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홍의 Hotel Design] 코로나19 시대 안전을 중시하는 비대면 디자인

2020.12.20 09:00:00

올 초 발생한 코로나19가 몰고 온 팬데믹은 전 세계의 경제와 사회,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기존의 사회 시스템이 바이러스와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비대면 시스템 위주로 대체되면서 우리의 모든 일상도 비대면으로 변모돼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다. 이렇듯 과거의 일상과 다른 언택트 시대에 대응해 우리의 삶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돕고자 만들어진 다양한 비대면 디자인과 공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제는 지인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거나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소소한 일들이 큰 소중한 기쁨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식당, 카페, 사무실 등이 바이러스로부터 위험한 공간으로 지목되고 
외식을 기피하며 호텔, 식당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과 디자이너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개인의 위생과 비대면 관련 디자인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그림 1>은 벨기에 3D 프린팅 전문 업체인 머터리얼라이즈(Materialise)가 선보이는 도어 오프너 디자인이다. 이는 금속으로 이뤄진 대부분 문 손잡이가 바이러스 전파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코로나 확산에 위험한 것에 착안된 아이디어로 외부에서 오염된 손의 직접적인 접촉을 최대한 피한, 다목적 손잡이 디자인을 선보였다. ‘Handy’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손잡이는 손이 아닌 손목으로 열수 있게 3D 프린팅으로 제작됐으며 개발된 오픈소스를 3D프린터 사용자라면 누구나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사용할 수 있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명성 있는 조명 브랜드 아르테미데(Artemide)는 코로나19 시대, 개인 위생의 기능을 중시하는 <그림 2> ‘인테그랄리스(Integralis)’ 조명을 출시했다. 조명을 켜면 공간의 다양한 바이러스를 제거해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인테그랄리스에는 살균 기능이 잘 되는 자외선과 특정 주파수의 가시광선이 나온다. 자외선은 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바이러스를 박멸하고 가시광선은 곰팡이나 박테리아와 같은 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사람들이 조명을 사용할 때는 빛이 닿는 피부나 눈에 해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발광 주파수와 에너지량을 낮춰 적절히 조절하고 반면 사람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주파수와 에너지량을 높여 위생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인테그랄리스는 디지털 파라메트릭 기법을 사용, 디자인과 기술이 완성된 조명을 통해 다양한 공간과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조절 가능하다. 또한 기존 아르테미테 컬렉션과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과 앱을 통해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마음 맞는 이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거나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일은 소소하지만 소중한 기쁨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식당, 카페, 사무실 등이 코로나19 전파의 경로로 지목되는 일도 생겼다. 외식을 머뭇거리게 됐고 홈오피스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식당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고민도 나날이 커져 갔다.

이들의 고민에 조금이라도 해결책이 되고자 디자이너들은 개인 위생을 더 중요시하고 사람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디자인 아이템들을 선보였다. <그림 3>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파티션 시스템 ‘클릭클랙스(Clikclax)’다 클릭클랙스은 거리두기가 미덕이 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호주의 디자이너, 자하바 엘렌버그(Zahava Elenberg)가 제작한 파티션이다. 퍼스펙스 소재의 유닛을 맞물려 끼우는 방식으로 다양한 컬러의 소재와 맞물림 조립 방식으로 확장성이 가능하다. 이는 1960년대의 전설적인 장난감 ‘플레이플렉스(PlayPlax)’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나만의 안전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오픈된 공간 등 어디서나 조립해 사용가능하며 칸막이, 선반, 수납 기능을 겸비한다. 따라서 사무실은 물론 학교, 식당, 카페, 독서관처럼 많은 사람이 모여서 안전과 위생이 꼭 필요한 곳에 따라 조합해서 설치할 수 있다.


코로나19로부터 보다 안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갖가지 아이디어 디자인이 출시되는데 <그림 4>는 비말감염으로부터 안전한 레스토랑용 칸막이 디자인, 플랙스잇(PLEX’EAT)이다. 프랑스의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게르니곤(Christophe Gernigon)이 속속 문을 열고 있는 프랑스의 레스토랑에서 보다 우아하고 안전하게 식사를 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 디자인했고 한다. 최대한 코로나19 전의 분위기를 내고자 아이디어를 냈고 전등갓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고 한다. 앉을 때과 일어설 때는 줄을 당겨, 사용 시 불편함이 없게 만들어진 것이 또다른 특징이다.

우크라이나에 본사를 둔 스튜디오 시빅 파트너(Sivak + Partners)의 디자이너, 알렉세이 굴레샤(Alexey Gulesha)가 디자인한 오데사의 해변 호텔(Beach Hotel in Odessa)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오아시스같은 공간을 제안한다.

  

코로나19로 하여금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듯 오데사 해변호텔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객실 디자인을 제공하며 보다 안전하고 반원형 구조의 편리한 동굴과 같은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 공간은 오롯이 인간의 시각과 촉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연으로부터 가져온 돌, 나무 등을 어얼시(Earthy)한 흙빛 컬러감으로 사람들에게 시각적 편안함을 선사한다. 또한 금속, 유리등과 같은 다양한 소재들의 감각적 매치와 금속, 유리의 차가운 물성에 반하는 곡면과 원형, 부드러운 인체공학적인 편안한 디자인을 선사, 차가운 물성과 대비되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디자인을 표현한다. 136㎡의 내부 공간은 우크라이나 오데사 해변이 내다보이는 반원형 구조로 설계됐으며 침대와 욕실은 해변을 향해 디자인됐다. 욕조는 바닥으로부터 솟아 오르는 온천의 콘셉트가 반영됐으며 외부환경과 단절되고 해변과 자연환경을 적극 호텔 객실로 끌어들여 휴식과 명상, 외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호텔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Concordia Design 브로츠와프(Wrocław) 레스토랑은 폴란드에 위치해 있으며 공유오피스, 이벤트 장소, 푸드 홀, 카페 및 옥상 테라스가 있는 복합 상업공간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레스토랑은 19세기에 지어진 옛 건물로 제2차 세계 대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구조물로 현재는 MZ세대들이 즐겨찾는 문화공간이 됐다. 기존 건물을 개조 및 확장해 과거의 구조는 유지하되 MZ세대들이 열광하는 현대적 콘텐츠를 접목함으로써 이 지역에 명소가 됐다. 브로츠와프(Wrocław) 레스토랑이 생긴 후, 낙후된 이 작은 도시는 다시 활기를 띠며 도시재생의 성공사례가 됐다. 레스토랑은 전면 유리를 적극 사용해 모든 방향으로 넓게 열려있고, 내외부의 식물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폴란드 예술가 앨리스 화이트(Alicja Biała)의 작품이 ‘여유로운 일상과 느린 삶, 자연과의 소통’을 콘셉트로 레스토랑 안에 대형 벽화로 표현하고 있다. 레스토랑은 모두 열린 공간구조로 전체 통합된 조명 시스템이 있고 높은 다리가 있는 테이블, 특수 구조의 작은 테이블로 구성돼 있다. 특히 금속 옷걸이 형태의 공간을 나누는 이 구조는 대형커튼이 달려 있으며 사람들에 의해 구획을 쉽게 이동시킬 수 있어 다양한 이벤트와 공간 소비 목적에 따라 공간 연출 및 구획이 가능하다. 구획별로 사람들이 원하는 자리와 위치에 따라 커튼으로 가득 차 있어 이 공간은 코로나19 비말감염으로부터 안전한 레스토랑 파티션 디자인과 감성적으로는 친밀하고 아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이규홍 
국민대학교 TED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조교수
지난 13년 동안 LG하우시스에서 공간디자인 컨설팅 등 책임연구원을 맡아오다 올 4월 독립해 ASC Studio를 설립하고 현재 국민대학교 TED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조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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