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원의 Hotel Music] 온화한 2022년이 되기를 기원하며

2022.01.11 08:29:33

 

드디어 새로운 2022년이다. 
필자는 2022년을 잘 보낼 수 있게, 또 따뜻한 마음을 채우는 하나의 의식처럼,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주변이웃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글과, 말로 전해본다. 고마운 분들을 생각하다 보니, 뮤직 컨설턴트라는 꿈을 실현화 시켜 주셨던 전 직장의 대표 이사님이 기억난다. 갓 졸업한 대학생이었던 나에게 꿈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시고, 훌륭한(?) 뮤직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가져야하는 애티튜드(Attitude)를 가르쳐주셨다.


다양한 가르침 중, 항상 강조하셨던 건 사람간의 ‘관계’와 ‘정’이었는데, 입사 후, 처음으로 호텔 오픈 프로젝트를 독단적으로 맡게 되면서, 대표 이사님은 내가 공간을 분석하고 동시에 공간과의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매월 마지막 주에 호텔로 보내, 관련 운영자들과 친해지라는 미션을 주셨던 것이 기억난다. 호텔의 성공적인 오픈 후에도, 함께 고생했던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했었는데, 그 중에서도 스파 담당자가 제일 많이 기억에 남는다. 그 분은 매월 방문 약속했던 날 며칠 전부터 항상 “언제 오세요? 곧 오실 때 되지 않으셨어요? 빨리 오셔서 얘기 나누고 싶어요!”라며 미리 연락을 주시던, 정 많았던 분이었다. 그분과 함께 했던 짧은 수다 중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이야기가 있었는데, 지루하고 반복적인 스파 음악에 대해서 아쉬운 코멘트를 자주 언급하곤 하셨다. 그 어떤 호텔보다 애정이 갔던 공간이다 보니, 항상 잘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아쉬운 소리 하나 없이 100% 만족할만한 완성품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 스파 음악에 대해 이것저것 많이 들어보면서 공부했던 옛기억이 난다.


기억을 담아, 이번 호에선 독자들과 스파 음악에 대해이야기를 나눠 보겠다.

 

Spa Music #1: New Age Music


스파 담당자에게 선호하는 음악에 대해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부분의 대답은 “이루마 음악같은 뉴에이지로 부탁드릴게요.”였다. 이루마의 음악은 서정적이며, 익숙한 피아노 멜로디와 미디엄 템포의 부담 없는 음악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에 마사지와 휴식을 제공하는 스파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음악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루마의 음악과 같은 것을 대게 New Age(뉴에이지), Easy Listening, Cross Over(크로스 오버) 등의 다양한 장르로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New Age(뉴에이지)라는 어원은 사실 신비주의 사상에 기반을 둔 종교적 개념으로, 기존 서양의 과학적인 지식과 문화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이들이 추구하는 운동을 말하는데, 그들의 생각을 예술에 접목시켜,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초월해 심리치료, 스트레스 해소, 명상에 쓰이는 음악을 일컫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뉴에이지 음악은 일반적인 팝송 같은 반복적인 리듬을 회피하며, 클래식 음악처럼 복잡한 조성, 화성 진행과 변화무쌍한 템포와는 다르게, 안정적인(Steady) 리듬감과 멜로디가 담겨있어 듣는 사람에게 명상과 영감을 주며, 긴장완화, 기분해소 등의 분명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음악이다. 형식적인 메세지가 포함되기 보다는 작곡가 자신의 사상이나 주관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하얀 도화지 같은 음악으로, 또는 타인에게 안온감을 조성하며 편안함을 유도하게 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상 뉴에이지 음악의 시작을 찾아보면, 종교적인 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음악이라고 기록돼 있다. 나를 일깨워 궁극, 초월의 세계에 진입해 내 자신이 신적으로 될 수 있다는 은비주의, 비밀주의(Esotericism) 사상을 기반으로, 뉴에이지 음악은 사실 이런 사상을 돕는 강력한 도구로도 불리는 강한 종교적 의미가 담겨있어, 많은 아티스트들은 자기의 음악이 뉴에이지라는 장르로 불리기 꺼려한다고도 한다. 종교적인 해석뿐만이 아닌, 다양한 해석 측면에서도 뉴에이지는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운동으로, 고전적인 사상을 선호했던 과거의 사람들이 새로운 문명을 처음 받아들이며, 달갑지 않은 변화에 대한 거부감 등의 부정적인 시선의 해석도 존재했다. 하지만 필자가 이전 기고에서 누누이 말했던 것처럼,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예술인 음악은 어떤 장르를 가져다 이름을 지정해 장르를 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음악 자체가 좋으면 그 음악성 하나로 충분히 하나의 장르일 수 있다 생각한다.

 

 

Spa Music #2: Ambient Sound, Ambient Music


사실, 보편적인 스파 음악 선택에는 뉴에이지 음악 뿐만이 아니라, ‘기능성 힐링음악’이라고 불리는 엠비언트 뮤직(Ambient Music)도 있다. ‘안개, 공중, 연기, 진한 감성’이라는 단어들은 이 음악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단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눈에 보이지만, 손에 잡을 수 없고, 냄새를 맡을 수 없는 무형의 어떤 것. 형태가 갖춰져 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추상적인 감성을 담은 음악이라는 설명이 타인에게 엠비언트 뮤직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한 소개일 수도 있다.


1978년 1월 1일, 영국 음악가인 Brian Eno는 ‘Music for Airports’라는 앨범을 발표하는데, 이 앨범에 수록된 음악들은 새로운 접근의 형태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 세대 유행했던 팝송 등의 음악과 같이, 듣는 시간동안 가사와 리듬과 멜로디에 집중을 하며, 전체적인 음악의 Flow를 느끼는 것에 비해, Brian의 음악은 지나가는 하늘의 안개, 연기처럼 흘러가는 느낌을 줬다. ‘Music for Airpots’의 발매 선두로 엠비언트 뮤직이라는 장르가 생겨났다고 할수 있는데, 엠비언트 음악은 음색, 분위기를 강조하는 기악 형태의 뮤직으로, 파도와 같은 청각적 질감을 표현한다. 신디사이저 패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전자 음악’이라고도 불린다. 엠비언트 사운드의 특색을 가미하기 위해 전자 음소리에 자연의 소리를 첨가해 다양성을 창조하고, 독보적인 음악적 형태를 만들곤 했다. 뉴에이지 음악보다 더 미니멀한 화성의 표현(심지어 하나의 음으로만 만들어진 엠비언트 사운드도 있다.)을 가지고 있으며, 음악적 파노라마(Soundscape)를 강조, 단선율의 음과 전자 사운드, 네이처 음을 흘러가듯 배치해 음악적으로 표현한다. 자연(새의 울음소리, 바람이 날리는 소리, 파도 소리) 등의 소리를 첨가해 마치 듣는 이로 하여금 간접적인 힐링사운드 연출을 통해 스파 음악으로 사용될뿐만 아니라, 공간과 한순간의 경험의 몰입도를 갖게 하고 주변 환경에 의해 신경을 무감각 시키기 위해 Ambient 사운드를 이용한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뉴에이지 음악과 엠비언트 뮤직 둘다 스파에서 사용하는 보편적인 음악이지만, 각 음악적 특징에서 파생되는 역할이 다르며, 아래의 특징 덕에 스파 음악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1. 뉴에이지 음악: 멜로디 자체에서 제공하는 온화함과 편안함

2. 엠비언트 음악: 다른 신경이 집중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성 음악

 

필자는 독자들이 새로운 2022년을 맞이하며, 더욱 편안하고 온화함 가득한 한 해를 바라면서 이번 기고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