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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금)

칼럼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호텔 안의 야구장, 야구장 안의 호텔 - 홋카이도 볼파크 F 빌리지의 타워 일레븐 호텔

 

인구 6만 명의 작은 마을에 거대한 야구장과 공동 문화 창조 공간이 들어섰다. 온천과 사우나를 하면서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는 스파, 야구 경기를 보면서 숙박할 수 있는 호텔,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일본 최고의 공원 시설은 오픈 하자마자 전국에서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에서 인기 절정인 야구


일본은 현재 하루라도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선수의 뉴스가 방영되지 않는 날이 없다.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메이저리그 활약상에 고무된 일본사람들에게 야구는 지금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사랑받고 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일본의 야구사랑은 남달랐다. 일본의 초등학교 남학생이라면 적어도 10명 중 7명은 소년 야구팀에 들어갈 정도며, 주말에는 동네마다 그라운드에서 야구 경기를 하고 있는 아마추어팀들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저변이 넓고 야구 문화가 정착돼 있는 일본에서도 2010년대 들어서 프로야구의 인기가 조금씩 추락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지만 오타니 쇼헤이의 인기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야구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야구 붐에 또 다른 기폭제 역할을 하는 새로운 타입의 야구장이 건설돼 주목 받고 있다. 바로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 전 소속팀이었던 ‘홋카이도 일본 햄 파이터스’의 새 구장인 ‘홋카이도 볼 파크 F 빌리지가 그것이다. 홋카이도 볼 파크 F 빌리지는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스(北海道日本ハムファイターズ)의 자회사인 파이터스 스포츠 &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운영되는 시설인데, 이곳은 호텔, 레스토랑, 어린이 놀이 공간, 펫 공원 등의 다양한 야외와 실내 공간을 갖춘, 그야말로 공동문화 창조 공간이라고 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 빌리지 안에 “야구장의 단점은 야구를 보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는 기존 야구장에 대한 편견에 대항해 탄생한 야구장 호텔 ‘타워 일레븐 호텔(Tower Eleven Hotel)’을 살펴보고자 한다. 

 

 

새 야구장 호텔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스는 2004년 도쿄에서 삿포로시로 본거지를 이전한 이후 삿포로 돔에서 홈 게임을 치렀다. 삿포로 돔은 삿포로시가 소유하고 있으며, 시와 지역사회가 출자한 주식회사 삿포로 돔을 통해 운영·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스는 본거지인 삿포로돔에 항상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 이유는 홈경기를 한번 할 때마다 1억 6000만 원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뿐만이 아니라 삿포로 돔에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의 스폰서가 삿포로돔에 내건 광고료도 전부 삿포로시가 가져갔다. 광고 수익 등 그외 기타 수익 모두 구단과 분배하는 것 없이 삿포로시의 소유가 됐다.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스의 입장에서 삿포로시로부터 아무런 혜택이 없다 보니 불만이 축적돼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스는 홋카이도현의 주민들을 위해 삿포로 시와 함께 보다 야구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모색했다. 일본햄의 오너이자 구단주인 오오코소(大社) 회장은 2014년부터 지역 언론을 통해 천연잔디구장과 소년야구장, 다목적 아레나와 상업시설을 갖춘 삿포로돔 주변의 재개발을 제안했다. 왜냐하면 그 주변에 기존의 공공 스포츠 시설이 이미 있었기에 최소한의 부동산 투자로 구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삿포로시는 오오코소의 제안을 거절했고 다른 방안을 모색해보라고 말했다. 오오코소 회장은 구단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마에자와켄(前沢賢) 본부장에게 대안을 가져오도록 지시했다.

 

 

오오코소 회장의 지시를 받은 마에자와 본부장은 회장의 제안과는 전혀 다른 제안, 즉 삿포로를 떠나 처음부터 새로운 철학 즉 “야구장의 단점은 야구를 보는 것 외에는 할 게 없다.”는 문제를 극복하는 기획안을 가져왔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싶었던 오오코소 회장의 의중과는 전혀 다른 제안이었다. 그 제안을 받은 오오코소 회장은 마에자와처럼 무서운 줄 모르고 돌진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면 새로운 구장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오코소는 주변의 만류를 무릎 쓰고 마에자와에게 새로운 구장의 전권을 위임했다. 

 


마에자와는 여러 지자체와 접촉하면서 인구 6만 명, 지자체 재원이 2500억 원에 불과한 키타히로시마시(北広島市)에 새로운 구장을 만들 것을 정했다. 마에자와를 통해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스의 새 구장 건설이 발표되자, 비난의 여론이 들끓었다. 지금 삿포로도 불편하다는 팬들의 의견이 많은데, 키타히로시마 시로 이전하면 야구장이 더 멀어져서 그 수익 감소를 어떻게 할 거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마에자와는 다음과 같이 반론했다. “지금 홋카이도 일본햄 파이터스의 본거지가 멀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본질은 거리가 아니라 그 공간의 가치에 대한 불만이다.

 

 

사람의 감각은 날마다 변해 가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고 감동할 수 있으며, 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그 거리는 아무리 멀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마에자와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거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서비스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구장을 갖춘 빌리지의 콘셉트는 홋카이도의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다. 우주선과 같은 디자인을 중심으로, 화려한 색 대신 자연과 조화되는 색감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도쿄돔 약 6개에 해당하는 32만㎡의 광대한 부지에 야구장 외에 호텔, 온천과 사우나, 레스토랑, 상업시설, 어린이 놀이터, 글램핑 시설 등을 갖춘 공간 ‘홋카이도 볼파크 F 빌리지(HOKKAIDO BALLPARK F VILLAGE)’를 선보였다. 

 

 

야구장 호텔 ‘타워 일레븐 호텔’ 


지난 6월, 홋카이도 볼 파크 F 빌리지가 문을 열었다. 홋카이도 볼 파크 F 빌리지는 ‘에스콘필드 홋카이도(ES CON FIELD HOKKAIDO)’라고 이름 붙여진 새 야구장을 축으로 해서 다각적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온천과 사우나를 하면서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는 스파, 그리고 야구 경기를 보면서 숙박할 수 있는 호텔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일본 최고의 공원 시설은 오픈하자마자 전국에서 찾는 핫플레이스로 등장했다. 빌리지를 만들어 낸 마에자와는 빌리지의 브랜드 콘셉트를 ‘공동 창조 공간’이라 칭하고 1년 내내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야구 경기가 없는 날 즐기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 여기서 홋카이도 볼 파크 F 빌리지에 있는 다양한 공간 중의 하나인 호텔 안으로 들어가 보자. 타워 일레븐 호텔은 일본 최초의 야구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장 내 호텔이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모든 투숙객이 객실의 베란다, 소파, 루프탑에서 느긋하게 경기 관전을 할 수 있다. 또한 5층의 옥상에는 숙박객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리고 호텔 내에는 전체적으로 야구를 테마로한 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일례로 바닥도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박스로 디자인돼 있어 자연스럽게 호텔 로비에서 객실 그리고 창밖의 야구장으로 숙박객을 끌어들인다. 

 


숙박객은 호텔 3층에 있는 온천 시설인 Tower Eleven Onsen & Sauna의 이용이 가능하다. 이 스파는 온천을 하면서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시설이다. 숙박객은 수영복을 입고 야외 노천 온천 혹은 유리로 돼 있는 사우나에서 야구 경기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리고 숙박객을 위한 온천의 실내 바 에리어에서는 구장 내에 만들어진 양조장에서 생산된 오리지널 크래프트 맥주와, 각종 음료나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야구 경기가 없는 날은 무엇을 하면 될까? 먼저 빌리지에 있는 미술관이 있다. 타워 일레븐 박물관(Tower Eleven Museum)은 지구에 살고 있는 한 사람 한사람이 미래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생각하는 테마로 만들어진 작품을 전개하고 있다. 전시가 아닌 전개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 곳의 작품들은 단순한 아트가 아닌 과학적인 요소와 박물관에 보관해야 할 것 같은 역사적인 요소를 동시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술관을 나서면 일본 최초의 스튜디오형 승마 클럽 ‘승마 클럽 긴자’가 맞이한다.

 

 

이곳은 홋카이도가 말로 잘 알려진 점을 활용해, 실내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온천, 사우나, 그리고 미술관과 승마를 하고 배가 고파지면 호텔의 레스토랑이 빌리지 1층의 푸드홀을 찾는 것도 좋다. 푸드홀에는 홋카이도 양질의 식재료를 사용한 메뉴가 마련돼 있어서 현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구단의 모회사인 일본햄이 제공하는 햄을 활용한 메뉴는 꼭 맛봐야 할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 외에 도쿄에서도 인기인 ‘트러플 베이커리(TruffleBAKERY)’와 같은 인기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그리고 아이들과 같이 찾은 가족들은 ‘F 플레이필드(F PLAY FIELD)’로 불리는 야구장 모양을 본뜬 미니 야구장에 가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마치 야구 선수가 된 것처럼 볼 놀이를 할 수 있고, 주기적으로 다양하게 제공되는 액티비티 참여할 수 있다. 그 외에 그네와 타잔 로프 등, 필드 주위에는 여러 놀이 기구가 준비돼 있어서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즐길 수 있다. 

 


그 외에 애견가들 또한 귀여운 강아지를 데리고 갈 수 있는 ‘독 파크(DOG PARK)’라는 공간이 있다. 이곳은 주인이 애완견과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자연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옆으로 조금 걸어가보면 ‘더 롯지(THE LODGE)’로 불리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은 캠핑 상품을 판매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빈손으로 와서 글램핑 체험이 가능한 ‘볼 파크 타키비 테라스 올파(BALLPARK TAKIBI TERRACE ALLPAR)’이다. 야구장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에는 주방, 거실, 식사, 화장실, 샤워, 침대, 냉난방 설비가 완비돼 있어, 야외에서 쾌적한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다. 


인구 6만 명의 작은 마을에 거대한 야구장과 공동 문화 창조 공간을 만들어 낸 마에자와는 이곳은 단순히 관광지를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연 속에 스며들어 같이 문화를 창조해 만들어가는 마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곳이다. 마을에 문화 창조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화 창조 공간을 기점으로 마을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처럼 빌리지를 만든 것이 마침표가 아니라 도전을 이어가는 과정의 쉼표가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사진 출처_ www.hkdball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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