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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율촌의 Law Mentoring] 코로나19로 인한 예약취소, 위약금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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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무렵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주요 산업 역시 휘청이고 있으며, 호텔산업과 외식산업 등 관광산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코로나19를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하는 분쟁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가 코로나19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에 소비자가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민원 및 대책수립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소비자가 코로나19를 이유로 호텔·리조트 등과 체결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이에 대한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소비자의 위약금 지급의무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호텔·리조트 등은 통상 소비자가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갖되, 해지의사를 통지한 시점에 따라 계약금액의 일정 부분을 위약금으로서 부담(소비자가 예치한 예약금에서 위약금을 공제하고 반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위약금 약정이 없는 경우, 호텔·리조트 등으로서는 자사의 손해를 입증해야 한다. 


이와 같은 위약금 약정이 있는 경우, 호텔ㆍ리조트 등이 소비자의 고의나 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는데, 위약금 약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원인이 소비자의 귀책과 무관한 경우에는 위약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다9408 판결).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호텔ㆍ리조트 등이 소비자에게 위약금 등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코로나19를 이유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 소비자의 귀책인지 여부에 따라 달리 판단된다. 나아가, 채무불이행이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라면 채무자의 귀책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대법원 1979. 12. 26. 선고 79다1843 판결), 결국 코로나19가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와 같은 분쟁에 있어 가장 주된 쟁점사항이 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률적으로 ‘불가항력’은 일반적으로 ‘원인이 사업자의 지배영역 밖에서 발생한 사건으로서 사업자가 통상의 수단을 다했어도 이를 예상하거나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했음이 인정되는 사건’을 의미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다15940, 15957 판결). 


코로나19가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코로나19 자체의 영향은 물론, 문제되고 있는 계약의 특성(코로나19로 인해 계약이행이 불가능한 수준인지) 및 계약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할 성질의 것으로 보인다. 


호텔업계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건설업계의 사례는 건설공사가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통상의 계약관계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순수하게 일반론적인 차원에서는 코로나19를 ‘불가항력’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참고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실무상 관급공사에 대해 통상 적용되는 「공사계약일반조건」 제32조 제1항과 민간공사에 대해 통상 적용되는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제17조 제1항 제2호는 ‘전염병’을 불가항력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공사계약일반조건」의 소관 부처인 조달청은 메르스로 인해 ‘공사현장이 전염병 관리지역으로 당국에 의해 출입이 통제됐거나 다수의 근로자가 전염병자나 전염병 격리자에 해당돼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불가항력’이 인정되나, ‘단순한 전염병 공포 등의 사유로 작업인력이 줄어 공사가 지연된 경우’에는 ‘불가항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해석한 바 있다(조달청의 2015. 10. 20.자 답변(공개번호 145238)).


반면,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의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됐고 다수의 근로자가 현장을 이동해 근무하는 건설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코로나19를 ‘불가항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국토교통부 2020. 2. 28.자 건설정책과-925).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보면, 만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호텔·리조트 등이 출입금지가 됐거나, 계약의 해지를 요청한 소비자가 코로나19 확진자인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항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 내지 감염 우려로 소비자가 계약의 해지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i)‘불가항력’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을 면제하고 이로 인한 손해를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라는 점(대법원 2018.11.29. 2014다233480), (ii)호텔ㆍ리조트 등을 이용한다고 해 코로나19에 감염된다거나 감염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확산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불가항력’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하급심 법원은 마스크 납품계약의 이행지연이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인한 수요 폭증에 기인한 것으로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신종플루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에 계약이 체결된 만큼 ‘불가항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6. 16. 선고 2009가합145966 판결), 이에 따르면 계약 체결 시점이 언제인지 여부에 따라 ‘불가항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순수하게 법률적인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소비자가 코로나19를 이유로 호텔·리조트 등과 사이에서 체결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호텔·리조트 등에 이동과 출입 및 이용이 현저히 곤란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소비자로서는 호텔·리조트 등에 대해 약정에 따른 위약금 등을 부담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으나, 구체적인 판단에 있어서는 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했다는 사정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온 국민이 똘똘 뭉쳐 국가적 위기를 수차례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으며, 코로나19의 급습에 대해서도 의연히 대처해 나가고 있다. 호텔업계를 비롯한 관광업계 역시 자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고객이 별도의 위약금 등의 부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기 당시 금융권 CEO들이 정한 신년화두 중 유독 ‘운외창천(雲外蒼天)’이 자주 선정됐다. 이는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온갖 난관을 극복하면 성공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조만간 각계각층의 범국민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각종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더 큰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법무법인(유) 율촌 김남호 변호사

nhkim@yulc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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