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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5 (토)

정승호

[정승호의 Tea Master] 호텔 앤 애프터눈 티 명소, 벨기에 동·서 플랑드르주

 

벨기에는 수도 브뤼셀 외에도 동·서 플랑드르주에 수많은 관광 명소들이 있다. 특히 동플랑드루주 항구 도시 헨트와 서플랑드루주의 주도인 브뤼헤는 역사, 문화의 도시로서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번 호에서는 그러한 문화의 도시에서 유람한 뒤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호텔 명소 3곳을 소개한다.

 

 

코른마르크트 광장의 옛 우체국
1898 더 포스트 호텔


벨기에 동플랑드르주(Oost Vlaanderen)의 주도인 항구 도시 헨트(Ghent)는 13세기 중세 시대에 유럽에서는 파리 다음으로, 북유럽에서는 가장 큰 도시일 정도로 무역이 왕성한 곳이었다. 이곳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도시 광장인 코른마르크트(Korenmarkt)와 인근의 세인트 니콜라스 교회(Saint Nicholas' Church), 세인트 바보 대성당(Saint Bavo Cathedral)과 같은 오래된 건축물들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 폭격을 맞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코른마르크트 광장은 이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인 명소로 벨기에를 방문한 사람에게는 버킷리스트일 것이다.

 


세인트 니콜라스 교회와 레이어강(Leie) 사이의 코른마르크트 광장 옆에는 매우 독특한 이력의 거대한 건물이 있어 눈길을 끈다. 19세기 말 신고딕 양식의 건물인 1898 더 포스트 호텔(1898 The Post Hotel)로 이 건물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사회 각 분야의 격변기였던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임에도 당시 소유주가 본래의 상태로 온전히 보존하려고 노력했기에 수많은 앤티크 조각들과 그림들이 남아 있어 과거 헨트 도시의 찬란한 영광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이 호텔은 과거 이 도시에서 우체국(Post)으로 사용됐던 역사적인 배경으로 현재의 이름이 붙었다. 또한 각 룸의 이름도 우체국과 관련된 용어인 스탬프(Stamp), 포스트카드(Postcard), 엔벨로프(Envelope), 레터(Letter), 캐리지(Carriage) 등으로 지정돼 있어 흥미롭다. 그런 만큼 북유럽에서도 유명한 럭셔리 호텔로서, 또한 관광 명소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 호텔은 로고 자체의 디자인도 마치 봉투에 찍은 소인처럼 로고에 호텔명과 함께 주소지, 그리고 호텔 앤 칵테일 저니(Hotel & Cocktail Journey)가 새겨져 있다. 그런 만큼 이 호텔은 칵테일의 명소기도 하다.

 

 

레스토랑인 키친(The Kitchen)은 유리창을 통해서 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어 전망이 좋다. 이곳에서는 미국식 뷔페, 브렉퍼스트에서 다양한 수제 요리들을 선뵈는데, 실내 분위기는 고요하면서도 평화롭다. 참고로 런치와 디너가 없는 점이 독특하다.

 


토~일요일의 벨기에식 애프터눈 티는 이 도시를 방문한 티 애호가라면 꼭 경험해 봐야 한다. 애프터눈 티가 영국 정통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라 이 고장의 산물에 맞게 발전, 수수하면서 맛깔스럽다. 애프터눈 티의 시간대는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까지다.

 


호텔의 로고에 칵테일 소인이 찍힌 것처럼 칵테일 바인 코블레(The Cobbler)는 유럽 여행가들에게도 유명하다. 2017년 문을 연 코블레에서는 세계 10대 바텐더가 그의 상상에서 창조한 칵테일과 전통적인 칵테일들을 메뉴에서 선뵌다. 새롭게 창조한 칵테일들은 칵테일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감각의 지평을 열어 주며, 과일주스, 스파이스, 그리고 비밀 레시피와 함께 스피릿츠를 믹솔로지한 전통 칵테일로 고대 연금술과도 같이 새롭고도 미묘한 향미들을 제공한다. 바텐더는 이곳을 찾은 고객들에게 시그니처 칵테일, 선택 코스인 코블레 칵테일, 열대 과일로 실험적으로 창조한 에페르티프, 디너 후 제공되는 디저트 칵테일과 핫 칵테일 등을 선뵈는데, 고객이 원한다면 모든 메뉴를 무알코올성 목테일(Mocktail)로도 서비스한다.

 


바의 테라스는 수제 맥주, 핫 드링크, 와인 등과 쿠키를 즐기면서 유유히 흐르는 레이어강과 도심의 거리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완벽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전통 칵테일을 마셔 보라. 어쩌면 13세기 중세 시대에 쌍두마차들이 오가며, 모자를 쓴 뱃사람과 검은 후드의 수도사들, 그리고 행상 무역인들로 붐비던 북유럽 최대 도시의 영화로운 모습이 내려다보는 시가지를 배경으로 떠오를지도 모른다.

 

 

https://1898thepost.com/en/the-kitchen/

 

북유럽의 베네치아, 브뤼헤의
호텔 드 오랑주리


벨기에 서플랑드르주(West-Vlaanderen)의 주도인 브뤼헤(Bruges)는 운하의 도시로서 그 풍경이 마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브뤼헤 성모 교회, 브뤼헤 중세 종탑 등 픽처레스크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따라서 관광 도시로서 북유럽에서도 인기가 높다. 브뤼헤는 13세기부터 운하를 기반으로 무역이 성행했지만,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1302년 브뤼헤 새벽의 학살(The Matins of Bruges)로서 플라망어(네덜란드어)를 발음하지 못하는 프랑스계 사람들을 대량으로 학살한 사건이다. 15세기에는 해외 무역의 성행으로 18세기까지 크게 번성했고, 20세기에는 유럽에서도 중요 무역항이 됐을 뿐 아니라 도심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지구로 선정됐다. 이곳을 찾는 여행가들에게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은 곳이다.

 


브뤼헤를 여행하다가 데이버르 운하(Dijver Canal)를 따라 여행하는 도중에는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면서 즐거운 티타임도 가질 수 있는 명소로 15세기의 수도원을 리모델링한 호텔 드 오랑주리(Hotel de Orangerie)를 발견할 수 있다. 이 호텔 건물은 역사가 카르투지오 수도회(Carthusian)가 이곳에 정착한 1580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세기에는 수녀원으로서 잠시 폐쇄됐다가 19세기부터는 집배소, 개인 사옥, 티룸으로, 1980년대에 이르러서 지금의 호텔로 첫 문을 열었다. 수상 위의 우아한 그랜드 맨션인 이 호텔은 스몰 럭셔리 호텔스 오브 디 월드(SLH)의 회원사로서 4성급 럭셔리 호텔이다. 실내에는 조각판, 명화, 태피스트리, 앤티크의 가구들로 가득 차 있어 옛 시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도 운치 있게 맛볼 수 있는 명소다.

 

브렉퍼스트 룸에서는 북유럽식 브렉퍼스트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수 있다. 테라스에서도 운하를 오가는 보트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도 오후 2시 30분~오후 4시 30분에 다이닝 룸에서 17~18세기의 초상화를 감상하면서 즐길 수 있고, 또한 테라스에서도 운하를 오가는 보트나 백조가 유영하는 모습을 감상하면서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애프터눈 티 메뉴는 크게 크림 티, 정통 애프터눈 티, 샴페인 애프터눈 티로 나뉜다. 크림 티는 커피 또는 프리미엄 티와 함께 잼과 고형크림이 얹힌 스콘으로 구성돼 있다. 정통 애프터눈 티는 크림 티의 메뉴에 미니 페이스트리와 핑거 샌드위치류가 추가된 것이다. 샴페인 애프터눈 티는 정통 애프터눈 티에 스파클링 샴페인이 더해졌다. 티 애호가라면 아마도 샴페인 애프터눈 티를 꼭 경험해 보길.


벽난로가 있는 살롱에서는 창가로 운하를 내려다보면서 칵테일, 와인, 위스키, 샴페인 등을 즐길 수 있다. 벽에 내걸린 명화와 바람에 나풀거리는 실크 커튼, 앤티크 가구들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급 살롱에서 칵테일 한잔은 또 어떨까?

https://www.hotelorangerie.be/

 

 

반 클레프 왕가의 700년 하우스였던
반 클레프 호텔


브뤼헤는 오래된 건축물들이 운하들 사이로 수많이 밀집돼 건축물 자체의 역사적인 가치에 더하며 그 빼어난 아름다움이 절경을 이룬다. 운하를 따라 다양한 장소들을 구경하다 보면 오래된 과거 속으로 지나가는 느낌을 안겨 줄 정도로 평온한 곳이다. 특히 몰렌메르스(Molenmeers) 지역을 지날 때면 여행객들이 운하의 아름다운 운치를 즐기면서 쉴 수 있는 크고 작은 부티크 호텔이나 게스트 하우스들을 볼 수 있다. 그중에는 약 700년 역사를 간직한 반 클레프 왕조(Van Cleef dynasty)의 공작, 백작의 귀족들이 거주했던 건물의 호텔도 있는데 스몰 럭셔리 부티크 호텔, 반 클레프(Van Cleef) 호텔이 그것이다.

 

 

반 클레프 왕조에서 유명한 공작이나 백작의 인물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람이 있다. 여성 편력이 심해 결혼, 이혼을 반복해 6명의 왕비를 둔 영국의 국왕 헨리 8세(Henry VIII, 1491~1547)와 결혼해 왕비가 된 애나 반 클레프(Anna van Cleef, 1515~1557) 공주다. 당시 25세의 나이에 49세의 헨리 8세와 파격적으로 결혼한 것이다. 외모지상주의를 추구한 헨리 8세가 그녀의 초상화를 미리 보고 낙점해 결혼했지만, 실물의 모습을 보고 크게 실망해 이혼했다는 후문도 있다. 그렇지만 애나 왕비는 왕실의 여성으로서 평생 품위를 잃지 않고 정숙하게 살다가 영국에서 생을 마쳤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왕가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은 2015년에 호텔로서 첫 문을 연 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미쉐린 가이드>에서 브뤼헤 베스트 호텔, 세계 유명 여행 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유럽 베스트 스몰 호텔 TOP 2, 2018년~2020년 3회 연속 브뤼헤 No. 1으로 선정될 정도로 시설과 서비스가 훌륭하다. 특히 실내 장식은 고전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로 우아함과 동시에 세련된 느낌이다. 다이닝 서비스는 두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다.

 


현대의 미술, 사진 작품들로 꾸며진 그린 룸(Green Room)에서 즐기는 브렉퍼스트는 신선한 주스나 커피, 그리고 블렌딩 티와 함께 덴마크식 페이스트리와 롤스, 수제 잼, 치즈와 함께 시작되며, 특히 알라카르트 메뉴에서는 건강식 그래놀라, 비르허뮤슬리(Bircher Muesli), 벨기에 전통 와플, 다양한 에그 요리들을 선뵌다. 날씨가 좋은 경우에는 테라스에서 운하를 오가는 선박들을 보면서 즐길 수 있다.

 


그린 룸에서는 프미리엄 커피나 스페셜티 티와 함께 페이스트리 셰프가 선뵈는 수제 스콘과 페이스트리, 그리고 핑거 샌드위치로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 벽난로의 따뜻한 온기와 함께 애프터눈 티를 즐기면서 운하의 경치를 감상해 보자.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바(St. Petersburg Bar)에서는 와인, 샴페인, 칵테일 등을 자유롭게 주문해 아페리티프(Aperitif)들과 맛볼 수 있다. 이 바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오른편 창가의 운하다. 브뤼헤에서도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바의 창가에 앉아, 또는 테라스에서 감미롭고도 향기로운 음료들을 경험해 보기 바란다.

https://www.hotelvancleef.b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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