체 또한 2200개였다. MWC 개최기간 또한 마찬가지로 호텔과 항공티켓을 구하기 힘들어진다. 


  

전시회는 전시를 주최하는 주최자, 전시회에 참가하는 참가업체, 전시회에 방문하는 참관객의 전시회 내 지출 외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숙박, 쇼핑, F&B, 관광 등 다양한 산업에도 지출이 발생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무엇보다 전시회는 단순 부스참여뿐 아니라 컨퍼런스, 제품발표회, 바이어미팅, 기업행사, 관광 등 오프라인의 마케팅 활동을 전부 모아놓은 종합 마케팅 플랫폼이다(<브랜드를 살리는 전시마케팅>, 이형주 저 발췌).  

전시회를 통해 비즈니스가 발생하며 전시회는 무역과 수출의 견인차이자 지식 교류의 장이다. 참가자는 관련 산업의 트렌드를 누구보다 빨리 습득할 수 있으며 관련 기관 및 주요 바이어도 짧은 기간 안에 만나서 교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의 자동차 회사들도 모터쇼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CES에 참가해 파트너 사를 물색하고 자사 제품 또한 홍보한다.

제4차 산업의 발달로 VR, AR, 로봇, 온라인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시공을 초월하는 테크놀로지의 영향으로 전시산업이 사향산업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전통적인 오프라인 마케팅 플랫폼인 전시산업은 테크놀로지의 영향에 관계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오히려 최신 트렌드에 맞춘 B2C 소비재 전시회의 발전은 전시산업을 더욱 성장시켰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전시회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해당 지역에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전 세계의 많은 국가는 전시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경쟁적으로 전시장을 건립하고 있다. 

글로벌 Top 전시장(7만㎡ 이상)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단연 중국이며 그 다음이 독일, 미국이다. 중국은 상하이국립전시컨벤션센터(40만㎡)를 비롯해 선전월드전시컨벤션센터(36만 8000㎡), 중국수출입페어콤플렉스(32만 8000㎡) 쿤밍디엔츠전시컨벤션센터(31만㎡)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은 프랑크푸르트전시장(39만 3838㎡), 하노버전시장(39만 2453㎡), 쾰른전시장(28만 4000㎡) 등이, 미국은 맥코믹플레이스(24만 1548㎡),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18만 290㎡) 등이 있다. 한국은 Top 전시장으로 킨텍스가 있으며 제3전시장 건립을 바라보고 있다. 그 외 기존의 코엑스, 벡스코, 엑스코 등 전국에 여러 전시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2021년 울산전시컨벤션센터, 2023년 충북청주전시관 등 지속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시산업진흥회의 국내 전시산업 현황 통계(2018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해 열리는 전시회 수는 615건이며 전시사업체는 2770개, 종사자 수는 2만 1074명이다. 이들의 한 해 매출액은 4조 1634억 원에 달하며 이는 영화산업 매출액(2조 3764억 원)보다 크다. 또한 전시회를 통해 수출계약을 맺는 액수는 3조 5525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전시산업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국가 중 하나가 독일이며 전시산업의 No.1이라고 꼽을 수 있다. 독일은 일반관광객도 많지만 이에 못지않게 비즈니스 관광객도 많다. 독일 최대 규모의 전시장을 보유한 프랑크푸르트는 서울의 규모 절반인 248㎢로 75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2017년 프랑크푸르트에서는 한해 동안 약 7만 5000개의 행사가 개최됐으며 이를 통한 매출은 1조 1000억 원이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는 매년 일반 관광객보다 행사참가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비즈니스 관광객이 8배로 460만 명을 기록한다. 

  

   

전시회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의 예는 무수히 많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대표적인 MICE 박람회인 IMEX는 세계 최대 규모의 MICE 비즈니스 이벤트로서 160여 개 국가를 대표하는 전시회 참가업체 약 3500개사가 4000여 명의 초청 바이어를 만나는 자리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 방문객 어소리티에 따르면 2018년 IMEX아메리카는 약 209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라스베이거스에 미쳤다고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시회인 서울모터쇼도 그 규모와 참관객에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2017년 킨텍스에서 개최된 모터쇼에는 완성차 브랜드 27개 업체, 차량 부품사 63개, 용품사 46개뿐만 아니라 자동차 관련 IT 기술, 튜닝, 캠핑, 서비스, 생활문화, 그리고 다양한 부대행사로 구성됐다. 서울모터쇼는 약 61만 명의 참관객을 기록했다. 총 직접지출액은 약 2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총 생산유발액은 약 373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한다(<전시회 참관객 소비지출에 의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 2017 서울모터쇼> 강상국·김동한 공저).

부산의 대표적인 해양산업 전시회인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도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2014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 개최에 따른 총 지역경제파급효과 중에 생산유발효과는 273억 9000만 원, 취업유발효과는 310명으로 나타났다(<해양산업 전시회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관한 연구>, 김윤경·윤태환 공저).

전시회 개최는 호텔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경우 메쎄프랑크푸르트 전시장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1만여 개의 호텔 객실이 있으며 관광 및 MICE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도 13만여 개의 호텔 객실이 있다. 2014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의 참가업체당 소비지출액 중 숙박비는 약 3억 원, 참가자 숙박비 총 지출합계는 약 1억 2000만 원으로 추정됐다. 참가자 지출액 중 숙박비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킨텍스 및 코엑스, 벡스코의 경우 대형 전시회가 열릴 때면 주변 호텔을 미리 예약해야 할 정도로 호텔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한국은 연간 전시회 개최건수와 순전시면적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아시아에 있어서도 손꼽히는 전시강국이다. 하지만 중국의 빠른 전시장 숫자 증가와 전시산업 성장은 한국의 전시산업에 있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 주요 전시주최자도 중국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MWC Shanghai, ITB China 등 기존 전시회의 중국판을 만들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시회인 모터쇼도 중국 상해 모터쇼의 영향으로 그 명성과 규모가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평이 있다. 인도 또한 빠른 경제 성장에 힘입어 신규 전시장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으며 전시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외 태국 및 말레이시아의 추격도 거세다.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의 경쟁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 전시회의 내실 있는 성장과 글로벌화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CES, MWC와 같이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한국 전시회가 다수 생겨나길 희망한다.

홍주석

(재)수원컨벤션센터 팀장

francisco81@naver.com

경기관광공사에서 해외마케팅 및 MICE업무를 담당했음, 현재는 (재)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회의 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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