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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2 (토)

레스토랑&컬리너리

[송년특집 _ Round Table] ‘셰프’를 말한다 - 차세대 조리업계 리더들의 4人4色 Talk!


2015년 그 어느 때보다 외식업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쿡방의 열풍으로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으며, 초등학생들은 희망직업란에 ‘셰프’를 적기 시작했다. 조명 받지 못했던 셰프들은 대중들의 집중된 이목에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송년호 기획으로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셰프’에 대해 들어봤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금룡 이산호 셰프(약 15년차)
중국 광동식 요리를 하고 있으며, 중국 요리를 알리기 위해 YouTube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현재 중식 셰프 중 이연복 셰프 외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셰프로 꼽힌다. 가수를 준비하다가 IMF 당시 집안이 어려워져 함바식당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셰프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힐링셰프라는 조리사 커뮤니티를 조직해 약 1년간 운영하며, 정보공유/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


리츠칼튼 서울 취홍 구근모 셰프(약 15년차)
현재 광동식 중국 요리를 선보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천식 중국 요리를 더 선호한다. 학교 실습으로 호텔 중식당 주방에 가게 됐을 때, 중식 셰프들의 남자다운 모습에 반해 시작하게 됐다. 더불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완성하는 중식에 매력을 느꼈다고. 이후 이연복 셰프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중식에 더 빠지게 됐다. 중식에도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클래식 역시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 어거스틴 김남성 셰프(약 13년차)
아시아 푸드 전문점이자 태국의 대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 생 어거스틴 초창기부터 함께하고 있다. 레스토랑 규모가 커지면서 오리지널 식재료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게 돼 보다 좋은 음식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타 요리 분야에는 선/후배 조직이 존재하지만, 태국 음식에는 아직 이렇다 할 인맥이 구축돼 있지 않아 독보적인 셰프로 꼽힌다. 태국음식을 좋아하는 요리사들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태국 푸드 시장을 이끌어가고자 힘쓰고 있다.


븟-BEUT 배건웅 대표(요리 경력; 약 9년)
현재 대한민국 최초의 Kitchen Wear 전문 브랜드인 븟-BEUT과 요리사의 공부하는 커뮤니티 븟요리사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 시절 가족들에게 고기 요리를 선보이며, 요리에 눈을 떠 미국과 이탈리아까지 다녀왔다. 요리는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쉬고 있는 중이다. 요리하던 시절 마땅한 조리복이 없음을 느끼고 조리복 전문 제작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오프라인에서 요리사들과 소통하고 공부할 수 있는 오픈 커뮤니티 븟요리사커뮤니티를 2년 째 운영하고 있다.


 구근모 / 이산호 / 배건웅 / 김남성



Topic 1. 셰프와 TV

Q.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양하게 셰프들을 조명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스타 셰프’라고 할 정도로 셰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업계 종사자로 실감하는가? 미디어에서 조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중식 셰프로서 바라봤을 때, 방송 프로그램의 관심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사실 중식은 배달 음식으로 저평가 되던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서 중식의 다양한 요리들이 소개되고, 화려한 조리과정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이에 대기업들은 차이니즈 레스토랑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펼치기 시작했고, 대중들은 더 많은 중국 요리들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중식의 다양한 요리들을 대중들이 알고, 찾아가 먹는다는 것은 중식에 큰 변화를 의미한다. 매체를 통해, 중식의, 외식 산업의 다양성이 대두되면서 발전할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물론 셰프에 대한 관심은 실감하고 있다. 셰프들의 위상이 높아졌다거나 하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전보다는 확실히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상황인데, 중국과 일본은 이미 요리 콘텐츠가 많이 활성화 돼 있고 발전돼 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아직 우리나라는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다만, 중국이나 일본은 요리 콘텐츠가 요리, 셰프, 식재료 등으로 순환되는 구조라면 우리나라는 셰프가 먼저 뜨면서 요리, 조리과정, 음식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좋은 측면으로 바라보면 대중들이 외식에 대해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길이 방송을 통해서 생겨났다. 그러나 이산호 셰프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게, 현재 인기 있는 국내 요리 콘텐츠를 보면 주방의 내적 요소가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지금 막 인기를 얻으면서, 성장하는 단계기 때문에, 과도기로 바라 볼 수 있지만 조리 업계 종사자로 안타까운 현상이다. 셰프들의 현장 이야기라든지, 식재료 생산자들의 이야기라든지 주방의 다양한 모습들을 깊게 비춰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실 방송 매체를 통해서 인기를 얻거나 저물거나 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의/식/주’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을 것이고, 관심이 식다가도 다시 주목받는 시기가 올 것이다. 선배들이 하는 얘기를 듣다보면 예전에도 셰프들을 따라 움직이는 손님들이 많이 존재해 왔다. 특별히 잘되고 관심 받는 분야가 아닌 요리 자체가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하면서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Q. 개인적으로 요리 콘텐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실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많은 셰프들이 자신들의 레시피를 선보이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변화가 온 것 같다. 사실 그동안의 레시피 오픈은 셰프들 사이에서 폐쇄적이었다. 어렵게 터득한 노하우를 선뜻 오픈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의 노하우들을 오픈하면서 셰프 개인의 개성과 강점을 어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나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튀김 반죽 하나 만들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러나 현재는 레시피를 개발한 사람이 직접 레시피를 공개하고, 그에 대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레시피 공개와 공유는 조리 업계를 더욱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다. 이런 현상은 외식 문화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셰프들이 공개한 레시피로 집에서 따라한다고 한들 결코 같은 맛을 낼 수 없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에서 느껴지는 대중적인 분위기는 요리에 대해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하며, 대리만족까지 주게 된다. 이러한 부분들이 외식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발전된 식문화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요리 콘텐츠(레시피 공개)를 통해 ‘집 밥’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건강한 식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집 밥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높아진 집 밥의 수준은 외식 문화를 더욱 발전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 문화 자체가 성숙해져야 외식 산업도 발전, 성숙할 수 있다.



Topic 2. 트렌드의 明과 暗

Q. 집 밥의 수준이라고 얘기하니, 최근 트렌드인 ‘집 밥 레시피’가 생각난다. 집 밥 레시피 즉, 간단한 레시피,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셰프로서 느끼는 바가 다를 것 같다.
그렇다. 간단한 레시피는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도 쉽게 해먹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셰프만의 영역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고 많은 셰프들이 걱정하기도 한다. 가령, 방송을 하다보면 레시피를 간소화하기 위해 요리 과정을 축소시키고 빼는 레시피를 만들어야 한다. 요리 과정을 알려주는 건 셰프의 몫이고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것들이 침범 받는 것들이 우려스럽긴 하다. 방송 출연을 꽤 많이 하고 있는 나도 가끔씩 괴리감이 올 때가 있다.


간단한 레시피가 활성화 되면서 공산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로인해 대중들의 건강과 조리 업계의 1차 산업 즉 식자재 산업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사실 태국 음식의 경우만 하더라도 예전에는 태국의 원 식자재를 구입하지 못해 대체품을 사용하는 곳이 많았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예전보다는 식자재 구입이 쉬워졌기 때문에 원재료를 구해 사용하는데, 고객들은 크게 바뀐 점을 모른다. 맛이 크게 바뀌었다면 더 좋은 식자재를 사용했어도 불만이 나왔을 수도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고객들이 모르더라도 셰프들은 건강한 식자재, 정석의 레시피를 구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실 방송뿐만이 아니라 셰프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고민들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소스를 활용하면 보다 쉽게 맛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스들이 개발되면 셰프들에게 소스 업체에서 잘 됐는지, 활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다. 그럴 때마다 놀라곤 한다. 소스들을 활용하면 힘든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비슷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셰프로서의 가치관이 확고한 셰프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할 테지만, 개인적으로 기초에 충실해야 하고 클래식은 지켜져야 한다. 다만, 다양한 공산품에 의해 맛은 어느 정도 평준화 될 것이기에, 셰프들은 더욱 요리 연구를 게을리 하면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불안하긴 하다. ‘진짜’가 뭘까에 대한 의구심이 들 것 같다. 요리사의 맛이 아닌 산업의 맛이 대중들의 외식 산업을 지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Q. 간소화된 레시피뿐만 아니라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스타 셰프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교육기관의 커리큘럼으로 ‘스타 셰프’ 양성과정이 생겼을 정도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어린 친구들이 요리사를 꿈꾸는 데 ‘스타 셰프’라는 것이 나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리사를 꿈꾼다, 스타 셰프가 되겠다.’는 말 그대로 하나의 트렌드다. 그냥 셰프보다 스타 셰프가 된다고 생각하면 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셰프는 요리를 제일 잘하고 좋아해야 한다. 그것이 밑바탕에 깔려 있지 않는다면 셰프도, 스타 셰프도 될 수 없을 것이다.


요즘에는 셰프를 꿈꾸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 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셰프는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3D 업종이라며 기피했었던 것을 보자면 분명 긍정적인 측면은 있다. 하지만 스타 셰프, 방송 셰프만을 앞세운 학원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직업에 대한 태도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이며, 실력이 없으면 셰프로도, 스타 셰프로도 성공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방송 셰프를 위한 교육 시스템은 기본적인 실력,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스타 셰프’에 대해서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스타 셰프도 어느 정도의 경력을 쌓고 자신만의 요리 세계가 잡혀 있어야 탄생할 수 있으며 그런 셰프들만이 스타 셰프가 돼야 한다.


나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구근모 셰프와 의견이 비슷하다. 셰프는 모든 음식의 기본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직업에 대한 태도가 분명해야 한다. 셰프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 중 몇몇은 설거지만 시킨다며 말도 없이 그만두기도 한다. 이러한 태도는 정말 지양해야 한다. 음식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없다면 결코 스타 셰프가 될 수 없다. ‘스타 셰프’를 꿈꾸는 친구들은 스타 셰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


스타 셰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현실성 있게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분명 대중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경력과 실력이 없다면 방송에 출연한다고 해도 결코 스타 셰프가 될 수 없다. 특히 검증받지 못한 셰프들이 ‘스타 셰프’로 출연하고 질타를 받는다면 그들로 인해 셰프 100명, 200명이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Topic 3. 셰프들의 커뮤니티

Q. 대중들의 셰프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셰프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불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힐링 셰프’, ‘븟-셰프 커뮤니티’ 등 젊은 셰프들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등 요리 연구 및 셰프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셰프들 간의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은 그동안 셰프들 사이에서 니즈가 컸었다. 힐링 셰프’는 처음 모임이 시작됐을 때 120명이 참석했으며, 요리사 커뮤니티 ‘븟’도 꾸준히 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참석자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소통하길 원했던 거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에 ‘븟’이든 ‘힐링 셰프’든 탄생할 수 있었다고 본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힐링 셰프’는 약 1년이 됐다. ‘힐링 셰프’는 ‘요리 분야에 대한 벽을 허물고 다양한 시선을 가진 셰프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차후에 함께 외식 산업을 이끌어야 하는 셰프들인데 ‘나는 중식 셰프니깐 중식 요리법만 알면 돼.’라는 마인드로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없기에, 분야를 뛰어 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건전한 조리 업계 발전을 위한 커뮤니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셰프들이 참여하니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서로 요리를 선보이며, 이에 대한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하는데 다양한 생각들은 마음가짐을 새로 잡는데 도움이 된다.


배건웅 대표가 운영하는 ‘븟’ 커뮤니티는 ‘힐링 셰프’ 보다 더 오래 됐다. 다른 점은 ‘븟’의 경우 스터디 위주의 커뮤니티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븟’ 커뮤니티는 2년 정도 됐다. ‘븟’은 L.I.S.S 및 교육 프로그램 등 4가지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L.I.S.S는 요리사들이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한 1차 생산자분들을 직접 만나 생산 과정과 스토리를 접하는 프로그램으로, 1차 생산자와 요리사들이 소통하고 고민해 서로를 이해하고 좋은 식재료를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행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건강한 식문화를 만들고 셰프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시작했고, 이제는 조리 업계에 다양한 젊은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있다. 다양한 커뮤니티 활성화는 조리 업계를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힐링 셰프’, ‘븟’ 두 모임 다 수익을 내고자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순수하게 셰프들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스터디를 위한 모임이다. 두 모임에 참여해보면 규모가 커 식재료 활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비영리다보니 커뮤니티 ‘븟’ 프로그램은 내가 운영하고 있는 조리복 브랜드 ‘븟’에서 나는 수익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 커뮤니티 운영은 적자다.(웃음) 그동안의 커뮤니티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함께 이야기하고 연구하는 이런 오프라인 모임들을 자리 잡아 놓는 게 조리 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모임에 참여하면 정말 ‘힐링’이 되나?(웃음)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앞서 얘기했듯이 비영리 모임이고, 수익을 내고자하는 목표가 없기 때문에 ‘븟’이나 ‘힐링 셰프’ 모임은 따뜻하다. 같은 업계 사람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로 진짜 힐링이 된다.


셰프는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음식을 하는 동안 엄청난 집중력과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을 마치고 나서의 휴식이 정말 중요하다. 힐링 셰프의 경우 내가 만든 음식을 다양한 분야의 셰프들이 먹고 함께 의견을 나눈다. 또 다른 분야의 셰프가 선보인 음식을 내가 먹고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힐링이 된다.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갑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음식을 시켜먹고 술을 마시는 등의 모임 활동보다는 서로 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셰프 커뮤니티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처음 이 모임을 만들 때만 해도 사람들을 잘 모을 수 있겠냐는 등의 부정적인 시선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고 운영하려고 했다. 매 달 진행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지만, 서로의 분야에서 뛰어난 셰프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선보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모임은 쉽게 접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이제는 비슷한 모임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비슷한 모임들에 대해서는 우호적으로 생각한다. 이는 분명 좋은 일이다.


힐링 셰프 커뮤니티는 더 나아가 힐링 셰프 농장을 만들어 볼까 한다. 아직 구상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농장과 더불어 시연회, 봉사활동 등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힐링 셰프’ 프로그램으로 팝업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운영할 계획이다. 각자만의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하고 시연 및 테이스팅을 하고 그렇게 모인 레시피로 어울리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코스를 만들 생각이다. 그리고 그 코스로 팝업 레스토랑을 열어서 대중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그렇게 실력 있는 셰프들의 요리를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그리고 수익은 좋은 일에 사용하면 더 뜻 깊을 것 같다.


커뮤니티 ‘븟’의 경우 2015년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고 2016년 프로그램을 새롭게 진행할 것이다. 여전히 L.I.S.S 프로그램, 강좌, 포럼, 도서전 등을 진행할 계획인데, 셰프들에게 강의를 할 수 있는 인재 배출 등을 위해 심도 있는 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조리 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부분도 함께 생각하고,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소통하고 발전하는 건전한 커뮤니티라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Topic 4. 앞으로의 발전 방향 및 목표

Q. 앞으로 국내 외식 산업은 어떻게 발전되리라 보는가?
아무래도 로컬 재료들을 이용한 파인 다이닝이 강세일 것 같다. 더불어 모던 한식도 계속 주목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나라에서 나는 제철 재료야 말로 정말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가령 안남미 같은 쌀만해도 태국이나 필리핀 같은 더운 지방에선 그 쌀이 몸을 차게 해주는 성질이 있다 보니 그 쌀이 몸에 맞지만, 한국 기후나 문화에는 잘 맞지 않는다. 외식 업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심이 웰빙에 맞춰져 있다 보니 그 나라, 그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이용한 각자의 요리를 표현하게 될 것 같다.


바뀌다 바뀌다 보면 다시 원점으로 가게 돼 있다. 이러한 맥락으로 봤을 때 퓨전에서 퓨전으로 갔다면 이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시기로 보고 있다. 사실, 방송과 같은 매체에서는 항상 새로운 것을 지향하지만 언제나 꾸준하게 인기 있는 것은 가장 접하기 쉬운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봤을 때 가장 지역적인 로컬 푸드가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중성과 다양성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적이면서 다양한 것, 가령 중식의 경우 대만의 야시장, 중식 포차, 중국식 집 밥 전문점 등 대중성을 지닌 형태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식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해서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니즈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저한 레스토랑 콘셉트, 메뉴 분석 등으로 급하게 사라지는 열풍이 아닌 꾸준하게 인기를 얻는 중식이 됐으면 한다.


퓨전의 형태보다는 로컬재료를 활용한 실험적이면서 모던한 스타일의 한식이 주목받을 것 같다. 우리는 항상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지만 우리 스스로 한식에 대한 자존감이 낮다. 모던한 한식 스타일이 더욱 사랑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개인적인 바람이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중장기적인 외식 업계 발전을 바라는 입장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을 때, 제대로 정립을 시켜놓고 싶다. 우선 화교 사부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화교 사부님들이 지켜온 전통성과 더불어 한국중식발전연구회 선배들의 뜻을 이어받아 보다 현대적이면서 감각적인 중식을 만들어 선보이고 싶다. 방송을 하다보면 셰프로서의 가치관과 충돌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방송을 계속하는 이유는 다양한 중식을 알리기 위해서다. 중식의 전통을 이어가고 후배에게 전해주고 함께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


요즘 기업에서 운영하는 새로운 콘셉트의 중식당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인테리어는 모던하면서 요리는 완전한 정통 중식인. 그 중에서 음식을 담는 기물이나 플레이팅은 양식을 응용한, 그런 식의 모던 차이니즈 퀴진에 관심이 많다. 중식의 대중화, 고급화에 큰 영향력을 키우고, 셰프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유행으로 끝나지 않도록 부지런히 연구하고 교육하고 싶다. 선배 셰프로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더 새로운 맛을 창조하고 맛 유지를 위해 노력해, 새로 셰프를 꿈꾸는 후배들이 꾸준히 생기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고 싶다.


예전에는 태국 요리를 배울 곳이 없어 수차례 태국을 방문해 보다 넓은 시장을 만들려 노력했다. 이제는 태국 요리를 만들고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구축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국내에 태국 요리 저변 확대에 힘써야 할 시기다. 태국 요리의 장점을 제대로 알리고, 로컬 식자재와 태국의 식재료들을 활용한 새로운 태국 요리 트렌드를 이끌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불어 후배 양성에도 힘쓸 것이다.


조리복을 만드는 사람으로 좋은 원단에 기능성 조리복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셰프들이 자부심을 갖고 입을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다. 조리복은 셰프들의 제복이다. 셰프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 입는 옷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븟’은 요리에 관련한 전반적인 것들을 인식하고 공부하는 셰프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 시장의 다양성을 만들고 미식문화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운영 할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좌담회를 통한 차세대 조리 업계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번 좌담회를 통해 방송을 통한 셰프 모습의 한계성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분야를 넘는 건전한 셰프들의 모임과 심도있는 요리 연구를 통해 앞으로 조리 업계가 건전한 발전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된다. 투명한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각 분야/세대를 뛰어넘어 화합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 장소제공 : AROUNZ
어라운지는 지난 2013년 론칭해 5000여 종의 다양한 커피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 최대의 커피 유통 전문 브랜드다. 오프라인 매장 선유도점 1층에서는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커피 스테이션’과 ‘테이스팅 바’, 전문 바리스타로부터 홈 카페 기구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레시피 시연회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커피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12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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