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인은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돼 관세가 철폐되면서 가격인하 등의 효과로 인해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농업무역관(USATO)의 Korean Wine Market Brief에 의하면 수입금액에 따른 국가별 한국와인 시장점유율에 있어서 프랑스 27.85%, 이탈리아 17.3%, 미국 10.8% 순으로 2011년 상반기 자료에 나타났다 .
2011년 상반기 국가별 수입량에 있어서도 칠레, 스페인, 미국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http://www.wineok.com) 이러한 수치는 미국와인이 국내에서 수요증가와 함께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파리의 심판’이 안겨준 미국 와인의 명성
미국와인은 신세계에서도 대표주자로 프랑스에서 말하는 테루아(Terroir)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의 대표산지인 캘리포니아만 보더라도 포도재배의 최적인 기후인 지중해성기후지대이다. 포도가 완숙할 수 있는 더운 기후 그리고 병충해를 막게되는 건조한 기후 그리고 적절한 강수량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정부의 와인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도 발전에 한몫을 하고있다. 그리고 최근 추가되는 경쟁력으로 꼽히는 미국의 최첨단 정보시스템이 가미되어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와인이 더욱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76년의 파리의 와인 구매상 Steven Spurrier가 주관한 ‘파리의 심판’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비교시음대회이다. 이 대회에서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화이트와인은 미국의 ‘Chateau Montelena’의 1973년산 Chardonnay가 프랑스 브르고뉴의 최고의 화이트와인인 ‘Meusault Charmet’을 제치고 우승했다. 레드와인도 미국의 ‘Stag’s Leap’ 1973년산 와인이 프랑스 보르도 최고의 와인인 ‘Chateau Mouton Rothschild’를 이기는 이변을 낳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미국의 캘리포니아 나파밸리(Napa vally) 와인은 국제 와인비평가와 전문가들에게 주목을 받게 되고 세계의 최고 와인 생산지역으로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된다. 파리의 심판이후 30년이 지난 2006년 5월 24일 블라이드 테이스팅이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와 런던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다시 진행됐다. 프랑스의 부상을 기대한 결과는 미국와인의 재심판의 결과를 가져왔다. 두 곳에서의 집계 결과는 미국의 1971년산 ‘Ridge Monte Bello’가 1위로 나타났다. 놀라운것은 1위에서 5위까지 모두 미국와인이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와인의 경쟁력을 분명하게 보여준 역사적인 사건이자 기록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 하겠다.
테루아 경쟁력과 자본, 기술력을 배경으로 성장
그러면 이러한 미국와인의 경쟁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캘리포니아는 특히 광활한 면적과 강한 햇살과 고온건조한 날씨를 지닌 기후가 포도의 숙성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서늘한 밤의 환경과 해풍 및 해안가의 서늘한 안개가 천혜의 포도산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자연환경 외에도 캘리포니아의 자본력 있는 경제환경은 풍부한 자본과 소비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적인 연구기술 환경도 중요한 견인차역할을 한다. UC Davis, Fresno주립대학의 연구개발 수준이 세계적이고 연구와 산학협동을 강화시키고 있다. 정보력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하여 재배하며 관계용 저수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와인의 대표적 품종은 화이트와인으로 샤르도네, 소비뇽블랑, 슈냉블랑, 피노그리/그리지오, 말바시아 비앙카, 비오니에 등이며 레드와인은 까베르네소비뇽, 진판델, 메를로, 시라, 피노누아, 바르베라, 쁘띠 시라 등이다. 미국에서도 현재 100여종의 품종이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와인의 새로운 현대화의 기원을 연 최고의 장인 로버트 몬다비는 주목해야 하는 인물이며 미국와인 발전의 주역이다. 1966년 가문의 불화로 인해 새롭게 독립하여 캘리포니아 와인의 품질혁명을 주도했다. 그는 품질혁명을 통한 와인의 경쟁력 뿐만아니라 훌륭한 견학을 제공하는 와인투어 프로그램, 음식을 매치시켜 주는 와인시음회, 캘리포니아 역사를 잘 대변해주는 건축양식으로도 유명하다. 재즈와 클래식 콘서트, 미술전시회, 음식 관련한 행사 등을 꾸준하게 진행했다. 로버트 파커도 그의 공로를 인정하여 “명품와인을 향한 문제의식을 전파시키고 미국 가정의 식탁에 와인문화를 꽃피우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진정한 선구자”라고 찬사를 보냈던 것이다.
세계 4위의 생산국, 나파밸리, 소노마 등 인지도 높아
미국은 와인소비에 있어서 세계 3위이며 생산은 세계 4위의 국가이다. 포도밭 면적은 400,000ha로 세계 4위의 면적을 갖고 있다. 미국은 공식 포도재배지역(AVA:American Viticultural Area)으로 관리하고 있다. 와인레이블에 AVA지역 명칭이 표시되면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를 최소한 85% 이상 사용하여야 하는 규정이다.
캘리포니아의 주요산지는 인지도가 가장 높고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나파밸리(Napa vally), 2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의 소노마(Sonoma), 좋은 피노누아를 생산하며 엄격한 와인규정을 적용하는 오리건(Oregan), 일조시간이 길고 포도 숙성시 일교차로 주목받고 있는 워싱톤(Washington) 등이다. 미국은 신세계국가로 변화의 중심에서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며 경쟁력을 키워오고 있다. 주로 해안과 내륙이 교차하는 지역이 와인재배의 최적의 주요재배지역으로 파악된다. 또한 건조한 기후로 인해 병충해도 막아주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와인은 마케팅적인 우위요소를 지니고 있다. 바로 미국 컬트와인의 부각이다. 희소성과 모험정신의 결과물이 컬트와인이다. 컬트와인은 1990년 나파밸리에서 생산된 최고급의 명품와인(블루칩와인)으로 보통 300~600 상자만을 생산하고 사전 예약제로 구입할 수 있다. 경매로도 판매되며 수집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성공적인 와인마케팅의 산물이다. 스크리밍이글, 할란, 마야, 쉐이퍼 등이 유명하다. 신세계와인의 자유와 도전 그리고 새로운 시도로 인한 결과물이다. 컬트와인은 미국의 와인의 위상을 한층 올려주는 계기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했다 .
다양한 품종과 변화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실용적이며 상업적인 캘리포니아의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좋은 날씨를 바탕으로 형성된 미국와인문화는 유럽에 비해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대형 슈퍼마켓 등 할인마켓에 가면 다양한 와인을 쉽게 저렴한 가격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대중적인 문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캘리포니아 와인의 풍요로움 속에 대중화로 표현할 수 있겠다. 캘리포니아는 농작물 생산 규모가 상당하다. 이러한 풍요와 대량생산이 캘리포니아지역의 특징이기도 하다.
미국은 인구수에 비해 와인소비가 유럽국가처럼 많은 편은 아니다. 맥주와 버번위스키 그리고 칵테일을 더 즐기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란 점에서 소비층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각국의 주요 매체에서도 미국의 와인 소비가 세계 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이는 그만큼 미국 와인소비가 증가되고 소비시장이 확대된다는 평가로 볼 수 있다. 미국와인은 품질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와인을 능가하는 구조감, 농축미, 밸런스 등의 품질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단적으로는 둥글고 묵직하고 풀바디한 바디감을 지니고 감도가 있는 대중적인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다. 미국와인을 이제는 어느 누구도 단순한 신세계의 와인국가로 평가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와인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것은 자체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이 미국의 정체성있는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세계와인에 비교해서 빈티지별 기복이 적고 당도도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층에게 편하게 다가선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되는 것도 미국와인의 경쟁력이라 하겠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품종의 무대인 캘리포니아 중심의 미국와인은 다채로운 맛을 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미국와인은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민주적인 다문화를 꽃피운 것처럼 저가부터 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격과 성향의 와인을 선택하고 소비하는데 자유롭다고 생각된다. 또한 로버트 몬다비 같은 와인혁명가가 미국와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서 기여했고 미국인 세계 최고 권위의 와인평가자인 로버트 파커와 세계최고의 와인평가잡지인 미국의 WS13(Win e Spectator:와인 스펙테이터)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연성대학교 고종원 교수
고종원 교수는 경희대학교 경영학박사(국제경영전공)로 일본 OGM 와인전문가과정 이수, 중앙대학교 와인아카데미 와인마스터 취득, 미국호텔협회 총지배인(CHA) 자격증과 공인 와인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연성대학교(구 안양과학대학) 호텔관광과 교수(학과장)로 재임중이며 연성대학교 평생교육원 와인CEO/소믈리에과정 주임교수, 한국평생능력개발원 식음료검정위원회 와인관리사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세계의 와인(공저, 기문사) 외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