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드모트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최고 악당이자 최종 보스다. 이모텝은 <미이라>에 등장하는 주술을 부리는 제사장 악당이다. 두 빌런 모두 선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사탄의 세계를 만들고자 한다. 물론 최후에는 모두 징벌을 받아 파멸되지만, 그 전 과정 내내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고,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공포를 느낀다.
제발 이 칼럼이 실리는 4월에는 ‘볼드모텝’ 암세포가 제거되고, 평화와 민주제가 재건되기를 기원한다.
뒷굽이 튼튼해야~! 이탈리아 Puglia 와인
이달의 주제인 뿔리아 지방은 장화를 닮은 이탈리아 국토에서 ‘뒷굽’에 해당되는 지방이다. 약 2만㎢의 넓이에 평지가 53%고, 구릉 지대가 45%니 거의 대부분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지형으로 이탈리아의 최대 곡창지대 중 하나다. 지형이 길쭉해, 동쪽은 아드리아해, 남부와 서부는 이오니아해를 접한 긴 해안선을 가진 작은 반도의 모습이며, 바리(Bari), 브린디지(Brindisi) 등 그리스와 동지중해로 가는 뱃편이 출항하는 지정학 요충지다. 이런 이유로, 기원전 4세기부터 역사상 최초의 고속도로인 아피아 가도(Via Appia)가 건설돼 이 지역의 풍요로운 물산을 수도 로마까지 운반하고, 지중해로 세력을 뻗으려 했다. 동시에, 지중해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지정학 위치로 인해 결국 잦은 외세의 침략도 이어졌다.
로마 공화국 말기의 가장 유명한 전쟁인 ‘포에니 전쟁’의 2차 전쟁 중, 세 번째 전투인 ‘깐나에(Cannae) 전투’가 벌어진 곳도 바로 이 뿔리아 지방이었다. 그때 죽은 수만의 병사들의 피로 그 평원이 물들었으니, 여기서 만들어지는 포도주는 그 피의 역사를 간직한 셈이다. 중세 이후에는 북아프리카로부터의 이슬람 침입, 북대서양에서 출발한 바이킹, 노르만족의 침략, 신성로마제국의 점령 등으로 크고 작은 요새가 건설됐고, 거주지도 요새화돼 하얀 돌집 트룰리(Trulli) 하우스, 요새화된 농장 마세리아(Masseria) 등 다른 지방에 없는 독특한 주거 문화가 존재한다.
뿔리아 지방은 기원전 8~9세기부터 고대 그리스 폴리스들의 식민 도시가 건설됐으니, 자연스럽게 그리스 문화가 보급됐고, 포도주를 생산하기 위한 그리스 품종의 도입과 포도주 생산이 활발했다. 와인 생산은 로마 제국까지 이어져 더욱 품질과 생산량이 증대됐다. 풍부한 일조량과 건조한 기후를 가진 뿔리아 지방은 와인 생산에 있어서 이탈리아 2위로서, 국가 총생산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총 30개 이상의 DOP와 6개 IGP 와인이 생산된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진한 색상과 높은 알코올, 풍부한 타닌과 힘을 가진 뿔리아 지방의 와인은 ‘블렌딩용 와인(Vini da Taglio)’으로 유럽 전역에 소개됐고, 호평을 받아 왔다.
초기에는 남부의 네그로아마로(Negroamaro) 품종과 프리미티보(Primitivo) 품종이, 그리고 최근에는 북부의 네로 디 트로이아(Nero di Troia) 품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뿔리아의 레드 와인은 위와 같이 좋은 레드 특성이 고유하면서도 매우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을 만날 수 있어,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럽 가성비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호에서는 뿔리아의 대표 레드 와인 삼총사를 소개한다.

신화의 바다, 이오니아해 와인 ‘Vigneti del Salento’
비녜티 델 살렌토 와이너리는 이탈리아의 부티크 와인 그룹인 비니 판티니 소속의 와이너리다. 2월호에 소개한 명품 ‘에디찌오네’ 와인의 블렌딩에서도 확인했듯이, 뿔리아 간판 품종 프리미티보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에 판티니 그룹은 프리미티보의 본원인 뿔리아 남부의 살렌토 지역에서 최고의 프리미티보 와인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두 명의 전문 와인 메이커, 필리뽀 바깔라로(Filippo Baccalaro)와 테오 다폴리토(Teo d’Apolito)를 선정했다. 10여 년에 걸친 꼼꼼한 조사 연구 끝에, 그들은 살렌토 지역의 사바(Sava) 마을 포도밭에 주목했다.
이곳은 100여 년생에 가까운 고목 포도나무들이 자라는 곳으로, 작렬하는 태양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교차해, 프리미티보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곳이었다. 사바 마을의 강렬한 햇볕과 건조한 날씨 덕분에 햇빛의 열이 포도를 건조시켜 당분 함량을 증가시키고, 잘 녹아든 매끈한 타닌과 진하고 감미로운 향을 넣어 준다. 한편,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해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포도밭의 환기를 쾌적하게 유지시켜 줘 나무의 성장과 포도송이의 위생을 보장한다.
토양은 밝은 벽돌색으로 철분이 풍부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질이며, 지하의 석회암 암반은 뜨거운 한 여름 포도나무에 수분을 공급해 주고, 와인에 미네랄 터치와 산도를 보장한다. 밤과 낮의 온도 차이로 포도의 향기 발달이 촉진되니, 결국, 태양과 바다, 땅, 이 모든 것들이 지중해의 DNA를 갖춘 와인으로 탄생시킨다. 살렌토 와이너리 양조팀은 최상의 아로마 복합성을 보장하기 위해 새벽 이른 아침에 수작업으로 포도를 수확하고, 건강한 포도를 셀러로 옮겨 전문 와인 메이커의 감독 하에 양조 공정을 진행하는데, 수확과 양조의 모든 단계를 세심하게 관리하며 품질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농장의 포도밭에는 적포도 품종으로 프리미티보, 네그로아마로, 말바시아 네라가 있으며, 청포도 품종으로는 베르데카(Verdeca)가 있다. 지역 담당자는 필자에게, “회사 파트너의 향후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에 뿔리아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살렌토 포도 품종 와인을 만들고자 한다.”는 바람을 전해 왔다. 아마 조만간 필자도 미처 마셔 보지 못한 베르데카 화이트 와인이 생산될지도 모르겠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 세운 땅, 디오메데 ‘Cantina Diomede’
비니 판티니 그룹의 뿔리아 지방 두 번째 와이너리인 깐티나 디오메데 와이너리가 있는 까노자 디 뿔리아(Canosa di Puglia) 마을은 이탈리아 역사에서 매우 유서깊은 지역이다. 옛 그리스 식민지 시대부터 존재했고, 로마 제국의 곡창 지대 역할을 했으며,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마 제국이 건설한 첫 가도인 아삐아 가도(Via Appia)의 지선인 트라이아나 가도(Via Traiana)가 지나갔던 곳이니, 당시 로만가도를 건설했던 노동자들은 이 지역 포도주로 목을 축였을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카누시움’이라고 불렸던 까노자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유명한 호메로스의 영웅 디오메데스가 설립한 도시였다. 디오메데스는 뿔리아에 상륙해 땅을 정복하고, 여기에 그가 가져온 포도나무를 심었는데, 이 품종이 현대의 네로 디 트로이아가 됐다고 한다.
오늘날 디오메데 양조장은 옛 디오메데스의 영지 한복판에 있으며, 연평균 기온은 최고 25~최저 8℃ 정도, 연평균 강수량은 약 550mm 정도로 포도 재배에 최적인 곳이다. 아드리아해에서 약 20㎞ 떨어져 있어, 시원한 바닷바람의 혜택도 입고 있다. 지하 토양의 응회석 점토질 성분 덕분에 여러 개의 인공 동굴을 지하에 건설할 수 있었고, 주민이 거주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와인 숙성 및 저장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비녜티 델 살렌토 와이너리가 프리미티보에 특화된 남부 뿔리아 지역의 와이너리라면, 북부에 위치한 디오메데 양조장은 약 200ha 면적의 밭에서 이 지역 특산품인 네로 디 트로이아(‘Uva di Troia’ 라고도 부른다.) 품종을 핵심으로 와인을 생산한다.
그룹 수석 컨설턴트 필리뽀 바깔라로는 지역 양조학자 마씨모 디 바리(Massimo di Bari)와 루까 뿔리네제(Luca Pugliese)와 긴밀히 협력하며, 기념비적 네로 디 트로이아 와인 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포도밭 관리는 유기농 원칙에 의거해 경작하며, 대부분의 작업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13세기에 세워진 중세의 팔각형 신비스런 성 까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를 배경으로 진한 디오메데 와인을 마셔 보자.
Primitivo di Manduria DOP, ‘Zolla’
졸라,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졸라’는 100% 프리미티보 포도로 만든 고품질 레드 와인이다. 이 와인의 원산지는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DOP 생산 지역의 중심인 사바(Sava)와 만두리아 마을 사이의 뿔리아 지역이다. 이곳의 포도나무는 30년 이상 된 것으로, 전통적인 알베렐로(Alberello, 고블레) 방식으로 재배, 와인에 특별한 향을 부여한다. 이 지역의 따뜻한 기후와 이오니아 해의 근접성으로 인해 이 고귀한 와인의 특성이 형성된다. 프리미티보 포도는 부분적으로 과숙된 상태로 수확돼 더욱 강렬한 풍미가 깃들어 있는데, 수확 후 부드러운 파쇄를 거쳐 통제된 온도(24~25ºC)에서 발효가 이어지며, 발효가 끝나면 와인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유산 발효를 거친다. 이후 와인은 프랑스산 및 미국산 오크통에서 6~8개월 동안 숙성된다.
필자가 시음한 2020 빈티지 '졸라'는 짙은 루비 레드 색상에 미묘한 보랏빛 색조를 띠고 있다. 잘 익은 체리,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향신료, 바닐라, 커피, 카라멜의 아로마가 풍부하고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타닌과 긴 여운으로 오래도록 즐거움을 선사하는 미디엄-풀 보디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14.5%vol이다. 어울릴 음식은 라구 파스타, 고기 스튜, 불고기, 삼겹살, 양꼬치 및 반숙성 치즈 등이며, 이상적인 음용 온도는 16~18°C를 추천한다. 루카 마로니의 2021년 평가에서 93점을 받았으며, 2023년 와인헌터 어워드 금상, 2023년 문두스 비니 금상을 수상했다.
Price_ 7만 1000원
Primitivo di Manduria DOP, ‘Leggenda’, Vigne Vecchie, Gold Series,
Limited Release
레젠다,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레젠다’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는 사바 마을의 포도밭 중 70~100여 년된 가장 오래된 프리미티보 포도나무를 선택했으며, 수확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독특한 복합성과 구조를 잔에 담아낼 수 있었다. 토양은 석회석 층위에 산화철 성분이 풍부한 붉은 점토양으로 와인에 고유한 산도와 미네랄 터치를 갖게 한다. 약간 과숙된 포도가 9월 중순 나무에 달린 채로 자연스럽게 말라 건조되면 레젠다의 수확이 시작된다. 수확팀은 오전에 해가 떠오르기 전, 아직 별이 빛나고 있을 때, 그리고 뜨거운 태양 이후, 밤의 시원한 기운으로 포도가 생기를 되찾았을 때 수확을 시작한다. 양조장에서는 주기적으로 펌핑하면서 10~12일 동안 통제된 온도에서 발효가 진행되며, 유산 발효까지 마친다. 이후 미국산 및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2개월 가량 숙성한다.
필자가 시음한 2019년 ‘레젠다’는 숙성 6년차로서, 강렬한 루비 레드 컬러에 갸닛 뉘앙스와 보랏빛이 엇갈리는 신비한 톤을 보이고 있었고, 체리와 블랙베리 잼이 느껴지는 강렬한 향, 민트향과 약간 스파이시한 잎담배 향이 이국적 향취를 전해 준다. 입안에서는 드라이하지만 감미로운 풍미가 감지되며, 정향과 육두구, 카라멜, 코코아, 모카 커피의 신비감 넘치는 향을 느낄 수 있다. 때문에 15.5%vol에 달하는 알코올감은 느낄 수 없고, 강인하고 힘찬 농축미로 향후 10년 동안 더욱 진전될 와인으로 느껴진다.
추천 음식으로는 후추 등 향신료가 동반된 바비큐 고기, 훈제 치즈, 티본 스테이크, 광양불고기, 돼지 등갈비구이, 동파육 등이 매력적이다. 수상 경력으로는 2023 프랑크푸르트 인터내셔널 트로피 그랜드 골드, 2023 와인헌터 어워드 금상, 2023 비노웨이 와인셀렉션 94점을 받았다. 와인병이 매우 크고 무거우며, 큼직한 금장 별이 박혀 있어 샛별 수확과 품질을 의미하는 듯하며, 레이블 표현으로는 ‘레전드급(Leggenda)’, ‘고목(Vigne Vecchie)’, ‘골드시리즈’, ‘한정 생산(Limited Release)’ 등의 단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Price_ 15만 9000원
Negroamaro, ‘I Muri’, Puglia IGT
이무리, 네그로아마로
네그로아마로 품종은 뿔리아 지방 식재 면적의 약 14%를 차지하는 대표 적포도 품종 중 하나로서, 기원전 BC 7~8세기 그리스 식민지 시기에 들어온 품종이다. 레체(Lecce), 타란토(Taranto), 브린디지(Brindisi)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름 유래는 포도알의 매우 진하고 어두운 색상(=Negro)과 포도주의 씁쓸한 맛(=Amaro)으로 인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조숙종이고, 폭염을 잘 견디며, 산도를 잃지 않는 특성을 가져서 뿔리아 지방에 안성맞춤이다.
와인은 짙은 색상에, 진한 과일 맛, 살짝 쓴 구석이 있다. 뀌베명 ‘I Muri’는 ‘벽, 돌담’이라는 뜻인데, 프랑스 부르고뉴의 ‘끌로 Clos’를 연상하면 되겠다. 이름처럼 포도밭을 둘러싸고 있는 낮은 돌담이 있는데, 이 돌은 포도밭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나온 돌들이다. 레이블에 등장하는 도마뱀 그림은 포도밭에 자생하는 도마뱀으로서 밭 경작이 그만큼 위생적이고 자연을 존중하는 영농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확한 포도는 낮은 온도에서 파쇄, 발효되고,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유산 발효를 거쳤다. 네그로아마로의 과일향을 살리기 위해 오크통 숙성은 하지 않았다.
필자가 시음한 2019 ‘이 무리’는 이름처럼 보랏빛 톤을 가진 진한 루비 색상을 보이고, 달콤한 딸기와 농익은 이국적 체리향이 그야말로 인상적이며, 맛보기도 전에 입맛을 다시게 한다. 잘익은 과일의 풍미가 맛에서도 느껴지는 오프 드라이 미감으로서, 타닌은 부드럽고 매끄럽다. 14%vol의 미디엄 보디감에 좋은 균형감을 보이며, 감칠맛나는 피니시를 가진 맛난 가성비 와인이다. 2023 프랑크푸르트 인터내셔널 트로피 은상, 2022 문두스 비니 금상, 2021 일본 사쿠라 어워즈 금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Price_ 4만 7000원
Nero di Troia, ‘Canace’, Puglia IGT
까나체, 네로 디 트로이아
고대 품종 네로 디 트로이아는 작업하기 쉬운 포도는 아니다. 지난 세기 농부들은 전통적으로 양적 생산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상당히 큰 포도와 함께 크고 빽빽한 다발을 생산하는 클론을 선호했고, 다발의 구조 때문에 숙성이 고르지 않아 거의 모든 다발에 덜 익은 포도 몇 개가 포함돼 거친 미숙 타닌이 발생해왔다. 디오메데에서는 포도밭에서 더 균일하게 익는 더 작고 느슨한 포도송이를 생산하는 클론을 사용해 품질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네그로아마로와 프리미티보 모두 일찍 익어 8월 말에 수확하는 것과는 달리, 네로 디 트로이아는 만숙성이다.
뀌베 이름 ‘Canace’는 디오메데 농장이 위치한 Canosa의 앞 음절과 바실리카타 지방의 ‘Acerenza’ 마을명의 앞 음절을 따 만든 것이다. 초창기에는 아체렌짜 마을의 알리아니코 품종 포도를 15% 정도 블렌딩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네로 디 트로이아 품종을 100% 사용하며, 와인메이커 필리포 바깔라로의 컨설팅과 유기농으로 관리되는 고도 480m 서늘한 포도밭에서 손수확을 통해 최상급의 선별된 포도로만 생산되는 판티니 그룹의 자부심을 지닌 와인으로 재탄생했다. 11월 초 정말 늦게까지, 서서히 완숙한 트로이아 포도를 손수확해 양조하고 시멘트조 8개월에 프랑스 오크통 12개월 숙성을 거쳐 병입됐다.
필자가 시음한 2021 빈티지 ‘까나체’는 블랙커런트와 산딸기의 야생적인 잼향과 블루베리의 특유의 호사스런 향이 감도는 멋진 첫 부께를 선사하며, 뒤이어 후추와 정향 등 향신료가 타르, 감초, 카카오, 바닐라 풍미와 조화를 이루며 근사한 복합미를 생성했다. 입안에서는 우아한 산미와 육질감있는 조직, 견고한 타닌과 미디엄 풀보디의 편안한 알코올감을 선사하는 식도락 와인이다. 레이블에는 마시는 이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공작새 그림이 단아하게 그려져 있으니, 2200여 년 전 트로이 전쟁의 영웅 디오메데스와 탄핵 완성 승전의 와인잔을 마주치는 상상을 하며 시음을 마쳤다.
Price_ 11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