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석의 MICE Guide] 고객과 최전선에서 마주하는 선봉장, 영맨!

2022.01.27 08:59:14

 

바야흐로 마케팅의 르네상스 시대다. 기존 마케팅 공식이 통하지 않는 일이 다수고, 고객 구매 여정이 깨졌다. 메타버스 마케팅, 굿즈 마케팅, 컬래버 마케팅, 세계관 마케팅 등 새롭고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이렇듯 마케팅이 주목받다보니 구직자들은 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마케팅 직군을 선호하게 되고 대학교에서도 마케팅은 경영학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고객과 최전선에서 마주하고 시장을 몸소 체험하며 기업에서 만든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영업·세일즈며, 이를 수행하는 이를 가리켜 ‘영맨’이라고 부른다.

 

영업·세일즈, 통합적 사고와 통찰 요구


최근 연예인 유재석과 조세호가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록’에 주류업계 최초의 여성 영업팀장 유꽃비가 출연하면서 영업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유꽃비 팀장은 유퀴즈온더블록 프로그램외에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및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프로일잘러’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영업직에 대한 프라이드와 에피소드, 그리고 자세·태도를 들려주며 영업업무에 대한 중요성과 발전가능성을 알려줬다.

 


영업·세일즈는 시장과 고객을 최전선에서 마주하는 영역으로 가치교환을 이뤄내는 핵심적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발굴·생성 해내기도 한다. 영업은 전략, 균형, 장기적 접근, 협업, 가치 중심의 고객관계 등 통합적 사고와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그동안 영업은 단기적 실적추구, 가격게임, 사적인 인간관계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영업은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단순 인간관계가 아닌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영업

 

가치영업은 영업 중인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떠한 효과로 나타나는지 알아내고 이해시키는 것이다.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한 가지는 이미 존재하거나 인정받는 부가적 가치가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영업하는 것이며 다른 한 가지는 새로운 가치를 창의적으로 발굴해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영업은 첫 번째 방법으로 진행되는, 거의 기능에 머무르는 영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업 중인 제품과 서비스의 효능을 구체적 사례, 근거 데이터, 공신력 있는 기관의 보고서, 통계자료와 같은 증거를 통해 고객에게 어떠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내고 이해시킴으로서 가치영업을 이뤄내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고객의 고민과 이슈를 사전에 파악하고 해결책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의적으로 발굴하는 것이다.(<세일즈마스터>, 이장석 지음)


바야흐로 마케팅의 르네상스 시대다. 기존 마케팅 공식이 통하지 않는 일이 다수고, 고객 구매 여정이 깨졌다. 메타버스 마케팅, 굿즈 마케팅, 컬래버 마케팅, 세계관 마케팅 등 새롭고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이렇듯 마케팅이 주목받다보니 구직자들은 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마케팅 직군을 선호하게 되고 대학교에서도 마케팅은 경영학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고객과 최전선에서 마주하고 시장을 몸소 체험하며 기업에서 만든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영업·세일즈며, 이를 수행하는 이를 가리켜 ‘영맨’이라고 부른다.

 

 

- MICE 유치
국제회의와 인센티브 관광 유치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컨벤션뷰로(CVB)다. 컨벤션뷰로의 여러 기능 중 MICE 유치를 통한 도시인지도 제고와 지역경제파급효과 창출이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꼽힌다. 컨벤션뷰로 유치 담당자는 도시와 나라를 대표해서 주최자를 설득하는 최전방 영업직원이라고 할 수 있다. 담당자는 도시와 나라의 장점 및 특성을 주최자에게 설득적으로 전달해야할 뿐만 아니라 주최자에게 가치창출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관계된 여러 이해관계 기관들을 조율하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야한다. 국제회의 유치는 긴 호흡을 가지고 유치가 진행된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다년의 기간을 두고 진행되기에 담당자의 인내와 노력, 열정없이는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

 

 

2020년 우리나라 대전에서 개최된 세계미생물학회 연합총회는 균,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미생물 분야를 총망라하는 세계 규모의 국제학술회의다. 50개국 5000여 명의 미생물 전문가와 바이오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이 회의는 2014년 대전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밀라노, 호주 멜버른과 경합해 2014년 유치한 국제회의다. 비록 코로나19로 2020년 온라인 회의로 진행됐지만 우리나라 대전이 국제적인 관광도시들을 누르고 승리한 값진 경험이었다. 세계미생물학회 연합총회의 유치에 있어 일등 공신으로 대전마케팅공사 컨벤션뷰로의 영업직원이 꼽힌다.

 

회의 유치를 위한 공식적인 선정 과정 분석, 공식 선정 기준 외에 당락을 좌우하는 숨은 변수, 이사회의 성향을 분석함은 물론, 국제미생물연합학회의 사무총장을 극적으로 만나 자문을 요청하고 자문 내용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을 위한 테크니컬 투어를 기획한 것이 그것이다. 화룡정점인 부분은 이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프레젠테이션에 타 도시들이 자신들이 가진 멋진 관광명소를 강조하는데 그친 반면, 대전은 총회를 유치하면서 추구하는 가치와 차별화된 장점을 설득력 있게 소개한 부분이었다.


 

2024년 개최하는 세계생체재료학회는 4년 주기로 개최되는 60여 개국 3500여 명이 참가하는 대형 글로벌 학술 이벤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호주 멜버른, 일본 고베와의 경합 끝에 2016년 몬트리올 총회에서 최종 개최지로 우리나라 대구가 선정됐다. 대구 유치를 위해 여러 기관과 관계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최일선에서 유치작업을 진행한 대구컨벤션뷰로 팀장의 노고가 많았다.

 

그녀는 세계생체재료학회를 오래 전부터 대구에 유치해야할 대형행사 후보리스트에 넣어뒀고, 평소 이와 관련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수집해왔다. 그녀는 세계생체재료학회가 학술프로그램과 함께 개최지 특성을 살린 문화행사와 회원들의 교류를 위한 소셜 이벤트 등 다양한 구성을 중시하는 특성에 착안해 대구의 관광자원뿐만 아니라 안동 하회마을,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합천 해인사 등 인근지역의 문화적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브라질에 직접 유치활동을 하기 위해 장거리를 단숨에 날아갔고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을 대구로 초청하는 등 타 도시들과 비교해 부족한 브랜드 가치를 노력으로 채웠다.

 

코로나19 이전 MICE산업의 오아시스로 불리던 인센티브 관광 유치 또한 영업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유치를 위해 기업 인센티브 단체의 규모, 선호사항, 경쟁국가 및 도시, 외부환경 요인 등을 조사하고 분석해야 함은 물론, 해당 기업과 현지여행사의 의사결정자와의 관계구축도 중요하다.

 

인센티브 관광 유치의 경우 온라인 또는 전화를 통한 유치활동 전개보다는 직접 방문·면담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인센티브 관광 특성상 공식적인 루트도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인적 교류를 통해 주요 정보를 습득하고 관계 구축을 통한 유치가 이뤄어지는 경우도 다수다. 일본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장기간 암웨이 인센티브 단체를 삿포로로 유치할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도 현지 시장을 잘 알고 주요 결정권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한 영업직원의 힘이 컸다. 코로나19 이전 우리나라 주요 CVB도 국가나 시장별로 인센티브 관광 담당자를 둬 해외 바이어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관리함으로써 다수의 인센티브 단체를 유치할 수 있었다.

 


- 전시회 영업
영업직원의 힘과 영향력이 가장 빛나는 분야 중 하나가 전시회 영업·세일즈다. 전시회 영업은 참가업체 유치 또는 부스판매라고 불려지는데, 이는 전시회의 주요 수입원이자 전시회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다. 전시회 영업직원은 전시회 디렉토리, 협회 회원사명부, 온라인 검색 등을 통해 DB를 구성하고 이를 상세화해 영업을 진행한다. 전시회 영업직원은 대부분 해당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

 

산업의 최신 트렌드 및 이슈, 참가대상 업체들 간의 경쟁관계 등 산업에 대한 메커니즘도 꿰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참가 업체로부터 전시회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인정받기 힘들며 해당 전시회의 차별성을 어필하기 힘들다. 전시회 영업직원은 전시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매출을 책임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역사가 깊은 전시회일수록 전시 영업 직원과 참가 업체들간의 유대감 형성을 통한 인적네트워크는 차기 전시회의 참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한권으로 배우는 전시회 기획, KINTEX 지음>).

 

 

- 호텔 영업
호텔산업에서도 영업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호텔의 특성상 제공하는 물품과 서비스의 재고가 생길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인 판매를 통한 이윤창출이 이뤄져야 한다. 호텔별로 상이하긴 하지만 호텔 영업직원은 정부·공공기관, 기업, 학·협회. 스포츠구단 및 항공사를 담당자별로 나눠 관리하고 객실, MICE, F&B 영업을 한다. 환대산업인 호텔도 여러 기관을 상대하다 보니 고객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상품을 구성해야 하고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답을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서 영업직원의 능력과 신뢰가 빛을 발휘할 수 있다.

 

영업직원은 본인의 권한하에 또는 상부 보고를 통해 객실, 연회, 부대서비스를 구성해 고객에게 제안하거나 고객의 니즈에 답할 수 있고, 고객 또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경우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성공적인 행사 또는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장기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다. 호텔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담당 영업직원이 연회, 객실, 부대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해 세일즈를 진행할 수 있다는데 있다. 복합리조트의 경우 보유 테마파크나 수영장, 쇼핑몰과도 연계해 더 큰 세일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많은 호텔들의 총지배인이 영업현장에서 검증된 영업·세일즈 출신이나 일정 기간 영업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선정되는 것을 보더라도 호텔산업에서 영업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어떤 직종보다 보람과 성취감 높아


영업·세일즈는 호텔, MICE산업 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자동차 판매 영업, 대학교들의 국내외 학생 유치 영업, 금융사의 영업, 제약영업 등 영업은 없어서는 안 되는 직군이다.


유꽃비 영업팀장의 영상과 책에서 볼 수 있듯, 영업직원은 적극정, 설득력, 대인관계, 스트레스 내성, 인내심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영업직원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 수 있지만 유 팀장의 여러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듯 그 어떤 직종보다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유꽃비 팀장의 경우 ‘포항 소맥 아줌마’를 롯데주류 SNS 모델로 무조건 섭외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미 경쟁사와 계약을 맺은 (구두 계약이지만) 그녀를 섭외하기 위해 포항으로 직접 내려가 설득 작업을 펼친 것이 두고두고 회자가 됐다.

 

유 팀장은 이미 유명세로 북적북적한 가게 일을 도왔고 그 과정에서 소맥 아줌마의 따님을 포섭했다. 그 후 소맥 아줌마와 남편 분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롯데주류와 계약했을 때의 장점과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해 마침내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프로일잘러>, 유꽃비 지음). 이처럼 영업직원처럼 다양하고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 직군도 보기 힘들다.


영업은 고객과 최전선에서 소통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반응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첨병이다. ‘영맨’이라고도 불리는 영업·세일즈 직원은 오늘도 고객이 고민하는 만큼 고객의 이슈를 고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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