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 호텔의 세계에서 건축은 단순한 공간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숙박 경험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주목받는 두 호텔, 카펠라 타이베이(Capella Taipei)와 파티나 오사카(Patina Osaka)는 각각 안드레 푸(André Fu)와 준 미츠이 & 어소시에이츠 아키텍츠(Jun Mitsui & Associates Architects), 스트릭랜드(Strickland)의 손길을 통해, 모던 클래식과 건축 스토리텔링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다.
카펠라 타이베이, 아키텍처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장을 열다
올 3월, 카펠라 호텔 & 리조트는 대만 타이베이에 첫 진출을 하게 된다. 카펠라 타이베이는 홍콩 출신의 유명 건축가 안드레 푸가 설계한 프로젝트다. ‘현대적 맨션(Modern Mansion)’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고급스러움과 현대적인 세련미를 융합해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다. 안드레 푸는 공간 설계에 있어 “공간은 단순히 물리적인 형태가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과 감정을 반영하는 살아있는 존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카펠라 타이베이는 이를 고스란히 담아낸 곳이다.
카펠라 타이베이는 대만 타이베이의 북로, 둔화 가로수길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은 100년 된 나무들이 늘어선 아름다운 거리로, 카펠라 타이베이는 이 자연적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 건축에 녹여냈다. 호텔의 외관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도시와 자연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설계됐으며, 건축은 이 고유의 지역 정서를 현대적 스타일로 재구성해,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호텔의 주요 공간인 로비는 대만 예술가인 리 천린의 대형 태피스트리 작품으로 장식돼 있으며, 이는 타이베이의 전통적인 문화적 뿌리를 담고 있다. 안드레 푸는 로비 공간을 단순한 입구가 아닌, 고객이 이곳에 들어서면서부터 여행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느낌을 주는 곳으로 설계했다. 아치형 입구와 높은 천장, 세련된 조명, 그리고 고급스러운 자재의 사용은 고객에게 고요한 웅장함을 선사하며, 공간이 하나의 예술적 표현임을 명확히 드러낸다. 로비를 지나 플룸 라운지로 이어지는 구역은 마치 시간을 잊게 만드는 느낌을 주며,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고객이 편안히 쉬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완벽한 장소로 자리 잡았다.
객실은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안드레 푸는 객실을 설계할 때, 공간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영국의 장인인 드 고르네이와 협업해 실크 패널을 맞춤 제작하고, 고급 마케트리 기술을 활용해 벽과 바닥의 디자인을 구성했다. 이런 섬세한 디테일들은 공간의 분위기를 고요하고 우아하게 만들어, 고객들에게 품격 있는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방마다 다른 테마와 색상으로 구성된 인테리어는 각 객실이 고유의 개성을 가진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카펠라 타이베이의 다이닝 공간 역시 예술적 요소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 호텔의 레스토랑인 ‘엠버 28’은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따뜻한 버건디 톤의 팔레트가 어우러져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하며, 고객들은 정교하게 준비된 요리와 함께 이 공간에서 미식을 즐길 수 있다. ‘롱 주’는 광둥 요리를 선뵈는 레스토랑으로, 테라코타 레드 타일 천장과 모란 패턴의 마케트리 벽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음식의 미학과 공간의 미학이 절묘하게 결합된 장소다. 고객은 이곳에서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시각과 미각이 조화를 이루는 예술적인 식사를 경험하게 된다.

파티나 오사카,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4월, 일본 오사카에 오픈하는 파티나 오사카는 일본의 전통적인 건축미와 현대적인 디자인을 조화롭게 결합한 예술적 공간이다. 이 호텔은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 설계 회사인 준 미츠이 & 어소시에이츠 아키텍츠와 스트릭랜드가 협업해 설계한 프로젝트로, 오사카 성 공원과 나니와노미야 공원 사이의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다. 파티나 오사카는 단순한 호텔이 아닌, 오사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을 고유의 건축적 해석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파티나 오사카의 디자인은 일본 전통 건축의 요소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특히, 일본 전통의 목조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세밀한 패턴과 구조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재료와 기술로 재구성, 일본 고유의 미학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외관은 단순히 고전적인 일본 양식을 따르지 않고, 일본의 ‘계절감(Kisetsukan)’을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로 풀어내며, 고객들에게 일본의 자연과 전통을 매 순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는 호텔 자체를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승화시킨다.
파티나 오사카의 객실은 일본식 다다미가 깔린 공간부터 고급스러운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한 공간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으며, 각 객실은 지역의 자연을 담은 색상과 질감이 특징이다. 실내는 목재와 대리석, 유리와 같은 자연소재를 주로 사용해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대형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객실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며, 고객에게 자연과의 완벽한 연결감을 제공한다. 모든 객실은 고객에게 품격 높은 휴식 공간으로, 일본 전통 미학과 현대적 세련미를 결합한 독특한 느낌을 준다.
호텔의 다이닝 공간은 미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피72(P72)’라는 시그니처 레스토랑에서는 일본의 전통적인 72절기를 기념하는 계절 요리를 선보인다. 각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의 색을 반영한 요리들은 시각적, 미각적으로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소나타(SONATA)’는 미니멀리즘과 일본 전통 디자인이 결합된 공간으로,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최고급의 음료와 함께 일본 전통 차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다. 또한, 일본식 철판 요리 전문점인 ‘바린(BARIN)’은 고유의 철판 요리 기술과 일본 전통의 맛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미식을 제공한다.
건축과 예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럭셔리 경험
카펠라 타이베이와 파티나 오사카는 각기 다른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공통적으로 건축과 예술이 융합된 새로운 럭셔리 경험을 선사한다. 두 호텔은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공간이 가진 스토리와 감성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호텔은 각각 대만과 일본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세련됨을 결합, 럭셔리한 경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두 호텔은 고객들에게 단순히 편안한 숙박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적 아름다움과 감성적인 경험을 통해 공간의 진정성과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이러한 호텔들이 만들어내는 경험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서, 고객들의 감각과 감정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공간들은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그들이 머무는 곳이 단순한 숙박지 이상임을 인식하게 만든다. 그곳은 새로운 문화와 철학을 경험하고, 시간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예술적 여행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카펠라 타이베이와 파티나 오사카는 그저 멋진 건축물이 아니라,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새로운 문화적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