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홍의 Hotel Design] 어반 가드닝을 품은 호텔

2020.06.16 08:40:24


이번 호는 필자가 지난 몇 개월 동안 28층짜리 호텔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행하고 6월 말 홍보관 오픈을 앞둔 부산의 생활 숙박형 M호텔 인테리어 설계 콘셉트 및 디자인 안에 대해 공유해 보고자 한다. 이 호텔의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어반 가드닝(Urban Gradening)으로 도심 속 자연을 품은 호텔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본지에 인간은 본디 나무, 물과 같은 자연에 애착을 느끼며 자연과 함께 할 때 심리적 안정과 행복감을 느끼는 바이오필리아에 대해 기고한 바 있다.


바이오필리아가 앞으로도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인간이 영원히 갈망하는 자연을 이번 호텔 프로젝트에 담고자 노력했다. ‘바이오필리아’는 지난 기고에서도 언급했듯이 Bio(생물)+Philla(애착)라는 어원으로 즉, 살아 숨 쉬는 생명과 자연을 사랑하는 인간 본성을 의미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곳에 있게 되면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돼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마음에 위로가 되고 안정된 기분이 든다. 또한 자연과 함께하면 복잡한 원인으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효과와 집중력이 향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오필리아는 직접 자연환경에 가지 않더라도 자연과 같은 이미지로 조성된 곳에 있거나 살아있는 동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간접 효과를 볼 수 있다. 바이오필리아 효과를 위해 요즘 실내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공간 디자인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환경오염, 1회용 플라스틱,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가 우리생존과 직결되면서 사람들은 외부 활동보다 실내에 머무는 쪽을 택하고 더욱더 외부의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또한 1인, 2인 가구의 증가로 소형 공간의 수요가 많아져 식물을 기를 수 있는 공간적 여유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의 식물 디스플레이가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M호텔 프로젝트는 어반 가드닝 콘셉트로 공간에 플랜트월(Plant Wall)과 행잉 디스플레이(Hanging Display)를 적극 도입했다. 전 세계적인 도시 인구 증가 추세에 따라, 도심 내 주거의 면적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식물을 기를 수 있는 공간적 여유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식물 디스플레이 기법이 선보여지고 있다.



특히 6층의 로비 공간 구현 공간 곳곳에 스케일이 큰 화분이나 식물들을 배치해 플랜테리어 공간 구현 도심 속 정원을 디자인해 봤다
28층 라운지, 레스토랑은 6층부도 잎이 잔잔하고 스케일이 작은 식물들을 배치해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행잉 식물들을 이용, 공간의 입체감과 생동감을 주는 디자인에 의미를 두고 진행됐다.


M호텔은 총 A부터 F타입과 같은 타입의 복층형, 로얄 팬트하우스까지 총 13가지 다양한 타입을 가지고 있는 호텔로 본 기고에서는 어반 가드닝 콘셉트를 품은 타입만 소개한다. B타입은 화이트 그린 룹프(WHITE+GREEN LOOP)의 콘셉트로 차분하고 따뜻한 컬러와 나무결을 살린 자연스러운 공간, 화이트의 톤온톤의 마감재와 우드, 타일, 벽지의 질감을 살린 소재, 안락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프트한 느낌의 베일과 갈대, 소박한 내추럴 감성의 소재, 흙과 나무 등으로 만든 천연 소재, 시들어도 멋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조한 플랜테리어, 크리스털과 캔들, 투명한 유리등이 영적 신비로움을 표현하는 소재로 활용됐다. 민트폼과 레세다 그린을 포인트 컬러로 하고, 안정감을 주는 브라운 컬러는 욕실 공간에 사용해 그린의 생생한 컬러들과 조합되면서 자연의 생명력으로 가득한 팔레트를 형성한다.


  


99가지 화이트를 품은 A타입 객실
공간의 모든 현상은 빛으로부터 생겨난다. 빛은 무형의 순수를 통해 세상의 밝음이 된다. 순수의 공간 속에 흰색이 있다. 흰색의 공간은 캠퍼스처럼 고요하다. 고요함 속에 수많은 흰색이 공간을 채운다. 하나의 흰색은 두개의 흰색으로 분화되고, 끊임없는 에너지를 통해 99가지의 화이트로 공간을 채운다. 하나의 흰색이 서로 다른 재료를 통해 차이를 만든다. 차이는 다름을 넘어 차연(Difference,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가 독자적으로 만들어 사용한 비평 용어. 차이(변별성)라는 개념뿐만 아니라 연기 또는 지연이라는 의미도 나타낸다)이 된다. 필자는 똑같은 화이트지만 재료의 물성으로 다르게 표현되는 화이트의 공간으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가구, 오브제가 포인트가 돼 갤러리와 같이 디자인했다.


  


이규홍

국민대학교 TED전문대학원 

건축디자인학과 조교수

지난 13년 동안 LG하우시스에서 공간디자인 컨설팅 등 책임연구원을 맡아오다 올 4월 독립해 ASC Studio를 설립하고 현재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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