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홍의 Hotel Design] 2021년 사회적 거리두기 담은 호텔 디자인

2021.02.26 08:50:50

 

올해의 컬러
올해 팬톤이 지정한 컬러는 얼티메잇(Ultimate)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Illuminating)이라고 하는 노란색이다. 올해의 컬러 앞에는 형용사가 붙었는데, 얼티메잇 그레이는 최고의 회색, 일루미네이팅은 조명, 빛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이다. 매년 컬러가 선정될 때 현 시대의 사회, 경제, 문화적 이슈를 담고 있는데 올해 선정된 두 컬러는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생기는 힘과 낙관주의를 상징한다. 색상이든, 사람이든 하나보다는 여럿이 함께 할 때 더 큰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는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의미한다. 이는 마치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가까운 지인, 친구, 가족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하고 지역 사회의 결속을 강화해 나가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듯 하다. 곧 실용적이고 견고한 그레이와 낙천적이고 회복, 희망을 상징하는 일루미네이팅의 조화로 지금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일루미네이팅과 얼티메잇 그레이
일루미네이팅은 태양을 담은 밝고 기운을 북돋우는 컬러로 작년에도 노란색이 자연채광을 담은 테이블이나 소품 등으로 많이 등장했으며 이러한 영향을 받아 올해도 따뜻함과 긍정성을 구현하는데 노란색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시대 관계와 협동,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색상이라고 볼 수 있다. 노란색은 밝고 기운을 북돋우는 색으로 공간에 활기를 더해주며, 희망적인 새출발, 새로운 미래를 향한 전망을 담고 있다. 


팬톤이 제시한 또 다른 컬러는 노란색과 대조적으로 차분함을 나타내는 얼티메잇 그레이가 올해의 두 번째 컬러로 지정됐다. 얼티메잇 그레이는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평온과 안전을 상징한다. 따뜻한 담요와 포근한 스웨터의 색상으로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강인함이 돋보이는 자연의 색상으로 평정, 끈기, 회복력과 같이 긍정적인 기운을 나타낸다. 특히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 두 가지 색상의 조화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두 색상의 조화는 힘과 낙관주의 느낌으로 두 컬러를 동시에 사용하면 극적인 대비 효과를 만들어 낸다. 특히 시선을 마무리하는 공간의 포인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얼티메잇 그레이로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 일루미네이팅의 옐로우로 포인트를 주면 활기차고 힘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벽은 견고하고 차분한 그레이로 칠하고 쿠션이나 카펫, 식탁보, 침대 시트 중 소품이나 가구를 일루미네이팅 컬러로 조합하면 일상생활에 생기와 활력을 불러 넣을 수 있는 디자인 요소가 되니 호텔 객실의 새로운 느낌을 맞이할 수 있다. 

 

테라코타와 딥 올리브 컬러
팬톤이 제시한 두 가지 컬러에 추가적으로 테라코타와 딥 올리브 컬러에 주목해 보자. 집콕 생활이 장기화 되면서 아무래도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실내로 가져오는 욕구가 커지고 이에 따라 자연의 컬러는 지속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눈여겨볼 색상은 딥 올리브 컬러다. 이 컬러는 공간에 차분함과 평온함을 선사하고 어떤 컬러와 매칭해도 자연스러운 룩을 선사한다. 올리브 그린의 린넨이나 커튼에 활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외 자연에서 발견되는 안료의 컬러 특히 점토와 테라코타 컬러는 지속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붉은 진흙색으로 생명력을 느끼게 하며 다양한 색조와 소재 질감을 레이어링해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무드를 선사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호텔 트렌드 지속
조쿠(Zoku) 호텔과 스위츠(SWEETS) 호텔 사례

2021년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호텔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들은 호텔이 개인적이고 안전한 공간을 구성되길 원한다. 호텔시장은 이러한 트랜드로 호텔공간이 LDK(Living, Dining, Kitchen,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불분명한 구조)형의 주거양식으로 변모되고 있으며 주거는 호텔에 갈수 없는 욕구를 반영해 호텔처럼 집을 꾸미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1인 여행자의 증가로 1인 혼텔족을 위한 공간 디자인 및 마케팅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으며 그중 나만의 안식처, 단순히 숙박개념을 넘은 도피처의 콘셉트를 품은 조쿠 호텔을 눈여겨 봐야한다. 조쿠 호텔은 암스테르담의 CitizenM의 공동 창업자인 한스 마이어(Hans Meyer)의 최신 브랜드로 아파트형 호텔의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조쿠 호텔은 호텔 안에서 일과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생활이 가능하도록 컴팩트 가구 및 공간 곳곳에 히든 기능을 숨기고 있다. 최소 면적 25㎡지만 투숙객들은 공간 활용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공간적 기능을 제공하며 적은 면적에서 최대의 경제적 효율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창출한다. 1박부터 최대 몇 개월까지 대여할 수 있으며 첫 133개의 객실과 500㎡ 공용 공간을 갖추고 있는 조쿠 호텔은 기존 호텔영역의 새로운 범주를 탄생시켰으며 마치 내집처럼, 때론 오피스처럼, 이웃과 소설라이징이 가능한, 살고 일하고 사교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로 공간의 기능과 목적으로 변모됐다. 

 


조쿠 호텔은 침대에서 거실공간으로 공간의 기능과 목적에 따라 변화가 가능한 형태의 공간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객실에서 일하고 식사하고 즐겁게 미팅할 수 있는 4인용 테이블로 구축돼 있다. 또한 완벽한 주방시스템과 넓은 수납공간, 사무용품이 구비된 알코브 책상, 개폐식 계단으로 마치 일반 주거양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 조쿠 호텔은 고객 맞춤 시스템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으며 공간을 투숙객 스스로 재배치하고 개인화해 소비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제는 호텔공간도 비즈니스와 레저의 결합의 콘텐츠로 나아가야 하며 일과 여가사이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소비자들도 단지 여행을 위해 호텔에 투숙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유목민처럼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곳, 그곳이 어디든지 그들의 거주지가 될 것이다. 조쿠 호텔은 암스테르담에서 며칠에서 몇 달까지 도시에 살고 싶은 휴가 및 비즈니스 여행객을 위한 본거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호텔은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 오피스 하이브리드로, 도시에 유선으로 연결되는 동안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살면서 일하고 사교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될 것이다. 

 

 

또 다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현한 호텔로 스위츠 호텔이 있다. 스위츠 호텔은 2020년 3월, 암스테르담 전역 암스테르담 운하를 따라 흩어져 21개의 독립형 브리지 하우스를 갖추고 있으며 신체 접촉이 없는 ‘셀프 체크인 서비스 시스템’을 운영한다. 투숙객은 온라인으로 체크인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키로 브리지 하우스의 문을 열며 시간을 정해 투숙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어메니티와 린넨을 서비스한다. 

 


투숙객들은 식사를 위해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음식을 배달받거나 테이크 아웃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브리지 하우스에서 다양하고 고품질 현지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지 레스토랑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스위츠 호텔은 1673년에서 2009년 사이에 지어진 교량 주택의 건축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건축 역사를 염두에 둔 후 설계된 독립형 호텔 스위트로 탈바꿈하는 등 지역 산업 유산을 유지하고 재사용했다. 스위츠 호텔은 에어비앤비의 장점인 자율성과 호텔의 수준높은 안락함을 선사하는 비접촉식 숙박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투숙객과 다른 투숙객의 접촉을 막으며 객실 내에서 식사 및 피트니스등 모든 것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주거형식의 호텔양식을 추구, 코로나19의 매출 타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규홍 
국민대학교 TED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조교수
지난 13년 동안 LG하우시스에서 공간디자인 컨설팅 등 책임연구원을 맡아오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TED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조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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