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앱 하나만 깔면 말이 안 통하는 외국에서도 취향껏 먹방여행을 다닐 수 있다. 글로벌 레스토랑 마케팅 플랫폼, 'REDTABLE'이 바로 그것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현지인들의 후기로 레스토랑과 메뉴 정보를 분석, 여행자에게 각 나라의 표현에 맞게 제공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여행객과 음식점 모두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다. 세종대학교 호텔관광학과를 졸업해 전공자로서 관광과 외식산업의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는 레드테이블의 도해용 대표. 그를 만나 레드테이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Real Menu + Easy Order + Direct Pay = RED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예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2000만 명이다. 또한 2020년 외국인 관광객 예상 소비액은 28조 원, 2015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의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방문 시 두 번째로 많이 하는 것은 식도락 관광이라고 한다.
레드테이블은 이러한 시장 기회를 일찍이 꿰뚫어 본 회사로, 음식을 통해 여행자가 현지의 문화를 경험하고 현지인과 교류, 여행의 질을 높이도록 지원하는 빅데이터 기반 글로벌 레스토랑 마케팅 플랫폼이다. 레드테이블 앱을 설치하면, 총 13개 도시의 현지인이 작성한 레스토랑 리뷰 빅데이터로 진짜 메뉴(Real Menu)를 찾아내고, 현지어를 몰라도 쉽게 주문(Easy Order), 모바일로 바로 결제(Direct Pay) 할 수 있다.
도해용 대표는 레드테이블을 기존의 관광산업에서 특히 외식분야를 기술적으로 풀어내려고 하는 회사라 설명한다. 기술을 베이스로 외식산업에 진입하고 그중 외국인 관광객에 특화시켜 타깃을 정했다. 그는 “기존의 관광, 외식분야의 문제는 경험중심과 인력중심이다 보니 코스트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인력이 아닌 기술을 베이스로하면 코스트를 상대적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전 세계에는 이미 수많은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다만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고 찾아가는 경로를 모르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을 모아 알짜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 덧붙였다.
레드테이블은 자체로 개발한 웹크롤링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레스토랑 서비스 및 포털사이트, 블로그, 도서 및 잡지, TV프로그램 등에서 레스토랑 정보 및 리뷰를 수집해 평가 알고리즘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한다. 그리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로컬식당과 메뉴에 대한 정보를 해당 국가 언어로 번역, 보다 쉽게 현지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레드테이블에는 중국인 2명과 베트남인 1명의 외국인 직원도 근무 중이다.
현재 서울에 방문하는 인바운드 고객을 중심으로 도시를 확장하고 있으며, 서울관광마케팅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서울시내 500개소의 음식업소를 대상으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병기된 다국어 메뉴판을 무상으로 제작·배포하고 있다.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온 레드테이블
레드테이블은 글로벌 플랫폼답게 국내 최다 중화권온라인 사이트 제휴를 맺고 있다. 중국내 온라인 여행 서비스, 맛집 평가 서비스, 소셜커머스 서비스 업계에서 대표적인 기업들과 제휴, 중화권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도 대표는 “여행이라는 것이 왔던 고객이 다시 오는데 최소 1년이 걸리고 왔던 도시로 다시 여행을 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늘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힘써야 한다.”며 “한국에서 해외 고객을 모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파트너십을 이용하고 있다. 레드테이블은 한국에 있는 식당들을 상품화 하는데 주력하고, 고객은 현지 파트너십을 이용해 소싱해 오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각자의 역할을 나눈 것이다. 레드테이블은 상품을 만들고 기존의 로컬 업체들과의 계약을 통해 B2B 트레블 플랫폼 사업을 비즈니스 모델로 한다. 지난해 6월, 일 평균 방문량 100만, 중국 1위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의 자회사 씨트립 미식림과 제휴를 맺었으며 중국 맛집 평가 사이트 1위의 디엔핑, 대표 중국 소셜커머스 메이투안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온 결과
2011년부터 시작해 어느덧 7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레드테이블이지만 어느 스타트업 회사나 그렇듯 힘든 시기를 거쳤다. 지금에야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 있지만 당시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개념만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시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봤지만, 커머스 고객을 대상으로 할지 B2B로 할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어느 것 하나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비용도 많이 소비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하나하나 세팅해 왔다.
판교의 스타트업캠퍼스로 들어가기 전 모교인 세종대학교에 사무실이 있었다. 그때 유학생들을 타깃으로 시장을 꾸렸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교내에 유학생이 많았는데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내식당 번역 앱을 만들었다. 앱 설치 후 실제로 트래픽도 일어났고 구내식당 인건비도 낮췄지만, 구내식당이라는 특성상 단가가 너무 낮아 수익성이 없었다. 타깃고객이 확정돼 있고, 시장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볼륨이 작다는 점.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상을 관광객으로 바꾸고, 관광객은 접근과 관리가 쉽지 않으니 여행사와의 B2B사업으로, 차근차근 자리를 잡았다.
“활용이 중요한 빅데이터, 현지에 맞는 진짜 정보만 제공한다.”
레드테이블 도해용 대표
HR 현지인들의 후기로 빅데이터를 구축한 것이 신선하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게 됐나?
FIT 고객이 많아지면서 편한 여행보다는 ‘현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여행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 한국에 온 여행객들은 한국 음식을 한국 사람이 먹는 방식 그대로 즐기고 싶어 한다. 중국 고객들이 명동에 방문해 안타까워하는 점은 중국어 간판들이라고 한다. 요즘의 관광객들은 광장시장이나 노량진시장 같은 곳에서 한국인들 삶 자체에 스며들기를 원한다. 그런데 언어적으로 의사소통이 힘들고,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해소해주고 싶었다. 앱을 통해 레스토랑과 메뉴를 파악하고,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후기를 번역해 외국인들의 여행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
HR 앱을 구성함에 있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가?
역시 이슈가 되는 것은 번역이다.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단순히 순대국을 ‘Korean Soup’이라고 표기하면 내용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리뷰도 중요하지만 메뉴 정보도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국에서 쓰지 않는 식재료도 많을뿐더러, 들어가는 재료가 많고 조리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메뉴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돼야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당 음식에 대한 개념이 잡을 수 있다. 메뉴 이름은 그대로 ‘Sundae-Guk’으로 하되, 어떤 재료로 이뤄져 있고 메뉴의 조리법은 어떠한지, 어떤 소스가 들어있고, 어떤 맛인지 등을 세부적으로 설명해줘야 한다. 실제로 리뷰에는 레스토랑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맛에 관련된 내용은 나와 있지만, 메뉴에 대한 정보는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메뉴번역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
HR 레드테이블은 이 부분을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
아무리 메뉴설명을 잘해도 그 사람들이 이해하는 방식대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와 닿지 않을 것이다. 5살 아이의 언어를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8살 아이는 이해한다. 그들만의 대화 방식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 이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어른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을 가지고 추상적으로 설명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단순한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메뉴에 대한 설명을 단어로 나열한다. ‘메뉴 태그’의 개념으로, 문장으로 풀어버리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단어로 해체해 나열한다. 앞으로 메뉴를 먹는 방법 등을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활용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HR 특히 중국 파트너사가 많다. 최근 인바운드 수요가 줄어 피해를 보지 않았나?
왜 아니겠는가.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자면 작년 8~9월에 본격적으로 중국 여행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12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1월에 반응이 좋아 나름의 자축 회식을 2월에 했었는데 회식 도중에 사드 때문에 모든 여행상품이 동시에 채널에서 다 내려갔다. 중국에서 서비스를 아예 막아버린 것이다. 그러다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다행히 홍콩, 대만, 싱가폴 등의 중화권 쪽으로 파트너십을 넓혀가고 있었기 때문에 중화권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었다.
HR 그렇다면 중화권 여행객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선 중국의 경우에는 고객 폭이 넓어 씀씀이가 큰 편이다. 중국의 좋은 점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있지만 연안에서 내륙으로 이동하며 한국으로 첫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우리가 가까운 도쿄로 여행을 자주 가듯, 한번 왔던 여행객들의 재방문도 늘어나고 있고, 수학여행 등으로도 한국을 많이 찾는 추세다. 정치적인 이슈만 해결되면 빠른 속도로 원상복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홍콩이나 타이완 쪽은 중국인들보다는 씀씀이가 크지 않지만 삼계탕, 족발 등 비교적 낮은 단가의 로컬푸드에 관심이 많다. 전형적인 한국 음식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 양쪽 다 공동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미쉐린 가이드에 올라와 있는 레스토랑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정보가 없는 와중에 이미 검증을 받은 곳이기 때문에 신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텔 뷔페도 인기가 있다. 식성에 상관없이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동대문JW메리어트가 반응이 좋다. 작년에 딸기뷔페 예약률이 좋았다.
HR 빅데이터를 다루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기계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다. 2011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이미 관련 특허를 5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빅데이터 구축은 돼 있었다. 문제는 가지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를 전문분야에 적용하려다보니 산업의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특히 메뉴를 설명함에 있어 이것을 재료와 조리법, 소스 등 메뉴의 속성별로 태그를 나누는 작업이 힘들었다. 예를 들어 3D프린터에게 무엇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설계도를 주고 기획, 제작하는 것은 우리의 몫인 것이다.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작업이다. 전공자가 아니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데이터 수집보다 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막연한 결과들만 도출된다. 커스터마이징이 중요하다.
HR 빅데이터는 업데이트가 생명이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특히 외식업의 경우에는 더 그런 것 같다. 메뉴가 생겼다 없어지길 반복하며 가격 변동의 문제도 있고, 심지어 매장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회사에서 컨트롤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관리자 페이지를 열어 업주 분들이 직접 수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메뉴이름과 사진을 넣고 가격만 입력하면 번역만 회사에서 처리하면 된다. 포스회사와 연동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포스의 장점은 대중적인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고, 고급기술의 경우에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때문에 코스트도 더 줄일 수 있다.
HR 인건비 비용은 줄어들겠지만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4차 산업의 딜레마다. 인건비가 오르고 있어 자연스럽게 코스트를 낮춰야 되는데 한편으로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게 되니 말이다. 위기인지 기회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기계로 대체되는 부분만큼 새로 생기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 본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새로이 커질 산업이 국내에서만 이뤄지면 순환이 되는데, 관광업의 경우에는 특히 글로벌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경쟁 대상이 국내에 있는 관광업체가 아니라 어디에 있는지, 이름도 모르는 회사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은 이제 시작이다. 급속도로 변화가 이뤄지진 않을 것 같다. 적응해가는 단계에서 균형을 잘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HR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중화권으로의 해외 채널을 더욱 넓힐 것이다. 그래서 현재는 인바운드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것에서 나아가 아웃바운드도 기반을 다지고 싶다. 우리가 상품을 제공하고 관광객 아웃소싱을 받았듯이 반대로 현지 상품을 제공받아 우리 관광객들을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계속 집중하는 것은 코스트 관리다. 비용을 최대한 떨어트리기 위해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시스템을 관리하다보면 속도도 빨라진다.
그렇게 후에 경쟁업체들이 생긴다 하더라도 진입장벽을 만들어 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한식재단, EY삼영회계법인과 함께 전 세계 119개 도시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의 데이터를 수집해 8만 개의 한식 레스토랑의 데이터를 구축해 놓았는데, 이를 서비스화 하는 것도 목표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