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현재 특급호텔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4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그동안은 제 업무에만 충실하다보면, 진급과 보상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 곳에서 묵묵히 저의 능력을 인정받자는 신념으로, 15년 넘게 한 호텔에서 근속하면서 직장생활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희 호텔에서 근무하다가, 다른 호텔로 이직했던 직장후배가 저의 부서장으로 새로 영입되었습니다. 저희 호텔에 다닐 때 같은 부서는 아니었지만, 업무상 잘 알고 지내던 후배였습니다. 직장경력도 저보다 적고, 물론 나이도 저보다 훨씬 더 어린 후배가 새로운 부서장으로 오게 되니까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런 현실을 접하고 난 뒤에서야, 문득 주위를 돌아보니, 직장 후배들이 이미 다른 호텔에서 저보다 훨씬 더 높은 직위에서 있으면서 연봉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군데에서만 계속 머무는 것보다는 이직이라는 기회를 잘 활용하면 능력을 인정받고, 경력관리에도 커다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라도 깨닫고, 저도 이직을 통해서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직을 준비하려다보니 이력서는 현재 회사 입사 후에 십 몇 년 만에 처음 써보는데다가, 또 면접은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채용정보는 어디서 얻는지 등에 대해 막연하기만 합니다. 이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장기근속자가 성공적으로 이직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A 요즘처럼 이직이 보편화된 시기에 한 회사에만 장기근속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회사가 비전이 있고, 연봉과 복리후생 면에서 충분한 보상을 해주며, 조직원을 배려해주는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만족하면서, 장기근속을 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긍정적인 환경 속에서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경우보다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실에 안주하거나, 구직활동에 대한 게으름, 능력부족 등 이직에 성공하기 힘든 부정적인 사유때문에 비자발적으로 소극적인 장기근속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장기근속은 기업의 핵심인재 유출을 막고 이에 동반되는 인재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최고의 비결로 흔히 거론됩니다. 뿐만 아니라, 장기근속 직원이 조직의 선배로서 신입사원들에게는 든든한 후견인의 역할을 한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근속자가 많은 조직은 장점만큼 단점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먼저 조직이 노쇠화되고, 보수적으로 변해서, 요즘과 같이 급변하는 세상에는 능동적인 대처가 어렵게 됩니다. 또 호텔과 같이 인건비 비중이 높은 노동집약적인 기업에서는 과중한 인건비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호텔에서는 장기 근속직원이 많으면 이에 따라서 인건비부담이 커지며, 어떤 경우에는 신입직원과의 인건비 격차가 2배~3배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생산성은 신입직원의 2배~3배에 이르지 못하다보니, 과도한 인건비 부담에 허덕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결국 지속적으로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는 호텔들은 결국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채용을 하더라도 인턴, 계약직 등의 저임금, 비정규직으로만 채용을 하여, 고용의 양적, 질적 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몇 몇 호텔들은 내외부의 따가운 눈초리를 무릅쓰고 경기불황과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이유로 명예퇴직을 단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질문 주신 분의 경우는 장기근속의 사유가 한 직장에서 꾸준히 근무하면서, 보상을 받기를 원하신다고 언급하셨는데, 먼저 냉정하게 자신의 현실을 돌아보시라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능력을 충분하게 발휘했는데도, 조직에서 그것에 맞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면 분명 이직을 통해서 연봉, 직위, 복리후생 등을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어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 잘 생각해보시고, 현재의 조직에서 업무적인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또한 표면적인 이유와는 다르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직에 대한 자신감 부족 등의 이유로 현실에 안주하다가, 후배가 상사로 오는 급작스러운 사태가 발생하자 서둘러서 급작스럽게 이직을 고려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한 회사에만 오랫동안 재직하다보면, 입사지원서 작성과 면접 등에 있어서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은 입사지원서의 경력사항에 대해서 2페이지 이상으로 상세하게 기술하여, 꼭 해당 업무의 전문가라는 점이 돋보일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취업전문가에게 최근의 취업시장 동향과 입사지원서 작성, 면접방법 등에 대한 상세한 조언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서는 주변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열린 마음을 갖고, 취업시장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냉정하게 판단하여, 나아갈 방향을 잘 설정하시
기 바랍니다.
<2015년 1월 게재>
유민석 HR컨설턴트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클럽메드 푸켓 GO, JW메리어트 서울 프로젝트팀 기획과,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재경부를 거쳐서 관광개발업체인 KGAV의 기획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커리어아카데미에서 ‘취업전문강사’ 과정과 ‘집단상담전문가’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호텔리어 양성기관에서 ‘재경’ 및 ‘기획’분야 강사로 활동하였다. 또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호텔관련 최대 규모의 온라인커뮤니티 운영자를 역임하였고, 2013년도 호텔산업 채용박람회와 멘토링 네트워크 ‘나누잡’에 호텔리어 취업멘토로 참여하였다. 현재는 호텔전문 HR컨설턴트와 취업전문강사, 커리어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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