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 되면, 미국의 한 저명한 와인 잡지에서 그 해에 시음 평가한 와인들 중 품질, 가격, 생산량을 고려한 TOP 100 와인 리스트를 발표하며 와인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그중 상위 10위권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는데, 2023년 리스트의 이변은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와인이 10위권에 진입했고, 피노 누아 품종 와인도 전체 리스트에 상당수 들어 있었다. 그래서 필자도 2024년 첫 신년호 주제로 뉴질랜드 와인을 선정해 봤다. 싱그런 청정 와인의 대명사, 뉴질랜드 와인 오세아니아 대양주 남쪽에 자리잡고 있어, 남반구 와인 산지 중에서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뉴질랜드는 17세기 네덜란드가 발견하고, 18세기 후반 영국령으로 편입되면서 세계사에 알려지게 됐다. 스웨덴, 노르웨이와 함께 세계 3대 복지 국가로, 한국 이민들과 유학생들도 많다. 워낙 큰 땅을 가진 호주가 옆에 있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우리나라보다 2.7배나 큰 나라다. 인구도 적고, 남방에 고립된 섬 지역이라 환경적으로 청정 지역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국가 이미지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와인으로 본다면, 1819년 최초의 포도나무가 북섬의 오클랜드(Auckland)
인도 서벵골주 주도이자 영국 식민지 시대의 옛 수도 콜카타(캘커타). 이곳은 동인도회사가 1863년 설립한 아시아 최고(最古) 국영 거래소이자, 인도 2대 증권거래소인 ‘캘커타 스톡 익스테인지’가 있는 등 동인도 상업·금융의 중심지다. 또한 타고르의 고향으로 벵골 문예 부흥의 중심지며 마더 테레사 수녀가 평생 헌신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건축 유적들과 함께 ‘여신 칼리의 땅’인 만큼 힌두교 사원들이 혼재하는 콜카타. 이번 호에서는 인도 제3대 도시인 콜카타에서 휴양과 함께 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를 소개한다. 여신 칼리의 땅, 콜카타 서벵골주의 주도인 콜카타(Kolkata)는 옛 무굴제국 영토로 조그만 촌락이었지만, 1690년 영국 동인도회사의 벵골 무역의 거점이 되면서 당시 총독인 잡 차르녹(Job Charnock, 1630~1692)이 시가지를 조성했다. 그때의 이름은 캘커타(Calcutta)였지만, 1995년 인도의 전통 명칭인 콜카타로 개칭됐다. 콜카타는 벵골어로 힌두교 여신 ‘칼리의 땅’을 의미하는 ‘칼리케트로(Kalikkhetrô)’에서 유래된 만큼, 이곳에는 1867년 설립된 시탈나트지 자인 사원(Sheetalnat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부재전표>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부재전표>는 택배 배달기사와 배달을 받는 남자의 두 관점을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배달기사는 유아들이 이용하는 대형 완구를 전달하며 자신이 아이가 된 것 마냥 들뜨지만 실제 그 아이는 고열을 앓다 며칠 전 이 세상을 떠났다. 주는 자의 설렘과 받는 자의 절망이 묘하게 겹치는 지점에서 독자는 완구의 새로운 의미를 포착한다. 차(Car)와 술(Alcohol)의 궁합은 차 역시 배달을 가능하게 했다. 차를 끌고 가야 하나 음주운전은 할 수 없을 때 대리기사는 차를 배달한다. 좁은 공간에 더부살이하며 운명을 공유하고 전화번호와 내 차번호, 운전대, 목숨, 주소까지 타인에게 맡긴다. 이는 낯설고 묘하다. 왜일까. 택시를 탈 땐, 남의 차에 내가 탄다. 구성진 트로트가 나오는 어느 할아버지의 쥬크박스에, 온갖 얄궂은 할로겐 불빛으로 치장한 20대 젊은 기사의 할로윈쇼에, 양당제를 비판하며 대한민국 검찰개혁을 역설하는 뉴스룸은 내가 아닌 타인의 공간이다. 그런데 대리기사가 탈 땐, 내 차에 남이 탄다. 내가 세팅한 의자, 내가 셋업한 주행모드, 내가 미리 듣던 음악까지. 대리기사가 자신의
하와이 섬의 유래 미국의 하와이는 태평양의 낙원이라고 부른다. 하와이 제도(Hawaiian Islands)를 구성하는 총 19개의 섬과 환초를 포함하는 열도 중에 가장 큰 섬의 이름이 ‘하와이’이므로, 대부분 사람들이 전체 섬들을 흔히 하와이로 통칭한다. 전설에 따르면 하와이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어부인 ‘하와이일로아(Hawai’iloa)’로, 가장 큰 섬에 자신의 이름인 ‘하와이’를 붙였고, 두 번째로 큰 섬에는 자신의 아들 이름인 ‘마우이’를 붙였다. ‘하와이이(Hawai’i)’라는 이름은 옛 폴리네시아어로 ‘고향’이라는 뜻이다. 하와이에서는 하와이안 스프링스(Hawaiian Spring) 먹는샘물이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물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이것은 하와이를 둘러싼 바다, 특히 하와이의 바다와 구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와이안 스프링스의 먹는샘물은 천혜의 수원지에서 병에 담은 유일한 장인의 물로 명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하와이의 빅 아일랜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지역으로 가장 가까운 육지에서 3862km 떨어져 있으며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현재에도 화산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땅 위를 흐르는 용암, 솟아오른 용암이 바다에 이르러서 새로
역사적인 지역, 키소의 부활 나가노현 키소(木曽)에는 에도시대의 숙박 시설이었던 구옥들이 예전 그대로 보존돼 있다. 키소는 당시 도쿄에서 오사카를 잇는 주요 도로였던 나카산도의 길목에 위치해 있어, 여객들이 하룻밤을 묵어가는 숙박지(츠마고주큐)로 번성했었다. 그리고 1960년대 이후에는 임업, 칠기 등의 사업으로 풍요로운 세월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인구 감소로 인해 임업과 칠기를 이어받을 후계자가 줄어들면서 지역은 쇠퇴했고, 점점 과소화가 진행되는 한계부락으로 변화돼 갔다. 이런 변화에 학자들을 중심으로 여객들의 오랜 안식처로서 역사적 의미를 가진 키소의 쇠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에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키소의 오랜 가옥들을 상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이 전개됐다. 학계, 지자체 그리고 주민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에 최근에는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획득한 가게들도 출현했다. 조금씩 키소가 관광 지역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주식회사 MENEX가 모든 면에서 정성이 깃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콘셉트로 한 고민가 호텔인 제나기(Zenagi)를 최근에 오픈했다. 그런데 제나기는 단순히 오래된 고민가를 리노베이션해 숙박공간으로 제공하는 흔한 호텔과
최근 7~8년간 인건비 상승은 100% 이상이라고 할 만큼 높게 올라 외식물가 상승을 이끌었고 상대적 오름폭이 큰 분야 중 하나다. 그나마 2024년 최저임금 상승률이 2.5%, 주휴수당 포함 시급이 1만 2000원 이내로 멈췄다. 하지만 여전히 외식업에서 5인 이상 사업자의 경우 연차 및 주휴일에 대한 유급화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또한 5인 미만 사업장이 아닌 애매한 규모의 외식사업장에서의 수익률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2024년을 시작하면서 임금테이블을 점검하고 세무 일정을 체크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2024년 최저임금 9860원, 기본급은 206만 740원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에 대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목적에 기반해 최저임금은 2015년 5580원 이후 꾸준히 상승, 2018년과 2019년 2년간 약 29%로 증가하며 외식업 등에 큰 폭풍을 몰고 왔다. 올해 또한 최저임금은 지난해 대비 2.5% 상승한 9860원으로 결정됐다. 주휴수당까지 포함된 시급은 1만 1832원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이제 주 40시간
베트남의 재래시장 음식이나 요리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새로운 나라의 낯선 도시에 가면 자연스럽게 그곳의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싶어진다. 로컬 사람들의 진정한 삶을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전통시장이기 때문이다. 호치민 시티에는 벤탄 시장(Ben Thanh Market)이, 다낭에는 담 시장(Dam Market)이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이듯, 하노이 올드타운에는 동쑤언 시장(Dong Xuan Market)이 자리잡고 있다. 하노이에 있을 때는 재래시장에 자주 가지 못했지만, 나트랑에서는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 5분 거리에 재래시장이 있어 자주 갈 수 있었다. 베트남 대도시에는 쌀, 라면, 물, 고기, 생선 등의 식료품을 위생적인 현대식 마트인 롯데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고, 코코넛과 같은 로컬 과일과 채소 등은 로컬 시장이 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자주 이용한다. 물론, 현지인들에게 파는 가격과 다른 가격을 외국인들에게 팔고 있어서 약간의 흥정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재미로 느끼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동쑤언 시장 하노이 다운타운 구 시가지에 위치한 동쑤언 시장은 1만 4000㎡의 크기로 3층 건물에 2100개의 상
학부 때부터 외식업에 발 들인 이후 지금까지 해답을 찾을 수 없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어쩌다 은퇴자의 꿈이 외식업 사장이 된 것일까? 은퇴 후 한번 차려 ‘볼 만한’ 치킨집은 과연 어떤 음식점인지, 할 만하다는 정도는 어떤 논리를 통해 귀결된 결론인지 그 논리의 전개 과정을 물어왔지만 갈수록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국내 외식산업은 수익성과 안정성이 낮은 산업으로 대표되고 있다. 게다가 빈번한 창업과 폐업, 낮은 생존율도 자랑(?)한다. 80% 이상이 소상공인으로 구성, 생계형 업주들이 업을 지탱하고 있는 영세성을 띠고 있다. 자주 가던 음식점이 어느샌가 쥐도 새도 모르게 다른 매장으로 바뀌고, 수시로 걸렸다 떼지는 간판을 지켜봐 왔을 터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기획은 하루 평균 3000명이 식당을 시작하고 2000명이 폐업하는 현실의 자각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어째서 매일같이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일까? 창업률만큼 높은 폐업률로부터 예외가 될 성공의 확률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는데 말이다. 네이버에 ‘창업’을 검색하면 관련 광고가 게재되는 파워링크 10개 중 8할이 외식업이다. 외식 창업을 지원하는 각종 정부 지원금과 지자체 지원 사업들도 넘쳐난
지난 호 칼럼에서는 챗GPT(ChatGPT)와 Microsoft BingAI의 활용으로 AI로부터 추천 받은 음식이나 음식의 이미지를 입력해 레시피를 생성하고, 생성된 레시피를 이미지 생성기에 입력하면 AI가 생성한 이미지로 출력되는 예를 소개했으며, GPT에 해당 내용으로 블로그나 기사 등의 작성을 맡기고, 글의 제목도 추천 받는 방법을 알아봤다. 이번 호에서는 AI에 대해 간략한 설명과 활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LLM(거대 언어 모델; Large Language Model)과 딥 러닝 대중적으로 알려진 챗GPT는 GPT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GPT AI는 OpenAI에서 개발한 LLM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뇌 작동 원리를 벤치마킹했다. 인간의 뇌는 약 860억 개의 뉴런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뉴런들은 전기적·화학적 신호를 사용해 정보를 전달한다. LLM은 약 400억 개의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각각의 토큰으로 저장해 인공 신경망의 노드(또는 뉴런)를 통과하며 연산이 작동된다. 인공 신경망의 노드들은 서로 연결돼 정보를 전달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습하며 연산의 가중치를 조절한다. 그 과정에서 오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
호텔의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겨울 성수기 호텔 리뷰에서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분석해 봤다. 겨울 성수기가 시작되는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작성된 리뷰 9만 224개를 기반으로 연말 호텔 고객이 많이 언급한 키워드 및 호텔의 프로모션, 이벤트 등 마케팅 효과를 확인해보자. *본 칼럼은 전국 623개 호텔 대상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작성된 4만 7307개 리뷰, 9만 224개 문장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성급별 분포 : 3성(16669개) - 4성(14293개) - 2성(7646개) - 5성(6617개) - 1성(2082개) 지역별 분포 : 서울(22023개) - 경기(7470개) - 부산(5062개) - 경상(4270개) - 제주(3183개) - 강원(2278개) - 전라(1669개) - 충청(1352개) #1 연말 성수기 리뷰 키워드 Top 20 전통적으로 호텔 리뷰에서 언급량이 많은 키워드는 ‘객실, 직원, 위치, 조식’ 등이었다. 그렇다면 호텔 예약이 몰리는 겨울 성수기 리뷰는 어떨까? 상위 키워드는 대체로 동일하지만, 객실 관련 부정 키워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여름 휴가기간과 달리
윤리적이고 친환경 실현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의 정서가 확산되고 기후 위기를 생각하며 지속가능성 개선에 적극적인 참여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스피탈리티산업은 스마트 에너지, 애니멀 프리(Animal free), 생명공학(Biotech), 재활용 소재 등을 고려하고 사용하는, 지속가능성 실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호스피탈리티산업은 지속가능성에 기반을 두고 버려진 폐기물들을 혁신적인 바이오 재료로 용도 변경하는 의식적인 디자인을 선택하고 있다. 또한 패시브 건설법(Passive Construction), 3D 프린팅을 이용한 재생설계(Regenerative Design), 생물다양성(Biodiversity Design)을 고려한 디자인 등이 대거 등장하는 추세다. 2021년 글래스고의 COP26(Glasgow's COP26) 정상회담에서 지속가능한 호스피탈리티산업의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호텔 브랜드 그룹들이 ‘Sustainable Hospitality Alliance’ 주제 하에 탄소중립성, 100% 에너지 효율, 넷제로(Net-zero) 건축방법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는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하고
최근 우리 주변에 목욕탕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이는 목욕을 한국보다 훨씬 많이 즐기는 일본에서도 다르지 않아 동네마다 있었던 ‘센토(せんとう)’라는 대중목욕탕을 지금은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 ‘차도(茶道)’처럼 ‘사도(サ道;사우나를 즐기는 방법)’가 일본에서 유행하면서 ‘슈퍼 센토(대형 목욕탕)’라고 불리는 온천 사우나들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대다수는 남성들이다보니, 온천 사우나는 여전히 남성들의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사우나 카페 호텔’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고 있는 ‘오후로 카페 유타타네(おふろ cafe utatane)’가 주목할 만하다. 온천 사우나 시설의 붐, 그리고 쇠락 주식회사 온천도장(温泉道場)을 창업한 야마자키 토시키 사장은 대학을 졸업한 후 ‘후나이 종합 연구소’라는 컨설팅 회사에 취직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집안의 자제인 야마자키는 여느 후계자들이 그렇듯 여러 사업장을 살펴볼 수 있다는 이유로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면서 여러 사업분야의 프로젝터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벌써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전폭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주고 있는데도, 대반격 전황의 전세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병사가 부족해서란다. 이제는 여성들에게까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나라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더욱 여성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 와인업계도 마찬가지다. 유럽 중원에 자리한 프랑스의 지정학적 위치 서로마 제국이 해체된 5세기 이후, 유럽의 역사는 지중해 지역을 넘어 유럽 대륙 전체로 확장됐다. 그로부터 1000년이 지난 후, 서유럽은 프랑크 왕국의 후예인 프랑스가 맹주로 자리를 잡으며, 근세까지의 역사를 주도해 왔다. 반면, 중동부 유럽은 신성 로마 제국의 존재로 구심점이 분열돼 있다가, 17세기 30년 전쟁을 시점으로, 서서히 독일 민족주의와 통일의 움직임이 일어났고 19세기 말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체제를 정비한 후 군비를 확장해 프랑스를 침공, 승리하며, 제국을 선포하고 통일에 성공했다. 이후 1,2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독일의 침공으로 프랑스는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는데, 전쟁을 치루다 보니 많은 남자들이 징집돼 출전했다가 전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
생산이 아닌 소비가 만드는 자본주의 어떻게 지내느냐는 친구의 물음에 그랜저로 답하던 시대가 있었다. 여기에서 차는 기능이 아닌 사회적 계급을 웅변한다. 시내 곳곳에서 시속 30km로 달려야만 하는 환경이지만, 몇 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느냐(제로백)를 따지고 스포츠카를 동경하는 까닭은 성능이 아닌 삼각별·황소 따위의 엠블럼에 있다. 이 부분에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다. 자본주의가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원리는 생산이 아닌 소비다. 소비의 과정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혁신적인 생산기법이라 하더라도 산업자본은 유통될 수 없다. 그리고 그 소비는 물건의 기능이 아닌 상품의 상징·권위를 추동한다. 에르메스 가방의 가치가 ‘H’ 엠블럼이 제거되는 순간 급전직하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러한 상징은 부자들의 전유물이다. 돈이 있어야 명품을 사고, 좋은 차와 집을 갖는다. 가난한 이들이 빚을 내 그것을 탐낼수록 그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와 서민은 분리된다.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갈라치기’가 부자들 사이에서 더욱 심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유명 크루즈선(Norwegian Cruise Line)은 배 안에 일반 크루즈 승객이 모르는 비밀공간(The Haven)을 만
인도 서부 아라비아해의 곶, 뭄바이섬. 대항해 시대부터 포트루갈의 무역 거점이었고, 영국 동인도회사의 최대 무역항이었던 곳이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로 지금은 인도 최대 무역항, 인도 최고 기업과 부호들의 도시,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 인도 티 무역의 거점지 등 최대의 경제 도시로 성장했다. 그런 만큼 세계적인 호스피탈리티업체들도 다수 진출해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 휴양, 다이닝 앤 티로 유명한 몇몇 명소들을 호텔과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인도 최대의 도시 뭄바이 뭄바이(Mumbai)는 2세기경 고대 그리스 지리학자인 클라우디우스 프톨레마이우스(Claudius Ptolemaeus, 100?~170?)의 세계지도에 ‘헵타네시아(Heptanesia)’로 소개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 헵타네시아는 고대 그리스어, ‘7’을 뜻하는 ‘헵타(Hepta)’와 ‘섬(Island)’을 뜻하는 ‘네시아(nesia)’가 합성된 것이다. 오늘날 뭄바이 인근의 7개 섬인 봄베이(Bombay), 퍼럴(Parel), 마자가온(Mazagaon), 마힘(Mahim), 우를리(Worli), 콜라바(Colaba), 리틀 콜라바(Little Cola
세계관을 구축한 드라마와 게임 2022년 미국에서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House of the Dragon’과 ‘Rings of Power’는 ‘왕좌의 게임’과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누구나 봤을 만한 최대의 걸작이자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드라마물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 구축한 인간, 오크, 마법사, 엘프, 호빗, 드래곤 등이 등장하는 중간계(Middle-Earth)의 배경을 Rings of Power 드라마가 그대로 가져와 그 이전 시대를 다뤘다. House of the Dragon 또한 왕좌의 게임이 구축해 놓은 철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웨스테로스 대륙 7개 국가의 싸움과 백귀, 드래곤의 세계관을 가져왔다. 이들 드라마들의 흥행 이유와 전작들의 성공 신화는 탄탄한 서사와 등장인물들의 인기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흥미롭고 다채로운 세계관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대중들이 관심 있어 할만한 판타지의 요소를 골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세계관을 가장 잘 정립하고 활용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게임산업이다. 게임에서의 ‘세계관’이란 게임의 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을 말한다. 게임의 세계관은 게임 속 캐릭터부터 전반적인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